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단막+웹드

드라마시티 : 변신) 당신,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가-?

도희(dh) 2009. 10. 30. 06:41
 


드라마시티 변신.

이거 오랜만에 다시 찾아봤는데, 영 감이 안와서 감상을 못쓰겠다- 이러고 있었어요. 그런데, 자다가 문득 생각이나서 ... 자다말고 일어나서 쓰는 저랍니다. 제가 가끔 싸이코 짓을 잘해요, 이렇게.

당시, 뮤지컬 [바람의 나라]의 등짝이 탐나는 무휼(당시, 무휼등짝이 생각나서 정신 못차렸다능~ㅎㅎ)이 출연하는 단막극이라서 봤는데, 우리 만짱까지 출연하셔 완전 넋놓고 '무슨 드라마가 이러냐...?' 라고 봤던 기억이 나요. 뭔가, 멍해지고 머릿 속이 하얗게 변하는 느낌의 드라마-?

뭐-, 자다가 생각나는 거 끄적이는 거라 ... 좀 뜬금없고 횡설수설이 많겠지만 대충 알아서 읽어주세요. 자- 시작합니다.


 

1.



여기 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는 부를 지녔다. 소위 말하는 상류층에 속한다. 그리고 의사다. 남자는 아주 오랜 옛날 사랑하는 여자와 친구와 주군의 배신을 겪었다. 그리고 그는 복수를 했다. 잔혹한 복수였다. 하지만 신은 그에게 아무 것도 하지않았다. 그렇게 그는, 신의 선택을 받음과 동시에 신의 버림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죽고싶어도 죽을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남자는, 영원한 삶, 영생의 능력이 있다. 남자는 썩어가는 육신을 겨우겨우 유지시키며 죽어도 죽지않는 이 삶을 아주 지루하고 절망적으로 살아간다. 이 남자가 언제부터 살아왔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 그는 인류의 역사 한 귀퉁이 혹은 한가운데서 살아왔고 살고있고 또 살아갈 것이다.

이 남자는 자신이 겪은 절망을 모든 사람에게 겪게하고 싶다. 그래서 '절망의 변호사들'이란 책도 냈다. 그는, 그의 추종자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추종자들과 사람을 두고 게임을 하며 그렇게 인간에게 절망을 주기위해 살아간다.

그리고 그는 한 여자를 만난다. 그 여자는 이제 조금만 있으면 결혼을 할, 아주 행복한 꿈을 가진 여자였다. 남자는 이 여자가 흥미로웠고, 이 여자에게 게임을 건다. 그리고 이 여자는 남자의 게임에 걸려들고 만다. 그렇게, 남자는 이 여자와 여자의 애인의 삶을 뿌리 채 뽑아 잘근잘근 잔혹하게 밟아버린다.

당신, 이 남자를 악이라고 말하겠는가-?




2.



여기 한 스님이 있다.


스님은 그 영생의 삶을 살아가는 남자를 견제하기 위한 조직의 수장이다. 스님은 남자를 견제하기 위해서 류펜위라는 전설의 무사를 깨우려고 한다. 그렇게 스님은, 류펜위를 깨우기위해서 필요한 '인간'을 가지고 실험을 한다. 류펜위의 피를 인간의 피와 교체하여 그의 영혼을 깨우려고한다. 왜냐하면, 인간을 절망으로 떨어뜨리려는 남자를 견제할 수 있고 없앨 수 있는 자는 류펜위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고한 사람들은 죽어간다. 그들의 말로는 이미 죽을 사람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살아날 수도 있는 1%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많은 인간들을 절망에서 구해낸다는 이유로 스님은 몇몇의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삼고있다.

당신, 그 남자를 제거하기 위해서 인간을 희생시키는 스님이 선이라고 말하겠는가-?




3.



여기 한 여자가 있다.


결혼을 얼마 남기지 않은 여자이다. 부모도 없고 술집에 다니는 여자는 한 남자에게 지극한 사랑과 믿음과 신뢰를 얻고있다. 그래서 여자는 행복하다. 그리고 여자는 남자를 만났다. 남자는 처음부터 여자를 흥미롭게 바라봤지만, 여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남자를 거부했다. 하지만, 의문의 사고가 났고 여자는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그리고 다시만난 남자는 너무나 다정하고 따스한, 드라마 속에서나 볼 수있을 법한 왕자님이었다. 여자는 자신이 신데렐라가 될 수 있음을 직감했다. 여자는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 것은 신데렐라가 되고싶은 여자의 본능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여자는 자신에게 지극한 사랑과 믿음과 신뢰를 준 애인을 배신하고 남자를 선택한다. 그리고, 남자는 그녀에게 이 세상의 모든 행복, 신데렐라가 얻을 수 있는 모든 꿈같은 시간과 동시에 끝없는 절망을 선물한다.

당신, 여자를 유혹하고 절망으로 밀어넣은 그 남자가 악이라고 말하겠는가-?




