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칼과 꽃 6회) 신념을 지키기 위한 선택의 결과

도희(dh) 2013. 7. 22. 07:33

 

 


#. 공주님은 제가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 연충

거사를 하루 앞 둔 어느 밤, 연개소문은 아들 충에게 거사계획을 알리게 된다. 연개소문이 그에게 그 계획을 알린 것은 '내가 이렇게 너를 살리고자 한다' 라는 마음을 은연 중에 내비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또한, 이렇게 니가 아직 완전히 끊어내지 못한 왕실과의 인연 - 정확히는 공주와의 - 을 끊어낼 수 밖에 없노라 말하는 듯도 싶었다. 그렇게, 연씨 가문의 사람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 그 운명을 말하고자 하는 듯 했다.

그러나, 충은 그런 연개소문에게 거센 반발을 하며 공주를 해치려는 자 누구든 용서치 않겠노라는 말로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한다. 그리고 연개소문은 그런 아들에게 마음 깊은 곳에 감춰둔 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던 속내를 겨우 보이지만 충은 그 마음마저 거부하게 된다.

결국, 아들로 인해 거사를 망칠 수 없었던 연개소문은 사당 안에 아들을 감금시키지만 다음 날 아침, 거사 직전, 어떤 이유에선지 감금을 풀어주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이유는, 어머니의 초상화를 보며 하루를 보낸 아들이 이제 그만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뜻을 따르길 바라는 마음. 혹은, 결국 자신의 뜻을 깨닫고 따라주리라는 아들을 향한 '믿음' 같은 것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충은 결국 아버지 연개소문의 뜻을 저버리고 공주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

난 이쯤에서 어떤 반전을 기다려 본다. 아버지의 제대로 된 인정을 받기위해 연개소문의 편에 서서 반란에 가담할 것이라 여겼던 충의 현재는, 아버지의 인정보다 공주의 안위가 더 중요한 상황이다. 그런 충이 결국 아버지의 편에 서서 반란에 가담을 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의 개연성을 위해서라도 결국, 이 날 아침, 연개소문이 충의 감금을 풀어준 것이 의도적인 것이었고 충의 행동 또한 연개소문의 손바닥 안에서 뛰어노는, 뭐 그런 상황이길 바라는 중이다. 그래서, 결국 진정으로 공주를 지킬 수 있는 길은 아비의 뜻에 반발하는 것이 아닌 아비의 인정을 받아 힘을 기르는 것이란 깨닳음을 얻게되는 뭐 그런, 과정이길 바라는 중인데.. 솔직히 이런 허접한 상상을 뛰어넘는 개연성이 나타나갈 바라는 중이기도 하다.

다만, 이 모든 상황 - 충의 행동과 그로 인한 결과 - 은 연개소문의 계획이길 진심으로 바라는 중이다. 어쩐지, 이 모든 것이 연개소문의 계획에 없던 상황이라면.. 난 어쩐지 보기보다 치밀하지 못하고 또 신중하지 못한 그에게 실망하게 될 듯 싶으니 말이다.



#. 그를 살려야 해 / 소희 공주

한편, 연개소문의 반란계획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영류왕은 그의 계획을 역으로 이용해 그토록 염원했던 '연개소문의 목'을 칠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리고, 충이 남긴 흔적 - 비녀와 戀 (연모할 연) - 을 통해 그가 살아있음을 확신하게 된 공주는 어떻게든 그를 살리기위해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현재의 공주에게는 연개소문과 충은 별개인 듯 했다. 연개소문은 왕실의 적이지만 그는 자신이 마음을 준 사람 그리고, 아비의 인정을 받지 못해 마음이 굶주린 가여운 자이기도 했기 때문이 아닐런지. 게다가 그녀는 그가 그 '죽음'으로서 연개소문에게 '연씨 가문의 사람'으로 인정받았다는 사실도 모르는 상황이고. 아니, 이 모든 상황을 다 알고 있더라도 공주는 그를 살리고자 했을 것이긴 하다. 그를 연모하는 마음, 그 하나만으로.

어찌되었든 공주는 그에게 연락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에 그 간절한 마음을 남겨놓고 그 마음이 그에게 닿기를 바라며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공주가 그렇게 동동거리는 그 시각, 그는 공주와 같은 마음 - 당신을 지켜야만 한다 - 으로 왕궁으로 향하고 있었다.



