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해외 드라마 시청담

중드) 풍중기연(대막요) ~35회 : 절반의 해피엔딩

도희(dh) 2014. 12. 11. 04:16

 

 

 

 

1> 채널칭에서 방영되던 더빙판이 어제 종영했다. 이제 그만 암투에서 벗어나 신월과 아이와 셋이서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었던 위무기의 바램은, 위무기를 놓칠 수 없는 황제와 위무기를 견제하는 만씨일가와 신월을 미워하는 진상으로 인해 산산히 부숴지는 것은 물론, 그들을 음모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그리고 결국, 만씨일가가 놓아둔 덫에 걸린 위무기와 신월은 변방으로 떠나게 된다. 사실, 두 사람은 그렇게 건안에서 벗어나 변방으로 떠나게 된 것에 만족했으나 언제 다시 건안으로 불려올지 모르는 상황이 두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위무기는 건안과 권력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기위해 막순과 의논을 하게되고, 계략을 세우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못들었고 대본으로 읽었는데, 막순은 위무기가 그 계획을 마지막까지 거절했고, 신월이 어렵게 얻은 행복을 계속되는 전쟁과 끝없는 암투 속에 잃게 할 수는 없었던 막순이 단독으로 행한 일이라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떠나기 전 위무기가 했던 말들을 보면, 내가 거절하더라도 막순이 결국 그 계획을 실행할 것임을 알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그렇게 착실히 진행되는 듯한 그들의 계획은, 위무기의 존재에 대해 위협을 느낀 만씨일가로 인해 변수가 생기게 되며 위급한 상황에 다다르게 된다. 

 

 

 

2> 언젠가 사막에서 위무기와 막순이 주고받은 눈빛에서 낌새를 챈 신월은 막순을 찾게되고, 막순은 계획대로 신월을 찾아오게 된다. 그리고 곧, 자신의 계획이 틀어졌음을 알게된다. 계획이 틀어져버린 아득한 상황 속에서 막순은, 오로지 신월의 행복을 위해, 신월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남자인 위무기를 살리기 위해 해독제를 찾아야만 했고 그래서 자신의 몸에 실험을 하게된다. 기간은 단 6일. 그렇게 막순은 끊임없이 자신의 몸에 실험을 하게되고 결국 해독제를 찾게되지만... 그의 다리는 더이상 쓸 수 없게 된다. 

 

막순은 혹시나 신월이 자신의 상태를 알게되면 그녀의 성격상 자유롭게 떠나서 행복하게 살아가지 못할 것을 알기에, 그녀가 평생 자신으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싫어서, 그녀가 잠든 틈에 그녀를 향한 사랑과 행복을 빌며 떠나게 된다. 그러면서도 차마, 그녀의 이름 앞으로 된 서신 한 통 남기지 못한 채... 위무기에게 서신을 남기는 것으로 작별을 고한다.

 

위장군, 

소원이 이뤄져 여한이 없소. 

흰 구름은 그대론데 사람만 늙는구려. 

드넓은 사막에서 제 갈 길을 가야지. 

오늘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까...

 

 

 

 

3> 막순의 계획대로 위무기와 신월은 공식적으로 죽은 사람이 되었고, 그렇게 막순의 바램대로 위무기와 신월은 온전한 자유와 행복을 얻게된다. 두 사람은 먼저 아들을 찾고 그렇게 멀리 떠나게 된다. 온전한 그들만의 행복을 위해. 그리고, 두 사람은 세상을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아가게 된다. 

 

4> 만씨일가를 위해 위무기를 죽였으나 위무기의 죽음은 황제가 만씨일가를 배척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암시하게 된다. 그리고, 부모의 복수와 신월의 불행만을 위해 살아왔던 진상은, 복수와 사랑과 증오, 그 모든 것을 잃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 진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설정도 별로였고, 그 자살하는 씬도 너무 별로였다. 떨어지는 연출을 그냥 난간에서 발을 떼는 모습, 그리고 진상의 손수건이 떨어지는 모습으로 그녀가 자살했음을 암시하는게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런지.

 

5> 이 세상에 위무기와 신월이 살아있음을 아는 자는, 막순과 석풍 뿐이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을 사랑하는 다른 사람들은 또 얼마나 지독한 슬픔과 사무치는 그리움을 끌어안고 평생을 살아야했을까, 라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했다. 

 

 

 

6> 마지막회를 본 후, 이 드라마를 온전한 해피엔딩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결국 막순 때문이었다. 황제의 좌절, 만씨일가의 몰락, 진상의 죽음, 이 모든 것은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오로지 신월의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사랑을 남긴 막순의 결말이 지독히도 쓸쓸하고 외롭게 느껴져서 마음이 먹먹해졌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위무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막순이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후반부에 들어서 보여준 신월을 향한 막순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며 자꾸만 그가 마음 쓰이고 짠하고 아프게 다가왔다. 놓아버렸고, 놓쳐버렸고, 그래서 이젠 닿을 수 없는 여인을 향한 깊고도 애달픈 막순의 사랑, 그 여인의 행복을 지켜주기 위한 노력... 그 끝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렸고 또 잃어야만 했던 숭고한 희생... 그 뒤에 남은, 쓸쓸함과 외로움... 그러나, 막순은 신월이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며 행복하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살아갔을 것이다. 오로지 그의 기억과 가슴 속에서만 숨쉬는 신월과의 추억을 간직한 채...

