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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드) 맨스필드 파크(Mansfield Pakr.2007.itv) : 기다림의 미학

도희(dh) 2012. 2. 20. 16:50


맨스필드 파크(Mansfield Pakr.2007.itv) 

: 기다림의 미학





'맨스필드 파크 : 2007 ver.'은 아마 세번째 본 것 같다. 오래 전,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영화 '오만과 편견'에 빠져서 영상화 된 '제인 오스틴' 시리즈를 섭렵할 당시가 첫번째, 작년 어느 새벽에 쿡티비 뒤적거리다가 두번째, 그리고 지난 주에 어쩌다보니 또 보게되었다. '맨스필드 파크'는 1999 ver.도 있고, 그 버젼도 분명 봤을텐데 기억은 별로 안난다. 음, 1999 ver.의 패니가 훨 이쁘고, 에드먼드가 '엠마 : 2009 ver.'의 나이틀리씨라는 것 정도만 기억할 뿐. 아, '맨스필드 파크 : 2007 ver.'의 에드먼드는 '엠마 : 2009 ver.'의 찌질이 목사였다. (...)

대략의 내용은, 부모님을 잃은 패니의 형제들은 흩어지게 되고 패니는 이모의 집에서 머물게된다. 낯선 환경에서 군식구로 살아가는 패니는 사촌인 에드먼드를 의지하고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에드먼드에게 패니는 말이 잘 통하고 마음이 잘 맞는 '여동생'일 뿐! 그러던 어느 날, 크로포트 남매가 찾아오게 되고 에드먼드는 매력적인 차도녀 메리에게 반하고 만다. 한편, 패니는 에드먼드가 메리를 좋아하는 것을 알게되며 속앓이 끙끙하던 와중에 헨리의 관심과 애정공세를 받게되지만 에드먼드를 향한 사랑을 굳건한 마음으로 지키며 결코 흔들리지 않고... 그러다 이런저런 사건들이 생긴 후, 에드먼드는 패니를 여자로 보게되며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뭐, 그런 내용이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오만과 편견''설득' 만 읽었기에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선이라 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제인 오스틴 작품 속 남주들 중에서 헨리(노생거 사원)와 더불어 그닥 매력을 못느끼는 캐릭터가 에드먼드(맨스필드 파크)이다. (소설을 읽으면 달라질까?) 에드먼드는 뭐랄까, 융통성없고 고지식하며 줏대없고 우유부단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패니가 왜 그렇게 에드먼드에게 목메나 싶기도 했다. 아, 극 중의 에드먼드는 똑똑하고 영리하며 생각이 깊고 다정다감한 그런 캐릭터였다. 그게 잘 안느껴진 게 함정;

개인적으로 에드먼드보다는 헨리가 더 매력있었다. 굉장한 바람둥이에 망나니였던 헨리가 패니에게 반하며 그녀의 마음을 얻기위해 헌신하고 변화해가는 과정이 매력적이었달까? 그래서 패니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절하자 더더욱 망나니가 되어 그런 짓을 저지른 것도 같았고 말이다. 하지만, 가족들은 단 한명 빼고는 패니를 원망하지 않았다. 그 한명이 패니를 원망하자 되려 내쫓았버렸달까? 그들은, 우리가 그런 자에게 널 주려고해서 미안하다, 라는 그런 느낌이었다. 인생 망친 건 친딸인데 너무 쿨하셨달까? 뭐, 패니가 그들 가족에게 너무 잘하긴 했지만. 물론, 패니가 헨리의 헌신에 감동받아 그 사랑을 받아들여 결혼에 성공한 후에도 헨리가 패니에게 그렇게 지극정성일 지는 알 수가 없다.
 


극의 중반까지는 애드먼드 앓이 중인 패니의 끝없는 짝사랑과 에드먼드와 메리의 연애담이 그려졌고 중반으로 넘어서며 가치관이 다른 에드먼드와 메리의 갈등, 그리고 뜬금없이 패니에게 반한 헨리의 적극적인 애정공세가 그려졌다. 그렇게 후반에 넘어가며 각자의 관계가 정리되고, 에드먼드는 어떤 사건을 통해 패니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더라. 그리고, 그런 에드먼드의 심경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챈 건 엄마였는데 에드먼드가 눈치없는 아버지를 피해 패니에게 프러포즈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그리고, 패니도 저 남자가 드디어 날 여자로 보는구나, 라며 의미심장한 미소와 나름의 밀땅을 해주셨다나 뭐라나.

패니를 향한 에드먼드의 감정선이 읽혀지긴 했으나 약간은 뜬금없었고, 그래서 좀 웃기긴 했다. 메리에게 실연당하고 나니 이젠 패니가 보이는구나, 스러웠달까? 게다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살아온 만큼 이런저런 모습을 봤을텐데, 머리 막 감고 촉촉한 머리를 한 패니를 보고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은 정말 살짝 웃음이 나기도 했다. 아, 두번째 봤을 땐 살짝 설레이던 장면이었는데, 세번째 볼 때는 그게 왜 그렇게 웃기던지. (나이를 먹은게야;) 그 장면에서 에드먼드의 당황보다 더 재밌었던 건 패니의 반응이었다. 아마, 패니는 이 때부터 에드먼드가 자신을 여자로 보기 시작했다는 걸 눈치채고 흐믓해했던 것 같으니까.



아무튼, 매우 당연스럽게도 패니와 에드먼드는 결혼을 했고, 패니는 끝없는 기다림 끝에 사랑을 쟁취했다.

이 드라마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고 그래서 누군가에게 추천하지 못하겠는 것은, 여주인공이 너무 안이쁘다는 것이다. 후반부에 '패니가 이뻐졌다' 라고 하는데 '그런가?' 스럽기도 했고 말이다. 같이 보던 후배는 '여주인공이 안이뻐서 집중이 안된다''에드먼드가 왜 패니를 여자로 안보는지 알겠다' 등등의 말을 했었으니 말이다.

'설득'의 앤도 초반에 그리 안이쁜데 중반에 넘어가며 참 이쁘게 다가왔던 것은, 주인공의 외모가 확연히 달라진 것보다 연기 + 캐릭터 가 살아있었기 떄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에 반해서 패니는 캐릭터 자체가 별다른 매력이 안느껴졌다. 제인 오스틴 특유의 지각있고 영리하고 자기주장이 확실한 그런 캐릭터인데 그런 느낌이 전혀 안들었달까? 아, 에드먼드도 그 부분에선 마찮가지. 결론은, 주인공 캐릭터들이 너무 올곧고 바르기만 할 뿐 큰 매력이 없었던 것 같다. 차라리, 자신의 욕망에 의해 움직이는 크로포트 남매가 더 매력있었다.

결론이, 그다지 추천은 하고싶지 않다, 라서 좀 안타깝긴 하다. 그런데, 또 우연히 보고 '재밌다'라고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함정! 어렴풋한 기억으로 두번째 봤을 때는 나름 재미나게 봤었고, 은근 설레이기도 했었으니까. (에드먼드더러 줏대없다고 뭐라할 떄가 아님;;) 그리고 언제 내키면 '맨스필드 파크 : 1999 ver.'도 복습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