사극 164

신의 15회) 휘청이는 왕을 잡아주는 비

믿었던 최영의 옥새탈취사건으로 엄청난 충격과 상처를 받은 왕에게 한달음에 달려간 왕비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끝없이 자책하고 힘겨워하며 휘청거리는 왕이 넘어지지 않도록 잡아줬다. 왕은 그저 슬펐고 화가났었다. 어떻게 최영이 나에게 그럴 수 있느냐, 라는 생각에. 그리고, 최영의 행동을 납득할 수 없었던 왕비는, 그때의 상황을 왕에게 상세히 말해달라는 것으로, 왕이 그 일과 제대로 마주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저 속에 꽁꽁 감춘 채 슬프고 화가나던 순간의 감정을 곱씹으면 그 자리에서 정체될 수 밖에 없지만, 그 것을 입밖으로 꺼내어 상황을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머물던 감정에서 벗어나 미처 생각이 닿지않았던 부분, 그 순간엔 보이지 않았던 부분을 보게되며 상황을 정리하고 제대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니..

신의 14회) 그를 향한 그녀의 다짐, 전하를 두고 안갑니다

최영과 함께 떠나기로한 은수는 그동안 자신을 보살펴준 노국공주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간다. 그리고, 은수는 우리가 아는 역사 속 노국공주의 마지막을 떠올리며 그녀의 건강을 챙기고 당신의 남편인 왕이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려주며, 그녀를 꼬옥 안아줬다. 왕비가 어디 아프거나 먼저 떠나거나 하면 식음도 전폐하고 나라일도 전폐하고 오직 왕비를 생각할만큼, 그만큼 왕이 왕비를 연모한다는 말에 수줍은듯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던 왕비는 단호히 말한다. 나는 어디 떠나지 않는다고, 전하를 두고 안간다고. 그렇게 확신에 가득찬 다짐을 하는 왕비, 미래를 알기에 그런 공주의 확신이, 다짐이, 아파 '언니'라는 이유로 꼬옥 안아주는 은수의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니었을까? 은수가 살짝 귀띔해주는 자신을 향한 왕의 깊..

신의 13회) 그녀를 향한 그의 고백, 나는 이미 한번 그 원칙을 깼다

지금처럼 이렇게 우리 고려말로 내가 하소연하면 들어주고, 두렵거나 분이나서 떨고있으면 옆에서 잡아줘. 술상을 차려놨으니 밤에 들러달라는 왕비의 청에 곤성전으로 향하는 왕은 왕비를 위한 선물 두가지를 준비했다. 두번째 선물을 생각해 보면... 왕은 벼르고 벼르다 이 날을 디데이로 잡았던 것 같다. 그래서 두번째 선물을 위한 첫번째 선물을 급히 준비하고, 어떻게 내 마음을 전할까 설레여하며, 그 어느때보다 긴장하여 곤성전을 찾았을 것이다. 왕은 왕비가 안식처이길 바랬던 걸지도 모르겠다. 정무에 치여 피곤하고 지친 마음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유일한 사람. 그렇게 하소연을 하면 들어주고 두렵거나 분이나서 떨고있으면 옆에서 잡아주는, 단, 한사람. 그래서, 곤성전에 들어선 순간 가득 차려진 술상을 보며 피식, ..

신의 12회) 고단한 남편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아내

기철이 왕을 협박하던 날, 왕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보름이란 기간을 정해 서연을 열어 나의 사람을 보여주겠노라 선언했다. 그 어떤 계획도 없는 상황 속에서, 기철의 기에 눌리지 않기위한 왕의 선언은 무모해보이기까지 했으나, 어쨌든 기철을 당황하게 만들었다는 것만으로 절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름의 성공을 한 것은 아닌가, 싶었다. 그저 무모해 보이지만, 그동안 보여준 공민왕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주어진 상황과 한계 속에서 최대한 머리를 굴려 어떻게든 자신에게 유리하게 그 상황을 이용하려는, 혹은 모면하려는 것이 말이다. 어리고 겁많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지만 영리한 왕. 갑작스런 서연선포는, 처음 기철과 대면해 의선을 두고 거래하던 왕이 떠오르기도 했다. 다만, 그때와 다른 것은, 그런 왕의 결정에..

신의 11회) 걱정스레 내민 손에 수줍은 손을 얹어, 마음이...닿았다

왕의 기를 꺽어 자신의 발 아래 두려는 기철의 계략에 겁은 나지만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당당하게 맞서던 왕은, 왕비가 위험하다는 말에 움찔거리며 평정심을 잃게된다. 그리고, 최영에 의해 왕비가 안전한 것을 확인했지만, 기철과의 기싸움이 종료된 순간 지체없이 왕비를 찾게되는 왕이었다. 그 순간, 왕은 무엇을 재고 따질 정신이 없는 듯 했다. 얼른, 저 여인을 내 곁에 두어야겠노라는 생각 뿐이었던 것 같다. 언젠가, 전력낭비를 줄이기위해 한 곳에서 보호를 받던 시절처럼, 그렇게, 함께해야 덜 위험할 것이라는 계산따위를 하고있진 않았을 것도 같다. 그저, 본능이겠지. 더이상 그녀를 위험에 노출시킬 수 없다는. 내가 지키고 싶다는. 뭐 그런? 행동 하나, 말 한마디에 의미를 담고 계산을 하며 조금스런 걸음을..

