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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페셜 45회 이중주)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가족이 되다

도희(dh) 2012. 1. 2. 12:12

 


~ 드라마 스페셜 : 이중주 ~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가족이 되다>>


▣ 작품정보

- 제목 : 이중주
- 극본 : 김혜진
- 연출 : 모완일
출연 : 전성환, 심이영, 정인서, 조재환 外
- 방송 : 2011년 11월 13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야.
멈추는 것 밖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구만.

- 한수설 -

명문대 명예교수로 평창동 저택에서 보수언론 대성일보의 칼럼을 기고하며 여생을 보내고 있는 한수설은 극 보수 논객으로 자존심이 강하고 동정심을 경멸한다. 그러던 어느 날, 3개월 전 교통사고로 죽은 막내 아들 민규의 아내인 탈북자 출신의 영애가 만삭의 몸을 이끌고 찾아온다. 그리고 자식들 중 가장 아끼던 막내 아들의 죽음이 영애와의 결혼이라고 생각한 한교수는 좀처럼 영애를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먼저 숙이고 들어와도 받아줄까 싶은 상황에서 너무나 당당하게 이것저것 요구하는 영애가 괘씸해서 더더욱 못마땅한 것도 없잖아 있었을 듯 싶었다. 그런 한교수의 마음을 먼저 두드린 것은 영애가 북한에서 데려온 딸 준이였다. 어른들간의 일은 전혀 모른 채 그저 순수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그 마음으로 한교수를 대하며 조금씩 한교수를 무장해제 시키는 듯 싶었으니까.

그렇게, 준이와의 시간 그리고 너무나 당당하고 뻔뻔해서 미처 알지 못했던 남편 민규를 잃은 영애의 상처와 아픔이 아들 민규를 잃은 자신 못지않다는 것을 알게되며 한교수는 조금씩 영애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들이라면서요? 젖만 떼면 데려가세요.

저도 아버님 아들 뺏아갔잖아요. 그러니 뺏겨도 할 말 없어요.

- 최영애 -

북에서 군부였던 아버지가 정치범으로 잡혀간 뒤, 평양교향악단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어머니까지 끌려가게 되며 살기 힘들어진 영애는 형제들과 함께 5년 전에 탈북했다. 그러나, 탈북과정에서 형제들을 모두 잃고 일곱살난 딸만 남게되며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중, 새터민 교회 전도사였던 민규를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되고 결혼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3개월 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민규가 죽게되며 만삭의 몸이었던 영애는 시아버지 한교수를 찾아간다.

남편의 죽음으로 우울증이 재발한 영애는 한교수에 대한 미안함으로 그를 찾아갔지만 좀처럼 살갑게 굴진 못하고 있었다. 내내 아버지를 그리워했던 남편 민규를 위해서, 그리고 아들을 잃은 한교수를 위해서 출산하기 직전까지 한교수의 곁에서 민규의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채워주기 위해 찾은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뻔뻔스럽고 자기멋대로 굴며 끊임없는 요구를 하며 한교수를 기함하게 했던 영애는 사실, 한교수가 자신의 요구를 마음으로 들어줄 리가 없다고 여겼던 것 같다. 그렇기에 준이가 학교에 갔다는 소리를 듣고 놀란 듯 감동한 듯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을 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새삼 깨닫게 된 것도 같다. 민규가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하고 그리워했는지... 그리고 극 중에선 나오지 않았지만 살며 민규는 자신이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아버지 이야기를 아내인 영애애게 참 많이 들려줬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것을 기억하고 되새기가 된 것은 아닐런지. 그렇게, 조금씩이나마 자신과 준이를 받아들이는 한교수를 통해 영애 또한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듯 싶었다.

사실, 영애는 자신이 낳은 민규의 아이를 민규 대신으로 한교수에게 주고 떠날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 것이 한교수에게서 사랑하는 아들을 뺏은 자신이 똑같은 벌을 받음으로서 죗값을 치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듯이. 자신의 존재가 한교수에게 누가 된다는 것을 알기에 차마 자신까지 거둬달라는 말은 못한 채 그저 준이만이라도 거둬달라 애원하며. 한교수가 소중해진 영애는 더이상 한교수에게 뻔뻔할 수가 없었던 것 같았다.


누군가를 잃어버렸을 때요,사람들은 그 사람을 다시 못보는 게 슬퍼져서 울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사람과 같이했던 좋은 기억이 떠오르면 눈물이 나요.

- 최영애 -

3살까지는 아이에게 엄마가 필요하다는 핑계로 한교수는 3년이라는 시간을 조건으로 영애를 거둬들였다. 아마, 그 3년이 지나면 다른 핑계를 대며 계속 거둬주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러나, 그 핑계를 만들기도 전에 한교수는 3년의 시간이 흐른 후 먼저 그들을 떠났다.

오열하는 준이와 달리 영애는 울지 않았다. 그저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상을 다 치르고 난 어느 순간, 영애는 한교수의 방을 둘러보다, 한교수의 피아노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누군가를 잃었을 때 그 사람과 같이했던 좋은 기억이 떠오르면 눈물이 난다는 영애에게, 그 언젠가... 한교수와의 연주는 처음으로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눈물이 날 만큼 좋은 기억이었다는 듯이.

그리고 회상.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안면근육장애를 앓았던 한교수는 미소도 함께 잃었다고 한다. 그리고, 영애와 준이와 민규의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 가족을 되찾은 한교수는 잃었던 미소도 함께 되찾았다. 그 장면이, 참 뭉클하고 따뜻했었다.



그리고,

1) 한교수와 영애는 참 외로운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넓은 세상에서, 저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홀로 서 있는 사람들... 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달까?

2) 힘들 때마다 자신을 때리는 엄마의 상처까지 보듬어주고, 한회장에게 살갑게 굴며 그 마음의 문을 열게만드는 준이의 해맑은 미소가 참 이뻤다.

3) 한회장은 죽으며 집이랑 유산을 영애에게 남겼을 것 같은데.. 미국에 사는 다른 자식들이 그냥 있을까.. 싶었다. 뭐, 민규에게 남겨줄 유산을 준 것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아, 너무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건가;;

4) 민규 역의 조재환씨, 참 좋다. 그런데 이 분도 단명하는 캐릭터 자주하시는 듯;;

5) 공모전 당선작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