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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전설의 고향) 종영 기념 정리

도희(dh) 2009. 9. 15. 17:51
 


지난 2009년 9월 8일에 [2009 전설의 고향]이 막을 내렸습니다.
청률이도 짐싸서 가출한 뒤로 깜깜 무소식이었고, 평도 그닥스러운 작품들도 몇몇개 있었지만~ 저는 나름 재미나게 봤습니다. 덕분에 나름 시원한 여름 밤을 보내기도 했고 말이죠. 내년에도 꼭 [2010 전설의 고향]으로 돌아와주길 바라고 있어요...^^

사실, 지난 주에 종영 후에 바로~ '정리'나 한번 해보자 싶어서 쓰려고 준비했는데... 귀차니즘과 더불어 겔름신이 절 놔주지 않아서 이제사 부랴부랴 쓰려고 하는 중입니다. 오늘 포스팅거리 없는 것도 있고... 겸사겸사~

솔직히, 저는 그 것이 무엇이든 '정리'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서 [2009 전설의 고향]을 떠나보내는 의미로 하는 지금의 정리도~ 시더잖은 수다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크긴 해요. 허허.

제가... 그렇죠, 뭐..ㅡ.ㅡ;

 


 

 

[제 1화 혈귀]  

연출 - 이민홍
극본 - 김정숙, 김랑
출연 - 이영은 김지석 김홍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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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버젼 구미호.
저승사자의 실수로 혈귀가 되어 보름마다 총 9번 숫처녀의 피를 마셔야하는 혈귀와 남편에게 소박맞아 숫처녀로 있는 아씨마님이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어주며 이룰 수 없는, 참된 사랑을 그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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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정리하자면 저런 드라마였던 것 같아요. 저질 기억력을 자랑하는 제가 뭘 기억하겠어요...;
도대체 왜 [혈귀]를 첫회에 편성해서, [2009 전설의 고향]의 가장 높은(?) 시청률을 내고 가장 큰 비아냥을 들었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과연, 이 녀석들로 눈길을 사로잡아서 시청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싶기도 했고 말이죠. 물론, 저야... [전설의 고향]이라는 그 타이틀 자체를 좋아해서 끝까지 본 시청자 중 하나이긴 했지만. 암튼, 참 아쉬운 녀석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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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1 - 2009 전설의 고향 1화 - 전고 최초의 흡혈귀... 의 참된사랑...? [혈귀]




 

[제 2화 죽도의 한]

연출 - 김정민
극본 - 문은정
출연 - 정겨운 김규철 조윤희 김갑수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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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립 모반사건을 배경으로 만든 조선판 알포인트.
반역자 정여립의 수급을 회수하기 위해서 정예부대가 '죽도'로 향하고, 그 곳에서는 의문의 살인사건이 하나 둘 일어나며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는 사건이 생기게되고, 죽도에 숨겨진 진실이 서서히 고개를 내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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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재미나게 봤던 '죽도의 한'
혈귀에 실망을 해서인지, 극 자체가 내 스타일로 흘러가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꽤 괜찮게 봤습니다.
작년에 '사진검의 저주'에 이어서 출연하신 '조윤희'씨, 전설의 고향에서 말곤 보이지가 않는다 ~ 싶었는데... 이번에 [열혈장사꾼]에도 여주로 캐스팅 되셨다고하더군요. [열혈장사꾼]은 최철호씨가 출연하신대서 봐야하나 하고 생각 중인 드라마입니다. 근데, 제목이 [열혈장사꾼]이 맞는지 모르겠네요.

암튼, 정여립이란 인물과 더불어 고립된 공간에서 서로를 불신하고 자신의 천성을 버리지 못해서 결국은 죽음으로 이르는 단계는 나름 괜찮게 봤습니다.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지~ 죄짓고는 못산다는 교훈도 살포시 주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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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2 - 2009 전설의 고향 2화 - 헛된 욕망과 집착이 부른 참사 [죽도의 한]





 

[제 3화 계집종]

연출 - 홍석구
극본 - 박형진
출연 - 김태호 장희진 차서원 서갑숙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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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어장관리를 하던 마음 유약한 선비와 그런 선비를 사랑한 죄로 참혹한 일을 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발칙한 계집종의 집착을 그린 ...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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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가 본 [전설의 고향]의 귀신들 중에서 가장 지독한 귀신이었습니다. 귀신들이 인간보다 더 착하다는 편견을 완벽히 깨어주신 드라마이기도 했고 말이죠. 그 아이는 어떻게 원한이고 뭐고 풀어줄 수도 없었거든요. 보면서, 죽는 거 말곤 답도 없다, 이러면서 봤던 기억이 다시금 새록새록. 덩달아~ 어설픈 어장관리를 해선 안된다는 정말로 참된 교훈을 남겨준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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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9 - 2009 전설의 고향 3화 - 어설픈 어정관리가 부른 비참한 최후. [계집종]





 

[제 4화 목각귀]

