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해외 드라마 시청담

일드) 돈키호테 : 영혼체인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시간

도희(dh) 2011. 10. 4. 11:46

돈키호테 (2011. 07. 09 ~ 2011. 09. 24 / NTV / 총 11부작)
: 영혼체인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시간






1. 메뉴얼맨 밉상 아동상담사와 극악무도한 조폭두목의 영혼체인지-.

의욕은 앞서지만 융통성이 없는 밉상 메뉴얼맨 아동상담사와 단순무식 극악무도한 조폭두목이라는 직업을 가진, 시로타와 사바시마. 사는 세계가 다르기에 그 어떤 접점도 없는 두 사람은 완전히 상반된 직업 외에도 외모와 성격, 취향과 식성까지 그 어느 곳에서도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각자의 사정으로 우연히 같은 건물에 있게 된 두 사람은 영혼이 바뀌고 말았다. 도대체 왜! 어떤 연결고리가 있어서 바뀌었는지도 모르는 채 말이다. 그렇게, 단순무식 극악무도한 조폭두목은 아동상담사를, 밉상 매뉴얼맨 아동상담사는 조폭두목으로서 생활하며 다시금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서로의 인생을 살아가게 되었다.





2. 뒤바뀐 삶을 살아가는, 조폭두목과 아동상담사-.

드라마 <돈키호테>는 아동상담사라는 시로타의 삶을 살아가는 사바시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려졌다. 그저 '콱 훅 빵'이라는 신조로 단순하게 살아가며 조직에서 차기총장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 온 사바시마는 자신과 전혀 어울리지도, 관심도 없는 아동상담사 노릇이 꽤나 귀찮은 듯 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는 시로타를 비롯한 다른 아동상담사들이 메뉴얼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구해주려는 것과 달리, 언제나처럼 '콱 훅 빵'이라는 신조를 담아 자신에게 주어진 일과 마주하고 부딪혔고 그 것은 의외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물론, 사바시마는 오로지 '아이들을 위하여' 생각하며 움직이는 사람은 아니었다. 만화책이 읽고싶어서 히키코모리 아이의 방에 들어가서 그 아이를 자극했고, 첫사랑에게 은혜를 갚기위해 등교거부 학생과 부딪히고, 원수와도 같은 형사의 편견을 깨트려주기 위해 한 아이를 보호해주는 등등, 그는 오로지 자기 만족을 위해서 움직였고 그 과정에서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위한' 그 어떤 행동들을 하게되며 그렇게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킨 듯 싶었다.

뭐랄까... 그런 것 같았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 조금씩 둘러가면서 메뉴얼의 틀에 박혀있는 다른 상담사들과 달리 메뉴얼이 뭔지도 모른 채 지금까지 주먹과 주먹이 부딪히는 세계에서 살아온 것처럼 되든 안되든 상대의 마음에 직접 다가가 부딪히며 그런 결과를 불러일으키게 된 듯 싶었달까? ...그렇게 온 몸과 마음으로 부딪히며 의도했든 어쨌든 상처받은 아이들을 구원해주는 사바시마였기에 사치코는 사바시마에게서 어린 시절 그토록 구원을 바라던 돈키호테를 바라보게 된 것이고, 이 드라마의 제목이 <돈키호테>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시로타는 사바시마의 삶을 살아가며 사바시마를 보조해줬고, 또한 메뉴얼맨답게 사바시마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사바시마와 아유미의 교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춤도 열정적으로 임했고, 총장의 병간호에도 최선을 다했으며, 라이벌 아지사와의 공격에서는 원래의 사바시마라면 상상도 못할 방법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사바시마는 그저 겁나서 그런 행동을 했을 뿐이겠지만.

그렇게 시로타와 사바시마는 서로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었다. 언젠가 다시 제자리를 찾을 때 상대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위한 마음, 이라기 보다는...  내가 최선을 다해야 상대도 최선을 다해준다는 것에 대한 마음으로; (그리 보였고, 실제로 사바시마는 시로타가 자신의 역할을 내팽개치려고 했을 때 똑같은 방법으로 상대해줬음;)





3. 서로의 삶을 통해 채워가는 것-.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두 사람이 영혼이 바뀜으로서 그 자신으로서 있었더면 해낼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있었던 두 사람이기도 했다. 시로타가 된 사바시마는 많은 위기에 처한 많은 아이들을 구해줄 수 있었고, 사바시마가 된 시로타는 결과적으로 사바시마가 총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해줬으니까.

두 사람은 결국 제 자리로 돌아왔다. 시로타는 시로타의 삶을, 사바시마는 사바시마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나와 같은 살아가지만 또한 달라졌다. 그들은 다시 시로타가 되었고 사바시마가 되었지만, 예전과 같은, 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않나 싶었다. 이제 두 사람은 자신을 감싸던 틀을 벗어나 더 넓은 시야를 갖고서 세상을 살아가게 될 듯 싶었다. 더이상 시로타와 사바시마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 아니었다고 해야할까?

규칙에 얽메여 융통성없이 행동하며 주변에 폐를 끼치던 시로타는 이제 더이상 규칙에만 얽매이지 않은 채 때론 지키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 온 마음으로 부딪히기 위해 규칙을 깰 수 있는 용기를 배웠을 것이고, 가족을 위해 살아왔고 가족에게만 관대한 악인으로 살아왔을 사바시마는 약자에 대한 배려와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적에게 관용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지않았을까, 싶었다. 게다가, 사랑하는 아내 아유미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배려함으로서 어떤 희생을 감수하는 지도 알게되었고.