 

 

무지개가 해를 넘자 우담바라꽃이 나타났다.

인생의 아름다움이 이런 것이겠지.

훗날 떠올릴 수 있는

아름다운 순간을 간직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7> 결말 장면에서 행복한 위무기와 신월, 홀로 남은 막순의 모습을 교차로 보여주며 '호호과(好好过-부디 잘 살아요)/호가'가 BGM으로 깔리는데... 가사가 막순의 마음처럼 들려서 괜시리 먹먹해졌다. 마침, 이 노래는 막순 역을 연기한 배우가 부른 노래이기도 하다...(ㅠ)

 

 

 

 

9> 후속작인 '운중가'를 떠올려보면 맹서막(막순)은 생각보다 오래 살았던 것도 같다. 너무 몸이 안좋아서 오래 못살까봐 걱정도 됐으나... 그가 맹각을 양자로 들인 시점이 이 날로 부터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인 듯 싶어서 말이지. 운가와 맹각이 만난 후 맹각이 맹서막(막순)의 양자가 되었을 것이고... 금옥(신월)과 거병(무기)의 딸 운가는 그들의 늦둥이니까. 제대로 읽지 않아서 정확한 시점은 모르겠다. 두 사람이 그 후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해서 초반과 후반, 그리고 키워드 검색으로 훑어읽은 정도여서 말이지. 두 사람은... 자유롭게 세상을 여행하며 오래도록 온전히 서로만을 바라보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갔다고 한다. 

 

그런데, 두 사람의 소중한 늦둥이 딸 운가의 운명으로 인해 부모로서 두사람의 가슴은 미어지지 않았을까... 그런저런 생각. 일단, '운중가'도 제대로 읽은 후 생각해보는 걸로ㅠ 어쩐지 제대로 읽으면 너무 먹먹해질 거 같으니까.. 정식으로 출간할 때까지 기다려보는 걸로....;

 

10> 막순의 사랑이 너무나 깊고 깊어 마음이 먹먹해졌지만, 위무기와 신월의 사랑은 너무나 이뻐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아, 남녀 캐릭터가 저렇게 빨리 이어지고도 그들이 처한 상황으로 인해 생기는 수많은 갈등과 위기로 그 사랑이 더더욱 견고해지고 깊어지는 모습을 그려냄으로서 재미를 잃지 않을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보통 드라마는 남녀 캐릭터가 이어진 후는 어쩐지 재미가 없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인지라. 

 

11> 스토리 자체는 꽤나 재미있었다. 은은한 색감도 좋았고, 배우들 의상도 이쁘고, 장신구도 이뻤다. 그런데, 풍성한 이야기를 모두 담기에는 회차가 짧은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게다가, 가끔 이야기가 툭툭 끊기며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감정선이 조금만 섬세했으면, 풍성했으면 싶은 부분들도 종종 있었다. 뭔가, 이해가 안되면 원작을 읽어보던가, 라고 말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고 해야하나? 

 

 

12> 중간에 잠깐 결방을 한 덕분에 흐름이 끊겨서 생각보다 빨리 벗어났지만, 이 드라마를 보는내내 퐁당 빠졌을 정도로 좋았다. 로맨스 사극에 갈증을 느낀 나의 목을 어느정도 축여준 것도 사실이니까. 지금도 가끔 스틸컷 구하려고 바이두 뒤적거리고.. 관련글 찾아 읽으러 다니고.. 유튭에 뮤비 찾아다니며 재생목록에 추가하는걸 취미생활 중 하나로 여기며... 조만간 출간할 소설을 얼른 읽고싶다, 라며 뒤척거리는 중이기는 하다. 지금 마음은... 출간하자마자 사서.. 연말에 그 책을 읽으며 올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 라는 것이다. 그 이후 덕질의 크기와 깊이와 넓이는 그 때가 되어봐야 알겠지만.. 새해엔 덕질도 새삼 해보고...?

 

13> 자막판으로 또 방송해주면 한 번 더 볼 의향은 있다. 의향은 있으나 의지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채널칭에 올라온 대본으로 맞춰서 보고 싶다면 UnCut Version 영상을 보면 될 듯 싶다. 영상은 유튭에 다 올라와있음.

 

14> 간략하게, 막순의 사랑이 너무 아리고 짠하고 아프다, 라는 한 마디를 하고 싶었는데 말이 너무 많아진 것 같다. 의식의 흐름대로 주절주절, 그러다 문득 정신차려서 수정하고 지우고, 그러다 의식의 흐름대로 주절주절....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하트3??슬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