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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시티 : 황금숲, 토끼) 왜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했을까?

도희(dh) 2012. 3. 11. 14:59

~ 드라마시티 : 황금숲, 토끼 ~
<<왜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했을까?>>




* 작품정보

  • 제목 : 황금숲, 토끼
  • 극본 : 고은선
  • 연출 : 김용수
  • 출연 : 이얼, 최수린, 이효정, 김영기 外
  • 방송 : 2005년 1월 30일

 

  • 기획의도 :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있는 진실이라는 것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들. 우리 안의 억압과 그 바탕을 이루고 있는 공포. "왜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했을까?" 라는 질문을 황금시라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던져보고 싶었다.

 

  • 줄거리 : 여기저기서 들리는 전투기 소리와 굉음. 진태, 명혜 부부는 지금 일초라도 더 살기 위해 일센치라도 더 가야하는 전쟁 안에 있다. 그들은 아이들을 만나러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 한 터널을 통과하게 되고,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 곳은 그들이 사는 사회와는 너무나 다른 황금시. 을씨년스러운 바람과 사이렌 소리, 황금을 돌덩이라 부르는 이 곳의 모습은 진태 부부에게 확실히 이상한 곳이다. 그들은 경수가족을 만나며 조금씩 그 곳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어느 날 진태는 터무니없는 살인 사건에 부딪히면서 황금시와 시장의 진실을 알게 되는데...

 


 

 

이게 전쟁이라는 거야?
꼭 폭격기 게임 속에 들어온 것 같아, 느낌이.

- 명혜 -

 

 

풋과일 밖에 먹을 게 없는 사람들에게
풋과일이 몸에 해롭다는 걸 알려주는 게, 그게 진실이야?
먹을 때만이라도 그냥 행복하게 둬. 그게 진짜 양심이라고 생각해, 난.

- 명혜 -

 

왜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했을까? 그래, 어쩔 수 없었다 치자.
그럼 우리가 지금 가고있는 세상은 별다른 곳일까?

- 진태 -

 

황금숲, 토끼


1)
2008년 어느 날, 한반도를 뒤흔드는 전쟁 속에서 아이들을 데리러 가던 진태-명혜 부부는 폭격기를 피해 어느 터널로 들어가게 되고 그 터널을 빠져나온 순간 이상한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그 곳은 황금시. 옛날에 '황금'이 많이 나서 '황금시'라고 했으나 이젠 돌멩이 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돌멩이라 부르는 그 것들이 모두 황금인 도시. 영화 세트장같은 마을에 살고있는 '시작'만 외치길 바라듯 준비되어 있는 사람들은 20년 전 외지에서 온 '시장'의 말을 절대적으로 믿고 신봉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발생한 살인사건의 진실을 밝힌 진태는 영웅이 되고 진태부부를 보살펴주던 경수는 살인범이 된다. 살인범으로 몰렸으나 자신이 그런 상황에 몰린지도 모르는 경수와 왜 죽어야 했는지 모른 채 죽어야했던 남매. 남매는 '시장'의 정체에 한발자국 다가갔다는 이유 하나로 살해당했다. 그 사실을 알게된 진태는 이 답답한 상황이 견딜 수 없었던 것도 같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한 마을을 차지하고 사람들을 지배하는 시장. 그리고, 그 사장에게 맞서고자 하지만 그 누구보다 살고자하는 본능이 강했기에 그럴 수 없었던 진태. 진태부부는 쫓겨나듯 그 마을을 빠져나오고 시장은 여전히 황금시를 지배하고 사람들은 시장을 받들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다, 반기를 드는 누군가가 나타나면 '전쟁'을 빌미로 누군가를 죽이겠지. 그렇게.


2)
사실, 나에겐 좀 어려웠다. 그렇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만드는 드라마이기도 했다. 마음이 좀 갑갑해지기도 했고, 찝찝하기도 했다. 주기적인 토끼몰이를 통해 시민들을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어 조종하는 시장이란 존재가 낯설지 않았고, 그렇고 조종당하면서도 자신이 조종당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시민들이 낯설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그저 떠날 날 만을 기다리며 조용히 그 세상에 순응하며 살아가고자 했던 명혜의 심정도 이해가 갔고, 그 것을 참지못해 어떻게해서든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그렇지만 사실은 두려웠고 그래서 도망치고 싶었을 진태의 심정도 이해가 됐다. 터널 끝에서 진태부부를 기다리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과연, 그 전쟁이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했던 것일까?


3)
<적도의 남자> 때문에 김용수 감독의 필모를 살펴보다가 본 작품이다. 마음이 좀 갑갑해지는 드라마. 그래서 누군가의 리뷰를 읽고싶었는데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질 않아서 살짝 좌절했더랬다. 난, 사실 뭐라 말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쉽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아직도 조금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고, 두어번 돌려보면 알 것도 같은데 왠지 다시 손이 가지도 않는 그런 상황이랄까?


4)
가끔, <드라마시티>를 찾아보며 생각하는 건데.. 뭔가 좀 색다른 느낌이 들곤한다. <드라마시티>를 많이 보진 않아서 현재까지는 <아나그램><반투명><변신>이 가장 인상깊은 작품들인데, <드라마 스페셜>에선 만나기 힘든 그런 느낌의 작품들이랄까? 나름의 대중성을 노리는 <드라마 스페셜>을 좋아하긴 하는데 남녀간의 연애가 아닌 이런 뭔가 색다른 작품들도 만났음, 하는 새삼스러움도 드는 중이다.

그리고, <아나그램>과 <황금숲, 토끼>는 같은 작가시라고!!! 두 작품다 생각할 거리가 참 많다. <아나그램>은 여전히 리뷰를 못쓰는 중이다. 내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마지막에 머릿 속이 하얗게 되어버리는 기분이어서 막 보고난 당시에 멍때려서 이 사단. 그 후로, 한번 더 보고 써야지, 라고 생각 중인데 은근 무서워서 쉽사리 손이 가지않는 중! 한여름 밤에 불꺼놓고 봐야겠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