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데 전 선생이 낯설지가 않아요.
왠지 모르게 믿음도 가고요.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7회 / 목예황 -
목예황
아시겠지만 정왕은 융통성이라곤 없어요. 굽힐 줄도 모르죠.
눈에 거슬리는 건 참고 못 넘기니 일일이 상대하지 마세요.
매장소
제가 괜한 말을 했군요.
정왕 전하의 성격을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7회 -
12년만에 금릉으로 돌아온 매장소는, 그 당시 제일 안전하다고 할 수 있었던 호랑이굴, 녕국후부에서 머물게 된다. 그리고, 매장소는 금릉으로 돌아온 목적을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되며 녕국후부를 떠나 새로운 거처를 마련하기로 했다. 가장 큰 이유는 대업을 위한 근거지가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고, 부수적인 이유로는 두달의 시간동안 매장소가 보인 행보로 인해 녕국후부는 더이상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장소가 집을 산다는 소문이 퍼지며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집을 소개해주고자 했는데, 그 중에는 운남왕 목청도 포함되어 있었다. 목청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 집을 소개해주겠노라며 다짜고짜 매장소를 끌고가는데, 그곳에서 기다리는 것은 목예황이었다. 아마도, 목예황이 목청을 시킨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그날 이후 오랜 만에 만나게 된다. 목예황의 안내로 집안을 둘러보던 매장소는 자신의 착오로 그녀를 위험에 빠트렸던 것에 대해 사과했고 목예황은 사람이 하는 일이 완벽할 수 있느냐,며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니 괜찮다, 라 답하며 왠일인지 낯설지가 않은 그를 향한 신뢰와 믿음을 드러내게 된다.
예황이 보이는 자신을 향한 믿음. 매장소는 문득 자신에 대해 불신을 드러냈던 정왕이 떠올라 진심 - 사람들이 군주 같기만 하다면 저도 한결 편해질 텐데요 - 을 드러내게 되고, 예황은 그 말 속에 담긴 뜻을 간파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간다. 아시겠지만 정왕은 융통성이라곤 없어요-. 아시겠지만. 마치 오래 알아온 사이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어쩌면 아주 오래 전 융통성없고 고집불통인 정왕으로 인해 답답해진 임수가 예황을 찾아와 분통을 터뜨릴 때마다 그녀가 그를 달래던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말에 매장소는, 가볍게 받아치는 듯,
그러나 확실한 선을 긋게 된다.
정왕 전하의 성격을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시간이 흐르고 모습이 변했다고 사라진 건 아니니까요.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7회 / 목예황 -
집을 둘러보고 나가는 길. 예황은 큰길에 더 가깝다는 이유로 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안내하게 되는데, 그 길은 매장소가 원래 왔던 길로 방향을 잡기 전 흘끗 바라보던 방향이기도 했다. 매장소는 긴장했고 예황은 그런 그를 관찰했다. 매장소는 무표정 속에 감정을 감춘 채 예황의 안내를 받게 된다. 그리고, 닿은 곳은 적염군 원수의 관저, 임수일가의 집이었다. 원칙대로라면 봉쇄된 관저는 내정사에 다시 소속돼 다른 관리에게 주어지는 것이지만 황제는 이곳을 잊은 듯 12년 동안 방치했고 결국 폐허처럼 변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버려두는 것으로 그 일과 함께 묻히길 바란다는 듯이.
그리움이 담긴 눈으로 임수의 집을 바라보며
그 안으로 들어가려는 예황에게 매장소는 묻는다.
옛 모습은 남아있지도 않은데 왜 들어가서 옛일을 회상하려 하십니까.
예황이 대답했다.
시간이 흐르고 모습이 변했다고 사라진 건 아니니까요. 꼭 기억해야 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죠.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일들은 마음속 깊이 새겨져 시간이 흘렀다고 잊히지 않아요.
