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자/한가한 극장

2013' 3월 어느 날 : 요즘 본 영화에 대한 잡담

by 도희. 2013. 3. 21.

* 시작 전에..

근래들어 이런저런 영화 몇편을 봤는데, 따로 리뷰를 쓰지 않을 듯 싶어서 주절거리듯 짧은 잡담을 하기로 했다. 영화 외에도 예전에 봤던 완결 드라마들도 몇편 봤고 또 보고있는데.. 어쩜 이 청순한 뇌는 모든 기억을 지워놔서, 마치 처음보는 듯한 기분으로 보는 중이다. (...)





- 바람의 검심 (2012) -

쿠폰을 써야할 일이 있어서 급히 영화를 고르다가, 그냥 선택한 영화였는데.. 기대치가 전혀 없어서 그런가, 너무 재밌게 본 영화다. 너무 재밌어서 이틀동안 세번정도 봐버렸달까? 솔직히, 원작은 매우 오래전에 보다가 중간에 접어서 주인공 이름과 상처자국만 간신히 외우는 정도였다. 그런데, 왜 이 영화가 갑자기 보고싶었는지는 여전히 의문. 그리고, 이 영화의 무엇이 그렇게 재밌었냐고 한다면.. 일단은, 액션이었던 것 같다. 액션장르를 크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액션을 잘 아는 것도 아닌데, 그냥 보는 순간, 좋았다고 해야하나? 뭐.. 음.. 그러했다. 그리고 두번, 세번째 돌려보며 보여진 각 캐릭터들의 성격과 행동들도 인상깊었고. 이 상태에서 새삼 원작이 보고싶어야 할텐데, 딱히 그런 건 없다. 원작에 비해 엄청나게 축소되었을 이 영화 속 캐릭터들의 행동들에서 그 함축된 의미를 곱씹는 맛이 쏠쏠해서.. 원작을 통해 그 답을 굳이 찾아보고 싶지는 않다고 해야하나? 후속편이 나온다니.. 고거나 천천히 기다려볼 생각.

아, OST도 좋아서 요즘 내내 듣고있는 중이다.





- 러브레터 (영화 / 1995) -

굉장히 오래된 영화이고, 유명한 영화이건만, 난 이제서야 봤다. 역시나, 쿠폰을 써야할 일이 생겨서 급히. 어릴 때 봤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싶기는 한데.. 지금이어서 이 영화가 더 좋게 다가오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이런 잔잔하고 촉촉한 느낌의 영화가 더 많이 좋아지는 중인지라. 덤덤히, 잔잔하게 이야기를 따라가던 어느 순간, 왜 그런지도 모른 채, 감정에 휩쓸려 눈물이 터지는 그 순간, 의 감정이 꽤 당혹스러웠고 또 그래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 영화 역시, 너무나 좋았지만.. '바람의 검심' 처럼 두번 세번 돌려보지는 못하는 중이다. 그 순간의 잊혀지지 않는 감정을, 좀 더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서. 왠지, 두번째, 그리고 세번째, 그렇게 곱씹듯 돌려보다 보면,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이 점점 더뎌질 것만 같아서 말이지. 아무튼, 이 영화는 일년 무제한으로 구매해놨으니까.. 감정이 조금은 희미해질 즈음 한번 더, 봐야지, 라고 생각 중이다. 이 영화의 OST 역시 요즘 내내 듣는 중이다.





- 늑대아이 (2012) -

평이 좋았던 애니라서 봐야겠다고 생각만 하다가, 역시나 쿠폰을 써야할 일 덕분에 봤다. 한 남자를 사랑하고 그 남자의 모든 것을 품어주고, 그렇게 그 남자를 잃고 그 남자의 아이를 키우고, 그렇게 자신이 선택한 길을 떠나는 것을 묵묵히 지켜봐주는, 한 여자가 살아온 인생의 어느 일부분을 보여줬다. 그 여자의 이름이 가진 의미, 그 의미가 어쩐지 험난한 그녀의 삶을 말하는 듯 해서, 극 초반부터 마음이 조금은 아려왔었다. 아무튼, 내가 예상한 전개에서 완전히 어긋났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그리고, 두 아이의 선택, 특히.. 동생의 선택을 통해서.. 인간의 이기심, 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걸 새삼 느꼈다. 왜, 냐고 묻는다면.. 글쎄.. 간단하면서 긴 설명이라.. 그냥 그랬다, 라고 넘어가기로. 





