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여인의 향기 ~4회) 삶을 살아가는 네가지 자세,

도희(dh) 2011. 8. 1. 15:17

드라마 : 여인의 향기 ~4회

무어라 시작의 말을 꺼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두 명의 배우에게 낚여서 관심을 가졌고 그 후에 작년에 괜찮게 봤던 드라마의 제작팀이란 것에 솔깃했고, 그렇게 괜찮게 보고있는 드라마랍니다. 6개월의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이연재가 삶을 정리하며 지난 34년의 시간보다 더 반짝이는 6개월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려지지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그런 연재를 통해 세상을 조금은 너그러운 시선으로, 아름답게 바라볼 그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질 듯 싶기도 하구요.

그렇게, 현재 4회까지 방영했습니다.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연재

서른 넷, 무엇하나 이룬 것 없이, 무엇하나 즐기지 못한 채,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고단한 현실을 그저 참고 묵묵히 견디며 그저 열심히만 살아왔고 또 살아갈 예정인 여행사 말단직원 이연재. 그렇게 열심히만 살아가던 그녀는 암진단을 받게되고 남은 인생이 6개월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어요. 그 어떤 여지도 없이 말이죠.

현실처럼 다가오지 않는 현실. 그녀는 그 현실을 잠시나마 잊기위해 여행을 떠나게 되었고, 자신을 완전히 지워버린 여행지에서 전혀 뜻하지 않은 만남을 갖게되며, 그와 함께하는 시간동안 잠시나마 자신이 처한 현실을 완전히 잊게되었어요. 하지만, 곧 현실과 마주하게 되며, 더 깊은 분노와 슬픔 속에 빠져들게 되었죠.

그러나, 그녀는 병원에서 만난 21살의 아이.   연재 자신의 나이까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없노라 말하는, 그러나 멀지않은 미래에 하고싶은 일들을 행복하게 말하는 그 아이를 통해서 자신이 아직 죽지않았음을,   살아있음을 깨닫게 되죠. 죽음을 판정받았다고 지금의 내가 죽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지난 34년보다 더 반짝이는, 후회없는 6개월을 보내기위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하나하나 실행하게 되었답니다.

삶이 무기력한 재벌남, 지욱

사는게 무기력하고 무엇 하나에도 관심없고 어떤 일에도 의욕없이 그저 살아지니 살아가는 듯한 지욱.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앞으로의 인생을, 그냥 그렇게 휘적휘적 걸어나가는 듯 했어요.     반발해서 옆길로 새봤자 결국은 돌아오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는 듯이, 좋고 싫고의 감정도 없이, 말이죠. 그러던 어느 날, 여행상품 개발을 위해 일본을 찾게되었고 그 곳에서 이연재를 만나게 되었어요. 그 전까지, 한번은 스칠 수 있었음에도 계속해서 엇갈렸다는 것을 전혀 모른 채 말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그 모든 것에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그녀를 통해 그 또한 즐거워지기 시작한 듯 했어요. 이런 것을 여행의 마법, 이라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그 마법의 시간은 그리 길지않았고, 삼일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그가 보고 겪은 여행지에서의 그녀와, 지욱 그 자신 이전에 그녀를 겪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그녀, 그리고 현실에서 만난 그녀가 어딘가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게되며 조금은 혼란스러워지고, 또, 신경쓰이게 되는 듯 싶더랍니다.

그 무엇에도, 그 어떤 사람에게도 관심없이 귀찮아하던, 회사 일은 아버지가 붙혀준 사람이 알아서하니 뭐 어때, 라며 그저 빈둥거리던 그는, 연재에 대해 신경이 쓰이며 조금씩 회사 일에 개입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그는, 이연재라는 한 여자를 신경쓰게되며 조금씩 꿈틀거리며, 변화하기 시작했어요.

까칠하고 무뚝뚝한 의사, 은석

능력은 있지만 환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없는 차갑고 까칠하고 무뚝뚝한 의사, 채은석. 아픈 환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주는 것이 아닌, 현실과 마주하게 만들어 그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의사이기도 했죠. 능력있는 의사지만 좋은 의사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해야할까?

그런 그 앞에 초등학교 동창인 이연재가 나타났어요.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6개월 시한부를 선고하게 되죠. 동창이라고 좀 더 자상하고 이런 건 없는 녀석이었어요. 어쩌면, 숨기고싶은 과거를 알고있는 그녀이기에 더 까칠하게 굴었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너같은 의사에겐 치료안받는다' 라며 뛰쳐나간 그녀가 신경쓰이면서도 연락조차 못하는 소심이기도 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언제나처럼 차갑고 냉랭하게 진실을 알려준다는 이유로 환자와 보호자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던 은석은, 그런 자신의 말로 인해 죽어버린 환자로 인해, 그 환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던 보호자와의 다툼에서 모든 환자의 기피대상이 외며 난감하고 힘겨운 상황에 마주하게 되었어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랬지만 아무렇지도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야하나?

