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희뿌연 안개숲 최악을 파하기 위한 차악의 선택. 현종의 죽음과 숙종의 의지 그리고 장현의 덫에 걸린 민유중은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을 얻게되었다. 그리고, 민유중이란 여우를 쫓기위한 카드로 꺼내든 김만기와 허적이란 승냥이는, 쫓아낸 여우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차악도 역시 '악'인지라 그들에게는 일신의 안녕과 권력을 얼마만큼 유지하느냐가 중요할 뿐, 조선의 안녕과 왕실의 권위 따위는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집권당만 바뀌었을 뿐, 모든 것은 제자리 걸음이었다. 더 높은 곳을 향한, 더 오래도록 권력을 쥐고자 하는 복선군과 허적의 욕망으로 인해 피습을 당한 숙종은, 누가 적인지 알면서도 칠 수가 없었다. 숙종 저는 그러지 않으리라 오른 보위인데 점점 죽은 아비 현종 때의 상황이 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