4. 돈키호테에게 구원받은 알돈자, 사치코-.

어린시절의 일로 소장을 원망하게 된 사치코는 상담소의 골치덩이로 살아가는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로타와 사바시마에게 흥미를 느끼게되며 내내 자신을 감싸던 껍질에서 벗어나 주위을 둘러보게 되고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 상대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여유 끝에, 미래의 자신을 위한 투자, 그 노력을 할 마음을 먹게되었다. 

또한, 늘 혼자였고 그래서 외로웠기에 자신을 이용하는 것을 알면서도 친구라는 이름으로 어울리는 상대와 동등해지기 보다는 약자의 입장에 서있던 사치코는, 사바시마를 겪게되며 상대와 동등한 입장에 서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방법, 그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단단한 껍찔을 깨고 나온 사치코는 친구와 애인과 가족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사치코가 어느 날 갑자기 껍질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아니다. 서서히, 아주 조금씩, 사바시마의 대책없어보이는 행동들과 그 행동들이 불러오는 결과를 보며 사치코는 조금씩 변하게 되었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결과에 상관없이 온 몸으로 부딪히는 사바시마의 행동을 보며 아주 어린 시절부터 바래왔던 구원의 기사, 돈키호테가 나타났다고 사치코는 생각했던 것 같았다.  물론, 너무 제멋대로인데다가 사실은 자신을 위해서가 더 크다는 것을 알게되며 그런 마음을 인정하기 싫었을 수도 있지만; 사바시마가 의도적으로 사치코를 위해 무언가를 하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자신이 필요에 의해서 행동했고 사치코는 그 것에 휘둘렸을 뿐이니까. 하지만, 그렇게 휘두르며 결국 사바시마와 시로타는 사치코가 좋아하는 것, 을 찾아주었고 그녀에게 세상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 를 만들어줬다.

사치코는 돈키호테에게 구원을 받아 레이디 둘시네아가 된, 알돈자였던 것 같다. 시로타가 된 사바시마의 영향이 없었다면 사치코는 아직까지도 그렇게 방황하며 자신을 둘러싼 껍질 속에서 외로워하며 세상을 원망하며 이용당하며 살아가지 않았을까?





5. 그리고-.

영혼이 바뀐 조폭이 아동상담사가 되며 위기에 빠진 아이들을 구해주는 내용의 드라마 <돈키호테>. 초반에 굉장히 재미있어하며 보다가 중반을 넘어서며 '그래도 재밌고 보던 거니까' 라는 마음으로 완주한 드라마였다. 중반까지는 조폭상담사 사바시마와 아이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면, 후반으로 넘어가며 사바시마의 사연같은 것도 나오고, 사바시마가 된 시로타가 나름대로 얼마나 노려하는지도 보여주려는 듯 했다.

주인공 마츠다 쇼타의 연기가 재밌었다. 오버스런 연기가 있기도 했지만 그건 이쪽나라 드라마를 보다보면 흔히 접할 수 있는 연기스타일이라 생각하며 넘기고,  어리버리 밉상과 제멋대로 막무가내 라는 너무나 상반된 캐릭터를 위화감없이 묘사해줬다고 해야할까?

아무래도 그 빨간구름을 몰고다니는 하늘에 계신 분은 사바시마를 꼭 차기 총장으로 만들고 싶었고, 그와 동시에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구해주고 싶었나보다. 또한 시로타에게 용기를 주고싶었고, 사바시마에게 힘만 세다고 강한 것이 아니란 것도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고. 어떤 의미에선 사바시마에게도 용기란 것을 말해주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시로타의 용기와는 또 다른 의미의.

아무튼, ...빨간구름을 몰고다니는 하늘에 계신 분의 장난은 멈추지 않았다. 니시양과 효도가 어떤 혼란을 겪는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기로 한 사바시마와 시로타. 그들은 아마 영혼이 바뀐 그 시간동안 얻은 것이 참 많은 듯 했다. 그래서 그들도 그런 것을 얻길 바라는 마음에 쿨하게 외면해주시는 듯...... 이기도 하겠지만, 왠지 말려들기 귀찮아, 일지도?

...어찌되었든, 가볍게 보기엔 나쁘지 않은 드라마였다. 초반엔 정말 웃겼고. (ㅋ)


덧1) 제자리를 찾은 두 사람. 그래도 주변에서 위화감을 덜 느낄 듯 싶다. 이미 이들은 상대의 캐릭터를 잘 파악하기에 때때로 그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아서. 특히, 시로타.

덧2) ...아지사와는 시로타의 사바시마가 낸 그 용기에 감동한 듯 싶었다. 게다가 어쩌면 돌아온 사바시마는 아지사와의 부하가 한 잘못에 대한 추궁을 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아지사와는 그런 사바시마에게 인간적으로 반하며 그 밑으로 들어가서 보좌하게 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 암튼, 아지사와, 사바시마에게 완전 반한 듯-ㅋ

덧3) 아유미~ 정말 이쁘고 매력있고+.+ 그런데 남편이 바뀐 건 마지막까지 몰랐던 마눌님. 그저, 전보다 지적인 느낌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좋아~ 라니; ...ㅋ

덧4) 생각해보니, 오글거리는데 웃긴 에피소드가 많았던 듯 싶다. 뭐, 나는 '히키코모리' 에피소드가 젤 어이없이 웃겼다. 뭐 이런 제멋대로가!!!! 싶었달까? (ㅋ) 돈키호테 연극에피는 왠지 좀 짠했고. 첫사랑 에피는 민망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