처음 봤을 때, 이 순간이 참 미묘했다. 괜스레 가슴이 떨리면서 아프고, 그런데 왜 그런지 모르겠는 그런 상황. 사실, 예황군주가 매장소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터라 갸웃거리게 되던 장면이기도 했다. 과정이 섬세하지 않은 덕분에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보여준 예황군주의 표정과 눈빛은, 그 눈빛을 기억해, 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주고받는 대사는 임수의 흔적을 지우고 매장소로 돌아온 그에 대한 질문과 대답으로 들려서. 그후, 의외로 빨리 예황군주가 매장소의 정체를 꿰뚫어보게 됨으로서 이 날 예황군주가 목청을 통해 임수일가의 집과 가까운 그 집으로 매장소를 불러들인 것은, 예황군주가 매장소를 떠보는 장면 중 하나였음을 뒤늦게 깨달았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적어도 이 부분, 예황이 매장소를 알아보는 과정에 관해서는 배우의 연기와 눈빛이 개연성이구나.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적 없다.
임수를 그리워하는 에황을 보며, 왜 자꾸 이 말이 머릿속을 맴도는지 모르겠다.
김광현의 피아노 연주곡의 제목이다. 그네가 부른 동명의 노래도 있음.
12년 전의 해묵은 사건과 저와는 아무 관련도 없으니,
먼저 가보겠습니다.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7회 / 매장소 -
12년 만에 집으로 왔다. 그러나 그는 차마 그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들어갈 수 없었다. 12년이 흘렀어도 집으로 가는 길은 익숙했다. 그 익숙한 길을 걸으며, 언제나와 같이 감정을 갈무리하고 언제나와 같이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표정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갈무리된 감정은 자꾸만 흘러나왔고, 표정은 조금씩 무너지려 했기 때문이다. 그저, 집으로 가는 길, 집 앞에서 조차 이러한데 집 안으로 들어간다면 그는 무너지고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차가운 머리로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매장소는 역적의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옳았기 때문이리라.
그는 그 집에 들어가길 권하는,
어쩌면 종종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 집을 찾아와 오래된 기억 속에서 새겨진 시간들을 곱씹을,
그녀에게 조언을 한다.
인정과 의리를 소중히 여기시는 분인 건 알지만 그 일은 지금까지도 조정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곳엔 발걸음 하지 마십시오.
그런 그의 조언따위 가볍게 무시하며 집으로 들어가는 예황은,
다시 한 번 그에게 권한다.
정말 들어가 보지 않으시겠어요?
매장소는 대답했다.
12년 전의 해묵은 사건과 저와는 아무 관련도 없으니, 먼저 가보겠습니다.
돌아선 뒤에도 감정을 절제하고 표정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마치 어제의 일인 것처럼 생생한 12년 전, 화염에 휩쌓인 매령, 아버지와의 마지막 순간, 아버지의 유언을 떠올린 그의 감정은 새어나왔고 표정은 무너졌다. 그리고 예황은 그렇게 돌아선 그를 차마 부르지 못한 채,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멀어져가는 매장소의 뒷모습. 그리고 나뭇가지에 걸린 거미줄.
이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의 현재 혹은 그의 심정 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군주의 기개와 청아한 뜻은 여느 대장부 못지않지요.
그런 분에겐 뜨거운 피가 흐르는 진정한 사내가 어울립니다.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7회 / 매장소 -
매물로 들어온 집들을 살펴보던 매장소에게 손님이 찾아온다. 섭봉의 미망인이자 예황의 벗이며 현경사 소속의 하동. 매장소에게는 돌아오지 않은 시간 속 그리운 이들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극 초반이 좋았던 포인트 중 하나는, 매장소가 되어 12년 만에 금릉에 돌아온 그가 그리운 시간 속의 그리운 이들을 만나는 순간들, 그 순간의 떨림이었다. 그리움을 뒤로한 채 감정을 차갑게 얼리고 표정을 지운 채, 마치 처음 만난다는 듯이 그들을 대하는 매장소를 보며, 그 대신 내가 떨렸던 것 같다.