4.



여기 그 여자의 애인이 있다.


여자의 배신으로 절망 속을 헤메이던 애인은 우연히 여자가 행방불명된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여자의 남편인 남자의 도움으로 여자를 찾아헤메고, 결국 여자가 죽었고 그 여자의 죽음 뒤에는 그 남자가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다. 하지만 애인에겐 아무런 힘이 없었기에 더 깊은 절망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때, 애인은 스님을 만나게 된다. 스님은 애인에게 남자를 없애기 위해서는 류펜위를 애인의 몸 속으로 불러야 한다고 한다. 애인은 망설이지만, 선택의 여지따위는 없었다. 그리고, 애인은 복수를 위해서 기꺼이 루펜위의 화신이 되기로 한다. 그렇게 애인의 영혼은 사라지고, 애인의 몸 속에는 류펜위의 영혼이 자리잡는다.

당신, 선택의 여지도 없이 애인의 영혼을 소멸시킨 스님이 선이라고 말하겠는가-?




5.



영혼이 사라진 애인의 몸에는 루펜위의 영혼만 있다. 루펜위의 영혼만 있지만 애인의 의식이 아주 조금은 남아있었다. 하지만, 더이상 그 것은 애인이 아니었다. 그 남자를 없애기 위해서 스님이 부활시킨 루펜위일 뿐이었다. 그리고 루펜위는 남자와 마주한다. 루펜위가 남자를 죽이려는 순간, 남자는 그 여자가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준다. 여자에게 루펜위는 자신의 빛이자 애인이었으나, 애인은 예전의 애인이 아니었다. 애인의 육체 속에 들어있는 것은 애인이 아닌 루펜위였다. 그리고, 남자는 루펜위에게 선택의 시간을 준다. 육체가 사랑했던 여자를 살리고 도시를 폭파할 것인지, 도시를 살리고 육체가 사랑했던 여자를 죽일 것인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할 것인가- 소를 위해 대를 희생할 것인가-.

당신, 당신이라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6.



영혼이 소멸하였다해도, 애인의 의식은 남아있어서인지, 애인의 몸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여자에 대한 절절한 사랑이 루펜위의 영혼에도 닿았는지, 루펜위는 여자를 살리는 선택을 한다. 하지만, 도시는 폭파하지 않았고 여자는 죽지 않았다. 남자는 루펜위에게 자신을 설득하라고 한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능력을 키워서 자신을  막아보라고. 인간은 어차피 절망 속으로 빠져들겠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절망이 사라진다면 자신도 드디어 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좀 다른 부분이 살짝 섞여있는데, 그걸 쓰려면 완전 갈아엎어야 하므로 이정도 선으로 마무리.)

당신, 루펜위가 선이라고 생각하는가-? 남자가 악이라고 생각하는가-?




7.



선과 악은 종이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거울 속의 너와 나, 그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선과 악은 애초부터 구분할 수가 없었을 수도 있다.
당신에게 선은 무엇이고, 악은 무엇인가.

에덴동산에서 아담에게 사과를 건넨 이브가 악인가-?
이브의 사과를 건네먹은 죄밖에 없다는 아담은 선인가-?
이브에게 사과를 건넨 뱀은 악인가-?
애초에 그런 사과를 만든 신은 선인가-?

남자를 없앤다는 명목으로 인간들의 목숨을 가지고 실험하는 스님이 선인가-?
끝없는 절망 속에서 살아가며 인간을 시험하면서도 빛(구원)을 바라는 남자가 악인가-?
여자의 복수를 위해서 자신의 영혼을 없애는 길을 선택해버린 애인이 선인가-?
한 순간의 허왕된 꿈으로 애인을 배신한 여자가 악인가-?
선택의 길목에서, 도시보다 여자를 선택한 루펜위가 선인가-?

당신에게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8.



쓰고보니, 정말 자다가 생각한 거 너무 티난다, 싶다. 되게 뜬금없달까?
그러나, 이 정도까지 생각해낸 나 자신이 대견한 걸 어쩌랴...(응?)
다음에 또 보고 또 생각하고 뭔가 정말 정리가된다면 또 이야기하고 싶지만, 나는 왠지 자신이 없다.






☞ 쓸 자신은 없어도, 나는 이런 드라마 너무 좋음!!! 웃기고 독특하고 생각하고 싶어지니까.

☞ 이 드라마는, 태국에 신혼여행을 갔는데 신부가 사라졌고 몇년 후에 보니 팔다리가 잘린채 서커스단에 있더라, 라는 기사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든 작품이라고 해요. 이런 이야기, 태국버젼- 중국버젼- 등등 다양해서 루머인지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좀 끔찍하죠- 저 서커스단 신부이야기?

☞ 기회되시면 한 번쯤 보세요. 더불어, 단막극 이젠 좀 부활 좀 하시지-?

☞ 미남 감상 써야하는데,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인가-???? 것도 잘 자다가..;;;

☞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