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적도의 남자 11회) 이제 시작일 뿐이다

도희(dh) 2012. 4. 26. 11:49

일단, 하나씩 목을 조이는 겁니다.

- 적도의 남자 11회 / 선우 -
 

 


 

 
데이빗 선우

1>
무시무시한 근성으로 지난 13년을 단 하나를 위해 걸어온 선우는 드디어 장일의 앞에 '데이빗 김'으로서의 자신을 드러내며 '나'의 존재를 알렸다. 그리고, 장일에게 있어 선우 자신의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 무엇을 말하는지, 이미 경험을 통해 누구보다 잘 아는 선우는 장일의 신경을 긁어댔다. 기억을 잃은 듯 그러나 기억하는 듯, 그렇게 장일을 들었다 놨다하는 선우였다.

장일 앞의 선우는 여유로운 모습이다. 농담도 한다. 잘 웃는다. 그러나, 그의 오늘은 어제와 같은 지옥일 뿐이다. 때때로 앞이 보이지 않는 꿈을 꾼다. 꿈 속에선 보이는데 꿈에서 깨어나면 보이지 않던 그 시절과 달리, 눈이 보이는 지금의 그는 꿈 속에서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지독한 두통으로 고통스러워 하며.

가장 믿었던 친구에게 뒷통수를 맞았던 그 날의 기억, '친구'로 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서 거짓을 연기해야만 했던 그 순간의 공포, 사랑하는 여자조차 지킬 수 없기에 차가운 말로 등을 보여야만 했던 그 시절의 고통, 그 모든 것이 그에게 지옥이었다. 이제, 지옥에서 벗어났으나 그는 잊지 못한다.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된다. 그렇게, 어제를 바라보며 오늘을 살아가는 그가 내일을 맞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들에게 '나'와 같은 지옥을 맛보게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법적 처벌 그 이상을 바라는 그는 그들에게 자신과 같은 지옥을 경험하게 해줄 것이다.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없는 아픔을,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야만 하는 고통, 끝없는 암흑 속에서의 공포를... 바람 만으로 안된다면 도끼질을 해서라도. 
 
2>
15년만에 드디어 진정서를 제출했다. 증거와 증인을 찾아다녔지만 특별히 새로운 증거와 증인은 없다. 경필을 진회장의 집으로 태워다 준 택시기사와 당시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으나 어쩔 수 없이 덮어버린 형사의 증언 정도가 추가되었을 뿐. 그리고, 그는 진정서에 진노식의 이름만 올렸다. 유력한 용의자 중 하나인 용배와 그 사건을 이유로 자신을 죽이려 했던 장일의 이름은 제외했다. 그렇게, 진정서가 무혐이 결론이 날 것을 알면서도 그는 그렇게 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천천히, 하나씩, 하나씩, 그들의 목을 조이는 길을 선택했다.

3>
진회장을 만났다. 그의 의붓딸 윤주를 통해서. 윤주와 선우는 대학 친구이다. 어떻게 그들이 친구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같은 한국인이어서 친하게 지냈는데 알고보니 진회장의 의붓딸이었던 건지, 우연히 그녀가 진회장의 의붓딸인 걸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녀가 진회장의 의붓딸인 것을 알게된 그는 의도적으로 그녀에게 접근해 진회장과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진회장에게 선우는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웃는 얼굴로 마주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그 속에서 팽팽하게 조여가는 긴장감. 말 한마디 한마디에 뼈가 있었다. 대외적으로는 '데이빗 김'과 친분을 유지할 진회장은, 은애와 태주의 아들(이라고 오해 중)인 선우를 무슨 수를 써서든 그를 무너뜨리려 할 것이다. 그리고, 진회장은 장일을 통해 그를 공격할 준비를 하는 중이기도 했다.

진회장과의 만남 후 '싸움이 시작된 것 같다' 라고 말했던 그는 알았을 것이다. 진회장이 자신을 공격해올 것을. 그가 기다린 것은 바로 그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런 선우를 바라보는 태주는 애정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그를 걱정했으나, 경필이 보낸 편지를 그에게 끝내 보여주지 않았다. 진회장과 그의 어머니의 관계, 그리고 진회장과 선우의 관계조차도. 진실을 알았을 때 그가 받을 충격을 염려해서... 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으나, 태주가 선우를 통해 진회장에게 '복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 쪽으로 더 많이 기우는 것이 사실이다.

4>
진회장과의 만남 후, 쿤과 태주와 대화를 하는 선우. 선우는 싸움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고 쿤은 싸우면 이겨야한다고 했다. 그리고, 태주는 너에게 이기는 것이 무엇이나며, 진회장과 장일부가 구속당하는 거냐며 재차 확인을 했다. 그리고, 선우는 대답했다. 그 이상이라고. 그 대답 직후, 윤주와 진회장의 씬으로 넘어가며 '데이빗은 허튼 말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라는 윤주의 확신에 가득찬 말은 마치 선우의 복수심 가득한 다짐을 재차 확인해주는 듯 싶어 인상깊었다.

