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꽃 13회) 자책自責, 그리고 휴전休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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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영이 대자성 성주의 아들이 아님을 알게된 충은 마음 속에 맴돌던 단 하나의 희망이 믿음이 되어 그녀를 시험하게 된다.

- 이로서 내 생각은 틀렸었구나; -

폐왕이 아끼던, 그리고 공주가 의지하는, 금화단의 단주 소사번에게 활을 쏘게 하는 것으로. 그리고 무영은, 활을 쏘았다. 다행히도 지나가던 조의부 교관 장포의 기지로 소사번은 살았지만.

공주의 죽음이 결국은 자신의 탓이라며, 세상의 전부를 잃었으면서도 온전히 그리워 조차 못한 채 살아냈던 그 3년의 시간동안 켜켜히 쌓여왔을 자책은 결국, 공주는 내가 죽였다, 라는 자학으로 완성되어, 스스로 만들어 낸 지옥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현재, 그가 자신의 뜻과는 정 반대인 아비의 길을 걷고있는 것은 지옥의 일부이자, 세상의 전부였던 공주를 죽인 자신에게 벌을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닐런지.. 그래서, 그는, 소무영에 대한 시험 결과로 인해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되었다. 아마, 그런 믿음을 통해 스스로 만든 지옥 속에서 빠져나올 여지를 만들고자 했던 자신에게 자책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리고 공주와 이어진 단 하나의 미련, 을 스스로 버린다.

그러나, 우연히 모설의 수업시간에 화장을 하던 무영을 본 충은, 그 모습 속에서 공주를 발견하게 되며 스스로 버린, 미련을 되찾았다. 희박한 가능성이나마 붙들고 '소무영'의 정체, 그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듯 했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 상황 속에서 그는 어떻게 그녀가 바로 공주라는 것을 확신하게 될까?

아마, 그가 심증만으로 그녀를 공주라 확신하지 못하는 것은, 그가 지금껏 살아왔던 삶이, 그리고 공주 사후 살아왔던 3년의 삶이, 그 무엇도, 자기 자신조차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다. 어쩐지, 그런 그가 안타까웠다.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그래서 자기 자신조차 믿지 못하는 삶을 살아내고 있는 그가. 그리움을 그리움으로 조차 받아들이지 못한 채 공허하게 살아가는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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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부 무사들의 소소한 잡담들이 나오는 드라마는 아닌지라 잘 몰라도, 무영의 존재는 조의부 내에서도 어느정도 시선이 집중되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어디로 튈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또라이(...) 총관은 물론, (아마) 어지간해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부총관이 예의 주시하는 인물이니 말이다.

아무튼, 이번 회차에서 감정적으로 인상깊은 씬은 충의 자책과 자학 끝에 미련을 버리는, 그러나 결국 그 미련을 되찾는 씬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심문씬. 이 씬은 충의 달라진 모습, 그가 얼마나 잔혹하게 변했는가, 를 알려주는 씬인 동시에 충을 향한 무영의 감정이 어느정도 느껴지던 씬이었다. 기대와 실망, 이라는.

밀무역을 한 자를 잡아 심문을 하던 연남생은, 그의 또라이틱한 성향대로 잔혹한 방식의 심문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죄인은 전혀 입을 열 생각을 하지 않던 상황. 그리고 그 누구도 그런 남생을 말리지 못해 불편한 표정을 짓던 그 때 등장한 연충. 을 바라보던 무영의 표정은 조금은 안도의 빛이 도는 듯 했다. 그러나, 몸이 아닌 마음을 때리는 충의 심문 방식은 남생의 그 것보다 더 잔혹했고, 그런 충을 바라보는 무영은, ...어땠을까?

아마, 너무나 달라진 그의 모습에 대한 놀람, 그 이전에 어쩔 수 없는 연개소문의 아들, 이라는 실망이 밀려들지는 않았을까, 싶었다. 그렇기에 보고를 하러 간 자리에서 결국, 충의 방식에 비아냥을 대게 된 듯 했으니까. 어떤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든 그저 지켜만 보는 무영이, 충의 방식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토를 달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녀의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 과거의 그가 자리한다는 의미이자 (그녀는 인정하지 않겠으나) 여전히 그를 의식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충 또한 어쩐지 자신의 방식에 대한 '변명'을 하는 것으로 그 자신이 그녀를 의식하고 있노라 말하는 듯 했고.

