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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드) 엠마 (Emma.2009.BBC) : 대자연과 함께하는 철없는 그녀의 설레이는 성장이야기.

도희(dh) 2010. 3. 13. 08:56
 

엠마
(Emma. 2009. BBC) / 총 4부작.







1.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는 좋아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오만과 편견> 외에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좀 웃길지도 모르지만 현재의 저는 그렇답니다. 언젠가, 영상물로 만나 본 그녀의 이야기 중에서 <오만과 편견> 다음으로 좋아하는 <센스 앤 센서빌리티>나 <설득>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는 중이지만, 머뭇대느라 아직 읽어보질 못했네요.

로맨스를 좋아하는 여성 중에서 '제인 오스틴' 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라고 확신하듯 말할 수는 없지만 (사람은 취향이 다 다르기에),  저는 '제인 오스틴' 의 이야기가 참 좋습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는 사람이 있고 자연이 있고 사랑을 통한 변화와 성장, 그 설레임이 있어서가 아닌가 싶어요.



2. <엠마>는 여러 버젼으로 영상화되었지만,

1996년 기네스 펠트로 주연의 영화 <엠마>와 1997년 BBC 버젼의 <엠마>가 가장 유명하다고 해요.


- 이미지 출처 : DAUM 영화-


그리고, 두 버젼 다 저는 아마 봤을 거에요.

기네스 펠트로 주연의 영화는 <엠마>를 처음 접한 계기니 당연히 기억이 나고, BBC버젼은 그 당시에 '제인 오스틴' 이야기의 영상물을 죄다 찾아서 보던 즈음에 당근 봤을 거라고 생각되거든요. 단, <센스 앤 센서빌리티>는 영화를 무척이나 좋게 봐버려서 드라마 버젼을 아직 손도 못대는 상황이긴 하지만요

그래도 기억은 전혀 안나고, 2009년 버젼을 본 후에 1997년 버젼을 다시 보려다가 멈칫, 2009년 버젼의 발랄한 색감의 <엠마>가 마음에 들어버려서 1997년 버젼의 <엠마>는  2009년 버젼의 <엠마>를 좀 잊어갈 즈음에 한번 더 봐야겠다고 생각 중입니다.



3. 개인적으로 저에게 '엠마'라는 이름은,

정숙한 여인이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요.
제인 오스틴의 <엠마> 속의 주인공 '엠마'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지만요.


- 이미지 출처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공홈 / 2009 브래드 리틀 내한공연 스틸컷 -

아마, 제가 좋아라하는 뮤지컬 중 하나인 <지킬 앤 하이드> 속의 엠마의 이미지가 꽤 강하게 남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네요. 처음 그 뮤지컬을 접했을 때는 '루시'란 여인의 매력에 좀 더 강하게 끌렸지만, 브래드 리틀의 내한공연을 본 후에는, 지킬의 그녀 '엠마'의 성숙한 사랑이 너무 크게 다가와버렸었거든요. 아, 이야기가 겉돌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죠, 뭐.



4. 이 드라마 <엠마>는,

2009년 하반기 BBC ONE 이라는 채널에서 방영했다고 해요. 그리고 저는 그 소식을 시대극, 특히 BBC시대극을 소개해주는 어느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되었고, 미루다가 최근에 겨우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우왓~ 완전 두근두근. 이래서 내가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거야, 라고 다시금 깨달아 버렸달까?



5. <엠마>는...


- 테일러양이 결혼을 해서 떠나는 것을 보며, 알 수 없는 외로움과 허전함을 느끼는 엠마 -

엠마 우드하우스라는,
21살의 남의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고집세고 자기중심적인,
철부지지만 무척이나 사랑스런 아가씨가,

여기저기 참견하고 중매쟁이 노릇을 하며 나름의 만족한 삶을 살아가는 어느 날,
주변을 통해서 점점 성장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으며, 

남의 일에 참견하느라 내내 외면했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진정한 사랑을 알아가는 이야기랍니다.

따뜻하고 설레임이 가득한 성장이야기라고 보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엠마는 정말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아가씨임에 틀림없어요.