5>
그는 의식하고 있다, 그래서 회의실에 지원이 들어선 걸 보자 통역을 마다하며 괜히 지원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트집을 잡아보기도 한다. 그는 걱정하고 있다, 내가 너무 늦게 온 건 아닐까, 라며. 그는 기뻐하고 있다, 그녀가 아직 결혼을 하지않았다는 것을, 인생의 짝을 만나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어쩌면 그는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녀가 먼저 나를 아는 척 해주기를. 혹시, 그렇게 모질고 차갑게 등을 보이며 말 한마디 없이 떠나버린 나를, 그녀는 여전히 원망하고 있는 건 아닐까, 겁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먼저 아는 척도 못한 채, 머뭇대며 그녀 주변을 서성거리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트집을 잡듯 그녀에게 말한다. 질문을 바꿔보라고, 나에게 더 할 말은 없냐고. 그는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혹시 선우씨냐고, 물어봐주기를. 그렇게 그녀가 '나'를 알아봐주기를. 내가 한지원이다, 헤밍이다, 말해주기를. 그렇게 그녀가 '자신'을 알려주기를.

그리고 지원은, 99.9% 확신을 하고있는 듯 했지만 자신의 목소리까지 못알아듣는 그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듯 했다. 먼저 아는 척하며 다가갈 자신이 없어진 것 같았다. 그렇게, 그녀는 기다리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가 나를 알아봐주기를. '아는 사람을 닮았다' 라는 말을 하며. 그러나, 그에게 그 말은 그녀가 나를 '기억'해주는 것이면서 어떻게 '기억' 해주는 것인지 몰라 괜히 퉁한 대답을 하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

늘, 솔직하게 직구를 던지며 사랑을 하던 13년 전의 두 사람은, 13년 후 '혹시나'의 마음으로 주저하는 중이다. 누가 먼저 '너'를 '아는 척'을 하며 '너'에게 '나'를 밝히며 그렇게 한 발 다가서게 될까?

6>
선우는 수미의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찾아가진 않는다. 다만, 내가 돌아왔음을 알리기위한 꽃바구니를 보낼 뿐이었다. 금줄을 통해서. 꽃바구니 속의 리본에는 '옛날 친구'라고 씌여있었다. '친구'가 아닌 '옛날 친구'. 그에게 수미의 존재는 현재가 아닌 과거인 듯 했다. 그럼에도 그에게 수미는 여전히 이어져야할 인연. 순수한 마음보다는 필요에 의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 그러길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다. 선우에 대한 수미의 호의와 마음이 '순수'가 아닌 '필요'에 의한 것이기에. 그리고, 그러리라 믿는다. 선우가 정말 순수하게 수미를 친구로 여겼다면 금줄에게 그러했듯이 그녀 앞에도 짠- 하고 나타났을테니까.

 

장일

1>
얼마 전, 선우가 돌아왔다. 위화감 가득한 모습으로. 그리고, 예상치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신분으로 선우는 장일 앞에 등장했다. 자신을 '데이빗 김'이라 소개하며. 장일에게 선우와의 재회는 충격과 공포였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던 장일의 시계는 얼마전 선우와의 재회로 인해 오늘에서 멈춰버렸다. 그리고. 충격과 공포를 안겨준 이 날의 재회로 인해 어제에서 멈추고 말았다. 그렇게, 그는 잊고싶은, 지워내고 싶은 과거와 만나게 되었다.

현재 장일은 선우의 말 한마디에 휘청이며 간신히 정신줄을 잡고있는 상황이었다. 워낙에 지은 죄가 크고 또한 감춰야할 진실 또한 가볍지 않기에 더욱 그런 듯 했다. 언제 들킬지 모를 두려움과 공포는 장일의 신경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었달까? 그러면서도 생각한다. 또다시 자기합리화를 시도한다. 선우는 수술해서 눈뜨고 잘되서 돌아온 것 뿐이라고. 선우도 우리도 그냥 지금처럼 잘 살면 되는 것이라고.

그런데, 선우가 기억했다. 아버지의 죽음에 관해서.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기억하는 걸까. 이 정도의 기억을 했다면 남은 부분을 기억하는 것은 시간문제일지도 모른다. 그 것은 또다시 장일을 공포와 두려움에 휩쌓이게 했다. 그리고, '재수사'에 대한 약속을 지켜달라는 선우의 말에 장일은 웃으며 거절했으나 또다시 휘청거렸다. 그렇게, 지난 13년간 어렵게 쌓아놓은 유리의 성. 선우의 등장으로 조금씩 금이 가기시작한 그 성은 깨지고 말았다.