그러고보면 무영은, 계속해서 타인에게 충에 관해 묻는 중이다. 충의 심복이자 같은 방을 쓰는 태평에게, 충에게서 소사번을 살려준, 어쩐지 충을 잘 아는 것만 같은 조의부 교관 장포에게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가 원래 저런지, 그는 왜 강해지고 싶어하는지, 그녀는 물었고, 알고 싶어했다. 그 것은, 3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다 잘라내지 못한 과거의 미련일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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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만큼 한 눈에 공주를 알아본 장. 그는 일단 큰 도적을 물리치기 위해 서로 선을 잡자고 제안을 한다. 서로에게 남은 셈은 그 후에 하자고. 그리고 공주는 그의 손을 잡게 된다. 아마, 공주가 궐에 들어온 이유 중 하나가 이 때문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장이 확신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끝까지 버틸 수 있었을텐데 공주는 굳이 그러지 않았고, 왕궁에 들어가기 전 금화단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그런 뉘앙스가 비췄으니까. 다만, 그 시기가 예상보다 조금은 이르다는 것 정도 .. 라고 생각해보니, 13회에서 금화단 사람들과의 대화를 보니 예상치 못한 상황 같기도 하고; 아무튼.

무영의 작전은 고립, 연개소문의 주변을 잘라내어 완전히 고립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영이 이런 작전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영류왕 사후 3년. 더이상 그 누구도 연개소문을 견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독재체제로 인해 대신들이 반발심을 갖고있음을 알기에 나올 수 있어던 것 같다. 연개소문의 독재에 반발심을 갖고 있으나 죽음이 두려워 숨죽이고 있는 이들의 심리를 이용한다거나, 뭐 그런 것이려나...?

어쩐지, 연개소문의 독주를 보고 있노라면 1회, 이 고구려는 왕이 혼자서 모든 걸 결정하는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라고 했던 그의 말이 겹쳐진다. 그래서, 씁쓸하고, 뭐 그렇다. 역시, 절대권한을 쥔 자는 어쩔 수 없구나, 라는. 팽팽한 균형 속에서 그려지는 이 드라마에서 영류왕의 죽음으로 인해 유일하게 균형이 무너진 연개소문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구나, 역시 무엇이든 균형이 필요하구나.. 등등. 아무튼, 돌아와서.

연개소문의 욕망. 그리고 그 욕망에 빌붙기위해 살랑대는 이로 인해 금화단은 기회를 잡았고, 그렇게 연개소문의 고립, 그 첫번째 행보를 보였다. 이 부분. 이날 분명 무슨 일이 있을 것이고 뭔가 일어나리라는 것은 알았으나 .. 그런 식일 줄은 몰라서 나름의 감탄을 했다. 대대로씬 이후 처음으로 '오!' 거리며 봤던 듯. (중간에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기억이 전혀 안난다;)

하지만.. 역사가 스포인지라... 이들의 복수는 어디까지 닿게 될런지;

 

&..

1> 현재의 연개소문을 보며, 초반 내가 매력을 느꼈던 연개소문을 떠올려보면 ... 인간이란, 욕망에 사로잡히면, 그 욕망을 실현하면, 그렇게 절대적인 힘을 손에 쥐게되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가, 를 보게되는 듯 해서 마음 한 켠이 씁쓸하다. 추악. 글쎄. 그렇게 느껴졌다. 고구려의 모든 권력을 쥐고 왕권 위에서 군림하는 연개소문의 모습에서. 신념보다는 자존심이 우선이 되어버린 듯한 그런 느낌이 되었다. 고구려가 아닌 연씨 일문을 위해 살아가는. 뭐, 과거의 연개소문도 어쩌면 그러했겠으나 ... 적어도 그 당시의 연개소문은, 고구려 안에 연씨 일문이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연씨 일문 속에 고구려가 있다, 뭐 그런 느낌이 든달까...?