신의 10회) 그저 스치는 눈빛 하나에 설레이다

고려복식을 하기 시작하며 목덜미의 파스(?)를 제거했다고 생각했는데, 옷깃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것일 뿐이었나보다. 이제서야, 은수에게 상처를 보이고 제거를 한 것을 보니 말이다. 하긴, 장어의가 판단해서 제거했다는게 좀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긴 들더라. 아무튼, 왕비의 목덜미 상처를 최종진단 받는 날, 왕 또한 그게 걱정이 되었는지 어쨌는지 곤성전에 납시셨다. 납시셨으나 차마 왕비가 있는 방 안으로는 들어서지 못한 채, 서성서성, 등을 돌리고 있다가 궁금한지 힐끔거리는 것, 의선이 직접 와서 상처를 보라고 하자 머뭇대며 들어섰지만 차마 더 가까이 가지 못한 채 주춤거리는 모습, 안그래도 왕에게 미움을 받고있(다고 오해 중)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이뻐보이고 싶은 왕비가, 목덜미의 상처로 인해 더 ..

신의 9회) 한 발짝 내딛는 발걸음 위에 그대 향한 마음을 얹어,

먼저, 의선을 찾아오고 싶은데. 의선을 먼저 찾아와야 내가 왕비 앞에 면이 설 거 같아서요. 진정한 고려의 왕이 되기위한 첫 걸음을 막 뗀 왕은, 의선을 되찾아 오는 것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었다. 오해는 풀렸으나 걱정이 많을 최영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함과 동시에 의선을 자신의 곁에 두는 것이 기철과의 싸움에서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말 그대로 왕비 앞에서 면을 세우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쉽게 말하자면 잘 보이고 싶다는 거겠지. 그녀에게 잘 보이고 싶다, 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을 것이다. 타고난 위엄을 지닌 아름다운 왕비에게 어울리는 왕이 되고 싶으나 그럴 수 없던 그는 언제나 왕비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고 초라해졌을 것이고, 그런 자신을 느낄 때마다, 왕비가 ..

신의 8회) 믿음에게 믿음이 답하다

기철의 계략으로 인해 공민왕과 최영은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되었다. 왕은 보호라는 명목 하에 감금 및 감시를 당하고 있었고, 최영은 역모라는 죄를 뒤집어쓰고 궐의 깊은 감옥 속에 갇혀버리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어두컴컴한 절망 속에 갇혀버렸다. 자신의 무능함과 마주한 왕은 깊은 고독 속에서 울분을 삼키며 좌절했고, 언제나와 같이 삶의 끝에 서있을 죽음을 향해 나아가던 최영은 지켜주지 못한 이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끝없는 절망 속에서 끝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그럼에도 살아가야할 이유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민왕과 최영은 그 속에서 기철과 싸워야할 이유를 찾게되었고, 싸워 지켜내야할 것들이 있기에 이 절망에서 벗어나 살아가야함을 깨닫게 되었다. 최영이 여전히 자신의 명을 수행하고 있..

대왕의 꿈 1회 : 운명적 만남

1> 애초 기대작은 아니었는데, 그냥 어느순간 보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어버렸고 그렇게 봐버렸다. 총 80부작으로 예정된 드라마인데, 매 회마다 소제목을 붙혀주려는 건지 뭔지, 일단 1회는 소제목이 붙혀져있었는데 첫화의 소제목은 '운명적 만남'이었다. 춘추와 유신 그리고 천관녀와 유신의 운명적 만남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첫 장면은 춘추와 유신의 대립에서 시작되었는데, 그렇게 과거로 타임워프해서 화랑이 되기위해 만노군에서 서라벌로 온 유신이 천관녀 그리고 춘추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되며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천관녀와의 첫만남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춘추와 유신의 첫만남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천관녀로 인해 저잣거리에서 화랑들과 싸움이 붙은 유신은 위험한 상황에 처하고 춘추..

신의 8회) 정면승부를 위한 용기, 고려의 왕과 왕비로서의 첫걸음

역모를 꾀한 죄인 최영과 내통하였다는 이유로 왕을 지키는 우달치 부대는 감금되었다. 그리고, 금군들과 기철의 사병들이 왕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왕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렇게, 왕은, 감금되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왕비는 문득, 깨닳았다. 원나라를 등에 업은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왕을 위해 쓰고싶었던, 그 힘이 사실은 종이조각에 불과했다는 것을. 자신의 목숨이 기철에게는 파리의 그 것만도 못하다는 것을. 고려로 오는 길 그리고 기철의 집으로 향하던 길, 무려 두번이나 목숨을 위협 당했던 공주는 이제서야 겨우, 깨닳았다. 그렇게, 왕의 힘이 되어주고 싶었던 왕비는, 원의 공주라는 자신의 위치가 왕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무능한 자신과 마주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