그렇게 그는 그 무엇도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공포 속에서 덜덜 떨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감싸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지독한 악몽에서 깨어난 선우를 걱정해주고 되려 화내주고 함께 아파해주는 쿤과 같은 조력자가 장일에겐 없었다. 선우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금줄같은 든든한 친구가 없었다. 오로지 그 한사람만을 사랑하고 믿음으로 기다려준 지원같은 사랑도 그에게는 없었다. 그렇게, 그의 마음을 채워줄 '사람'이 없어 외로운 장일은 그 공포로 가득한 추위를 이불로 달래는 중이었다. 인생의 마지막 빛일지도 몰라 그토록 애타게 잡고싶은 지원마저 거부한 채.

2>
진노식의 압박으로 인해서 연수원 동기 신준호 검사를 막아야만 하는 장일은 열정으로 가득한 신검의 의지를 꺽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결국 신검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진노식에 대한 수사를 일단 중지했노라 했다. 하지만, 이 것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다. 답지않게 진회장에 대한 조사를 중지하라며 자신을 설득하는 장일에 대한 의문으로 '그런 척'을 하며 장일과 진회장의 관계를 캐내려는 것인지, 정말 그런 것인지는.

그러나, 장일은 신검의 말에 진심으로 안도하며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다. 장일이 신검을 만류하고 설득할 때, 15년 전 선우를 설득하는 장일이 떠올랐다. 장일 또한 그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만약, 신검이 선우처럼 끝까지 자신의 의지와 고집을 밀어붙혔다면 그는 어떤 선택을 해야했을까? 그런 상황이 오지않아 장일은 안도했을 것이다. 또다시, 가까운 누군가를 '나'의 '욕망'에 의해 잃지않아도 된다는 것에 대한 그런 안도.

3>
그 날은 은애의 기일어었나보다. 진회장은 은애의 기일을 알았고 은애가 뭍힌 곳도 알고있었다. 어쩌면 매년 그 곳을 찾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꽃이 있었다. 직감으로 알았을 것이다. 문태주가 다녀갔다는 것을. 문태주가 한국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날 선우를 만났다. (은애 기일에 맞춰 귀국한 듯한 태주는 선우에게 엄마 기일은 커녕 무덤도 알려주지 않았다. 허어;)

'니를 세상에서 제일루 미워한다' 라는 말로 그녀에 대한 끝나지 않은 마음(애정이 있어야 미움이 있을 수 있기에, 제일 사랑한다, 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을 드러냈던 진회장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애증. 은애와 태주 그리고 선우에 대한 자신의 판단에 약간의 오류도 없음을 확신하는 그에게 선우는 애증의 대상일 것이다. 미움의 대상이자 제거하고 싶은 존재.

그래서 그는 '다루기 쉬운' 장일을 찾아갔다. 그리고, 진회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자 버둥거리는 장일을 가소롭게 바라보던 그는, 장일이 '나'의 승리를 확신한 순간 지난 13년간 감춰뒀던 패를 꺼내들었다. 감춰진 '진실'을 그에게 알렸다. 그렇게, 싫다고 버둥거리는 장일을 자신과 같은 배에 태웠다. 옭아맸다. 용배는 몰랐겠지. 그 날, '아들을 위하여' 했던 그 선택이 '아들'을 어떤 지옥 속으로 끌고가는지를.

진회장이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던 장일은 그렇게 끔찍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장일은, 그래도 그 한가지에 의지했을지도 모른다. 내 순진하고 어리석은 내 아버지는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진회장의 더러운 술수에 휘말려 뒷처리를 했을 뿐이라고. 그러니, 나는 적어도 '살인자의 아들'은 아니라고. (그래봤자 너는 살인미수) 그러나, 진실은 그게 아니라고 말했고 장일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더이상 없게 되었다.

피뭍은 사다리. 그 것은 용배의 손에 뭍은 피를 말하는 것일까?
알았다해도 장일에게 포기는 없었을 것이다. 설마. 같은 선택이었겠지.

4>
13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수미에 대한 장일의 무시와 경멸은 여전했다. 생각해보면 멘붕상태가 올 때마다 더 그런 것도 같았다. 장일에게 오로지 자신만을 바라보는 수미는 그렇게나 만만했나보다. 결국, 장일은 수미에 이어 수미 아버지까지 건들었다. 그리고, 수미는 분노했다. 15년산 애증은 폭발했고 지난 15년간 감춰뒀던 패를 꺼내들기로 결심했다. 그 것은 '진실'.

그 날, 수미는 그 곳에 있었다. 어떻게 그 곳에 있었고 무엇을 어떻게 봤으며 그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회상에서 밝혀지겠지. 사실,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밝혀지니 왠지 흠칫. 현실은 현실인데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현실. 그림을 통해 현실을 마음대로 각색하는 수미는, 현실 속에서도 그러기 위한 준비를 완료했다. 장일을 옭아맬 준비. 그렇게, 때가 왔다.

