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 에브리원에서 '고쿠센'시리즈를 매일 해준 덕에 고쿠센 1기 이외엔 보지않았던 저는, 모조리 봐버렸습니다. 1기의 녀석들을 잊지못해서 2기와 3기를 멀리했었는데, 녀석들 나름 이쁘고 귀여워서 즐거웠습니다. 2기를 보면서 1기녀석들을 떠올리고, 3기를 보면서 2기 녀석들을 떠올리곤 하면서 말이죠...;
3월 말에 '고쿠센3 - 졸업스폐셜'을 한다는 소식에 내심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제서야 생각이나서 찾아봤습니다. 저는 잊고있었던 겁니다. 저는 역시 '팬질'은 적성에 맞지않나봐요. 고쿠센1의 '졸업스폐셜'은 너무 오래 전에 봐서그런지 기억 저 멀리에서 가물가물 거리는 중인지라 다시 찾아봐야할 듯 하고. 최근에 봤던 고쿠센2의 졸업식회는 '눈물'과 '감동'으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졸업을 열흘도 채 남겨두지않은 3D반 아이들은, 지난 일 년간이 추억을 되돌아보며 '학교가 즐거웠다'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남은 시간도 즐겁게 보내던 중, 취업이 확정되었던 두 녀석이 회사의 사정으로 취업이 무산되고 그로인한 갈등과 방황, 그 아이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양쿠미와 그런 양쿠미의 마음을 깨닫는 주변사람들과 아이들. 그리고 그 와중에 2D반의 짱인 일년 전의 자신들을 보는 듯한 후배녀석에게 3D는 양쿠미에게서 얻은 자신들의 깨달음을 전달해주려고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으로 그려졌습니다. 대충 설명하자면 말이죠.
고쿠센3이 '고쿠센'시리즈의 마지막이고, 처음 1기를 맡으며 막 '교사'가 된 양쿠미가 교사노릇을 한지 6년이란 시간이 흐른 시점이어서인지, 아이들의 시점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나가던 양쿠미도 어느 새 '어른'이 되어 변화해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옛날아이들은 안그랬는데 요즘 애들은... 등등의 생각. 그렇게 아이들에게 실망하고 지쳐가는 양쿠미의 모습에서 그녀도 변해가고 있구나, 란 생각이 종종 들었습니다. 그런 변화 속에서 그녀를 지지해주고, 채찍질해주는 그녀의 할아버지와 가족들. 그리고, 그녀의 믿음에 언제나 반응하고 조금씩 자라나는 아이들. 그렇기에 그녀는 초심을 잃어갈 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아이들에게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닐까...? 언제나 양쿠미는 고민하고 갈팡질팡하지만, 고쿠센3와 졸업스폐셜에서는 그런 양쿠미의 갈등이 더 많이 느껴지면서 아이들이 성장하는만큼 '양쿠미'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먼 훗날, 조금 더 나이가 많이 든 양쿠미는 어떤 모습으로 교단에 서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고쿠센3를 보면서 내내 '나의 고교시절'을 떠올리는 나를 발견했었습니다.
이런저런 아이들의 고민이나 방황을 보면서, 그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지만 그들이 고민하고 방황하는 것은 그날의 나와 다르지않았음을. 특히, 졸업스폐셜에서 나온 '취업갈등'의 경우에는 왠지모르게 크게 와닿아버리더군요. 고교 졸업당시 일찍 취업이 되었는데 '회사사정'으로 취업이 미루어져서 초조해졌던 기억이 있어서 더욱 크게 와닿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친구의 의미, 부모님의 사랑, 우정, 학교생활의 추억 등등을 강조하는 양쿠미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날의 나에게 양쿠미가 해줬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란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저또한 학교는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그런 추억보다는 '다녀야했기에 다녔다'라는 것이 더 컸던 것일지도.
졸업. 저에게 졸업의 기억을 떠올려보라고 한다면 고교 졸업식 날, 밤 늦게까지 만화책을 읽어버린 탓에... 꾸벅꾸벅 졸았던 기억.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재빨리 교복을 벗어버렸던 기억. 그러고보니 저는 교복사진이 한 장도 없더군요. 시간이 흐를 수록 돌아올 수 없는 그날의 추억을 하나라도 더 간직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기억됩니다. 그 날 함께했던 '친구'란 이름의 아이들도. 그들은 지금 뭘하고 지낼까...?
고쿠센은 교육드라마이면서 추억을 되돌아보게해주는 드라마인 듯 합니다.
'3개월'이란 시간동안 양쿠미와 함께했던 다른 기수의 아이들에 비해서 '일년'이란 시간동안 양쿠미와 함께한 아이들은 겉으로는 '여전'한 것 같지만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한뼘 씩 자라서 사회로 나가게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양쿠미가 준 것들을 다른 이들에게 베풀고 알려주고싶어하는 마음까지 가지게 되었고 말이죠.
이제 양쿠미는 새로운 3D를. 그 것도 전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을 3D를 만나서 또다시 그들의 마음을 한뼘 더 자라나게 해주겠지. 그리고 그만큼 양쿠미도 자라나겠지. 라는 생각에 절로 흐믓해지더군요. 특히, 이번에 새로 맡게된 3D는 아예 반응이 없더군요. 양쿠미는 또 어찌 헤쳐나가려나...?
사실 시리즈가 3편까지 나온터라 에피소드를 돌려쓰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 그렇기에 이제 끝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끝'이라니 아쉽긴 아쉬웠습니다.
고쿠센 1,2기에서는 양쿠미를 이해못하고 끝에서야 조금씩 겨우겨우 '마음'으로 받아들이던 교감과 다른 교사들. 그리고 마지막까지 그녀를 이해못하던 2기의 그 교장겸 이사장...;
고쿠센 3기에서는 선생들과 이사장과 교감이 '진심으로' 양쿠미의 교육을 이해하고, 그녀의 마음과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진정한 교육은 믿음'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끝맺어주었습니다. 그런 믿음이 있었기에 아이들은 양쿠미에게 그리고 '학교'에게 진심으로 감사해하며 무사히 '졸업'을 하고, 자기들같이 '믿음'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싶어한 것은 아닐까?
졸업식은 그냥 흐믓한 웃음나고 다행이다란 생각이 들었다면, 아이들이 양쿠미에게 준 마지막 깜작이벤트에서는 내가 양쿠미간 된 것처럼 흐믓하고 감동받아버려서, 녀석들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으이구~ 이쁜 녀석들~ 하면서 말이죠.
7월에 고쿠센 완결판 영화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이 이쁜 녀석들이 사회에서도 잘 지내고있다는 보고서같은 것이겠죠? 그렇게 믿고있음...;
* 역시, 그래도 1기 녀석들은 어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쿠마는 아이아빠가되어 살고있는데... 말이죠.
* 2기 녀석들은 또 뭘하며 지내려나? 혼자 궁금...;
* 그러고보니, 양쿠미도 시집을 가야할텐데...;
양쿠미는 은근 인기녀였는데, 자기 자신만 잘 몰랐던 것 같기도 합니다. 1기에서 신과 시노하라와 시노하라 부하경찰. 2,3기의 바바와 나츠메. 그리고~ 테츠. 영화 완결편에서 부디 양쿠미의 로미오를 찾아주시길 살짝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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