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아무말 대잔치

수다) 후배냥과의 수다수다 데이트!

도희(dh) 2010. 5. 30. 06:42

어제 29일, 후배냥과 데이트가 있었답니다. 흐음, 후배냥은 데이트라고 여기는지 모르겠지만요. 후배냥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아무튼 꽤 많은 추억을 공유한 사이랍니다. 그래서 조잘조잘 수다거리도 굉장히 많고. 항상 공연초대권이 생기면 연락해서 만나 공연보고 밥먹고 수다떨다가 막차타고 헤어지는 사이인데, 이 날은 아무런 계획없이 맘껏 수다떨자며 만났더랍니다.

아무튼, 오늘은 2010년 5월 29일에 있었던 일을 역시나 간결하지 못하게 남길 거에요. 이미지가 많아서 스크롤의 압박이 있을 예정이오니... 그 압박이 두려우신 분들... 도 그냥 읽어주세요^^!







후배냥과의 약속장소는 광화문 광장! 제가 왕창 늦어버린 덕분에 후배냥은 홀로 명동쇼핑나들이 중이었고, 그래서 역으로 후배냥을 기다리던 저는 순신씨 앞의 분수물놀이를 나름 흐믓하게 바라보고 있었더랍니다. 아, 춥네; 이러면서! 때때로 분수가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때는... '비온다!!!!' 이러면서 주춤주춤 도망치기도 하고. 혼자 잘 놀아요... 제가;

아, 후배냥과의 약속시간은 딱히 정한 적은 없어요. 제가 나가서 도착하는 시간이 약속시간이었죠. 후배냥은 볼일이 있어서 먼저나왔고, 저는 약속된 전화 후에 빠릿하게 움직여야하는데 느릿하게 굴다가 예상보다 좀 늦게나갔다고 해야할까? ...그래요. 저는... 긴장하지않으면 바로 흐물거리는 인간이라서... 매우매우 중요한 약속시간이 아니면 물에 밥말아먹듯..... 그 정도는 아니고... 아무튼... 아.. 자폭하는 듯한 이 기분!

참참, 저는 이순신 장군님을 순신씨라고 부르곤해요; 아... 이럼 안되는건가? 명예훼손 이런 거 아니죠...? (삐질)



후배냥 기다리는 동안 순신씨와 그 앞의 분수와 노는 도중, 이상한 사람들이 제 옆을 스쳐지나가더랍니다. 그래서 눈길만 졸졸졸... 결국 몸도 졸졸졸... 그 곁에서 찰칵찰칵 사진을 찍는 저를 발견! 서민당?에서 나와 '투표합시다' 퍼포먼스를 하던 분들이었어요. (서민당총재님 급 떠올라버렸더랍니다...! 호... 혹시0.0?)

이 분들의 퍼포먼스. 뭔가 굉장히 웃긴데 정말 씁쓸한 두가지 마음의 공존을 확실히 느꼈었어요.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라는 말이 뭔지 되새길 수도 있었고. 서민이 잘사는 나라를 위해 어쩌구저쩌구하는데 제 뒤의 어떤 아저씨 '어떻게 서민이 잘사는 세상이 만들어질 수가 있냐;' 라며 투덜대시기도 하더라구요. 흐음...;;

아무튼, 투표합시다...!!! (라고는 하지만 나는 못할 듯! 투표하러 집까지 내려가기 좀 버거워서 혼자 벽을 벅벅 긁는 중이랄까나;)



홍대에 카페가 많다지만, 홍대에 익숙하지 않은 후배냥과 저는, 전날 인터넷에서 본 카페를 찾아 나름의 고생을 했더랍니다. 그리고 포기할 즈음에 찾은 그 카페+.+! 나름의 기대로 들어갔으나, 커피도 그냥저냥, 궁금했던 컵케잌은 설탕덩어리. 그랬어요. 그래서 전 아마 여길 또 가진않을 듯 합니다.

그런데 이건 저와 후배냥의 평가. 인터넷엔 이쁜카페로 올라와서 나름 인기있는 곳인 듯 하더라구요. 게다가 우리가 부러 단것을 선택해서 그런 것도 같고. 포장해서 사가는 사람도 있는 걸 보니... 뭐, 사실은 괜찮은 곳이었을지도?

