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아무말 대잔치

일상) 시간이 멈춰버린 듯, 즐거웠던 일요일의 기억..

도희(dh) 2010. 12. 14. 05:59

지난 일요일, 후배와 동생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일요일을 보냈답니다. 사실, 처음 계획했던 일들은 거의 삐그덕 거려버린 덕에 순간순간 떠오르는데로 행동. 꽤나 헤메이긴 했지만, 뭔가 굉장히 알차고 또한 즐거운 일요일을 보내게 되었어요. 아, 홍냥은 제가 자주 만나는 후배, 뽀는 제 동생이랍니다. 그리고 이제야 고백하지만, 이 수다공간에서 말하는 '후배'의 존재는 99.99999% 홍냥입니다-; 앞으론 홍냥이라고 할래요. 홍냥은 자신의 존재가 이리 드러난다는 걸 모르겠지만? (먄.. 얼굴공개는 절대 안할게; 랄까나~ㅎ)


♧ 독일 전통 크리스마스 마켓!

토요일이었던가 금요일이었던가,  뷰에서 <독일 전통 크리스마스 마켓>에 관한 글이 올라왔길래 관심있게 읽다가, 후다닥 메모해놓고 찾아보니, 집에서 꽤나 가까워서 가기로 결정했어요. 나름의 기대를 안고 이 곳에서부터 '신나는 일요일'을 시작하자고 했지만, 미리 도착해서 보니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이 다-. 사람들은 와글거릴 정도로 있었고 외국인들도 굉장히 많았어요.

홍냥의 집이 꽤 먼탓에 굳이 여기까지 와서 실망하면 안될 듯 싶어, 전화로 위치를 묻고 (그때 서울역) 사정설명 간단히 하고 (와봤자 볼 것 없으니 고생하지 말라고) 광화문 광장서 만나기로 했답니다.


그리고 저와 동생은 너무 배가 고팠던 관계로 간단하게 와플하나를 사먹었어요. 그리고 그리 맛있다, 라는 평을 내놓긴 힘들었답니다. 동생은 '이걸 돈받고 팔다니' 모드였고, 전 그래도 배고프니까, 라며 냠냠~! 원래 집 도서관 근처의 아늑한 카페에 파는 맛난 와플이 그리웠습니다. 추워서 안가기로 결정했기에 언제 다시 가게될지는 미지수. 그새 문닫거나 그러진 않겠지...?

그외, 독일대사관 제공의 이런저런 음식들 (와인, 스프 등등?)과 쿠키와 빵, 맥주 등등을 팔고있었고 산타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사탕도 나눠주고 있었답니다. 저는 어른이라고 안주시더라구요. 훌쩍;  그리고 솔직히,  맥주는 좀 마시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침 댓바람부터 마실 수가 없기에 참았어요. 잘했죠? (1시 반이 아침 댓바람이라고 한다면야;)


♧ 광화문 광장 그리고 지하탐험!

버스를 타고 가기엔 노선을 정확히 몰라서 그냥 환승 한번 하더라도 지하철! 을 외치며 약속장소인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어요. 그리고 도착. 그리고 이 추운 광장 어디선가 덜덜 떨며 우리 자매를 기다릴 거란 걱정에 연락을 해보니... 홍냥은... 멍때리다가 저 멀리 어딘가로 떠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졸았던 것도 아니고, 그냥 "서울역서 광화문이 가까웠던 것 같은데 아직도인가?" 모드로-.  그리고 동생 뽀는 말했죠.  "홍냥언니는 역시 우릴 실망시키지 않아!" 라고.. (ㅋ)

광장에 도착해 나와보니 왠 사람들이 세종문화회관 앞 건널목으로 우르르 건너오더라구요. 뭔가, 라며 보니 현정부에 대한 시위, 그런 것이더라구요. 가족단위도 보였고. 건전시위모드랄까나? 세종대왕님 동상 앞에서 단체사진도 찍으시고! 그리고 우린 광화문보러 쭉 걸어가다가 세종대왕님 동상 지하의 "세종이야기" 전시장으로 들어갔답니다. (추워서;)


세종전시장은 작년인가 올초인가, 기억은 잘 안나는 언젠가 나름 열심히 구경을 했었기에 스윽, 스쳤고 그리 가다보니 이순신 장군님 전시장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예전엔 없었는데~?" 라며 총총총. 동생도 총총총. 그리고 신나게 구경했답니다.

