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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신참자 : 그림자 속에 감춰둔 가족愛

도희(dh) 2012. 10. 19. 23:39


 신참자(2010. 04. 18 ~ 2010. 06. 20 / TBC / 총 10부작)
: 그림자 속에 감춰둔 가족愛





- 두명의 신참자


'니혼바시 닌교쵸'의 신참인 형사 카가 쿄이치로는 부임 첫날부터 마주한 사건을 거짓말 하는 사람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함으로서 가뿐히 해결한다. 그리고, 가는 끈 같은 걸로 등 뒤에서 목이 졸려 죽은 '니혼바시 닌교쵸'의 또다른 신참자 미네이 미네코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능력이 있으나 직급이 낮은, 그저 다가오는 정년까지 형사를 하고싶다는 우에스기 히로시가 피해자의 가족을 파고드는동안, 역시나 능력대비 직급이 낮은 관할서 형사 카가는 사건현장에 남아있는 단서들을 가지고 사건을 파헤치고 있었다.

사건 현장에는 여러가지의 단서들이 남아있었다. 보험회사 직원의 명함, 특별주문된 닌교야키, 새로 산 주방가위, 피해자의 이메일 속에 남겨진 피해자의 근황 및 사건당일 일과. 카가형사는 그런 단서들을 가지고 피해자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단서와 연관된 이들이 자신의 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살기위해서 하는 거짓말을 간파하고, 진실의 그림자 속에 숨겨져있는 거짓을 끄집어내어 그들의 마음에 있는 상처를 치료해준다.

그리고, 이 드라마 '신참자'의 색다른 매력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 하나의 축에 연결된,,


다양한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들을 풀어내는 에피소드 형식이 아닌,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그 사건과 연관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이다. 그리고 그들의 거짓말 속에 감춰진 진심을 끄집어내며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과 동시에, 하나의 상처를 치유해줄 때마다 치유받은 이들은 마음 깊은 곳에 잠들어있던 피해자 미네코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고 그렇게 사건에 한걸음씩 가까이 하게된다. 조금은 빙 둘러가지만, 그래서 누군가의 눈에는 사건과 전혀 관련없는 헛걸음을 하는 듯 하지만, 결국 그 걸음은 사건의 중심에 정확히 닿게된다.

안에 하나의 축이 있고, 각각의 면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으나 안에선 이 하나의 축이 다 연결되어 있노라던, 그래서 세개의 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도는 세면짜리 시계와 이 드라마 '신참자'에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네코 사건을 중심으로 저마다 상처를 입은 관련자들이, 미네코 사건을 수사하는 카가형사의 통찰력과 형사는 수사만 하는 것이 아닌, 사건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또한 피해자이고, 그 피해자를 치료할 방법을 찾는 것도 형사의 임무라는 카가형사의 신념에 의해 치료를 받고 새롭게 일어설 수 있는 것이 말이다.


또한, 미네코 사건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그 과정또한 닮았다. 톱니바퀴에 딱딱 들어맞아 결국 일어난 사건이었으니까. 그런 안타까움이 들었다. 미네코 사건으로 이어지는 그 톱니바퀴 중 단 하나만 삐걱거렸다면 그런 비극은 없었을텐데.. 라는. 그런 나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결국 미네코 사건이 있었기에 축이 생겨났고 그들은 거짓말을 멈추고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그래도 역시 누군가의 죽음으로 뭔가를 깨닫게 된다는 건, 싫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건, 너무 슬프니까. 죽음이 아닌, 그냥 깨닳으면 안되는걸까, 뭐 그런.






- 가족愛


미네코 사건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모든 에피소드의 중심에는 가족의 사랑이 있다. 그 사랑에는 부부간의 사랑, 고부간의 사랑,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 부모에 대한 자식의 그리움, 등등, 여러가지가 있었다. 그 중에 가장 큰 것이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고 이 것은, 스페셜과 영화까지 관통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돌아와서, 그 사랑이 어디서부턴가 어긋났고 그 어긋남을 감추고자 거짓말로 포장하고, 들킬새라 또 포장하고 포장하며, 점점 더 심하게 어긋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다.

가족이란, 언제나 마음 한켠을 뜨뜻하게 하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하게 코끝이 시큰해지고 눈물을 글썽이는 내가 당혹스럽기도 했다.






- 덧 -

1) '신참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TV시리즈 총 10부작 + 스페셜 '붉은 손가락' + 영화 '기린의 날개'로 이루어져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중 카가형사 시리즈를 드라마화한 것이라고.

2)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몇권 안읽었다. 잠시 낚였던 시절 읽어야지, 하다가 때를 놓쳤달까? 조만간 카가형사 시리즈를 읽을 예정. 일단, 지금 읽고있는 것부터 다 읽고. 드라마화한 것은 '갈릴레오' 정도만 봤고, 영화는 '백야행' 한국버젼으로 봤던 그정도?

3) 카가형사 역의 아베 히로시. 이 분의 드라마는 '트릭'만 봤던 것 같다. 트릭도 2기까지 보고 3기는 초반에 보다가 접었지만; 아무튼, 멋지고 매력있으시다. 카가형사도 매력있고 카가를 연기한 아베 히로시도 매력있고~

4) 간만에 만난 곱씹을 수 있는 드라마. 몰아서 한번에 볼때 느끼지 못했던 뭔가가 자꾸 느껴진다. 하.

5) 스페셜과 영화는 따로 리뷰를 쓰려고 떼어놓았는데, 어떻게할지 잘 모르겠어서 잠깐. '붉은 손가락' 에피가 꽤 마음에 들었다. 두가지 모성애를 바라보고 또 생각하게 하는, 그리고 카가형사의 개인사도 마음이 아팠달까? 그랬다. 본에피보다 조금 나온 카가형사 개인사에 울컥했던;

6) TV시리즈와 스페셜과 영화까지, 전하고자하는 주제가 흔들리지않고 이어진 것이 너무 좋았다. 거짓은 진실의 그림자 그리고, 가족 특히 부모의 사랑에 대한. TV시리즈의 미사코의 죽음은 결국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이 시작이기도 했으니까. 붉은 손가락과 기린의 날개 또한 그 주제를 잊지않고 이어나간다. 결국, 이 세가지 이야기 모두 사건의 중심에는 '부모의 사랑'있었달까? 또 하나, '붉은 손가락'과 '기린의 날개'가 주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소중할 수록 죄를 감싸기보다 드러내고 벌해야 한다, 라는 것. 뭐, 그런 것이기도 하겠다. 나를 지키기위해서, 너를 지키기 위해서, 무언가를 얻기위해서, 어떤 이유에서든, 거짓말은 하지말라는.

7) 보통,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극을 이끌다보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데 이 드라마는 그 긴장감을 유지한 채 '누가 범인일까'라는 궁금증을 쉽게 풀어내지 않은 채, 극을 이끌어가는 것이 매력이기도 했다. 또한, 매 회마다 한사람씩 카가의 손가락에 닿게해 그를 의심하게 하다가 결국 아니라는 것을 밝혀내는... 낚시질도! 이 낚시질의 끝에는 허탈함이 아닌 뭉클함과 짠함이 남기도 했다.

8) ...이 드라마 참 재밌다. 원래 누가 추천해줘도 안끌리면 한참 쟁여놓는데, 이 드라마는 추천받고 왠지 끌려서 바로 찾아봤는데... 후회없음.

9) 하고자하는 말을 다 했는지 모르겠다. 요약정리, 깔끔담백, 간단명료, 로 핵심 파고들기가 부족해서 했던 말 또하고;; (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