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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전개걸 : 자꾸만 엇갈리던 남과 여, 서로를 통해 꿈을 찾다

도희(dh) 2011. 9. 21. 12:42

전개걸 (2011. 07. 11 ~ 2011. 09. 19 / 후지 TV / 총 11부작)

: 자꾸만 엇갈리던 남과 여, 서로를 통해 꿈을 찾다

 

- 와카바의 오해로 시작된 지하철 소동 -

 

불우한 어린 시절을 성공하겠다는 근성으로 버텨내며 더 높은 곳을 향한 이상으로 가득 차 있는 와카바는, 취직한 변호사 사무실에 비전이 없다는 것을 알고 그 경쟁 사무실에 찾아가는 중 지하철에서 변태로 추정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변호사다운 지식과 말빨로 상대방의 이야기도 듣지 않은 채 망신을 주게 되고, 그렇게 와카바와 쇼타는 첫 만남을 갖게 되었다.

새롭게 취직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와카바가 맡게 된 임무는 출산휴가를 간 사장의 딸 히나타의 보모 대신 3개월간 보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수습기간을 거치는 것. 3개월이 지나면 정식직원으로 채용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그렇게 벼랑 끝에 몰린 와카바는 사장의 딸 히나타의 보모가 되었고, 성공하겠다는 근성으로 하지 않아도 되는 회사 업무에도 충실히 임하며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자 했다.

 - 자꾸만 얽히는 쇼타와 와카바 -

 

히나타의 보모 업무 첫째 날, 와카바는 지하철 변태남과 재회하게 되었는데 그는 바로 히나타의 유치원 친구 비타로의 아버지였다. 와카바는 다정하지만 무능력한 자신의 아버지가 떠올라서 어쩐지 쇼타가 싫었고, 쇼타는 우유부단한 자신과 달리 똑 부러지고 근성 있는 와카바에게서 매력을 느끼게 되며 두 사람은 히나타와 비타로에 의해 자꾸만 얽히게 되었다.

그리고 그저 성공이라는 먼 미래를 위해서 오로지 근성으로 달려 나가던 와카바는 쇼타로 인해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며 조금씩 쇼타의 방식에 물들어가기 시작하는 듯싶었다. 한편, 쇼타는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와카바의 근성을 통해 비타로를 핑계로 외면했던 자신의 꿈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그렇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며 상대의 진짜 모습을 알아가며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다.

 - 서로의 아픔을 위로해주며 마음을 열지만... -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아픔을 가슴에 품고 씩씩하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와카바와 쇼타는 자꾸만 얽히는 과정에서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고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며 그렇게 좋아하는 감정을 갖게 되면서 상대의 아픔을 위로해주고 또 위로받게 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상대를 좋아한다는 그 마음을 드러내지도 강요하지도 않은 채 말이다. (이 부분이 가장 답답; 니들이 갑돌이와 갑순이냐ㅡ.ㅡ???)

쇼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기 위해서 신도와 연애-약혼-결혼 단계까지 가게 된 와카바는 주변의 끈질긴 자극 덕분에 결국 쇼타에게 고백을 하게 되지만, 그 직전 와카바를 잃고 싶지 않은 신도로 인해 쇼타는 와카바의 고백을 거절하며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은 극의 마무리가 될 때까지 상대의 감정을 오해하고 외면하며 엇갈리고 만다. 그렇게, 신도와의 결혼을 결심하게 된 와카바와 와카바를 위해 소요코를 사랑하도록 노력하려는 쇼타라니;

아, 쇼타도 고백이란 걸 하기는 했다. 와카바 잘 때! 와카바가 알고 달려가지만 당근 또 엇갈리고;;

- 오해와 배려로 인해 엇갈리는 와카바와 쇼타 -  

 

그렇게 두 사람은 언제나처럼 마지막까지 상대의 행복을 위해서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지 않았다. 사랑이란, 내가 아닌 상대를 위한 것. 어떻게 해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는 듯이.

와카바와 쇼타가 스스로의 감정을 외면한 채 상대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사랑을 하는 것을 지켜보던 신도와 소요코의 마음이 그리 편할 리가 없었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다시 되돌리지 못할 두 사람을 위해 그들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진짜로 행복해질 수 있길 바라는 사랑을 선택하게 되었다.

어찌 보면 와카바와 쇼타는 자신의 사랑을 위해 상대를 이용한 것이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신도와 소요 코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 듯싶었다. 주어진 일에 성실하고 약속에 충실한 두 사람이기에 스스로의 감정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한 채 현재에 충실하려는 것뿐이라는 듯이. 쿨하긴 한데... 이걸 그저 쿨하다고 해야 할지, 사람이 좋다 해야 할지, 속이 없다고 해야 할지...(;)

- 와카바의 선택은...? -


먼 미래에 대한 이상으로 가득 찬 여자와 현실에 안주한 채 살아가는 남자가 만나 서로 얽히게 되며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는, 쇼타에 대한 감정을 자각해가는 과정에서 와카바는 어린 시절 자신이 정말 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며 자신의 길을 찾게 되고,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는 와카바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선택한 길을 통해 자신의 꿈을 되찾은 쇼타는... 그렇게 잊고 살았던 꿈을 찾아 나아가게 되었다.