세종대왕 전시장도 꽤 유익하고, 이순신 전시장도 좋았답니다. 돛펼치기, 노젓기 게임, 총쏘기 게임, 전투대형짜기, 배 조립하기 등등의 체험할 거리도 많았구요. 아, 세종대왕 전시장에도 음악연주, 한글체험 등등의 체험거리가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너무 오래되어 가물거리지만. 다음엔 두곳 다 찬찬히 둘러봐야겠다고 새삼 다짐 중;


거대 거북선도 있는데요, 좀 허접하단 생각은 들었지만 간간 기분이 업 되어있을 때는 리액션이 좋은, 때론 좋다못해 과하기도 한 저는 "우와우와~" 모드로 바라봤더랍니다. 그리고 그 안에도 들어갈 수 있어서 후다닥 들어가서 나름의 구경. 난중일기 전시된 거 볼 즈음부터 비슷한 속도로 구경하던 한국말 엄청 잘하시는 외국인 분이 사진 찍어달래서 한장 찍어드렸답니다~! (뿌듯?) 솔직히 거북선 내부도 그리 볼거리가 많다거나 그렇진 않아요. 그냥 "거북서 내부가 이랬구나" 즈음이랄까나?

한참 동생이 총쏘고 대포쏘는데 홍냥한테 "언니 어디에요?" 라는 연락이 와서 위치 말해주고 기다리라고 한 뒤에 어슬렁거리며 나왔답니다. 그런데, 나왔는데 <세종문화회관>이어서 급 당황; 세종대왕님 동상 근처서 홍냥은 기다리고 저랑 동생은 급히 건널목 건너 후다다닥 거리며 동상근처로 달렸다고 저는 말하지만, 좀 빠른 걸음이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아웃백, 간만이야~;

전날 동생이 뜬금없이 "아웃백 가고싶다" 라고 해서 급 결정. 아웃백에 갔습니다. 굉장히 오랜만이었어요. 저는 반년만? 맥주 무제한 때 메뉴 하나 시켜서 맥주 꽤 마셨었어요. 사실 원하는 만큼 못마셔서 한이 살폿 맺혔지만! 

사실, 저희 집 근처에도 있는데 홍냥 집에 편히 보내기위해서 광화문 근처로 결정! 서대문 지점에 가기로 했죠. 그런데, 서대문이 어딘지 몰라서 두 스마트폰이 다 출동해서 위치탐색. 그리고 길을 잡고 가다보니 이정표가 나왔고, 그리 가다보니 떠올랐죠. 나 일년 전에 갔던 곳이라는 것을! (두둥;)  그래서 혼났습니다.  그런 건 좀 빨리 기억하라고; (첨에 방향 잘못잡아 경복궁역 근처로 갔었음;)



그리고 엄청난 기세로 주문을 했죠. 결국 너무 많아보여서 메뉴 하나 뺐는데도 많아서 다 못먹고 포장해왔어요. 음식 나오자마자 폭풍속도로 먹고 배가 차니 그때부터 수다모드. 그렇게 아웃백에서 빵과 음료 리필을 받으며 3시간가량 놀았어요. 그렇게 밖에 나오니 이미 해는 져서 어둑어둑 해졌더랍니다.

나중에 동생이 한 말이지만, 셋 다 너무 잘먹는 사람들이어서 맘껏 편히 먹을 수 있어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자기 친구들 중에 음식 깨작거리며 먹는 애들이 종종 있어서 그런 애들과 먹으면 먹어도 먹는 것 같지가 않았는데, 우린 셋 다 너무 잘 먹으니 눈치안보고 양껏 먹어진다고 했달까나? 저도 대공감! ㅋㅋ

담엔 겹살이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과연 우린 셋이서 얼마나 먹을 수 있을까? 라며 웃었답니다. 셋다 고기라면 사족을 못쓰는데다가,  동생이랑 홍냥은 특히 만나면 '고기!!!!!!!!!'를 외쳐대는 인물들인지라. 끝없는 이야기의 결론은 우리 집에서 구워먹고 제가 볶음밥을 해주는 걸로 마무리가 지어졌지만요..(;)



왼쪽의 거인은 무슨 망치질을 하루종일 하는데, 낮엔 포대자루로 모자랑 신발 만들어 신겼냐, 라며 깔깔웃었는데 밤되서 보니 나름 반짝이에 공들인 것이 더라구요. 그래서 또 말했죠. 이왕 추울까봐 뭘 씌이고 신겼으면 바지라도 좀 입혀주지, 라고;