- 첨밀밀 (1996) -

이 영화는, 영화목록을 뒤적이다가 무료이길래 그냥 봤다. 이 영화 또한 굉장히 오래된 영화이고, 또 유명한 영화인데 이제서야 봤다. 삶의 여정에 따라 기나긴 시간동안 엇갈린 사랑이 마주한 순간, 그리고 첫 장면에서 이미 눈치는 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면은 괜한 여운이 남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라는 것, 그 운명에 관한. 그러고보면, 어렸을 때의 난, 이런 류의 영화를 크게 안좋아한 것 같다. 아니, 정확히는 영화 자체를 그때나 지금이나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는 편인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 영화를 보다가 생각난 건.. 왠지, 오래 전에 그냥저냥 봤던 잔잔한 영화들을 지금쯤 다시보면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 접속 (1997) -

꽤 오래 전에, 특선영화로 해줘서 봤었는데.. 그때 참 재밌게 봤었다. 그런데, 재밌게 봤었던 감정만 남았을 뿐, 내용이 전혀 기억이 안났던 영화. 이 영화 또한 영화목록을 뒤적이다가 무료길래 겸사겸사 봤었다. 그리고, 작가가 같아서 그런가, '시월애'의 느낌이 여기저기서 뭍어나더라. 아무튼, 처음 보는 영화인 양, 재밌게 봤다. 그래서, 역시나 봤지만 내용은 전~~~혀 기억이 안나는 '후아유'도 조만간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월애'는 너무 좋아해서 마르고 닳도록 본 영화고.







태그

,

댓글4

  • 쵸지 2013.03.21 20:30 신고

    알차게 감상하셨네유..+_+

    늑대아이 특히나 걸작이죠. +_+
    답글

  • 존재와시간 2013.03.21 21:10

    저는 도희님과 다르게, 옛날 첫개봉 때 봤고 이번에 또 봤습니다. (시사회 당첨! ^^)
    같은 영화라도 세월이 가면 느낌이 달라지고, 중점적으로 보게 되는 부분도 달라지는 것 같더군요.

    첨밀밀은, 아마 지금까지 20번은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ㅎㅎ
    도희님 말씀처럼 사람 사이의 인연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영화지요.
    특히, 주인공들이 서로 모르던 시절에 이미 그들의 인연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마지막 부분의 여운이 짙었습니다.
    홍콩이라는 도시가 중국인들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하게 되었구요.

    바람의 검심은...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일부러 안 봤습니다.
    예전에 원작 만화를 읽었는데, 전체적으로는 제 코드가 아니어서... ^^;;
    다만, 중간에 외전격으로 나오는 '추억편' 은 최고였습니다.
    그 추억편을 애니메이션으로 봤는데, 슬프고 비장미 넘치는 내용에, 역시 슬프고 비장미 넘치는 OST에... ㅠㅠㅠ

    늑대아이는... 제가 안 본 애니메이션인데...
    도희님의 리뷰 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른 내용이군요.
    저는 뭔가 코믹하면서 알콩달콩한 반인반수 가족의 이야기를 상상했는데 말입니다... ^^;;
    도희님의 리뷰를 보니까, 급당기네요.
    답글

    • 도희. 2013.03.23 02:58 신고

      저도 추억편을 봤던 것 같아요. 아는 분이 강제적으로 보여줘서 그냥... 봤는데 괜찮게 봤던 걸로 기억해요. 다만, 전혀 내용이 기억이 안나고 그저 감정의 찌꺼기만 기억에 남아있을 뿐이지만요; 영화.. 전 기대이상으로 너무 좋아서...ㅎㅎ

      그리고, '늑대아이'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감독님이라던가, 그쪽에서 제작한 작품이라고 해요. 대충 어떤 분위긴지 예상이 되시려나요? 잔잔하게 흘러가는, 예쁘고 괜찮은 작품이에요.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신다면 재밌게 보실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