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단막+웹드

드라마시티 : 다함께 차차차) 노래로 하나가 되고, 그렇게 희망을 노래하다.

도희(dh) 2009. 10. 3. 16:03
 


드라마시티 [다함께 차차차]

어릴 때는 추석에 참 볼거리가 풍성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자라면서 차츰 추석에는 TV채널을 돌리면서 '아, 볼 것 없어' 이러고 있는 듯 해요. 아무래도 '추석특집극'같은 것이 없어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대부분 인기예능의 재구성 정도로 '추석특집'을 하고있으니 말이죠. S본부에선 '추석특집극'을 하신다고했는데, 그 것도 추석연휴가 끝난 월화로 편성했더군요. 어찌되었든, 저로서는 이번 월화에 볼거리가 생겨서 마냥 기분이 좋을 따름입니다.

오늘 이야기 할 [다함께 차차차]는, 추석인데 자극적이라기 보다는 감동과 다불어 사람과 사람사이의 정, 그런 따뜻함이 있는 드라마를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골라봤어요. 그리고 저로선, 1시간 내내 보면서 혼자 울고 웃고 그러면서 봤어요.

드라마시티 다함께 차차차는,
사채빛에 허덕이는 영애가 조폭들에 의해서 간이식을 해야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마침, 영애의 간이 지방간이어서 3달간의 유효기간을 얻어 '독수리 요양원'에서 요양을 하게되고, 그 곳의 사람들과 '노래'로 하나가 되어 희망이란 걸 갖게된다는 그런 내용의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1. 드라마시티 "다함께 차차차"

구혜선 이필모 주연의 [다함께 차차차]는, 2005년 7월 30일에 KBS [드라마시티]에서 방영되었다고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드라마시티]의 경우는, 지난 2008년 3월 [돈꽃]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한 프로그램이고 말이죠. 당시, [드라마시티]의 종영으로 지상파에는 '단막극'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시티 [다함께 차차차]는, 뮤지컬 드라마라고도 불리더군요.
아무래도 '노래'라는 소재를 통해서 서로의 상처를 바라보고 치유해주며, 그렇게 점점 한 마음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줘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기억에 남는 곡은 총 3곡인데, 그 곡들이 하나하나 모두에 의해서 완성되어 불러질 때마다 그들이 얼마만큼 가까워졌는가가 느껴졌거든요.

이 드라마는, 어쩐지 꽤나 반가운 드라마였습니다.
노래를 소재로 하여 그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내용도 좋았지만,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주요 출연진들이 2009년 10월 현재의 저에겐 나름 유명하시고 좋아라하는 배우님들이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여주인공을 맡은 구혜선씨를 비롯하여, 솔약국에서 대풍이로 활약 중인 이필모씨와 제가 좋아라하는 김법래님과 박준면씨 등등등 말이죠.

특히, 김법래님 나오는 씬마다 어찌나 즐겁던지~ 이 분의 4년 전은 이러했구나, 하는 마음에 괜히 기분좋게 본 듯 해요. 그 목욕탕 울림의 목소리를 드라마에서 만나는 그 새로움도 즐거웠고 말이죠. 이 분의 노래하는 목소리는, 한 번 들으면 절~ 대로 잊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ㅎㅎㅎ



2. 사연많은 요양원 사람들.

영애가 당문간 묵게 될 '독수리 요양원'에는 각기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겐 희망이란 건 별로 보이지않는 듯 하더군요. 그냥 하루하루 자신들의 아픔을 보듬으면서 살아가고, 그렇게 요양원의 사람들과는 깊은 관계라기 보다는 같은 공간에 사는 다른 사람 정도로 보는 듯도 보였어요. 그렇게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같았달까?

부모님이 남겨주신 병원들을 말아먹고 하나 남은 요양원을 꼭 지키고자 애쓰는 동준.
엄마 병원비로 끌어다 쓴 사채 빛에 좇겨 간을 떼이게 되어버린 영애.
허구헌날 술마시고 때리는 남편에게 맞으면서도 아이들이 걱정되어 아무 것도 못하는 정자.
시집갈 때 아무것도 못해준 딸이 먼 요양원까지 아이업고 오는 것이 항상 미안한 최선생.
약간 맹한 듯 하지만 순하고 착한 엄간호사.
검은 선글라스로 자신을 가리고 영애를 감시하지만 속은 누구보다 순박한 도끼.
사람들과 섞이기보다는 저 혼자의 세상 속에 갇혀 지내는 해준.


그들은 원장 동우의 제안으로 좀 귀찮고 말도 안된다 싶은 '중창단'을 만들어 보기로 합니다.
각자의 이유로 말이죠.

중창단으로 병원을 홍보하고 다시금 사람을 모아서 활성화 시키고 싶은 동준.
1등하면 갈 수 있다는 '미국'에 가서 그리운 언니를 만나고 싶은 영애.
상금으로 불쌍한 딸, 중고차라도 사주고 싶은 최선생.
항상 맞는 모습만 보여준 아이들에게 당당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정자.

등등등...
그들은 안될 것이라 생각했던 시작에서 가능성을 보고 희망을 보며, 서로가 하나가 되는 듯 하더군요.



