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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공주의 남자 23회) 어긋난 동반자, 비슷한 운명의 두 공주

by 도희. 2011. 10. 6.

드라마 : 공주의 남자 23회

이제 마지막까지 한 회차가 남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공주의 남자> 23회를 본방으로 보진 않았어요. 정말 오랜 만에 무엇을 본방으로 봐야하는가, 에 대한 쓰잘머리 없는 고민에 빠졌었고 <뿌리깊은 나무> 첫방을 선택했거든요. 하지만 오늘은 마지막회니까 <공주의 남자>를 본방으로 봐야 ... 겠죠!

골골거리던 숭이는 끝내 죽었고, 그런 숭이의 죽음에 큰 충격을 입은 수양부부는 나름의 방식으로 그 충격을 받아들이고 있었어요. 그리고 숭이의 죽음에 책임(...)을 물어 역사에서 완전히 삭제되는 길을 걷게된 세령과 관노비가 되어 미수를 출산한 경혜공주, 궁지에 몰린 면이와 저 멀리 함길도에서 복수의 칼날을 갈고있는 승유의 모습이 그려진 <공주의 남자> 23회 였답니다.


어긋난 동반자-.

첫 등장부터 왠지 힘이 없어보인다, 싶었던 숭이는 세자가 된 후에 원인모를 병에 골골거리더니 급기아 앓아눕게 되고 세령의 병간호에도 불구하고 환히 웃으며 마중나온 문종과 단종의 손짓을 따라 이승을 떠나고 말았어요. 그리고 숭이의 죽음은 수양대군에게 아픔과 인정할 수 없는 죄책감으로 다가왔고 그 아픔과 죄책감을 분노로 승화시켜 세령에게 쏟아내게되고, 끊임없이 자리가 위협당하는 것에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었답니다. 피로서 오른 자리를 피로서 지켜야 한다는 것 자체가 수양대군에겐 엄청난 스트레스였고 아들이 죽음과 마지막 말은 그에게 큰 타격이었겠죠.

반면, 남편 수양대군의 야망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남편이 야망을 이루기위해 걷는 길가에 서서 무조건적인 지지를 해주던 윤씨부인은,  아들 숭이를 잃고 딸 세령마저 잃을 위기가 오자 수양대군과 다른 길을 걷게되었어요. 딱히, 모성애가 느껴지지 않았던 윤씨부인은 자식을 잃고 또 잃을 위기가 다가오자 자식을 위한 어미의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하더랍니다. 그렇게 세령을 잃지않기 위해서 자신들의 그 무거운 죄를 조금이나마 덜어내고자 경혜공주를 찾아가는 등등의 행보를 보이면서 말이죠.

그동안 단 한번도 마주하지 않았던 경혜공주를 찾아가 면천을 시켜주겠노라는 윤씨부인. 그 이유가 더이상 부모가 지은 죄를 자식이 받지않게하기 위해서 죄의 무게를 덜겠노라는, 오로지 어미로서의 마음이라던 윤씨부인은 그렇게 이제 어미가 된 경혜공주와 공감대를 형성해 자신의 죄책감을 조금은 덜어낸 듯 싶었어요.

그리고 그런 윤씨부인을 보면서, 윤씨부인은 동생과 남편과 지위를 모두 잃고 살아가는 경혜공주에 대한 죄책감보다는 딸 세령만을 생각하는 것이구나, 싶더랍니다. 뭐, 가식없는 솔직함이 경혜공주에게 더 진솔하게 들려왔기에 꼿꼿한 자존심을 뒤로하고 오로지 아들 미수만을 위해서 윤씨부인의 제안을 받아들였던 것일지도 모르겠구요.  늘 사람들의 이목을 중요시여기며 가식떠는 윤씨부인이 체면이고 뭐고없이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은 것은 엄청난 용기가 아니었나, 싶기도 했구요.

...그보다, 숭이는 진짜 총각귀신으로 간 설정인가요?
하긴, 이 드라마도 수양대군 대에서 끝날테니 뭔 상관이랴 싶기도;

비슷한 운명의 두 공주-.