육아를 통해 맺어진 인연을 시작으로 서로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며 자신의 길을 찾게 되는 과정을 바라보는 건 때론 훈훈하고 따뜻했다. 그러나, 로맨틱 코미디물처럼 시작해놓고선 이런저런 이유로 끊임없이 엇갈리는 전개는 간간히 사람 속을 뒤집어 놓기도 했더랬다.   뭐, 그 맛에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마지막까지 엇갈리는 걸 보며 '... 주인공이 연결되지 않는 결말일지도?' 라며 반쯤 포기할 뻔도 했다나 뭐라나;

일드를 그리 많이 본 편은 아니었지만 이렇게까지 엇갈리고 또 엇갈려서 속이 답답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내가 일드를 좋아라 하는 이유는 깔끔하고 담백하기 때문이었는데 '전개걸'은 그런 깔끔하고 담백한 맛은 좀 덜했다. 뭔가, 한국 드라마를 보는 그런 기분이었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한국 드라마라면 분명히 능력 없이 사람만 좋은 우유부단 쇼타가 알고 보니 숨겨진 재벌 3세쯤 되었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은 설정은 좋았다. 물론, 쇼타는 겉보기와 달리 능력자이기는 했지만.. 그 마저도 현실을 핑계로 포기;

어찌 되었든, 일드를 주 1회씩 꾸준히 마지막까지 달린 최초의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돈키호테'는 한주 결방으로 다음 주가 최종회니까! 내내 엇갈리는 것은 좀 짜증 났지만 '니들 연결되나 안되나 보자'라는 근성으로 버티고 마지막까지 보게 된 드라마였다. 일단, 한국 드라마스런 느낌이 들어서 '이 정도쯤이야~' 싶은 것도 있고 나름 재미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11부작이라 다행이지 한드처럼 16~20부작이었으면 정말 12회쯤에서 놨을지도 모르긴 하겠다. (..;)

그래도 와카바와 쇼타가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바라보고 잊고 있었던 꿈을 찾아 오늘도 열심히 살아간다는 결말은 좋았다. 이 두 사람은 언제나 서로를 배려하고 격려하며 살아갈 것도 같았고. 그 모습이 잠깐 나왔을 뿐이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다... 로코물이라면서 달달 코드는 거의 없이 엇갈리고 엇갈리고 엇갈려서 엇갈렸네, 뿐이라 말이지(..;)



덧1)... 마지막회는 정말 일드스러웠던 오글거림이 있었음. 히나타 너는 어쩜 그리 잘 아냐ㅡ.ㅡ; 
덧2) 사쿠라가와 사장은 정말 멋있었고, 신도우는 내내 싫다가 막판에 좀 가엾 + 살짝 멋있네? 쯤??
덧3) 와카바 이름을 종영 후에 외웠다. 내내.. 여주인공, 이었는데;;;;
덧4) 쇼타 이름도 종영 후에 외웠다. 내내.. 콩벌레였을 뿐;
덧5) 어떤 의미로는 참 드라마틱하다. 내가 와카바라면 쇼타를 선택할 수 있을까?

덧6) 히나타와 비타로, 아역배우들이 참 귀여웠음. 얘들 이름은 첫회부터 외웠다능;
덧7) 그래도 인물관계에 있어선 질척거림 없이 깔끔하고 담백했다. 전개가 질척거렸을 뿐;
덧8) 한드였으면... 주인공과 연애관계로 연결된 사람들이 이리 쿨할 수는 없었겠지? 싶기도 했다.
덧9) 와카바는 내내 이뻤지만, 웨딩드레스입은 와카바는 진심 이뻤다. (+.+)
덧10) 신도는 일본어하는 박**씨 같았다. *재*씨보다 연기는 잘했지만; **정씨랑 외모가 비슷했달까?

덧11) 이 드라마의 교훈은, 자신에게 솔직해져라!
덧12) 그래도 꽤 재밌게, 즐겁게 본 드라마였음. 담주에 '돈키호테'가 끝난다니 아쉽ㅠ
덧13) 오란고교랑 코난은 몇부작이지? ...그보다, 꽤 많이 챙겨보고 있었다, 일드-;
덧14) 4분기 기대작은 두편. 하나는 수사물인데 제목 기억안나고.. 하나는 '심야식당2' ..주 1회도 은근 중독성이;
덧15) '진2'는 언제 다 볼런지.........................  결말까지 알고나니 왠지 김빠졌달까? (ㅠ)

덧16) 원장쌤이랑 사장님 과거회상은 진짜... 웃으라는 씬이었겠지? ㅋㅋㅋ (아역을 쓰시지;)
덧17) 궁시렁거리기는 하지만, 재미가 있으니 완주한 것임-. 근데 호불호가 갈릴 듯 해서 추천은 안함.
덧18) 보고싶음 보시고, 안보고싶음 안보시면 되는 거임...(;)
덧19) 히나타와 비타로의 장거리연애는 언제까지 가능할까....................?
덧20) 끝-.

뜬금없이 생각나서 덧) 와카바 역의 여배우는 한국영화 '두사부일체' 리메이크작인 '마이 보스 마이 히어로'에도 나왔다는데... 가물가물; ...사실, 그 드라마 자체가 가물거린다. 분명 올해에 봤는데 말이지...; ...웃고싶어 선택했는데 웃으면서도 뭔가 부담스러웠던 드라마로만 기억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