대부분 엠마의 친구이자 가정교사인 테일러양의 결혼식을 시작점으로 극을 출발하는 다른 버젼의 <엠마>와 달리, 2009 <엠마>는 그 속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의 어린시절의 불운한 상황 및 엠마의 성장과정을 출발점으로 삼고있어요. 그리고 그 것이 2009 <엠마>와 다른 버젼의 <엠마>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이 이야기는 주인공 엠마가 주변을 통해서 성장을 하는 이야기가 큰 줄기가 된다는, 그러니까 로맨스가 주가 아닌 성장이 주라는 말을 하는 듯 싶었답니다.

엠마 우드하우스 역할을 한 배우는, 초반엔 기품있고 아름답지만 발랄한 엠마와 크게 어울린다는 생각을 안했는데, 보면 볼 수록 밝고 명랑한 2009년식 엠마라는 생각을 하며 보게되었어요. 특히, 기분이 좋을 때의 약간 찡긋 하는 함박웃음이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그녀랍니다.


 
- 엠마와 처칠씨의 춤을 보며 질투라는 미묘한 감정에 휩쌓이는 나이틀리씨 -


도무지, 절대로, 엠마와 16살이라는 깊은 나이차이가 난다는 것이 믿기지않는 나이틀리씨.

제가 <엠마>라는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당황한 것이 '엠마와 나이틀리의 결말'이었어요. 뭔가 전혀 느낌이 없었는데 후반부에 갑자기 둘이 사실은 어느 순간부터 서로를 이성으로 보며 사랑을 했다, 라는 결말이 어쩐지 좀 뜬금없이 느껴지기도 했었거든요.

하지만, '엠마와 나이틀리씨'라는 공식을 이미 알고서 봐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엠마> 속의 두 사람은 은근한 질투와 흔들림을 3회 즈음부터 보여주면서 이런 류의 로맨스를 좋아하는 저에게 소소한 설레임을 선물해주기도 했었답니다.

게다가 진심 설레였어요.
이런 설레임, 리지를 보는 다아시씨의 눈빛 이후로 참으로 오랫만이라고 생각 중!!!
그래도 최고는 다이시씨지만 말입니다~!!! (강조)

나이틀리씨가 제인에게 잘해준다는 것에 움찔하는 엠마를 보는 것도 재밌었고, 처칠과 함께 춤을 추며 즐거워하는 엠마를 바라보는 나이틀리씨의 시선, 그리고 그녀의 미소에 취한 듯 하면서도 은근한 질투로 꿈벅이는 나이틀리씨의 눈은 정말....!!!

아마, 나이틀리씨에게 내가 혹한 것은 질투로 꿈벅이는 눈 이후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엠마가 주변을 통해서 서서히 자신을 깨닫고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그 중심 혹은 곁에는 항상 그녀의 친구이자 조언자인 나이틀리씨가 함께하고 있었어요. 나이틀리씨의 올바른 조언이 항상 거슬려서 울컥해서 잦은 다툼은 있었지만, 그가 자신의 좋은 친구이자 깊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란 것을 알기에 항상 그에게 의지하는 엠마는, 무의식 중에  '나이틀리씨는 언제나 나와 함께'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 것은 극 중간중간 보여지지만 후반 해리엇을 통해서 자각하게 되는 듯 싶지만요.

그녀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 만큼이나, 나이틀리씨와의 설레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그녀와 나이틀리씨는 초반엔 큰 어울림이 느껴지지않았지만,  보면 볼 수록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으니까요.

단점이라면....? 나이틀리씨의 작은 체구와 그에 비해서 커 보이는 엠마. 16살이라는 나이차이가 전혀 느껴지지않는 외모 정도? 그래도 이 것을 좋게 바라본다면, 이번 2009 엠마의 매력은 이게 아닌가, 라며 저는 그저 웃으며 즐거워 하지요~;
 


좋았던 씬들은 꽤 많았지만, 당장 생각하려니 크게 떠오르지도 않고... 보면서 메모라도 해야하나 생각 중이랍니다. 저 멀리 닫혀가는 기억창고를 열어서 겨우겨우 두개를 떠올려봤어요. 물론, 나이틀리씨와 함께한 기억.