노비가 되어버린 두 공주마마. 경혜공주는 함께 떠나자는 승유의 제안을 거절하며 종이의 무덤을 지키며 관노비로 살아가고 있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종이의 아들 미수를 낳아 힘겹지만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어요. 그리고 숭이의 죽음으로 분노폭발한 아비 수양대군으로 인해 모든 기록에서 그 존재가 지워진 세령은 면이의 노비로 살아가고 있었답니다. 어쩐지 세령이는 외출금지 및 면이 침수준비 외에는 몸고생은 없이 살아가는 듯 했어요. 세령이에게 하대는하되 건들지는 않는 면이였고, 다른 노비들도 전직 공주라고 조심스레 대하는 듯 했으니까요. 혹은, 면이가 은연 중에 세령이한테 막대하면 가만 안놔둔다, 이런 뉘앙스를 풍겼을지도 모르구요.

아무튼, 서방님을 멀리 떠나보내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노비공주마마들은 몸에서 멀어진다고 마음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그리움과 마음을 더욱 견고히 쌓아가며 떠나간 낭군님들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었답니다. 이 장면에선 왠지 안타까워서 눈물이 살짝. 특히, 무덤가에 가면 서방님이 웃으며 맞이해줄 것 같다는 경혜공주의 말에 종이의 웃는 얼굴이 겹쳐지더라구요ㅠ

초반에 사이가 틀어지며 완전히 틀어질까봐 걱정했던 두 공주마마의 우정은 극의 마지막까지 함께하며 함께 공주라는 신분을 공유하더니 이제는 노비라는 신분까지 공유하며,  떠나간 낭군님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닮은꼴 운명을 이어가고 있었답니다. 어쩐지, 낭군님없이 아이를 낳는 운명까지 닮은꼴일까봐 두근두근; 만약 그렇게되면 이 두 공주마마는 그냥 평생 함께 살아가면 될 것도 같네요;

그리고-.

1) 숭이 약 다리다가 면이랑 만나서 대화하던 중의 세령. 서방님과 나 사이에 있었던 일을 너님이 알 필요는 없음, 비슷한 대사를 하고난 후에 면이를 보는 세령의 비웃는 듯한 표정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세령이가 적에게도 아량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면이를 조금만 다정히 대해줬다면, 어땠을까... 라는. 뭐, 어장관리 없이 오직 그분의 생각 뿐~ 이라며 지조를 지키는 것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요. 아무튼, 세령이의 비웃는 듯한 그 차가운 미소를 보는 순간, 제 마음도 서늘해지는 듯 싶어 면이가 저렇게까지 삐뚤어진 것에는 세령이의 지분도 꽤나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뭐, 그렇다고 면이가 잘하고 있다는 건 아니지만요.

2) 숭이가 손가락질을 하는데 정말 거기에 문종&단종 부자가 방긋웃으며 손짓을 하고있을 것만 같았어요. 그거 보여줬음...진짜 전설의 고향인데! 뭐, 예고보니 24회에서 전설의 고향 한번 찍을 듯도 싶더랍니다. 예고보면서도 그 장면 좀 섬뜩했어요. 어린 왕이 눈물을 흘린 곳에 종기가....;

3) 위의 분은... 경혜와 세령의 할아버지이자 수양대군 아버지 '젊은 시절'

4) '뿌리깊은 나무'의 리뷰를 쓸지 어떨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간략후기.. 초반엔 지루했으나 중반에 중기세종 나오면서부터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그 드라마가 앞으로 가야할 길을 말해주는 듯 했구요. 아쉬운 점은, 중기세종은 4회까지만 출연하신다는 것?

5) 해피든 새드든 상관없지만 되도록 새드이길, 그리고 드라마 끝나고 오랜 여운이 남을 수 있는 결말이길 바라며... 올해 본 드라마 중에서 드라마 엔딩에 오래도록 여운이 남은 드라마는 <드림하이> 정도인 듯; 또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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