 

 

#. 선택의 결과

금화단을 통해 연개소문의 계획을 사전에 입수한 영류왕은 그 계획을 역으로 이용해 연개소문의 목을 칠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너무나 중요한 사안인지라 영류왕과 공주 그리고 금화단 외에는 아무도 모르게 극비리에 진행시키는 중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아무 것도 모르는 왕자는 완벽한 즉위식을 위해 꼼꼼히 사전연습을 하던 중 낙마사고 

- 이 부분에서 의문. 왜 말에 약을 먹여 왕자를 낙마시킨다는 계획은 미리 차단하지 못했을까. 아니, 반응을 보니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듯 했는데, 딴건 다 들어놓고 그건 왜 못들었니? -

를 당하게 된다. 그로인해 완벽하다 자부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 영류왕은 오늘의 기회가 아니면 연개소문의 목을 칠 수 없음을 알기에 무리해서라도 계획을 밀어붙히고자 했다. 하지만, 그 즈음에 등장한 충의 활약으로 인해 연개소문의 꼬리는 완전히 잘려나갔고 그렇게 영류왕의 계획 또한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 졌다.

아버지와 공주, 그 갈림길에서 충은, 아버지 연개소문의 거사계획을 미리 차단하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공주를 지키는 길을 선택했다. 그러나, 왕궁 내에서는 충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준비되어 있었고 그로인해 그가 한 선택은 결국 공주가 아닌 아버지를 지키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연개소문이 생각보다 신중하지 못해서 자신의 계획이 완벽하다고 철썩같이 믿는 상황 속에서 예정대로 일이 진행되었다면 공주는 안전했고 연개소문은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 계획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결국, 그는 어떤 선택을 해도 연씨 가문을 위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어쩔 수 없는 연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운명을 말하고자 한 것일까, 는 지금 문득 든 생각이다. 이 것이 그저 하늘이 정해준 운명인지, 아니면, 연씨 가문의 사람은 누구든 말을 들어야만 한다는 연개소문이 만들어 낸 운명인지는 7회를 보면 알겠지.

충의 선택으로 인해 완벽한 계획이 틀어진 영류왕과 연개소문은 서로에게 겨눈 칼을 거둔 채, 다음을 기약했다. 태자책봉식이 미뤄진 상황에서 대대로 회의를 열겠노라던 영류왕. 아마, 그 대대로 회의가 결판의 장이 되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생각과 함께.. 어쩐지, 조금이라도 빨리 연개소문을 없애고 싶다는 영류왕의 조급함이 그 목숨을 재촉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드는 중이다. 지금까지 잘 참아왔으나 한 번 맛본 기회의 단맛은 그를 더이상 참을 수 없게 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드는 중이고.




 

 

&..

1> '처음'으로 재미가 없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시청률이 아주 소폭이나마 상승을 했고, 또 재밌다는 반응이 전보다는 아주 조금 늘었던 것도 같다. 보통의 드라마, 같아졌다는 말과 함께. 그래서 난 웃프다. 그래서 그랬던 걸까?

2> 왜, 라는 생각을 계속 해보고 답을 조금은 찾기도 했다. 아마, 5회까지 콩깍지가 씌워져서 마냥 재밌게 보던, 내 눈에 보이는 장점들로 인해 외면했던 단점들이 '보통의 드라마'의 자리를 찾아가는 시점에서 확연히 드러나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이미 알고 있음에도 외면했던 단점들이 눈에 확 들어온 순간의 당혹감, 혹은 실망감, 이라고 해야할까? 어쩐지 나에게는 장점이 덮이고 단점이 눈에 들어오는 회차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청률이 소폭 상승한 걸 보니.. 내 마음에 안들면 어떠랴.. 대중과 타협하되 극의 완성도는 버리지 않길 바라는, 딱 그 정도의 마음으로 시청해야지.

3> 조금만 촘촘하고 타이트하게 전개되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드는 5,6회였다. 6회를 보고나니 그런 생각이 확 들었다. 영류왕의 계획 또한 영상화시켜 보여주는 걸 보며.. 그 부분들까지 5회에 다 넣고 6회에서 거사실패 및 두번째 거사 시작으로 끝냈으면 어땠을까, 등등. 5,6회는 어쩐지 촬영분량이 없어서 억지로 씬을 늘리고 회상을 넣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4회까지도 그랬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4회까지 보여준 씬의 늘어짐은 어쩐지 내가 납득가능한 선이어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4회까지는 풍차돌리기와 쿵짝브금 외엔 다 좋음! (내 취향은 나도 종잡을 수가 없다네~;)

4> 극의 활력을 불어넣을 요소인 금화단의 존재가 5회에선 꽤나 신선했지만, 6회가 되니 뭔가 붕 뜬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얘들이 뭔가 허술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얘들이 허술하니 반대편에 있는 연개소문 측도 허술하게 느껴지고. - 잠입부분에서 - 하지만, 왠지 이들의 존재로 인해 극이 2막에 들어서면 지금과는 다르게 어느정도 활기를 띌지도 모른다는 근거없는 확신이 들기도 한다. 다만, 극의 분위기와 조화가 잘되길 바랄 뿐..