그리고 오른쪽은 아웃백에서 <대학로 낙산공원>에 가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걷다가 발견한 전구나무. 나무 뜨겁겠다, 라면서도 이뻐서 뜬금없이 사진찍기 모드로 들어가 열중했더랍니다. 겨울엔 이런 전구나무가 많아 이쁜데, 한편으론 나무들이 가엾고, 그렇더랍니다. 하핫;


♧ 낙산공원 찾아 삼만리;

사실, 대학로는 한달에 한번이상씩은 꾸준히 가고 있는 곳이에요. 제가 워낙 공연관람을 좋아하는지라; 그리고 공연장을 찾아 어슬렁 거릴 때마다 보이는 표지판에 '낙산공원'이 나와있어서 익숙했었구요. 그러다가 낙산공원서 야경촬영한 사진보며 '한번 가봐야지' 라고 생각했었고, <1박 2일>에도 나오고, 올해 꽤 재미나게 본 드라마에 속하는 <닥터챔프>에도 나와서 "가까우니 꼭 가보겠어!" 라고 다짐만하고 있었던 곳이기도 하죠.

그리고 걱정없이 찾아갔지만... 한참을 헤메였답니다. 스마트폰 두개도 필요가 없더라구요. 결국 네이버 검색하니 바로; 진작에 이럴 껄 그랬다며 깔깔 웃었지만, 웃어도 웃는게 아니었더랬죠. 찾는 과정에서 이쁜 카페도 찜해두고, 귀여운 가게도 들어가 구경하는 등등, 꽤 즐겁게 다니긴 했지만요. 그러면서도 생각했죠.. 우린 왜 뜬금없이 계획에도 없던 낙산공원을 가려고 이 고생일까?????????


그렇게 찾았고, 좀 올라오니 광장같은 게 있더라구요. <1박 2일 서울투어> 때 미션 후에 모였던 그 장소! 어디로 가야 산성이 나올까, 라며 잠시 쉬며 주변을 둘러봤더랍니다. 왼쪽은 산책로 같은 곳. 오른 쪽은 정자로 가는 길. 계단걷기 싫어서(;) 왼쪽의 산책로를 택하고 올라갔죠;


올라가다 보니 남산도 보이고 남산타워 (서울N타워)도 보이고. 그러고보니 여기 낙산공원 나오기 전에 남산에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었어요. 근데 홍냥이 굽있는 부츠를 신고있어서 배려차원으로 이 곳으로 왔는데, 거기나 여기나~ 라고 새삼 생각을 약 3초간 하고 지웠답니다.


그렇게 계속 올라가다보니 산성이 나왔고, 우리가 도착한 곳은 산성길 종착지 즈음이더라구요.  담엔 저 끝에서 시작해보자, 라고 이야기는 오갔지만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 카메라 핑계 전에 찍사의 실력이 비루하여 이쁜 야경은 없답니다. 동생은 저더러 자신의 DSLR 카메라 공부해서 들고다니며 찍으라는데, 무거워서 거절했습니다. 지금 약간 삐꾸나서 고쳐야하는 상황이지만, 저는 저의 이 똑딱이를 사랑해요. (요즘 바꾸고 싶다고 탐내는 카메라 있는주제에 뻔뻔하긴, 이라고 카메라가 방금 말했습니다.ㅋ)


산성과 본인의 목숨보장을 위하여 올라가지 말라는데 부득불 살짝 발판삼아 자신들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대던 홍냥과 동생은, 구멍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이쁘다며 거기에 집중해서 또 사진촬영 삼매경에 빠졌더랬죠. 둘 다 사진찍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인지라 정줄놓고 찍고있었어요. 제가 도촬하는 것도 모르는 채로;


그리고 산성 종점 즈음의 문으로 나와보니 벤치가 있어 잠시 쉬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리고 저끝에서 아무래도 '떨어져도 그닥 아프지 않으리란 자신이 있는' 아이들이 수다떨며 깔깔거리고 있었구요. 이 문 뒤엔 또 중고등학생 즈음 된 아이들이 얼음땡 놀이로 추정되는 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고 있었더랍니다.

우린, 이시간까지 집에 안가고 뭐하는거야, 라고 말하며 시계를 봤는데... 6시.
기분은 마치 11시였는데 겨우 6시. 이때부터 어쩐지 '시간이 멈춰버렸어' 라는 우리의 당혹스러움은 시작되었답니다. 그게 싫은 건 아닌데 묘하게 시간이 멈춘 기분. 홍냥은 이날을 이리 평하더군요. "누군가 내 시간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 같아요" 라고.