하나는 나이틀리씨가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자 엠마의 곁을 떠나는 작별인사.  손등에 키스를 하려다가 멈칫,  짧게 인사하고 돌아서는 나이틀리씨의 뒷 모습의 떨림과 그 것을 바라보는 엠마의 떨림이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나도 떨리고~;


또 다른 하나는, 단연 댄스씬!!!

이 시대를 그린 이야기의 댄스씬은, 서로의 감정을 조심스레 표현하는 가장 최고의 씬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이 시대를 그린 이야기 속의 댄스씬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당근 영화 <오만과 편견>의 리지와 다아시씨의 댄스씬이지만요...!!!

아무튼, 엠마와 나이틀리씨의 댄스씬은, 나이틀리씨의 묘한 감정과 밝고 즐거운 엠마가 함께한 아름다운 설레임을 선물한 씬이 아닌가 싶어요. 최고최고~;

또 문득 떠오른 씬은, 나이틀리씨와 크게 다툰 후의 저녁식사의 소금씬. 나이틀리씨 관심끌려고 하는 엠마와 외면하는 나이틀리씨를 보면.. 늬들 16살 차이라며? 라고 되묻고 싶을 정도의 귀여운 투닥거림으로 기억되고 있어요.

(고백 및 사랑확인씬과 엔딩씬은 너무나 당연히 좋았으므로 굳이 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므로 패쑤~ 궁금하면 직접 찾아보는 센수를 발휘하시길...;;)


그 외에,  엠마의 성장을 보여주는 장면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자신을 피하는 제인을 보며 조금씩 자신의 잘못된 그 무언가를 깨달아가며 버거워하는 엠마의 모습들을 그린 그 과정이 아닌가 싶어요.  물론,  제인이  엠마를 피한 이유는 당시의 엠마가 몰랐던 다른 이유가 있었지만 그건 티나는 반전 중 하나니까,  일단 침묵.

엠마는,  해리엇에 관한 지나친 참견부터 처칠의 일까지,  자신의 부족한 눈치와 지나친 참견들로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는 것을 보며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그 곁에는,  그녀가 어떤 실수를 하든 따듯한 미소로 다독여줄 수 있는 그녀의 소중한 친구들이 있었기에,  그녀가 진정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요.


2009 엠마를 보면서 가장 즐거웠던 것은, 시선을 따라가는 듯 보여주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배우들의 뒷모습이 아니었나 싶어요. 이 드라마는, 은근 배우들의 뒷모습을 자주 보여줌으로서 그 캐릭터의 상황을 조금 멀리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과 앞에서 드러나지 않는 그들의 진심, 그리고 그 시선을 따라 상황을 바라보게 만들어주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거든요.

제가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인 '사람'이,
2009 <엠마> 속에서도 각자의 개성을 살리며 살아숨쉬고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영화 <오만과 편견> 과 <센스 앤 센서빌리티> 를 좋아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 담긴 설레임과 그 자연 속에 이야기를 품고 나아가는 듯한 방식이 마음에 들어서인데,  이번  2009 <엠마> 도 그런 시선이 좋아서 더 오래 마음에 남아버릴 듯 싶네요.



6. 밑에 표시하지 않은 이미지 출처는, 

BBC ONE (메인의 엠마 홀로있는 이미지)과 방송캡쳐(기타 본문) 입니다.



7. 끝으로...

아름다운 자연 속의 설레임 가득한 로맨스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할게요.
그리고, 이 즈음을 그린 영국 시대극은 은근 판타지스런 설레임이 있어서 꽤나 좋아한답니다. 꽤나 좋아한다지만 그리 챙겨보는 타입은 아니고,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를 영상화한 것만 대부분 챙겨봤답니다. 

"나이틀리씨의 다정하고 그윽한 눈빛, 엠마의 기쁨 가득한 함박 웃음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라던 엔딩 후의 자막, 저도 마찮가지라며 고개를 끄덕이며 엠마의 그 찡긋거리던 함박웃음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