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한가한 극장

2013' 3월 어느 날 : 요즘 본 영화에 대한 잡담

도희(dh) 2013. 3. 21. 18:34

* 시작 전에..

근래들어 이런저런 영화 몇편을 봤는데, 따로 리뷰를 쓰지 않을 듯 싶어서 주절거리듯 짧은 잡담을 하기로 했다. 영화 외에도 예전에 봤던 완결 드라마들도 몇편 봤고 또 보고있는데.. 어쩜 이 청순한 뇌는 모든 기억을 지워놔서, 마치 처음보는 듯한 기분으로 보는 중이다. (...)





- 바람의 검심 (2012) -

쿠폰을 써야할 일이 있어서 급히 영화를 고르다가, 그냥 선택한 영화였는데.. 기대치가 전혀 없어서 그런가, 너무 재밌게 본 영화다. 너무 재밌어서 이틀동안 세번정도 봐버렸달까? 솔직히, 원작은 매우 오래전에 보다가 중간에 접어서 주인공 이름과 상처자국만 간신히 외우는 정도였다. 그런데, 왜 이 영화가 갑자기 보고싶었는지는 여전히 의문. 그리고, 이 영화의 무엇이 그렇게 재밌었냐고 한다면.. 일단은, 액션이었던 것 같다. 액션장르를 크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액션을 잘 아는 것도 아닌데, 그냥 보는 순간, 좋았다고 해야하나? 뭐.. 음.. 그러했다. 그리고 두번, 세번째 돌려보며 보여진 각 캐릭터들의 성격과 행동들도 인상깊었고. 이 상태에서 새삼 원작이 보고싶어야 할텐데, 딱히 그런 건 없다. 원작에 비해 엄청나게 축소되었을 이 영화 속 캐릭터들의 행동들에서 그 함축된 의미를 곱씹는 맛이 쏠쏠해서.. 원작을 통해 그 답을 굳이 찾아보고 싶지는 않다고 해야하나? 후속편이 나온다니.. 고거나 천천히 기다려볼 생각.

아, OST도 좋아서 요즘 내내 듣고있는 중이다.





- 러브레터 (영화 / 1995) -

굉장히 오래된 영화이고, 유명한 영화이건만, 난 이제서야 봤다. 역시나, 쿠폰을 써야할 일이 생겨서 급히. 어릴 때 봤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싶기는 한데.. 지금이어서 이 영화가 더 좋게 다가오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이런 잔잔하고 촉촉한 느낌의 영화가 더 많이 좋아지는 중인지라. 덤덤히, 잔잔하게 이야기를 따라가던 어느 순간, 왜 그런지도 모른 채, 감정에 휩쓸려 눈물이 터지는 그 순간, 의 감정이 꽤 당혹스러웠고 또 그래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 영화 역시, 너무나 좋았지만.. '바람의 검심' 처럼 두번 세번 돌려보지는 못하는 중이다. 그 순간의 잊혀지지 않는 감정을, 좀 더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서. 왠지, 두번째, 그리고 세번째, 그렇게 곱씹듯 돌려보다 보면,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이 점점 더뎌질 것만 같아서 말이지. 아무튼, 이 영화는 일년 무제한으로 구매해놨으니까.. 감정이 조금은 희미해질 즈음 한번 더, 봐야지, 라고 생각 중이다. 이 영화의 OST 역시 요즘 내내 듣는 중이다.





- 늑대아이 (2012) -

평이 좋았던 애니라서 봐야겠다고 생각만 하다가, 역시나 쿠폰을 써야할 일 덕분에 봤다. 한 남자를 사랑하고 그 남자의 모든 것을 품어주고, 그렇게 그 남자를 잃고 그 남자의 아이를 키우고, 그렇게 자신이 선택한 길을 떠나는 것을 묵묵히 지켜봐주는, 한 여자가 살아온 인생의 어느 일부분을 보여줬다. 그 여자의 이름이 가진 의미, 그 의미가 어쩐지 험난한 그녀의 삶을 말하는 듯 해서, 극 초반부터 마음이 조금은 아려왔었다. 아무튼, 내가 예상한 전개에서 완전히 어긋났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그리고, 두 아이의 선택, 특히.. 동생의 선택을 통해서.. 인간의 이기심, 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걸 새삼 느꼈다. 왜, 냐고 묻는다면.. 글쎄.. 간단하면서 긴 설명이라.. 그냥 그랬다, 라고 넘어가기로. 





- 첨밀밀 (1996) -

이 영화는, 영화목록을 뒤적이다가 무료이길래 그냥 봤다. 이 영화 또한 굉장히 오래된 영화이고, 또 유명한 영화인데 이제서야 봤다. 삶의 여정에 따라 기나긴 시간동안 엇갈린 사랑이 마주한 순간, 그리고 첫 장면에서 이미 눈치는 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면은 괜한 여운이 남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라는 것, 그 운명에 관한. 그러고보면, 어렸을 때의 난, 이런 류의 영화를 크게 안좋아한 것 같다. 아니, 정확히는 영화 자체를 그때나 지금이나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는 편인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이 영화를 보다가 생각난 건.. 왠지, 오래 전에 그냥저냥 봤던 잔잔한 영화들을 지금쯤 다시보면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 접속 (1997) -

꽤 오래 전에, 특선영화로 해줘서 봤었는데.. 그때 참 재밌게 봤었다. 그런데, 재밌게 봤었던 감정만 남았을 뿐, 내용이 전혀 기억이 안났던 영화. 이 영화 또한 영화목록을 뒤적이다가 무료길래 겸사겸사 봤었다. 그리고, 작가가 같아서 그런가, '시월애'의 느낌이 여기저기서 뭍어나더라. 아무튼, 처음 보는 영화인 양, 재밌게 봤다. 그래서, 역시나 봤지만 내용은 전~~~혀 기억이 안나는 '후아유'도 조만간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월애'는 너무 좋아해서 마르고 닳도록 본 영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