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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적도의 남자 16회) 골리앗을 향한 다윗의 돌팔매질이 시작되었다.

by 도희. 2012. 5. 15.

니가 사과를 하면 어쩌나, 난 널 짓밟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니가 계속 모른 척을 하면 어쩌나, 난 널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는데.
이렇게 두 마음이 오락가락했어. 그런데, 방금 니가 깔끔하게 정리를 해줬어.
어렸을 때 나 기억해? 나 무식하고 무모했다. 너무 놀라지 마.

- 적도의 남자 16회 / 선우 -

 




어쩌면, 선우가 지금까지 그 진실을 밝힐 수 없었던 것은, 그 진실을 감춘 채 장일에게 기회를 줬던 것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못나게도 장일을 용서하고 싶은 그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행여나, 그가 나에게 용서를 구하면 어쩌나, 계속 모른 척을 하면 어쩌나, 하는 그 두개의 마음이 충돌해서 밝히지는 못한 채 기회를 줬던 것 같다. 그렇게, 선우는 끊임없이 기회를 줬다. 장일이 선우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그리고, 장일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 기회를 무참이 짓밟았다. 그런 장일의 태도에 언제나 실망했던 선우는 그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그러나 다시 기회를 줬다.

어쩌면, 그날이 선우가 장일에게 준 진짜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원으로 인해 선우는 또 한번 장일에게 기회를 줬다. 이번에는, 선우가 마음 속에 꽁꽁 숨긴 비밀을 꺼내들고서. 그리고, 장일은 선우가 내내 간직한 비밀, 그 진실을 듣고서도 변함없이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고, 그렇게, 장일은 진짜 마지막일지도 모를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 더불어, 용서를 하고 싶은 마음과 짓밟고 싶은 마음, 그 두가지 마음이 오락가락했던 선우는 장일의 태도로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한다.

활짝 열려버린 진실의 문 앞에서조차 가해자들은 일관성있게 뻔뻔했고 그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되려, 진실을 말하는 선우를 미친사람 취급했다. 만약, 여전히 눈이 보이지않는 힘없는 김선우였다면 그들은 선우를 어디 외진 병원에 감금하지는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문득 들었다. 그래서, 새삼스레 그 날, 뺑소니 사고를 당한 그 날, 지독한 현실의 무게에 짓눌린 선우의 울부짖음이 마음 깊이 새겨졌다. 

더이상 정당한 방법으로 그들을 벌할 수 없음을 확실하게 깨닫게된 데이빗 선우의 돌팔매질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목표는 골리앗이 죄를 짓고서라도 지켜야만했던 '욕망'. 선우는, 무식해서 고급스럽게 돌려주는 법을 모른다는 말로 진회장에게 선전포고를 했고, 어린시절 무식하고 무모했던 자신을 상기시키며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서 너무 놀라지 말라는 말로 장일에게 경고를 했다.

그렇게, 더이상 용서는 없는 선우는, 하나씩 하나씩, 복수의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었다. 골리앗을 향한 다윗의 돌팔매질은 시작되었고 멈춰있던 복수의 시계추도 천천히 천천히 그러나 정확한 목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가 없어서 그런 짓을 했다는 장일은 성공했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모든 걸 다 갖고 선우에 대한 죄책감을 평생 안으면서 고통받으면서 살겠노라던 장일은, 그 죄책감을 안고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버거워 그 죄책감을 마음 깊은 곳에 봉인시키는 것으로 그 고통을 잠재우려 했다. 그것도 모자라, 그 봉인을 풀고 다시금 고통을 안겨줄지도 모를 진실의 문 앞에선 그는 죄책감의 근원인 선우를 미친사람 취급하며 자신의 죄를 부정했다. 선우를 미친사람 취급하며 죄를 부정하는동안 장일은 정말로 서서히 미쳐가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버리기도 했다.

공소시효는 끝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순간, 장일은, 선우의 낚시질에 걸려들었다. 이미 경고를 받았음에도 선우가 던진 떡밥을 덥썩 물어버린 장일이었다. 물지 않을 수가 없는 떡밥이었다. 선우와의 싸움만큼이나 꼭 이겨 걸려든 그물에서 벗어나야만 했던 진회장과의 싸움. 그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패를 선우가 흘렸고 장일은 그 패를 줍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그 패를 외면했다면, 평생 진회장에게 끌려다니는 것은 물론, 무모하고 무식한 선우로 인해 죄를 지으면서까지 이루고자했던 욕망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될테니 말이다.