연출 - 문영진
극본 - 채혜영 유승연
출연 - 김형미 지성우 최원홍 김가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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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들을 지키고자 다른 아이들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친 부모와 그런 부모라도 그리워서 귀신이 되어 찾아온 금아. 그리고 그 어린 귀신 대신에 복수를 해주는 또 다른 한 아이의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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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라는 당시 최고로 무서운 병을 배경으로, '마마'보다 무서운 것은 인간의 욕심이라는 것을 보여준 드라마였습니다. 또한, 아무리 죽음으로 몰아간 아이라도 가족을 사랑하고 그리워했던 슬픈 영혼의 눈물과 그런 영혼의 원한을 갚고자하는 한 인간의 처절한 복수극이기도 했고 말이죠. 후반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고 또한 풀어내려고 정신없이 달려간 것 외엔 꽤 괜찮게 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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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9 - 2009 전설의 고향 4화 - 마마보다 무서운 인간의 비정한 마음. [목각귀]




 

[제 5화 씨받이]

연출 - 이민홍
극본 - 김정숙 김랑
출연 - 허영란 방형재 홍여진 고정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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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이 있는 남자와 그 남자의 아이를 낳기위해 씨받이로 들어온 여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더불어, 비참한 죽음보다도 더 괴로운 아들을 향한 피맺힌 사랑으로 그 집에 복수를 한다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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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았습니다. 게다가 후에 나올 '구미호'와 더불어서 역시 실험적이고 새로운 전설의 고향도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역시 고전다운 맛이 있어야 제 맛이로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자신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피맺힌 절규라기 보다는, 서서히 죽어가는 아들에 대한 사랑과 그 분노로 복수를 하는 모습이 비참한 죽음에 대한 원망보다는 모성애 쪽에 더 무게를 실은 듯한 느낌도 들었어요. 그러나, 결국은 이뤄지지 못한 사랑으로 마무리. 어찌저찌하여 씨받이 귀신이 모두 다 용서해주며 끝날 줄 알았는데~ 모두 다 죽으면서 극이 마무리지어지는 걸 보면서... 더 이상 착한 귀신의 시대는 갔구나, 싶기도 하더군요. 오랫 만의 허영란씨가 꽤나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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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5 - 2009 전설의 고향 5화 - 아들에 대한 씨받이 어미의 피맺힌 사랑. [씨받이]





 

[제 6화 금서]

연출 - 이응복
극본 - 방지영
출연 - 김성은 윤희석 이동규 이세나 강수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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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서 보지말라던 금서를 오기로 집안에 들여서 결국 아들이 금서의 저주을 당하게 되고, 어미는 아들의 저주를 풀고자 나름대로 동분서주하며 뛰어다니다가 금서의 비밀을 밝혀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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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읽지 말라는 건 제발 읽지 좀 마~ 라고 생각하며 봤었습니다. 공포물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지만, 그러게 괜한 오기부리다가 아들을 위험에 빠트린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결말이 조금 모호하긴 했지만, 제가 바라본 결말로는~ 그로인해서 주인공은 그 모험으로 인해서 갑갑한 집을 빠져나와 세상과 함께 살아가게 된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녀는 더 이상 세상의 일과 자신을 별개로 바라보진 않을테니 말이죠. 꽤 재미나게 봤었습니다. 귀신도 은근슬쩍 무서웠고. 말 못하는 귀신이니~ 더 무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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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6 - 2009 전설의 고향 6화 - 그러게 읽지말라는 건 읽지말라구...; [금서]




 

[제 7화 조용한 마을]

연출 - 노상훈
극본 - 고은선
출연 - 김다인 최수한 진지희 김동욱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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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남편이 남긴 편지를 따라 온 마을에서 헤어진 지인들과 만나서 반가웠던 여인은, 마을사람들의 행동에서 미심쩍음을 느끼면서 마을의 비밀을 추적하게되고, 마을 안에 숨겨진 커다란 비밀을 발견하게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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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은 좀 엇갈렸지만, 전 괜찮게 봤습니다.
후반에 살짝 기운이 빠지긴했지만, 무영골이란 마을 자체와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꽤나 특별하면서도 짠하게 느껴졌거든요. 어찌되었건,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하고픈 사람들이었으니 말이죠. 산자와 죽은자의 경계가 모호한 그 마을에서의 삶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이 사람들은 평생 늙지도않고 그렇게 살아가는 건가? 죽은 자들은 변화가 없는데... 산 자들은 점점 늙어가는 것인가, 그런데 평생을 죽지도 살지도 않고 그리 영원토록 마주하며 산다는 것, 그 것은 또 행복한 것일까...? 인간에게 신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은 죽음이라는 그 말이... 죽음이 있기에 인간은 더 치열하게 살아간다는 그 말이, 어쩐지 마음에 콕 박혀있던 나로선...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이런저런 생각을 했던 드라마이기도 했습니다. 깜박하고 감상에는 쓰지 않았던 것 같지만요.
좀... 생각이 엉뚱한 쪽으로 잘 흘러가요,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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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1 - 2009 전설의 고향 7화 - 가족이 소중한 사람들이 모인 마을. [조용한 마을]





 

[제 8화 구미호]