아까 왔던 길을 따라 내려갈가, 산성 뒷길을 따라 내려갈까, 를 고민하다가 산성뒷길을 걸어 내려갔어요. 그러다 홍냥이 말하더군요. 아까 산성 위에서 야경찍으며 놀 때, 어떤 커플이 이 길로 내려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날리다가 멈칫,  왠지 키스할 타이밍인 듯이 남자가 주변을 살피다 위를 보는데,  여자 셋이 머리만 둥둥떠서 사진을 찍는 걸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더라고! 그래서 커플 하나 키스못하게 우리가 방해한 것이라고;

왠지... 미안해요, 누군지도 모를 커플씨..ㅡ.ㅡ;
혹시, 올라올 때 우리 뒤에있던 그 커플인가? 남자가 큰 소리로 "헐~" 거리자, 앞서던 우리 중 홍냥이 따라 "헐-;" 거리고 내가 또 따라 "허얼~???" 거렸을 때의 그??? (우린 기본적으로 목소리가 큰 편이랍니다. 흥분하면 더더욱 업업업!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조잘조잘, 길따라 산성을 내려와 도착한 곳은... 한성대입구!!! (OTL) 대학로와 한정거장 차이니까, 라며 주섬주섬 거리로 나와 대학로로 들어섰답니다. 좀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늘 공연장 코스만 돌고, 그쪽은 간혹 버스타면 스치듯 보던 곳이어서 그런지 전혀 몰랐던 곳을 보는 기분? 이런 곳도 있었어+.+? 모드로 다녔달까나요~;

이날 즐거웠던 이유 중 하나, 대학로의 구석구석을 다녀봤다는 거에요. 전부는 아니지만, 위에서도 말했지만 늘 공연장 코스만 돌았기에 더 새로웠달까나요? 또 언제 이런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공연만 보러 오는 것이 아닌, 구경하러도 좀 오고 그래야겠어요-.


♧ 카페 '수다'

사실, 그 후로 바로 카페에 들어오진 않았어요. 다리를 쉴 겸사겸사 맥도날드 2층에서 휴식을 취하고, 왠지 속이 느끼하다며 <홍콩반점>서 짬뽕곱배기 하나랑 탕슉을 시켜먹고 (정줄놓아버려서 사진은 안찍었는데 정말 맛있어요. 대학로 코스 중 하나+.+) 수다떨 겸사겸사 카페를 찾아 헤메였어요. 처음엔 투썸에 갔는데, 컴퓨터가 없어서 주문하려다가 그냥 쿨하게 나왔다는 건 비밀;


홍냥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16% 남아서 충전을 해야하는데 USB충전기를 가져와서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까 찜해둔 카페 '수다'에 가서 충전 부탁하고, 주문하고 폭풍 수다모드로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카페 '수다'는 원래 꽤 유명한 곳이라고 해요. 책에도 소개되었고 검색하면 여러 블로그에도 소개 된. 저는 처음알았고, 동생은 한번 와보고 싶었다, 라고 말하더라구요.


전 언제나처럼 카페모카, 홍냥 또한 언제나처럼 아메리카노. 커피를 못마시는 동생은 유기농 핫쵸코. 사실 가격대는 살짝 높다고 생각했지만, 카페 자체가 이쁘니까 어느정도 용서한다 모드, 였나봐요. 동생이랑 홍냥은 적당하다, 라고 말하는 걸 보니까요. 저는 '생각보다 비싼데...' 즈음이었고;

커피도 그리 맛있다, 까지는 아니었어요. 그냥 분위기에 취한 듯해버린 기분이었달까요? 서울서 가장 맛나다고 생각하는 커피는, 털보네 아저씨 커피. 굳이 찾아가지는 않지만, 그 근처에 가게되면 저도 모르게 들르는 곳인 듯 해요. 하하. 우연히 그 동네서 만나서 딱 한번 가본 홍냥도 지금까지 마신 커피 중에서 가장 맛있다, 라며 늘 그 맛을 잊지못하는 듯 했고.


