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를 알게된 것은 꽤나 오래 전이었는데, 어제서야 슬그머니 꺼내어 본 드라마입니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오만과 편견'밖에 읽은 적이없고, 그녀의 작품을 원작으로하여 영상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의 대부분은 찾아서 봤었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앤 헤서웨이 주연의 '비커밍 제인'을 본 적이 있는데 - 묘하게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오만과 편견'과 비교가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가 나온 시점이나 분위기 등등과 '비커밍 제인' 속의 제인이 '오만과 편견'의 리지와 비슷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싶기도하구요. 비커밍 제인은 재밌으면서도 뭔가 마음이 짠해지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 '제인 오스틴의 후회' 는.... 아련함과 감사한마음과 아쉬움과 여운... 이런저런 감정들이 뒤섞여있었습니다
젊은 시절의 제인을 그린 '비커밍 제인'과 달리, '제인 오스틴의 후회'는 작가로서의 사회적 지위도 어느정도 다져놓았고 '엠마'의 집필을 막 마쳤을 그즈음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조카 '화니'는 결혼에 대한 조언과 그 시대 혹은 지금 이시대에서도 '제인 오스틴'의 말하는 진실한 사랑을 듣고싶어하는 팬들을 대신하는 캐릭터이기도 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렇기에 진실한 사랑을 열망하고, 소설과 다른 현실에 좌절해서 제인에게 화를 내기도하고, 제인의 사랑이야기에 화색을 보이기도합니다. 물론, 제인은 '동정은 사양한다'며 차갑게 돌아서지만요.
이 드라마 '제인 오스틴의 후회'는 뭔가 커다란 사건도 무엇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선을따라 일상을 살아가는 40대의 제인은 여전히 활기차고 유쾌하며 때론 심장이 뛰기도하고 어린 조카의 젊음에 작은 질투도 하는 '여자'였음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타인의 눈에보이는 내 삶의 커다란 사건이란 것이 몇번이나 있겠어요.
기껏해야 결혼정도??? 전, 타인의 결혼도 삶의 일부구나... 하고 그냥 덤덤하게 넘어가곤 하지만요.
단지, 타인의 눈에는 별거아닌 사건들이 내겐 커다란 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커다란 사건이 없어보이지만, 제인에게는 여전히 젊은 남자를 향해 뛰는 심장을 느끼고, 오래 전의 연인과의 만남에 두근거리기도하고, 가난에 책임감을 자꾸만 가져야하고, 조카의 어린아기(손녀?)도 제대로 못안는 여자라는 차가운 비난도 들어야할 정도로... 그녀의 삶에는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글쎄요...
무언가를 느꼈지만, 그 것이 무엇이라고 명확히 표현되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인의 선택에 커다란 감사와 이런 마음에 조금의 미안함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자유를 선택한 제인은, 그래서 우리에게 너무나 좋은 작품들을 남겨주었고 - 그 선택에 감사하게 생각해요.
그녀는, 그 선택의 댓가로 가난과 세상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살았겠죠. 지금도 결혼안한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니, 그 시대는 오죽했을까... 란 생각이 드니까요.
늘 그녀의 선택에 모진말을 하는 그녀의 엄마와 그녀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는 그녀의 언니 카산드라.
그녀에게 그 자유는 행복이면서도 작은 아픔이었을 것이란 생각에 그녀의 선택이 '감사'한 내 마음이 미안해집니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후회'를 하게됩니다.
해리스가 '만약...'이란 이름으로 지난 날을 되돌리려고 할때... '거짓이라도 후회한다고' 말해달라고 할때....
제인은 '무슨 소용있겠어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그러나, 그녀는 말합니다.
'내가 해리스와 결혼하지않아서 한 유일한 후회는 내가 죽을 때 언니와 엄마에게 아무것도 남겨주지 못하는 거야'
아마, 제인은 시간을 되돌려 다시 20대의 그날 - 이 드라마의 첫장면이었던 그녀가 유일하게 받아들였던 그 프로포즈의 순간이 돌아오더라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마, 카산드라의 설득이 없었더라도 제인은 같은 선택을 했을거란 생각도 들구요.
그녀의 마지막 작품인 '설득'의 내용이 극 중에 중간중간 흘러나오곤하는데, 여주인공 앤이 주변의 설득에 사랑하는 남자를 떠나보냈다가 뒤늦게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는 내용의 그 소설과 이 드라마 속의 제인과 묘하게 겹쳐보이는 건... 무엇일까요...?
제인이 죽은 후, 카산드라는 제인의 편지와 일기의 일부분을 남기고 모두 태워버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인의 소설과 아주 간간히 남아있는 그녀의 흔적으로 그녀를 느끼고 생각하곤하죠.
만약이란 단어는 필요치않지만,
만약 - 제인이 결혼을 했다면... 제인의 말처럼 제인의 소설은 나올 수 없었겠죠.
만약 - 제인이 조금 더 오래살았다면 제인의 머릿 속에서 살아숨쉬는 이야기들을 더 많이 만날 수있었겠죠.
만약 - 제인의 흔적을 그 가족들이 없애지않았더라면, 우리는 제인 오스틴을 조금 더 알 수 있었겠죠...
만약...
글쎄요.
너무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본 드라마라 명확히 무어라는 말은 못하겠네요.
단지... 40대의 제인의 모습을, 그녀의 일상과 뒤늦게 뛰는 심장과 그녀의 생각을... 그녀의 삶을 살짝 엿보고 나온 그런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그냥... 아.. 하는 듯 멍하게 바라봤습니다.
여운과 아쉬움과... 뭔가모를 뭉클함에 동시에 다가왔습니다.
언젠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다 읽고 - 다시 그녀를 내 나름대로 찬찬히 생각한 어느 날, 이 드라마를 다시한번 보고나면 또 다른 느낌으로 후기를 남길 수 있을 것 같네요.
* 제인 오스틴 역을 해주신 여배우 분, 너무 아름다우셨어요.
└ 제인오스틴이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정도로 말이죠.
* 머리에 빙글거리는 내용을 더 쓰고싶은데, 표현이 안되네요. 지식고갈상태가 도달했어요. 책을 좀 읽어야겠어요...;;;
* 오만과 편견을 제외하고 좋아하는 제인오스틴 원작의 영상물은 '센스앤 센스빌리티'와 '설득'입니다.
└ 담에 다시보고 감상문 쓰도록할께요^^;;;
* 이 시대의 드라마와 이야기...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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