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
공주의 죽음. 그로부터 3년. 공주의 죽음이 힘 없는 자신의 탓이라 자책하던 그는 힘있는 자가 되기위한 길을 걷고 있었다. 마음이 죽은 채 살아온 시간, 3년. 그런 그의 눈 앞에 죽은 공주와 똑같은 얼굴을 가진 소무영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는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음의 동요를 느꼈을 것이다. 또한, 3년 만에 처음으로 계산되지 않은 감정을 타인에게 드러내게 된 것은 아닐런지.
이미 공주는 죽었다는 확신. 그러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 그러나 죽어버린 마음으로 경멸했던 아버지의 길을 걸어왔던 지난 3년의 시간은, 어쩌면 그가 소무영이 공주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녀에게 현재의 자신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을테니까. 어쩌면 그는 현재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경멸하며 스스로에게 벌을 내리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말이다. 그는 소무영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한 첩자를 대자성에 보낸다. 그렇다면 그가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소무영이 공주라는 확인일까, 소무영과 공주는 별개의 인물이라는 확인일까. 소무영의 정체는 그가 걸어갈 길에 어떤 변수로 작용될까.
한편, 충이 갑작스레 등장한 소무영의 존재로 인해 혼란이 깊어지는 와중에, 충과 공주의 관계를 알고있는, 그리고 역시나 공주와 재회한 소사번과 장은 충에게서 공주의 기억을 건들게 된다. 그리고, 무영으로 인해 가슴 깊은 곳에 간직한 공주의 기억을 깨운 충은 다시금 그 기억을 건들리게 되며 혹여나 마음이 들킬까, 마음과는 정 반대되는 말을 하며 자신의 감정을 숨기게 된다. 그 것을 공주가 듣고 있는 지도 모른 채, 혹은 무시한 채.
장:
연개소문의 허수아비 왕이 되어 살아가는 장. 그는 미친 척하며 세간의 눈을 속인 채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랑이 몰이를 위한 적절한 때를. 그리고 그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목에서 호랑이를 기다려 줄 몰이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정확히는 장의 생일. 같은 날 생일인 연개소문의 장자 남생의 생일연에 간 대신들로 인해 홀로 쓸쓸히 생일을 보냈던 그 날. 장은 조의부에 잠입한 공주 소희와 재회하게 된다. 구비운, 이라는 말로 공주와 자신의 운명을 둘러 말하는 것으로 내가 너를 알아 보았다, 라 말하며.
충과 달리 그가 무영이 바로 공주라는 사실을 확신한 것은, 그는 공주의 죽음에 대한 확신보다 어쩌면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과 불안으로 살아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아주 어릴 때 부터 함께 자라온 사이니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고.
연개소문이라는 거대한 호랑이 몰이에 그보다 더한 적임자는 없는 상황. 왜냐하면, 공주의 생존사실이 밝혀지만 현재도 아버지 연개소문과 적절한 대립을 하며 견제하는 연충이 자신의 몰이꾼이 되어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아마 그 날, 슬쩍 공주의 이야기를 떠본 것은 그 것에 대한 확인이겠지. 하지만, 호랑이 몰이가 끝난 후에는...? 그가 왕위를 지킨다는 확신도, 그가 또 다시 허수아비왕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그렇기에 그의 고구려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확신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 후에는 무영과 장은 다시 서로에게 칼끝을 겨누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누가 승리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고뇌 속에서, 장은 현재 같은 적을 향해 칼과 활을 겨누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며, 호랑이 몰이를 위해 무영에게 3년 만의 인사를 건네게 된다.
오랜 만이오, 소희공주.
무영:
3년의 수련 끝에 왕궁으로 돌아온 무영은, 되도록 피하고 싶었던 두 사람과 만나게 된다. 연충과 장. 그녀가 조의부에 잠입할 즈음에 조의부 부총관으로 임명을 받은 충은 그녀의 상사가 되어 있었고 아주 당연히 그녀의 정체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 3년간의 수련 끝에 감정을 지우는 법을 터득하게된 무영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고, 그렇게 자신의 정체를 숨겼다.
또한, 이러저러한 이유로 왕과 마주한 무영은 무사히 그 순간을 넘기는 듯 했으나 ... 왕의 부름에 의한 두번째 만남에서 왕은 자신이 그녀의 정체를 알고있음을 밝힌다. 이제, 무영은 그 순간 어떤 대답을 통해 다음 상황으로 넘어게가 될까. 무영이 준비한, 다음 상황은 있을까?
그런데, 무영은 3년 만에 재회한 연충과 장에게서 무엇을 보았을까. 원하는 것을 손에 쥐고 그 것으로 원하는 위치에 올랐음에도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 그들을 바라보는 무영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렇게 3년 전에는 분명히 존재했던 현명함과 삶에 대한 의지가 사라진 채 암흑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통쾌할까, 아니면, 화가 날까.
그리고, 연충을 향한 그녀의 감정은 완전히 지워졌을까?
&..
