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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청담/단막+웹드

2009 전설의 고향 10화 가면귀) 늬들이 꿈꾸는 세상은 있으되 없다.

by 도희(dh) 2009. 9. 9.
 


드라마 2009 전설의 고향 10화, 가면귀 그리고 최종회.

2009 전설의 고향이 최종회를 맞이했습니다. 마지막회는 뭔가 억지로 미래에 대한 희망이랄까~ 기타등등의 무수한 것들을 넣어주고 싶어하는 듯 했지만, 그들이 뭘 말하고자 하는가~ 는 갸웃가게 만들어 주더군요. 그래서 괜시리 삐딱선 타면서 '그래서 무얼 말하고 싶은게냐?'라며 소제목을 지어볼까~ 했지만, 왠지 최종회의 드라마에게 그런 깐족임을 많이 넣은 듯한 느낌에... 곱게곱게 포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포장에 소질이 없어요. 그게 무엇이든.

전설의 고향 10화, 가면귀는...
자신의 꿈을 짓밟히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한 여인의 피맺힌 복수극을 그린 내용이었습니다. 그 것의 전설의 고향의 흔하디 흔한 레파토리이긴 하지만~ 암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그녀의 피맺힌 원한과 그 원한을 풀어가는 그녀를 지켜보는 자와 그 원한을 피해가려는 자와 믿지않는 자의 이야기가 함께했달까? 또 이러니까, 완전 다른 드라마를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1. 시대의 틀에 갇혀 꿈을 이룰 수 없었던 여사당패 ~ 가섭


이 아이는 어린 시절에 역병으로 부모를 잃고, 그저 사당패가 좋아서 그 곳으로 제 발로 걸어들어 온 아이였습니다. 그저 한 남자의 여인으로 아이를 낳고 그냥 그렇게 사는 삶보다는,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해나가는 삶을 살고 싶어하는... 어떻게보면 진취적인 여성이랄까? 그런 여성이기도 했고 말이죠. 이 아이, 가섭이는 그런 사람이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여자라고 괄시당하고 무시당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길~ 예인의 길을 가며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그런 삶.

그러나 현실은 자신의 뜻처럼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었고, 여사당패의 운명이 그러하듯~ 그녀는 돈에 팔려 고을 원님의 노리개로 팔려가게 되더군요. 첩이라고 하기엔 뭔가 좀 아닌 것 같았고~ 관아의 노비이자 원님의 노리개 정도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원치않는 임신으로 인해서 잔혹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없었던 세상... 자신의 꿈을 짓밟은 사람들... 그리고 자신은 물론 자신의 아이까지 죽음으로 몰고간 사람들에게 하나 둘, 피맺힌 원한을 풀어가고 있었습니다.


낯이 익다~ 해서 알아보니, 요즘 즐겨보는 [다함께 차차차]의 진우네 사무실의 그 여자였습니다. 제가 사람을 잘 못알아보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런 일이...; 차차차에서 되게 말 안가리고 막하는 캐릭터인데~ 그래서, 어떨땐 참 밉깔스럽다가, 요즘은 그래도 여자라고 그 직감으로 무언갈 조잘거리는 걸 보며... 그래, 니 말이 맞다~ 이러면서 보고 있었습니다. // 파트너에도 나왔다는데~ 도무지 기억이 안나서..ㅡ.ㅡ;



2. 내가보기엔 도둑심보, 그러나 나름의 순애보 ~ 아생


모든 사건의 진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들의 진실을 알고있는 아생은... 그 일을 막고자 나름대로 동분서주하며 끙끙거립니다. 그러나, 가섭의 원혼은 물론 그 원혼을 그 곳으로 데리고 온 할아방마저도 그의 뜻과 달리~ 피맺힌 복수로 원한을 풀어주길 바라더군요. 그리고, 그는 어쩔 수 없다라는 이름으로 암묵적으로 동의하게 되고 말이죠. 그렇기에 가섭이 놓친 원님을 귀신들린 방에 밀어넣은 것이 아니겠어요? 칼까지 꽂고. 혹은~ 가섭이가 그 피맺힌 원한을 풀어가는 건 싫지만~ 가섭이를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간 '원인'인 원님만큼은 제 손으로 죽이고 싶었던 것일지도.

