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해외 드라마 시청담

일드) 심야식당 : 추억이 담긴, 그리움의 맛.

도희(dh) 2010. 3. 24. 00:06
 
심야 식당 심야 식당 (深夜食堂. 2009. TBS) / 총 10부작

 



매일 밤 12시에서 아침 7시까지 영업을 하는 어느 허름한 식당.
메뉴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인가?)' 하나. 그 외에도 주문에 따라 만들어줄 수 있다면 만들어주는 방식을 지닌 식당. 그리고 의외로 이 식당에는 손님이 많다. 낮동안은 다양한 세상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이들은, 밤 12시가 넘어 이 식당에 들어올 때는 모두가 같은 얼굴을 하고 찾아온다. 그리움과 추억 속에서 고된 하루의 마무리를 하고자 하는 듯한, 얼굴.



1. 드라마 '심야식당'을 처음 알게된 계기는,

이웃님의 리뷰를 통해서였어요. 그 분의 리뷰를 읽으면서 '보고싶네' 라고 일단 찜해놓고 언제 볼지 기회를 노리고 있었거든요. 완결된 드라마를 한번 보기시작하면 그 끝을 봐야 맘이 편해지는 탓에, 회당 20분의 총 10부작이라고 해도 뭔가 마음을 먹어야만 할 것 같아서 말이죠. 그러다가 지금 이 곳(?)에 잠시 머물면서 동생의 노트북을 뒤적거려보니 [심야식당]의 파일이 들어있어서 얼떨결에 보고 말았답니다.



2. 드라마 '심야식당'은 만화원작의 드라마라고 해요.

대부분의 일본드라마들이 그러하듯이 말이죠. 그리고 얼마 전에 동생이 <심야식당> 4, 5권을 빌려와서 보게되었어요. 1, 2, 3권은 이미 자신이 보았노라~ 라며. 그리고 단편 형식을 취하고 있으니 굳이 처음부터 볼 필요는 없다, 라고 말이죠.

만화 속의 간결하고 다양한 에피소드들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10개의 음식과 에피소드를 꺼낸 듯한 이 드라마는, 반응이 좋다면 속편도 나올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원작 속에는 여전히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존재하고, 또 어쩐지 10회의 끝자락에서 물음표가 그려지는 부분이 있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드라마 속에 나온 에피소드와 원작 속의 에피소드를 같이 접하기도 했는데... 만화 속의 짧고 간결한 에피소드를 드라마용으로 만들기 위해서 한 각색이 마음에 들기도 했어요.




3. 주인장의 음식이 그리 죽여주게 맛있을 것이라곤 생각되지 않아요.

그럼에도 밤 12시에서 7시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끊이지않는 것은, 그 음식 속에는 그리움과 추억들이 가득 뭍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더라구요. 각자의 마음 속에 담아놓은 그리움의 맛, 주인장은 그 맛을 꺼내어 손님들의 입을 통해 마음으로 전달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그래서 그 곳에서 손님들은 고단하고 치열했던 낮의 일상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공간으로 그 곳을 택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문득, 정말 저런 식당이 존재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존재한다면 ... 나는 그 식당에서 어떤 메뉴를 주문하게 될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죠. 으음, 나에게 그리움과 추억이 담긴 음식이라...? 그 것보다는 내내 먹고싶은데, 고등학교까지 살던 그 지역의 특정시장 외엔 팔지않는, 엄마께 해달라고 암만 졸라도 안해주는... 어묵당면국수가 먹고싶네요. (꼴깍)



4. 이 드라마 속의 음식들은 화려하거나 푸짐하거나 먹음직스럽진 않아요.

일본음식에 익숙치않은 나여서 그저 '오오, 저런 음식도 있는거야?' 라는 마음으로 보게되는 것이 더 많다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그렇게 보는 순간순간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고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들리기도 한답니다. 내게 익숙한 음식도 있긴하지만 그 보다는 덜 익숙한 음식들로 가득한 가운데,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그리움과 그 것을 떠올리는 행복한 표정에서 그 음식을 함께 먹고싶다는 마음이 들어버리는 것 같았거든요.

드라마의 꼬리에는 에피소드의 키워드가 되는 음식을 만드는 방법, 그 포인트를 짚어주기도 해요. 개인적으로는 자신만 알고싶기에 잡지에 평론하지 않겠노라는 평론가 선생의 '버터밥'이 먹고싶었어요. 그 밥 속에 담긴 그리움의 맛이 굉장해 보였거든요. 원래 집에 가면 버터가 냉장고에 고이 보관되어있는데, 가게되면 한번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아, 그리고 계란말이를 항상 실패하는 저는, 계란말이 포인트도 열심히 봤지만, 역시나 모르겠네요. 계란말이는 왠지모르게 어려워요............ (으음..;)



5. 뭔가 나른하고 심심하시다면,

회당 20분의 총 10부작인 이 드라마를 나른한 기분으로 슬쩍 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해요. 저는 꽤 편안하게 봤거든요. 어느 누군가의, 그저 흘러가는 일상의 한 부분을 보는 듯한 편안함이라고 해야할까...?


6.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