연출 - 신현수
극본 - 이은상
출연 - 전혜빈 안재모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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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위해서 증오하는 인간이 되려는 구미호와 순박하고 욕심없는 것 처럼 보였지만 결국 부를 취하면서 점점 탐욕스런 인간이 되어가는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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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에피소드들도 그렇지만, 특히나 [구미호]는 인간의 본성을 건드리는 듯 느껴지더군요. 오래 전의 구미호들에 관한 기억은 좀 가물가물해서 모르겠는데~ [2008 구미호]는 인간의 탐욕스런 본성을 말하고 있었거든요. [2008 구미호]가 기존의 구미호에서 전혀 다른 설정과 방식으로 구미호와의 관계 및 지독한 탐욕을 그려냈다면, [2009 구미호]는 기존의 설정을 조금 비틀어서 인간의 탐욕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것이 정말 마음아프게 느껴지더군요.

역대 구미호들 중에서 '송윤아'씨의 구미호가 이뻐서(!) 젤로 좋아했는데, 전혜빈씨의 구미호는 너무 마음이 아파서 오래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작년 '박민영'씨의 구미호는 뭔가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이 새로워서 재미있게 봤었고 말이죠~;

암튼, 결말또한 예상을 빗겨간 가슴 아픈 결말이어서... 한동안 여운이 남았던 것 같아요.
인간인게 참 미안했던 에피소드...라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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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2 - 2009 전설의 고향 8화 - 인간의 탐욕, 그 끝은 어디일까...? [구미호]




 
[제 9화 묘정의 구슬]

연출 - 김형석
극본 - 유은하
출연 - 조여정 서유정 이종원 김리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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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사랑이 고픈 여인들의 비극적인 이야기.
왕의 사랑을 준다는 '총애구슬'을 손에넣은 못난이 소원마마는, 총애구슬로 인해서 아름답게 변하고 왕의 사랑을 받게되고, 그 '총애구슬'을 탐내는 다른 여인들로 인해서 '총애구슬' 쟁탈전이 일어나면서... 궐에서는 하나 둘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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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재밌게 봤습니다.
왕의 사랑을 얻고자하는 여인들의 심리전도 재밌었고, 홍빈이란 캐릭터 자체도 매력적이었으며~ 못난이 소원마마가 아름답게 변하면서 왕의 총애를 얻은 후의 변화를 통해서 인간이란 그런 것이다, 라는 걸 보여주는 듯 했거든요. 왜, 사람은 더 많은 것을 가지면 가질 수록 마음이 옹졸해지고 좁아지는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죠.

극 중후반에선 비극적인 로맨스가 가미되어서, 귀신 니가 젤로 행복하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결말을 주셨습니다. 그녀들에겐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외로움이었고, 그 외로움을 채워주는 것은 오로지 왕의 사랑이었으니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고통스레 죽은 귀신보다, 그런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가서라도 왕의 사랑을 얻고자했던 그녀들이 더 안쓰럽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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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8 - 2009 전설의 고향 9화 - 사랑을 얻기위한 구슬쟁탈전. [묘정의 구슬]




 
[제 10화 가면귀]

연출 - 문영진
극본 - 이찬영
출연 - 지주연 심형탁 이일화 이민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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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고 천한 사당패이기에 꿈을 짓밟힌 가섭의 피맺힌 복수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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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전설의 고향]의 마지막을 장식한 에피소드였습니다.
마지막을 장식해야하기에 참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자식을 잃은 피맺힌 어미의 원한, 꿈을 짖밟힌 복수, 자식을 위해서 독해질 수 밖에 없었던 어미의 모성애, 인과응보의 진리, 먼 미래엔 그들이 원하는 세상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 등등등... 그래서 좀 꼬였던 것 같기도 해요. 피맺힌 복수를 하는 가섭귀신과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간 마님에게도 모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라는 면책권을 주면서~ 그래도 죽일 사람은 죄다 죽이고 끝을 맺었습니다. 어찌보면, 마님은 살았으나~ 어린 자식이 겪은 상처를 바라보며 그 것을 보듬어주며 살아야했기에... 그녀또한 벌을 받은 것이다, 라고 가섭인 말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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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9 - 2009 전설의 고향 10화 (최종회) - 늬들이 꿈꾸는 세상은 있으되 없다. [가면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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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인간이다, 라고 내내 말해주던 [2009 전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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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꼭 해줬음 좋겠습니다.
머리 풀어헤치고 하얀 소복이 피 찔끔 흘리며 휙휙 날아다녀 주시는 귀신, 재밌어요.
옛날 이야기 듣는 기분이어서 즐겁기도 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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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전설의 고향]이 끝나고나니까, 딱히 볼만한 녀석이 없어요.
[제중원] 전까진 당분간 볼 드라마가 없겠구나, 이러면서 있습니다. 뭐... 막장의 유혹에 끌리기도 하지만.
암튼, 그래서 10시 대에 시간이 텅~ 비어버린 느낌이랄까? 그렇습니다. 뭔가 다른 걸 해야겠어요.
가령... 일찍 잔다거나~;;; 그럼 블로그엔... 나 이런 꿈 꿨어요~ 하면서 글을 써야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