사실, 초반에 아생이 설마 가섭을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봤었습니다.
어린시절 회상에서, 가섭인 어린아이였는데 아생이는 수염만 없다 뿐이지 어른이었거든요. 그러다가 눈빛이 심상치않다~ 싶었는데 진짜 러브러브 관계!!! 이건 무슨~ 키워서 색시삼는 것도 아니고 ~ 기타등등 ... 그렇게 바라봤습니다. 차라리 아생이도 아역을 쓰지 라는 생각과 더불어.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아생이가 그래보여도 사실은 어렸을 것이다~ 다 자란 가섭이가 그리 어려보이진 않잖아~ 등등등을 생각해봐도... 키워서 잡아먹는 건 그래도 좀 그닥스럽네요. 허허.

아생은 나름대로 가섭에 대한 순애보를 보여준 녀석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이런저런 재주를 가르치며 키워온, 여동생처럼 그리고 어느순간부터는 연인이 되버린 것 아닐런지~ 그리고, 돈 몇푼에 팔려가서 고생하는 가섭이를 산으로 데려가서 신랑각시하며 살아가고~ 또한 그녀를 살리고자 그 난리를 쳤으니 말이죠. 결국, 그는 그녀를 살리지 못했지만.

암튼, 그는 그녀가 원귀가 되었다는 사실을 어찌 알았는가는 모르겠으나~ 그녀의 원귀가 죄를 짓지말고 모든 걸 용서하고 편히 떠나길 바라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가섭이를 설득하여 편안하게 하늘로 고이고이 올려보내주게 되고 말이죠.



2. 딸을 지키고 싶었던 지독한 모성애 ~ 정씨부인


이 여인네는 겉으로는 단아한 마나님이었지만, 그 속은 지독하고 모진 여인이었습니다.
남편이 건든 여인네들에게 차갑고 모질게 대하는 것도 모자라서, 혹시 임신이라도하면 바로 죽여 없애버리는 독기가 있는 여인. 그렇게 그녀는, 남편의 아이를 가진 여인들을 하나 둘 죽여갔습니다. 질투에 눈이 먼, 그래서 그리 모질고 독한 여인이다, 라고 단정지으려는 순간... 그녀에겐 독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라고 말해주더군요.

몹쓸 병에 걸려 추악한 몰골과 더불어 말도 잘 못하는 가여운 딸 복비를 위한 것이었다네요. 남편이 혹시라도 다른 여인네들에게서 자식을 보게되면, 안그래도 외면받고 무시당하는 가여운 딸이 더 외면당하고 찬밥신세가 되는 것이 걱정된 엄마의 마음, 그 지독한 모성애... 라고 그녀와 복비는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저 '딸을 지키고 싶었다'라는 이유를 가지고 행한 모든 악행은 원한을 불러서, 자신의 딸을 지독한 공포 속으로 몰아넣어 상처를 입게한 격이니~ 그녀는 내내 그 딸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살아가야하지 않을런지. 그리고, 가섭이 그녀를 결국 죽이지않은 이유... 자기 자신으로 인해서 딸자식이 상처를 가만히 바라보며 살아가야하는 그 어미의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며 살아보라, 는 그 것을 고스란히 느끼며 살아가겠죠...?

그나저나~ 남편도 죽고~ 다 죽고 ~ 자기랑 딸만 살아남았는데... 뭐 해먹고 살런지~ 것두 궁금합니다.
재산이 좀 있는가~?



3. 부모의 악행에 대신 아파야했던 ~ 복비.