빈주에서 돌아온 그녀는 우선 황제에게 보고를 마친 후 예황을 만났던 것 같다. 그리고, 예황에게서 매장소의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예황과의 대화에서 매장소에 대한 예황의 남다른 마음을 알게된 하동은 직업병&벗에 대한 걱정으로 그에 대해 조사를 했을테고, 풍류를 즐기는 한량이라고도 하고 당대의 내노라하는 책사라고도 하는, 그의 정체가 의심스러워 직접 매장소를 만나기로 했고 그렇게 두 사람은 만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예황군주를 향한 진심 어린 걱정의 마음을 보이던 하동이 물었다.
군주의 절친한 벗으로서 그냥 두고 볼 수 없기에 실례를 무릅쓰고 선생께 물어야겠네요.
예황군주와는 정말 벗으로만 남으실 겁니까?
예황을 향한 하동의 진심어린 걱정,
그는 하동의 진심에 매장소의 진심으로 답했다.
군주는 재색을 겸비하고 도량도 남다른 분입니다. 저라고 어찌 흠모하는 마음이 없겠습니까.
다만 제 몸이 병약하여 내일을 알 수 없는 운명이라 지금까지 혼인을 하지 않은 것입니다.
군주의 기개와 청아한 뜻은 여느 대장부 못지않지요. 그런 분에겐 뜨거운 피가 흐르는 진정한 사내가 어울립니다.
진심과 예의를 담은 거절. 그리고, 온전한 진심, 뜨거운 피가 흐르는 진정한 사내. 나는 이 말이 어쩐지 아프게 다가왔다. 12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변함없이 정혼자 임수를 그리워하는 목예황. 그것은 그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을 드러낼 수 없고, 그 감정을 드러낼 수 없는 이유. 그것은 몸이 병약하여 내일을 알 수 없는 운명, 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결국, 현재의 그는 뜨거운 피가 흐르는 진정한 사내 '임수'가 아니기 때문이리라.
예황은 임수일가를 미워하는 하동에게 자신의 속내를 모두 털어놓지는 못했을 것이다. 매장소를 향한 자신의 의심을 떼어놓고, 다른 이야기들을 해줬던 것 같다. 거기에는 남초의 전법을 뚫어줬던 이야기도 포함이 되어 있었는데, 하동은 예황을 대신에 그일에 관해 물으며 남녀상열지사를 논하려고 했으나 매장소는 백성으로서의 도리로 답했다. 그로인해 말문이 막힌 하동은 쿨하게 자신의 잘못과 무례를 인정했고 그렇게 매장소의 진심을 받아들이게 된다. 예황은 하동을 통해 매장소를 떠보고자 했으나 그렇게 실패한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동으로서는 매장소의 마음을 떠보는 것이고, 예황으로서는 심증을 굳힐만한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것이었겠지.
그리고, 매장소는 전날 보인 예황의 행동과 눈빛과 말, 그리고 하동을 통해 전해온 예황의 뜻을 감지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하동이 돌아간 후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 매장소. 그리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비류. 어쩐지, 직전 금릉엔 좋은 사람이 많나 보다, 라는 매장소의 말에 아니에요, 라는 비류의 단호한 대답이 떠올랐다. 비류의 눈에는 금릉의 사람들이 매장소를 힘들게 하는 것처럼 비춰졌던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처럼. 이제 시작인데 말이지...
여기 란원이라 불리는 집이 있구나.
이만하면 괜찮고 가격도 적당하니 나 대신 가서 보고 와.
네 맘에 들면 이곳으로 결정하자.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7회 / 매장소 -
매장소가 집을 산다는 소문이 퍼지며 매물이 잔뜩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 중에 란원이라 불리는 집의 조건에 흥미를 보이며 비류의 마음에 들면 결정을 하겠노라 했다. 그리고, 비류의 결정에 따라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을 한 매장소는, 소경예와 언예진을 데리고 처음으로 집구경을 하게된다. 폐허가 된 집. 놀 공간이 많아서 그저 만족스러운 비류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소경예와 언예진이었다. 그리고, 매장소는 비류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듯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이며 집을 둘러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언예진은 우물에 빠질뻔하게 되었고, 조부가 남긴의 유품인 소중한 옥패를 분실하게 되는데, 야맹증인 그를 대신해 우물에 들어간 소경예가 옥패를 찾아주는 과정에서 해골을 발견하게 된다.