1> 소사번의 생존사실을 알게된 무영은 지하감옥에 잠입해 그에게 자신의 생존사실을 알리게 된다. 그리고, 살아야할 이유가 생긴 소사번은 마침 그를 회유하기 위해 찾아온 연충이 내민 손을 잡기로 한다. 아마, 소사번이 연충에게서 공주의 기억을 끄집어내게 한 것은 그를 시험해 본 것은 아닐까, 싶었다. 공주의 생존, 그 존재가 그를 자신들 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가에 대한. 그건 장도 마찮가지. 그리고 소사번과 장은, 마음에도 없는 충의 대답 속에서 진심을 읽어낸 것은 아닐런지.
2> 이미 기억도 나지 않는다, 라던 충. 하지만, 그 말 속에 담긴 복잡한 감정들은 단 한번도 잊은 적 없노라 하는 듯 했다. 그리고, 죽은 사람을 위해 산 사람을 배신할 까닭이 없노라는 대답은 결국, 그녀가 살아만 있다면 가능하다는 답처럼 들리기도 했고. 소무영의 등장으로 인해 혼란스러워진 마음은, 적어도 공주의 기억에 관해서만은 완벽하게 감정을 지우지 못하게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3> 연남생의 등장. 첫 등장은 그저 그랬는데, 그 고운 미모 속에 숨겨진 광기가 꽤나 매력적이었다. 모든 걸 다 가졌기에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과 열등감에 휩쌓여있는, 그 것이 광기가 되어 잔혹하게 드러나는 그런 캐릭터인 듯 했다. 게다가 충동적이기도 하고. 모든 것이 연충과는 반대지점에 서 있는 연남생은, 너무나 다르기에 결코 닮을 수 없는 연충에 대한 열등감으로 뭔가 사단을 낼 것 같기도 했다. 어쩐지, 연충은 연개소문의 신중함과 순정을, 연남생은 연개소문의 욕망과 광기를 닮은 듯 했다. 둘을 버무리면 ... 연개소문?
4> 무영에게 호감을 갖고 호의를 베푸는 남생. 그런데 그 호감과 호의가 오로지 저잣거리에서의 첫 만남에 의한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 혹시, 충이 감정을 드러낸 존재에 대한 호기심도 포함되지 않았을런지. 아무튼, 난 어쩐지 그가 무영의 정체 및 충과의 관계를 알게되면 그녀를 잔혹하게 이용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을 짓밟기 위해 그녀를 이용할 것 같은. 캐릭터가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어딘가 그 광기가 무서운 것은 사실. 사실, 내 편이 아니라면 이런 캐릭터는 좀 견제할 필요가.. 아, 내 편이라도 좀; 그보다, 무영의 남장이 먹히는 이유는 연남생의 미모를 통해 확인했다. 이미, 여자보다 이쁜 미모를 가진 남생이 있는데 무영 쯤이야..
5> 밝고 명랑하면서 능력있는 조의부 무사 모설. 그녀는 현재 충을 짝사랑 한다는 설정인 듯 하다. 그러나, 공주 외의 여자는 돌로 보는 충은 그녀를 전혀 바라봐주지 않는 상황. 어쩐지 모설의 존재가 현재 얼어붙은 충과 무영의 관계에 자극이 되는 무언가가 되길 바라는 중이다. 특히, 무영이 무의식 중에 충을 의식하고 모설에게 질투를 느낀다거나. 물론, 혼자서. 충도 혼자서, 공주도 혼자서. 첫 만남부터 금사빠 멜로로 인해 가슴앓이 한 번 없이 사랑을 나눴으니, 이제라도 가슴앓이 좀 해보라는 뭐............................(;;)
6> 6회에서 부터 서서히 집나가려고 짐싸던 마음이 9~10회가 되어 진정되는가 싶더니 지난 주 방영분도 의외로 마음에 들어서 짐은 다 풀었다. 이제 남은 회차가 8회 정도 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 진작에 이렇게 하지, 싶기도 하고. 부디, 바라는 것은 남은 회차 매 회마다, 점점 더 재밌어져서 마지막회가 가장 재밌길 바라며 - 지독한 비극이어서 한 일년간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해주면 더 좋고 - 덩달아 청률이도 조금만 올랐으면... 난 용수감독 차기작도 보고싶으니까;
7> 진작에 흑화가 되어서 2막이 열렸어야 했다는 아쉬움은 여전하다. 연개소문의 반란을 조금만 짧고 굵게 치고 갔다면 더 좋았을 것을. 등등. 이미 지나간 걸 아쉬워해봤자 뭐하랴. 남은 회차에 아쉬움이 없길 바래야지..
8> 퇴장한 인물들이 많은 만큼 - 그런데 그들을 제대로 활용 못했다는 것이 아쉬움; - 새로이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많다. 부디 새로운 캐릭터들은 잘 활용해서 극이 더 풍성해지길 바라며..
9> 극이 전보다 밝아졌고 인물들도 많이 등장하며 이야기가 풍성해질 조짐이 보이는데, 그렇게 지금까지와는 조금은 다른 느낌의 드라마가 되어가는 와중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의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아서 그게 마음에 든다. 이대로만 가다오.
0> 더 할 말이 있는 거 같은데 기억은 안난다. 그래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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