그런 상황에서 연재가 응급실로 실려오게되고, 그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게 되죠.   죽음을 두려워하는 그녀에게 '6개월동안은 절대 안죽는다' 라는 말을 해주면서 말이에요. 뭐랄까, 이 말은 채은석으로서는 최대한 환자에게 희망을 주려고 노력한 흔적처럼 느껴졌달까? 그리고, 그 마음을 알았는지.. 연재는 은석에게 '고맙다' 라는 말을 통해 환자로서 의사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게 되었어요.

은석에게 연재의 '고맙다'라는 인사는, 연재가 '아직은 살아있다' 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과 비슷한 무게의 용기, 혹은 희망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그저 앞만보며 걸어 온 의사의 길이 잘못된 것을 깨닫게 된 순간,    앞으로 어떤 의사로서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목표가 아주 조금이나마 생기는 순간이 아닐까, 싶은.

마음에 상처가 가득한 까칠한 재벌녀, 세경

연재에게 너무 못되게구니 밉기는 한데, 세경이란 아이가 왜 이러는가에 대한 것이 조금은 알 것도 같아서 가엾기도 하고, 그래요. 지욱처럼 아버지의 뜻대로 살아가야 하는 인형의 삶을 살아가지만, 지욱처럼 그저 무기력하게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더 독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고 하는 아이처럼 보였달까?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지만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그 남자를 지키겠노라는 마음으로 헤어져 아버지의 뜻에 따르며 살아가던 중,   그 남자가 사실은 자신의 배경을 보고 접근했으며 어떤 사진을 미끼로 아버지에게 돈을 뜯어내고 있었다는 현실을 알게되며 굉장한 충격을 받게되었어요.   그렇지만,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 것이 그녀가 지켜야만 하는 마지막 그 무엇이라는 듯이.

그녀는 지금, 지욱에게 기대고 싶어하는 듯 싶었어요. 힘든 순간 가장먼저 떠오른 사람이 되어버린 듯 했거든요.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자존심인지,  아니면 더이상 누군가에게 자신의 가장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겠노라 다짐한 것인지, 끊임없이 상대방 자존심을 긁어대고 있었어요. 그렇게, 그들은 결혼을 앞두고도 전혀 가까워지지 못하고 있었죠.   설상가상, 자신에게 무례하게 군 이연재의 존재는 그녀의 신경을 더욱 긁어대는 듯 했고.

 

그리고-.

1) 연재의 버킷리스트. 사랑하는 사람과 모두 함께, 사랑하는 사람 품에서 죽기. 나는 이 걸 보면서 '그 사랑하는 사람은 무슨 죄니' 라는 생각을 먼저 해버렸습니다. 자신의 반짝이는 6개월을 위해서, 그 6개월간 절절한 사랑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그렇게 평생 가슴 속에 뭍어두고 살아가야 할 그 상대방은.   뭐, 그 전에 그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2) 죽음과 마주한 순간 깨닫게되는 그 무엇.   살고싶다고 우는 연재를 보며,   죽음과 마주하지 않고서도 연재가 삶이 이렇게나 소중하다는 걸 알았을까, 라는 생각. 그저 미래를 위해 살아가는 연재에게 삶은 늘 소중했을지도 모르지만요. 그리고, 늘 오늘 만을 살아가는 듯한 다른 주인공들에게 연재는, 어떤 존재로 기억하게 될런지.

3) 오진이 아니길... 차라리, 신약으로 상태가 호전된다거나 그랬음 싶어요. 오진은 싫어;

4) 윌슨씨, 얼른 오시길! 그렇게 수수어쩌구만 먹고 입 싹 닦는겁니까? 안오면 저주내릴꺼야! (ㅋ)   어찌되었든, 세경을 향한 연재의 반격을 기대 중이에요. 세경이란 캐릭터가 조금은 가여운 것은 사실이지만, 연재는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에게 복수하기로 했고, 저는 그 복수가 꼭 성공하길 바라니까! 그리고, 세경이는 조금 당해봐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애가 너무 네가지를 상실하셔셔 말이죠;;

5) 연재가 어떤 반짝이는 6개월을 살게될까에 대한 기대.

6) 지욱이 샤워 중에 연재 환청듣는 거, 왠지 삼순이 환청듣는 삼식이가 떠올랐어요.

7) 잔잔하게 흘러가며 간간히 터트려주시는 작은 웃음이 있는 드라마.

8) 짧게 차지연 배우 등장-. 그리고 람세스...ㅋㅋㅋ

9)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