2> 사사로운 복수가 아닌 대의. 즉, 자신의 신념을 위해 연개소문을 치러 온 무영. 과거의 무영이었다면 지금처럼 참아내고 인내하며 때를 기다릴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며 그녀는 3년간 참 열심이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영의 복수를 완벽하게 지지하는 건 아니지만 - 역사가 스포 & 극 중에서 난 연개소문 지지 (현재 실망이지만ㅠ) & 충이 힘들까봐 - 극의 전개와 활력을 위해서 무영과 금화단의 활약은 기대해본다.

3> 1막에서 하차한 만큼 2막에 들어서며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등장했다. 게다가 금화단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리고, 그 중에서 반가웠던 인물이 조의부 교관 장포. 어쩐지 그의 캐릭터에서 윤회(대세)의 느낌이 들어서 그런가 몰라도 ... 충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이길 바라게 되는 중이다. 충이 태어나 살며 겪어보지 못한, 그래서 알지 못하는 따뜻한 부성애, 라는 것을 그를 통해 알게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뭐 그런. 충에게 형같고 아비같은 존재가 되어주면 좋겠다 ... 등등등. 그냥의 느낌으로는, 그 누구도, 자기 자신조차 믿을 수 없는 충이 어쩌면 유일하게 그나마 믿는 존재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살짝 들어서. 혹은, 의지하는? 그런.

4> 고구려는 왜 망했는가. 똘끼넘치는 연남생의 열등감과 야망에 의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중이다. 저래서 쟤가 말아먹겠구나, 뭐 그런 생각들? ...아무튼, 연남생의 캐릭터가 꽤 흥미롭다. 야망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높은데 능력치는 그 만큼 되지를 않는. 그래서 자신보다 모든 면에서 월등한 충에 대한 열등감으로 점점 더 미쳐가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그래서 얘가 결국은, 이 극에서 뭔가 제대로 갈등요소를 제공하겠구나, 싶기도 하다. .. 갑자기 무섭네;

5> 충이, 비녀 버릴 때 '왜에!' 거리다가 저거 누가 주워가나, 했더니 ... 다음 날까지 그 자리 그대로. 청소를 안하나부다. 아무튼.. 비녀가 달라졌다는 건 아무도 모를 뿐이고; 두가지 이유를 생각했는데 .. 보다보니 왠지 제작진 측에서 분실하고 비슷한 걸 가져다 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초반에 나온 비녀가 더 이쁘고 좋음. 지금 껀 조금 ... 음. 아무튼, 그냥 아쉬워서 하는 소리. 그나저나, 충이 너, 팔찌는 잘 간직하고 있는게냐?

6> 한 회, 한 회, 가 끝나가는 것이 아쉽다. 이런 기분으로 드라마 보는 건 또 얼마만인지. 아무쪼록, 남은 회차들도 재밌길 바라며. 마지막이 가장 재밌고 또 비극적이어라. 한 일년은 헤어나오지 못하게;

7> 아, 충이의 그 말.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식의. 그런 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충이니까. 충이니까... 뭐, 니가 진심으로 그리 생각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아니까..... 라며 이해해주기로. (...편애맞는 듯?)

8> 결국, 충이 폐왕의 사람들을 제 사람으로 만들지 않기로 한 것. 그 것은 왠지, 극 초반의 사건 - 자신에게 실망한 - 으로 인한 결심은 아닐까, 싶어지기도 했다. 어쩐지 적어도 소사번은 살리고 싶어한다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 공주의 사람.. - 뭔가. 그랬다. 그리고, 연파파와의 대화는 정말.. 충이 안쓰러웠고. 에휴; 짠한넘ㅠ 근데, 충이랑 연파파는 뭔가 참 많이 통하는 듯. 많이 닮은 듯한? 뭐 그런.. 부자지간이니까. (이상, 횡설수설입니다;)

9> 3년간 하던 비녀 빼고 다른 비녀 꽂고 다니는 충이. 무영이가 그걸 알아봐주길 바라는 건 너무.. 과한 것이었겠지?ㅠ

0> 더 할 말이 있는 거 같은데 ... 기억이 안나므로,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