어쩌면 장일은 이걸로 됐다,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것은 그저 시작일 뿐이었다. 정의로운 검사 코스프레 중인 장일은 그 단정한 껍데기와 선우의 술수로 인해 방송에 출연했고 그 곳에서 등골서늘한 선우의 경고를 받는 것으로 이제, 진회장 뿐만 아니라 선우의 그물에까지 걸려들어 옴짝달싹할 수 없는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게 되었다. 버둥거리면 버둥거릴 수록 장일을 옭아매고있는 그물은 그를 더욱 조여올 것이고, 장일은 그 그물을 벗어나기위해 더더욱 버둥거리게 되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난 이런 장일이 전혀 가엾지 않다. 그냥, 자업자득이려니;;;

그와중에 걱정되는 것은 장일부 용배의 행보다. 진심으로 이 냥반의 정신세계는 화가난다. 개인적으로 진회장보다 더 싫고 무서운 인간이 용배다. 뭐랄까, 진회장의 욕망이 서글프다면 용배의 욕망은 소름이 돋는다. 용배는 오로지 아들 장일을 위해 살아가지만, 그 아들을 위한 어긋난 부성이 결국 아들을 어떤 지옥에서 살게했는지 정확히 인지는 하고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또한 그 죄를 인정하는 순간 자신이 쌓아놓은 모든 욕망이 무너지게될 것이 두려워 끊임없는 자기합리화를 통해 선우에게 책임전가를 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그 애비에 그 아들이란 생각이 또 문득;; 아무튼, 용배는 또다시 무언가 행동을 할 것만 같고, 그런 용배의 행동은 어쩐지 장일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을 것만 같다는 생각도 든다.

지원이 빛 한줄기 없는 깊은 어둠으로 덮인 터널을 지나야만하는 선우의 동반자이자 한줄기 빛이 되어주길 바랬던 것 같다. 그렇게, 어제를 잊을 수 없기에 오늘을 어제처럼 살아가는 선우에게 내일이란 희망을 줄 수 있는 존재이길 바랬던 것도 같다. 어찌보면, 현재 지원의 행동이 내가 원하던 것에서 그리 많이 어긋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왜 이렇게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불편하고 화가났는지는 모르겠다. 알겠는데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지면 나는 지원의 행동이 그리 이해가 되는 편은 아니다. 처음으로, 지원이 불편했다. 이해하려 노력하면 이해못할 것도 없겠지, 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 이해거리를 찾는 것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솔직히 말해서, 잘 찾아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너무 선우의 입장에 서버렸기에 그녀에게 내가 바라는 것과 그녀의 행보가 어긋나서 이런 것은 아닐까, 라는. 그런 것 같다. 난 지원이 무조건적인 선우의 편이 되어주길 바랬나보다. 선우의 입장에서 선우의 상처와 아픔을 보고 공감하고 함께 화를 내주길 바랬던 것 같다. 그러나, 지원은 선우의 상처와 아픔에 함께 아파하는만큼 15년 전 아버지로 인해 괴로워하던 장일을 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아는 장일은 분명 그 일로 무척이나 괴로워했으니 당신이 용서를 빌 기회를 준다면 분명 용서를 빌것이라는 듯, 그렇게 장일의 단면만 아는 지원은 선우에게 부탁했다. 그렇게, 그녀는 이제 복수를 위한 시동을 걸기시작한 선우를 막고싶어했다. 그와,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 을 위해서.