3. 노래로 하나가 되고, 그렇게 희망을 노래하다.


독수리 중창단이 부른 노래는 총 3곡입니다. 그 세 곡은, 극의 중간중간에 보여지지만 ~ 극의 전환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곡과 곡의 사이사이에 그려진 그들의 모습은, 그들이 그 곡 이후로 얼마나 더 가까워졌는가, 라는 것을 그려주기도 해서 보기 좋았고 말이죠.


첫 번째 곡, [이별의 종착역]

중창단에 시큰둥한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곡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쉽게 알 수 있는 곡을 파트로 나누어서 연습하고, 그 오랜 연습결과 함께 맞춰 부르던 순간. 그 노래에 맞춰서 나오던 화면들은 그들이 더이상 무기력하게 자신들의 세상에 갇혀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가족'이 되어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중창단으로 인해서 삶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는 듯 했고 말이죠. 그리고, 항상 검은 선글라스로 한발 뒤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던 도끼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사람들과 섞이게 되고 말이죠.


두 번째 곡, [사랑은]

이 곡은 개인적으로도 무척 좋아하는 곡이어서 더더욱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이 곡을 부를 즈음, 세 가지 상황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늘 혼자 붕 떠있던 해준이 사실은 '피아노 천재'였음이 밝혀지며 해준의 연주로 노래를 부르게 되었으며, 늘 티격태격 거리던 동준과 영애가 미묘한 감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그런 시기였거든요. 그리고, 정자가 남편에게 크게 맞고 돌아오자 화가 난 '도끼'가 나서 그 문제를 해결해주며 그들은 진짜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버렸음을 말해주던 곡이었습니다.

해준의 경우는 무슨 병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 자폐 비슷한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노래로 하나가 되는 과정을 바라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찾아서 그들 곁에 다가섰고 말이죠. 해준은 극 내내 대사를 하나도 하지 않았지만, 피아노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했고, 그렇게 서서히 사람들과 어울리고 웃고, 늘 만나기를 거부하던 부모님과도 만나며 조금씩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 듯 했습니다. 더불어, 늘 이방인 같던 도끼는 자신을 동생처럼 대해주던 정자의 일에 손 걷어부치고 나서며 그들이 나의 소중한 사람들이다, 라는 걸 보여줬고 말이죠.


세 번째 곡, [오늘같은 밤]

대회에서 부른 곡이고~ 또한 나름의 고난을 겪고, 영애를 위해서 그리고 모두를 위해서 결실을 맺는 순간.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서 나서는 것이지만 또한 자신들의 친구가 되었고 가족이 된 그 한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했었어요. 그래서인지 무척이나 감동적인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중창단이란 것은 누구 하나가 뛰어나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마음이 맞아야 더 곱고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는 것이니 말이죠. 그리고, 서로를 위해주고 아껴주는 그들의 호흡은 그 누구보다 잘 맞았고 그래서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었습니다.

그리하여, 영애는 미국에 가게되었을 것이고, 동준은 요양원을 활성화 시켰으며, 최선생은 비록 차는 못사줬지만 전용기사(도끼)로 인해서 딸이 좀 편히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정자는 딸에게 엄마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으니 말이죠. 그렇게 사람들은 서로로 인해서 희망을 얻고, 그 희망을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위해서 오늘도 달리게 되었습니다.




4. 기타등등.

*
정자의 남편이 도끼에게 혼쭐이 나서 도끼에게 무릎꿇고 빌 때, 정자의 눈물이 너무 마음에 새겨지더군요.
뭐랄까...? 도끼에게 겁먹고 자신에게 용서를 비는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며, 내가 그동안 이런 사람에게 맞고 살았나 하는 분함과 늘 크고 무서웠었는데 알고보니 이렇게나 작고 초라했던 남편에 대한 안쓰러움,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아이들에게 못난 엄마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대한 기쁨.... 그런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같이 눈시울이 붉혀지더군요.

*
해준의 변화와 더불어 도끼의 변화가 이 드라마가 말해주고자하는 것을 가장 정확히 보여주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특히나, 사람들에게 섞이지 못하던 두 사람이었으니 말이죠. 해준은 그들의 과정을 바라보며 점점 '피아노'로 말을 하게 되어 사람들과 하나가 되었다면, 도끼는 자신의 필에 못이겨서 몰래 그 흥을 즐기다가 딱 걸렸고~ 그렇게 하나가 되어갔어요. 특히 도끼는, 신경질 적인 듯 했지만 아들처럼 대해주는 최선생과 자신의 동생처럼 살갑게 대해주는 정자로 인해서 도끼는 어떤 '가족애'란 걸 느끼게 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고 말이죠. 그래서, 자신의 임무를 실행해야할 때의 도끼는 혼자 고민하다가 다시 냉정하게 돌아갔지만 사람들에게 참 미안해하고 또 걱정하는 듯 했어요.

*
노래란 것, 음악이란 것은 대단한 능력을 지닌 것 같다, 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노래'라는 소재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그려지고, 그 것을 활용해서 여러 장르를 만들어내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극을 보는 70분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요.





>> 추석입니다. 저는 원래 추석에 뭘 하고 이러는 것이 없어서 그냥저냥 지내고 있어요. 

>>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