이 아이를 조금 신비로운 존재, 쯤으로 그려나가려나 했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이. 그러나... 극의 중반 쯤으로 흘러가는 순간... 대충 다들 눈치채게 만들기도 했죠. 이 아이는 가섭과 어머니, 그 원한을 풀 열쇠로 만들어진 아이인 듯 했습니다. 흉측한 얼굴과 더듬거리는 말로 아버지로 부터 외면받고~ 별채에 갇혀서 살아가는 가여운 아이. 그렇기에 복비는 친구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녀의 친구는, 아버지에게 농락당하고 어머니에게 죽임을 당한 가여운 여인들의 원혼이었고~ 그래서 복비는 말을 잃은 것이다, 라고 가섭이는 말하더군요. 그리고 가섭이는 복비의 유일한 '살아있는' 친구이기도 했고 말이죠.

암튼, 엄마가 밉고 원망스럽지만~ 또한 엄마가 죽는 순간에 말문이 턱~ 하니 열려서 가섭이에게 눈물로 호소하며 엄마를 살려낸 복비는... 세상에 얼굴마저 말끔해져서 가섭이를 보내주더군요. 가섭이의 탈을 선물로 받고.

이 아이의 존재에 뭔가 더 큰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 같기도 했는데, 내가 너무 깊이 생각했거나~ 단순한 나의 머리로선 도저히 알 수 없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암튼~ 복비... 양반가의 딸이름이라기엔 너무 막 지었다..라는 생각..;



4. 늬들이 꿈꾸는 세상은 있으되 또한 없다.


이번 [전설의 고향 - 가면귀]는, '사당패'를 통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싶어하는 듯 했습니다. 누구보다 자유로워 보이는 그들의 삶과 그 삶 속에 담긴 애환, 그리고 이상과 현실이 부딪히는 순간의 비극 등등을 말하고자 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그 부분과 가섭이의 한이 제대로 녹아들지를 못해서 따로따로 둥둥 떠다니는 느낌은 어쩔 수가 없었어요.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하니~ 되려 넘쳐나는 듯 했달까?

사당패의 사람들은 이상을 꿈꾸지만 현실에 수긍하며 살아야하노라~ 말했고, 가섭과 아생은 지금은 이루지 못하는 이상일지라도 ~ 훗날이 우리 아이들에겐 물려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안고 살아갔습니다. 그리고, 그런 희망은 현실 앞에서 산산히 부셔져버렸고 말이죠.

하지만, 모든 희망을 잃고 원귀가 된 가섭에게 아생은 또 다시 말합니다.

아주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은 그리 살겠지.
혹 아느냐? 서책을 끼고사는 양반들보다 재주부리는 광대들이 대우받는 그런 날이 올지.


전~ 아생이의 저 말을 듣는순간~ 그런 세상은 있으되 없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것은 지금을 사는 사람들이,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지만...
제가 보기엔 ~ 그런 세상이 왔지만... 또한 완전한 그런 세상은 아닌 듯 하거든요.

상것과 여인이 천대받지 않는 세상,
서책을 끼고사는 양반들보다 재주부리는 광대들이 대우받는 그런 날.

그런 날이 왔으되~ 또한 그 속을 살펴보면 아니다, 싶은 부분들이 많으니 말이죠.
그런 세상이 정말 올까~? 라는 생각과 더불어.

갑자기, [쾌도 홍길동]의 엔딩이 떠오르네요. 좀 뜬금없지만.





*
내가 무슨 말을 하고자하는지 나도 몰라요~;

*
[왕의 남자]가 언뜻 떠올랐었습니다.
광대들의 이야기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줄타는 모습등등등~ 생각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아생이가 가섭이 줄타기 가르치는 건 '황진이'가 언뜻 생각났었다능~;;;;

*
[2009 전설의 고향]이 이렇게 끝났습니다. 내년에도 또 해줬음 좋겠어요~
올해는 실험작들보다는 기존의 [전설의 고향]을 느끼게 해주려고 애썼으니~ 내년엔 [2008 전설의 고향]처럼 실험작들도 조금 나왔음 좋겠다~ 이런 마음???

*
다음 주부터는 딱히 볼 것도 없고~ (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