그리고, 문태주의 브레이크는 언제나 외면하던 (전에도 말했지만 문태주의 브레이크는 사실 브레이크보다는 악셀같은 느낌이 더 많이 든다) 선우는 지원으로 인해서 (라고 생각) 장일에게 기회를 줬고 장일은 선우를 미친사람 취급하며 그 기회를 날렸다. 그런 장일을 보며 지원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그 후에도 '두사람 다 다치는 것'이 걱정되는 지원, '용서를 빌 것이 있으면' 이라고 말하던 지원은, 장일의 입에서 나온 그 말들을 통해서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적도의 남자' 16회의 지원의 모습은

한 사람에게는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다른 한 사람에게는 참회의 기회를 허락해달라던, 그렇게 두 남자를 구원해달라던

지원의 '티져'가 떠오르던 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언제나처럼 지원의 행보가 궁금해지면서도 왠지모르게 걱정된다. 이 언니, 앞으로도 이렇게 두 남자를 구원하기위해 어쩔 줄 몰라할까봐;; 그런데, 나는 이런 지원의 행보로 인해서 이제 겨우 관계회복을 한 선우와 지원의 관계가 왠지 아슬아슬하게 느껴진다. 새삼, 선우가 왜 지원을 곁에 두면서도 외면해야만 했는지, 지원에게 모든 것을 말해주면서도 감추고 싶어했는지, 알 것만 같기도 했고. 어쩐지, 이 두사람에게 한차례 위기가 올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 좀 나쁘게 말하자면, 이미 찍고 온 결말을 위한 짜맞추기같기도 했고. 태국엔딩을 미리 안찍었다면 지원이 이런 행보를 보였을까, 라는 뭐 그런?

아무튼, 어린시절 무식하고 무모했던 선우는 또한 머리는 기막히게 좋은 녀석이기도 했다. 내내 공부안하다가 장일이 자극하자 교과서 좀 읽고 등수를 팍팍 올릴 수 있는 머리를 가진 녀석이었으니까. 게다가, 생각도 깊고. 그렇게, 안해서 그렇지 하면 뭐든 잘하는 선우는 뻔뻔한 가해자들을 응징하기위해서 판을 짜기 시작했다. 그 판 위에 올려놓고 어떻게 무너질지 구경할 선우는, 그와 동시에 아직 풀리지않은 '왜'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할 듯 싶었다. 그리고, 그 답을 찾는 순간, 선우 또한 고통을 받게되겠지...?

그 '왜'에 대한 답을 누가 먼저 찾을까? 장일 또한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기에 그 답을 누가 먼저 찾느냐,도 관건이 되지않을까, 싶다. 장일이 먼저 찾는다면 선우를 공격할 수 있는 크나큰 패를 쥐게되는 것일테니까. 그런데, 1회 태국씬을 보면 장일은 그 답을 잘못알고 있었고 그 것이 또 어떤 과정을 거친 결과의 답인지도 새삼 궁금해진다.

그리고,

'연예가 중계'에 나온 15회 '본방사수'하는 선우와 장일이(위)와 16회 본방에서 심리전하는 선우와 장일이(아래)이다. '연예가 중계'에 '적도의 남자' 나온다길래 몇년 만에 본방사수했더랬다. (ㅋ) 그나저나, 초절정 생방촬영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된 방송이기도 했다. 16회 촬영현장에서 15회 본방을 보고계셨으니 말이다. 중요한 건, 저렇게 낄낄거리며 보는 장면이.. 꽤나 진지했다는 것;;;

덧1) 수미냔은 미친냔이다, 라고 생각하고보니 별다른 생각없이 보게된다. 진짜, 나쁜냔 미친냔!
덧2) 쿤 너무 좋다. 선우의 아픔과 고통을 유일하게 공감해주고 아파해주고 화내주는 듯 해서. 고맙다.
덧3) 문태주의 역습이 기대되는데, 없이 그냥 지나가면 화낼거임. (ㅋ)
덧4) 생방송씬. 만약 현실이라면, 방송직후 네티즌수사대 출동해서 '이장...'으로 시작하는 법조인 찾아냈을 듯;
덧5) 이제 4회차 남았다. 후아... 캐스팅안되서 걱정했던게, 엄포스 출연에 기뻐했던게 엊그제 같은데..(먼산)
덧6) 그냥 갠적인 바램인데, 담번엔 엄포스가 복수극같은데서 끝판왕으로 나오는 거 보고싶다. 악역! (궁금!)
덧7) 연기잘하는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는 요즘. 난 그래서 '추적자'가 기대된다. (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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