우물 속에서 나온 유골은 대략 7구로 모두 여성이라고 했다. 사실, 이 에피소드가 시작될 때 정말 뜬금없이 이 에피소드가 왜 나오고 있는걸까, 싶었다. 그리고, 역시 허투로 낭비되는 씬조차 없는 이 드라마답게 이 에피소드는, 현재 진행중이며 예왕에게 타격을 줄 예정인 경국공 에피소드와 균형을 맞춰 태자에게 타격을 줄 에피소드로 연결된다. 더불어,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이 이야기는 8회에 이어서 하기로.
&...
#1. 녕국후의 커밍아웃.
태자의 측근이면서도 공식적으로는 중립을 지켜왔던 녕국후 사옥. 그러나 그는 경국공 사건으로 인해 예왕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게 된다. 그는 하동으로 인해 정체가 밝혀질 것을 두려워했으나, 그의 정체가 밝혀진 이유는 그들의 부주의였다. 그에게 은혜를 입은 하동은 이 일을 밝힐 생각이 없었으나, 목적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던 그 일에 큰 의미가 없었기에 기억에서 지운 사옥은 하동을 암살하고자 했다. 결국, 하동은 자신의 암살계획에 대한 침묵으로 그에 대한 은혜를 갚기로 한다. 그렇게 하동은 사옥에게 선을 그었다.
공식적으로 중립을 지키면서 그의 아들 사필을 예왕에게 보냄으로서 예왕의 눈을 가려 그 경계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그의 동태를 파악했던 사옥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게 되자 사필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으며 예왕과의 관계를 끝낼 것을 명하게 된다. 아버지의 명으로 2년동안 예왕의 측근을 자처했던 사필은 아버지 사옥에게 이용당했음을 깨닫게 되며 우울하게 지냈지만 경예의 위로로 마음을 추스리게 된다. 그리고, 매장소와 아버지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며 한동안 울적했던 소경예는 겉으로 드러내지 못했을 뿐, 사필 못지않게 심난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런 아들들의 혼란과 울적함도 모른 채, 아니, 알았다고 해도 별달리 신경을 안썼을듯 하니,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사옥은 예황군주 사건을 해결한 배후에 매장소가 있음을 알게된다. 그로인해 그는 매장소가 예왕의 편에 섰다고 판단을 내리게 되었고, 갖지 못한 인재이니 응당 없애 버려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즉-, 매장소 암살계획을 세우게 된 것이다. 사옥이 나쁜 놈이라는 것은 막연히 알고 있었으나, 이 사람이 전반부 악의 축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은 지난 6회부터 윤곽이 드러났고 7회를 통해 확실히 보여줬던 것도 같다. 즉,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
아무튼, 전에도 말했던 것 같기는 한데... 태자가 예왕과 동등한 입장에서 팽팽하게 권력다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녕국후 사옥 덕분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또한, 그가 똑똑한 예왕이 아닌 멍청한 태자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는데, 그게 이유였던 것 같다. 태자가 예왕보다 멍청하다는 것. 그게 선택의 이유처럼 느껴졌다. 멍청한 태자라면 훗날 황제로 세워도 자신이 권력을 잡고 쥐락펴락하기 쉬울테니까. 황자들 중 의심병 환자인 황제 소선을 가장 많이 닮았다고 평가받는 예왕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 뻔하니까.
#2. 매장소의 조력자, 십삼선생과 궁우 등장.
6회 언예진의 대사에서 언급된 묘음방의 십삼선생과 궁우가 첫등장을 했다. 묘음방은 예왕의 모사 진반약네 가게 혹은 거처 맞은 편에 있는 듯 했다. 거기서 궁우는 진반약을 감시하는 역할을 도맡는 듯 했다. 그리고, 매장소를 향한 궁우의 절절한 마음과 매장소의 단호박이 드러나기도 했다. 아무튼, 궁우 참 이쁨.