아무튼, 안에 자리가 없던 덕분에 밖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두어시간을 수다떨며 즐겁게 놀았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그러다가 어떤 외국인이 길을 물어서 급 당황! 영어를 못하는 것도 그렇지만, 홍대길은 저도 몰라요; 랄까나. 그랬어요. 아무튼... 그 외국인들 계속 우리 곁을 스쳐지나가서 왠지 미안해하던 후배냥과 별 생각없던 저란 녀자... 였답니다. (모르는 걸 어쩌라구, 랄까나;;)



그러다 날이 어두워지자 카페를 나서서 좀 걸어다녔어요. 걸어다니다가 소란스런 소리에 이끌려 간 곳은 거리공연. 꽤 재밌어서 박수치고 웃으며 봤더랍니다. 그런데... 주민신고 걸려서 9시에 해산! 막연히 이런 곳에는 당연히 거리공연같은 것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공연에도 주민신고가 들어온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기도 했어요;

관객인데 춤잘추던 남자분의 여자친구분... 귀엽고 이뻤어요. 후배냥은 홍대에 이쁜녀자 많다고 눈을 초롱초롱 거렸지만, 저는 그 분만 이뻤다며 기억하는 중이랍니다;



돌아다니며 동물들도 봤는데... 솜사탕 아저씨네 큰멍이는 왠지 꽤 유명할 듯 하더라구요. 저리 큰멍이가 하루종일 널부러져 멍때리고 있는데 기억못하는 사람이 없을거야, 싶었달까나...! 그리고 카페에서 수다떨다가 아저씨가 큰멍이 산책시키는 것도 봐서, 행운이야, 라며 웃기도 했어요. 그 직전에 '행운'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고있었거든요. 이 부분은 제 개똥철학이 담긴 부분인지라 패쑤-ㅎ

암튼, 대화 끝에 후배냥은 저에게 '언니는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 듯 하다' 라고 말했던 것 같고, 저는 '그렇다'라고 대답했어요. 저는 정말 아주아주 사소한 것에 매우 기뻐하고 행복해하고 감사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사소한 것에 기뻐하고 행복해하고 감사하면... 정말 소소한 행운들이 자주자주 저를 방문하곤 한답니다.

예를들어, 제가 포스팅한 글에 댓글 하나만 달려도 저는 왠지 기뻐서 내내 두근거리곤 하니까요. 아직도 제 글에 댓글이 달리면 신기해서 몇번을 읽어본달까나;; 뭐... 댓글 달아달라는 말은... 맞을지도 몰라요...ㅋ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이라며 마지막으로 거리를 거닐 즈음에 만난 길냥이. 울 잔냥이를 많이 닮아서 눈길이 가긴했지만, 울 잔냥이와 달리 무서운 눈빛에 조금 흠칫거리기도 했더랍니다. 그래서 약간 두근두근. 전에도 말했지만... 저는 역시, 울 큰냥이와 잔냥이 외의 냥이들은 좀 무서워요. 제가 원래 냥이란 동물을 굉장히 섬뜩해하는 편인지라... (그런데 울 냥이들한테만은 온갖 애정을 다 뿌려대고 있음; 참으로... 이해못하겠지만...!)



그 외에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결론은 끝없는 수다였다는 거죠. 제가 낯가림이 심하긴한데 맘편한 사람과 마주하면 끝없이 수다를 떠는 편이거든요. 말이 많아요... 약간. 많이. 좀. 과하게...; 후배냥과는 오후 4시부터 밤 11시 반까지 수다떨며 놀았답니다. 사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한 건.. 저나 나나 일욜에 할일도 없었는데 굳이 막차시간을 맞춰 헤어질 필요가 없었다는 거에요. 첫차로 헤어져도 괜찮았을 것을!!! 게다가 우리는 만나기 전에 분명 술마시기로 했는데, 낮술 약간한 거 외엔 마시지도 못했고!!! 치킨에 맥주가 먹고싶었을 뿐이라구요~ 저는!!! 근데 그걸 잊고있었다니....OTL;;;

생각났을 때 연락해서 다시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마침 후배냥 폰 배터리가 나가서 그냥 그렇게 바이바이. 다음에 또 만나서 밤새 수다떨며 놀기로 했답니다. 7월 중순 넘어서, 한강공원 같은데서 맥주 잔뜩 사서 그거 마시면서 조잘조잘 놀아보자고 약속했어요!

그날 함께 맥주마시면서 수다떠실 분~~~ 손.....!!!!! 들지 마시구요ㅡ.ㅡㅋ
아쉽지만 즐거운 하루였어요. 그리고 홍대 다녀온 결과 깨달은 점은.... 아, 살빼야겠구나?

덧) 뼛속까지 지방녀인 제가 '너야말로 서울녀자, 시크녀, 도시녀자'라는 소리를 들었던 그제와 어제. 흠흠... 이 이야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무도 안궁금하신 거 알아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