카페 안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던 홍냥이 가져 온 펜들과 노트. 그리고 우리의 낙서질은 시작되었답니다. 앞 페이지에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져있어서 홍냥이 제 동생 뽀를 그리겠노라 도전. 그리고 동생은 잔냥이 연지를 도전했으나 실패; 그리고 저는 동생 뽀와 홍냥을 그려줬답니다. 싱크로율 99.9% 라고 했지만, 솔직히 0.1%라고 말할래요;

애인이 없다고 외로워하는 두 동생들을 위해 친히 <애인구함>도 써줬어요. 홍냥은 자신의 폰번호도 남겼구요. 물론, 다는 말고 어느정도만; 알아서 찾아 전화해보세요, 모드랄까나-(ㅋ) 이러다 진짜 전화오면 대박, 이라면서 말입니다. 그 외에도 홍냥의 '애인찾기' 공개모집 글 한페이지 가득~ㅋ

홍냥의 친구이자 제 후배인 코바양 캐릭터도 그려놨는데,  코바양이 우연히라도 이 곳에 들러 그 캐릭터를 보면 뜨아거리며 연락해서 다다다, 거릴 것 같기도 했어요. (웃음) 코바양 꽤 이쁜데, 묘하게 홍냥이 그려놓은 캐릭터랑 많이 닮았거든요. 포인트를 잘 찝어서 그런가?

그리고 제 버젼, 홍냥버젼, 뽀버젼으로 일기. 일기는 인증샷을 못찍어 왔어요. 깜박하고. 누군가 이 카페 '수다'에 가면 우리들 일기를 읽고 코멘트 남겨주세요. 아, 저는 트윗주소도 남기고 왔다능; 근데 사실 누가 읽겠어,라는 마음으로 장난 가득 낙서하고 왔던 것도 사실이구요. 정말, 간만에 너무 웃으며 즐거워한 시간이었답니다.



문득, 홍냥이 그러더군요. "우리 유럽갔을 때 생각나요. 그때도 이렇게 사진찍는 거 방해하면서 놀았는데!" 라고. 그리고 이날 있었던 일을 사진과 함께 정리하다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꽤 오랫동안 이렇게 신나하며 누군가를 찍고 찍히고 무엇을 찍으며 깔깔거린 건, 현실을 잠시 내려놓고, 의미없는 장난에 마냥 신나하며 웃어댄 것 자체가, 정말 오랜만이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때의 여행 이후로 너무 오랜 만인 듯도 싶고.

그리고, 카페 '수다'에 들어선 순간 우리의 시간은 똑바로 가는 듯 했어요. 6시에서 8시 사이에 멈춰버린 시간은, 카페 '수다'에 들어선 후 제대로 흘러가는 듯 싶었어요. 그냥 말도 안되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그런데 그게 지루하다기 보다는 너무나 행복했던, 그런 날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그리고 이 날이 너무나 즐거웠던 건, 이렇게 사소한 것에도 마음껏 웃을 수 있어서가 아니었을런지..



카페를 나와서도 한참을 웃다가보니 폭죽소리가 들렸어요. 불꽃놀이? 라며 두리번 거려보니, 저 자판기에서 펑펑소리가; 낚였습니다. 완전.  그러고보니 홍냥은 제가 손짓을 해서 이상한 여자를 봤다는데,  저는 그냥 걸으며 무의식 중에 팔을 올린 것이어서 또 어이없어하며 한참을 웃어댔던 아까, 를 떠올리며... 오늘 제대로 낚이네, 라고 홍냥은 또 깔깔.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며 골목길을 빠져나오는데 발견한 소녀. 가게 이름은 잊었고, 우결에서 나왔던 곳이라며 이런저런 사진들이 잔뜩 붙어있더라구요. 그런데, 우결을 안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라는 말 밖에는; 홍냥은 저 소녀의 사진을 찍고, 함께 셀카를 찍으며 '친구'가 되었답니다.  다음에 좀 밝을 때 찾아오마, 약속도 하고! 그런데 난 저기 위치가 기억이 안나, 랄까나?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고, 그 다음은 약속대로라면 그리 멀진 않을 듯 싶어요. 크리스마스에 할 일도 없는 우리 솔로들, 모여서 놀자모드가 조성되었거든요. 정말 근 3년간 크리스마스하면 꽤 안좋은 기억들로 가득한데 이번 크리스마스는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ㅎ (크리스마스의 저주? 악몽? 흐음...;)


다들, 즐거운 일요일 보내셨겠죠~???



♧ 그리고..

+) 동생이 타로점을 봤는데 해석해보면 제가 6월즈음 가출을 한다고 해요. 결혼은 아닐테고... 막연히 내년엔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고 내내 생각 중인데, 그 즈음에 정말 떠나버리는 건 아닐까, 라고 혼자 생각했었답니다. 솔직히 그 점쟁이 그닥 맞는 것 같진 않았지만요. 어찌되었든, 현실을 잊고 하루를 보내니 현실을 마주보기가 아주 조금은 편안해졌어요. 또 아주 조금은 뭔가 보이는 것도 같고. 물론, 아주 아주 조금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