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단막+웹드

TV 문학관 : 강산무진) 아름다운 영상, 그리고 삶의 의지에 대한..

도희(dh) 2012. 3. 4. 17:22


HDTV문학관 : 강산무진 

 

  • 제목 : 강산무진
  • 방송 : 2012년 3월 2일
  • 원작 : 김훈
  • 연출 : 김홍종
  • 극본 : 이인
  • 출연 : 서인석, 안재모, 황세정





그냥, 왠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간이 되자 하던 일을 멈추고 부랴부랴 TV를 켜고 시청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좀 지루했다. 검색하다가 본 스프가 없는 라면, 이라는 표현과 어울렸다.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져 있다가 아무런 자극이 없는 음식을 먹으며 '뭐지?'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뭐지, 스러운데 그 깔끔함에 괜스레 시선이 가고 뒤늦게 생각나는 그런 느낌이었다.

지루해서 딴 짓을 하면서도 끝까지 봤던 이유는,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이다. 어떻게 마무리를 짓는지 궁금했달까? 이런 쓸데없는 똥고집은 여전하구나, 싶기도 했다. 예전에 정말 재미없는 영화를 보는데 친구가 그만 보자고 하는데도 부득불 고집부려 다 본 적이 있었다. 제목은 기억하지만 내용은 이제 기억조차 안난다. 그런데, 그 영화가 나름 유명한 영화였다는 건 그 후로 수년이 흐른 후에 알았다. 

마지막까지 보고난 느낌은 난해했다. 지루하다며 멍때리다가 어느부분을 놓쳤는지 모르겠기에 더 그랬던 것도 같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한순간 확- 와닿았다. 뭐라, 표현은 못하겠지만 그 순간 그들이 느꼈을 감정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삶에 대한 의지가 없는 그들이 죽음의 공포와 마주한 순간, 무엇을 느꼈을지에 대해서. 아마, 언제 죽어도 그만, 이라고 여겼던 부질없고 의미없다, 여겼던 삶에 대한 본능이 살아났을 것이라는 그런. 죽음의 공포는 사람에게 삶에 대한 절실함을 주는 듯 싶으니까.  



- 극을 보며 너무 좋다고 생각했던 장면 중 하나 -


드라마는, 교차점이 없는 세 남자의 삶을 덤덤하고 고요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극을 가로지르는 기차와 끝이 보이지않는 터널은 그 남자들의 삶이 그저 덤덤하고 고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듯 했다. 난해했고 이해를 다 못한 드라마. 그래서 한번은 더 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모를 드라마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를 정확히 읽어내지 못하겠다는 것도 맞다.

좋았던 것은, 영상미가 끝내준다는 것이다. 특히, 절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워 감탄하고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감독은 "이 드라마에서 인물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스토리는 잠재돼 있고, 배경이 중요하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드라마를 다 보고나니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이 드라마가 엔딩을 맺는 순간의 느낌은, '언니의 폐경''외등' 때 느꼈던,
'TV문학관' 만의 느낌이기도 했다.

멍때리며 극을 본 덕분에 뭐라 쓸 말이 없다, 사실은. 그래도 뭔가 봤다고 대충은 끄적이고 싶었다. 그냥 내 평은 '난해한데, 영상미는 구뜨! 마지막 장면은 살아간다는 것, 삶의 의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요정도이다.


그리고, 검색기사 리뷰. 괜찮게 읽은 몇개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