#3. 경국공 사건 진행상황.
빈주에서 돌아온 하동이 경국공 사건의 전말을 황제에게 고했음에도 황제는 사건의 심리를 결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유는, 예왕에게 맡기면 사건을 흐지부지 없던 일로 만들 게 뻔하고, 태자에게 맡기면 있는 대로 부풀려서 온갖 사람을 다 잡아들일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황제는 평소 아웅당웅하는 그들을 봐줄 수는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자신의 국정과 관련된 일이기에 고민이 많은 듯 했다.
경국공은 고관이니만큼 관청에서 조사하더라도 중심에서 이를 통솔할 황자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두 황자 중에 하나는 양보를 해야겠지요.
태자와 예왕 둘 사이에서 고민을 하던 황제는 현실을 짚어내는 몽통령의 말을 통해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되었다. 이 사건을 통솔하는 이는 태자와 예왕에 국한된 것이 아닌 '황자'의 지위가 있으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황제는 이 사건을 통솔할 황자의 자리에 정왕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것은 그간 정왕이 보여왔던 한결같은 모습. 즉, 융통성이라곤 약에 쓰려고 해도 없는 그 모습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그렇게, 정왕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정왕이 이 사건을 지휘하게 되었음을 전해듣게된 태자는 평소 그의 성격을 알기에 안심하며서도 혹여나 지난번 사건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예왕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하게 되는데, 그런 태자의 걱정에 녕국후 사옥은 답한다.
정왕이 그런 변통을 부릴 줄 아는 자였으면 조정에서의 입지가 지금 이 꼴이었겠습니까.
어쩐지 7회는 정왕이 단 한컷도 나오지 않았지만 정왕의 성격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회차이기도 했다. 단 한컷도 나오지는 않았으나 주변 인물들을 통해 그의 성격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듣는 것으로 이미 알아가고 있었던 그의 캐릭터에 대해 확인받는 것으로 묘하게 존재감이 느껴졌다. 또한 앞으로도 그의 그런 성격들이 참으로 답답했고 또한 답답할지도 모르지만, 결국 그는 그런 성격으로 인해 기회를 얻게 되었고, 그 기회는 대업의 발판이 되리라 말해주는 듯도 싶었다. 7회에 나온 이야기는 이 즈음까지이고, 남은 이야기는 8회에 이어서 하기로.
그리고, 태자랑 예왕 투닥투닥 아웅다웅거리는 거 한심하면서도 뭔가 은근히 귀여움ㅋ
#4. 끝으로...
외부인 인기척에 종주님의 허락을 받고 후다닥 뛰쳐나가며, 란원의 정보가 적힌 종이를 화로에 던져놓는 비류와 다급히 꺼내드는 종주님. 표정이 어쩐지 화를 속으로 삭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비류는 몸은 컸지만 정신은 어린아이니까... 내가 참고 달래야한다, 랄까나. 그런데, 종주님이랑 비류랑 은근히 닮은 것 같다.ㅋㅋ.할얘기 더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기까지. 일단, 하려고 생각했던 이야기는 다했다. 하나 남기는 했는데 이건 본문과 하등 관계가 없는 말 그대로 잡담에 해당되는 이야기인지라 다음에 기회봐서 하는걸로.
#. 추가
7회의 예황군주와 종주님 장면들, 다 좋음. 뭔가 아련하고 애틋한 그런게 느껴진달까. 예황은 예황대로, 종주님은 종주님대로,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얽혀있는 느낌이 ... 보면 볼수록 막 느껴짐. 뭐, 그렇게 생각하고 봐서 더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군주의 기개와 청아한 뜻은 여느 대장부 못지않지요.
그런 분에겐 뜨거운 피가 흐르는 진정한 사내가 어울립니다.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7회 / 매장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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