5> 너무 까대기만 하는 걸까? 뭔가 아쉬워서 그런 것이다. 어쩌면 6회 내에 1막이 정리될 것이라는 나의 예상과 다르게 더 느림으로 가는 것에 당황해서 이러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부디, 7~8회에 있을 예정이라는 연개소문의 정변이, 너무 늘어지지 않고 8회 중후반에서는 2막으로 들어가길 바랄 뿐이다. 근데 왠지, 절반 끊는다고 10회까지 늘릴까봐.. 겁나는 중이다. 7회 초반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보단 두려움이 앞서는... (먼산)

6> 극의 중심이 되어야 할 충과 공주의 멜로는 확실히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 싶다. 나름 애절함이 느껴지기도 하니 말이다. 그래서, 더더욱 1회의 사라진 멜로 개연성이 아쉬워지고 있기도 하다. 뭐, 주입식 교육의 효과는 있으나.. 5~6회  들어서는 회상을 통해 너무 주입하려하니 살짝 짜증이 나기도 한다. 4회를 통해 결국 내가 멜로에 주입당한 것은 그노무 회상의 아닌 배우들이 보여준 애절한 감정연기 덕분인지라; ...아무튼, 현재 너무나 애틋애틋한 연무커플이, 얼른 틀어져서 오해하고 반목하며 칼을 겨누는 모습이 보고싶다. 그래서 2막을 기다리는 중이다. 다크해진 공주와 결국 아버지의 뜻을 따르게 된 충의 모습, 그렇게 전혀 다른 신분과 위치에서 만나게 될 두 사람의 모습이.

7> 진짜, 너무 까대기만 했구나. 6회에서 좋았던 부분들도 찾아봐야지. 일단, 액션이 전보다는 나아졌다. 생각보다 짧게 스쳐지나가서 예고에 나온 장면도 날렸던데.. 그 부분은 또 아쉽. 그런데, 그렇게 짧고 굵게 스쳐지나간 이유도 약간 알 것도 같은데.. 이게 정확한 건지 모르니 나만 알고 지나가련다. 어찌되었든, 그나마 액션에서 희망의 빛이 보이니 약간의 안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음... 그리고....

8> 충의 신념, 그 의지를 아버지 연개소문에게 정확히 표현하는 씬도 좋았다. 자신에게 무엇이 가장 소중한지, 현재의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것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를 정확히 아는.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의지를 가졌다는 부분에서 꽤나 매력을 느끼는 중이다. 그래서 이런 그가 어떻게 자신의 신념을 꺽고 아버지의 편에 서게되는가, 에 대한 이유가 더 궁금해진다. 어쩌면,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또한, 자신의 신념을 위한 선택이 되길 바라는 중이고.

9> 연부자가 함께하는 씬은 일단 다 좋다. 그 관계 그리고, 그 관계가 주는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해야하나? 솔직히, 멜로보다 부자관계가 더 애틋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0> 나는 차마, 이 드라마를 누군가에게 보라고 권하지는 못한다. 얼마나 심하게 취향을 타는지 알기에. 하지만, 취향에만 맞다면 곱씹을 수록 맛이 나는 드라마이다. 하지만, 드라마란, 그렇게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보고 또 보며 곱씹는 장르는 아닐테니까. 나 또한, 그렇게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곱씹어가며 보는 드라마가 거의 없는 편이고. 그래서, 타인에게 추천은 하지않고 혼자서 열심히 보는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뭔가.. 말하고나니, 맘이 참 그렇다? (...)

*> 생각해보면 충은 늘 운명을 거스르는 자,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늘 그 운명에 머물지 않고 다른 운명을 향해 나아가는, 그리고 그 끝에서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그 것이 결국 운명이었든 아니든, 그런 삶을 살아온 그였기에 그는 또 다시 정해진 운명이 아닌 원하는 운명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런 그이기에 결국, 자신이 원하는 운명을 위해 현재의 운명에 수긍하게 되는 건 아닐까.. 등등등의 생각이 그냥 문득 들어서 끄적. (2013. 07. 22. am. 0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