5>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선우와 진회장과 수미는 이장일 멘붕상태 만들기를 위한 연합작전을 펼치는 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런 엄청난 짓을 저질렀다고는 생각도 할 수 없게 섬세한 신경의 유리멘탈 이장일은 끊임없이 휘청거리는 상황이기도 했다. 어쩌면, 그 사건 후에 장일이의 신경이 이렇게 섬세해졌던 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끝없는 멘붕상태에서 휘청거리는 장일이가 안쓰럽기는 하지만 그 또한 자업자득, 뿌린대로 거두고 있는 것인지라 쉴드쳐 줄 여지는 여전히 없다.

그러나,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라고, '나'를 위해 '친구'를 죽이려던 그는, 또다시 길을 찾겠지. 누군가를 이용하든, 희생시키든, 그렇게 길을 찾겠지. 그 것이 '나'를 희생하는 것으로 결코 가고싶지 않은 길을 걷게되는 것일지라도. 그리고, 다시 자신을 지킬 유리성을 쌓아올릴 것이다. 이번엔 무너져선 안된다며 전보다 더 견고하게. 단단하게. 한번 깨어진 유리조각을 다시 이어붙혀도 이미 한번 깨졌기에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을 애써 외면한 채. 그렇게 스스로를 방어하겠지. 또다시, 끝없는 자기합리화와 책임전가로.

그렇게,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칠 수록 그는 더 깊은 늪에 빠져버릴 것 같았다.

6>
지원의 직장상사 문제는 물론, 지원 어머니 병원비까지 내주며 나름 키다리 아저씨 노릇을 하는 장일. 그러나, 지원은 '병원비'를 곧 갚겠노라며 방어자세를 취했다. 내 마음에 니가 들어올 틈은 여전히 없다는 듯이.

그리고, 장일은 앞으로 닥쳐올 힘겨운 상황이 계속될 수록 지원에 대한 집착이 심해질 것만 같았다. 나의 유일한 빛이라며. 그러나, 마음이 가장 외로운 순간, 장일은 지원마저 외면했다. 그만큼, 장일의 마음은 누군가를 받아들일 여유가 없는 상태. 어쩌면, 장일의 끝없는 구애에도 지원이 흔들리지 않는 것은 그런 장일의 여유가 없는 마음을 이미 알고있기 때문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너'가 아닌 '나'를 위해 살아가는 그의 행동에서 지원은 그 어떤 '감동'을 느낄 수 없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1>
데이빗 = 다윗. 누군가가 그런 것 같다고 말했을 때 '그런가?' 라며 넘겼는데 정말이라서 흠칫. 대단해.

2>
유독 클로즈업이 많은 회차였다. 다른 회도 그랬지만 이번 회는 유난히. 아마도 캐릭터 개개인의 심리상태를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클로즈업을 통해서 그 미묘한 심리상태,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아무튼, 심리전이 참 많았던 11회차. 엄청 긴장하며 몰입했더랬다.

3>
선우의 곁에는 오로지 선우만을 위해주는 조력자들이 있다. 참 다행이라는 생각. 특히, 쿤. 쿤에게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선우를 보며 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만이 희망이다, 란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부활) 복수를 위해 달려가며 결국 도끼질까지 하게될 것만 같은 선우지만, 복수가 길어지며 결국 스스로 괴물이 될지도 모를 선우가 끝까지 자신을 잃지않도록 잡아줄 '사람'이 선우의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게다가 금줄도 있고, 조만간 지원도 그의 곁을 지켜줄테니.

4>
선우의 복수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그런데 장일이는 벌써부터 정줄놓고 산다. 아무튼, 천천히, 천천히, 하나씩, 하나씩, 그들의 목을 조이게 될 선우와 그런 선우에게 반격할 그들의 대결(...)도 기대가 된다.

5>
직구. 완전한 직구. 변화구란 없다. 패란 패는 모두 까발리고 시작한다. 그리고, 그 패를 통한 심리전. 그러나, 선우만이 자신의 패를 숨긴 채 변화구를 던지고 있다. 언제나 직구였던 선우는, 그래서 믿었던 친구에게 뒷통수를 맞았던 선우는, 그들의 뒷통수를 노리며 보여야 할 것만 보이는 중이었다. 그런데, 지원이한테는 직구를 던져도 괜찮을텐데;

6>
선우와의 술자리 후 장일이 느낀 엄청난 추위는 '마지막 양심' 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 날, 선우의 악몽은 '여전한 상처' 처럼 느껴졌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러나, 그 날의 만남은 선우에게도 장일에게도 엄청난 타격이었다.

7>
첫 장면에서 이어진 연필. 책상 위로 탁-탁-탁- 거리는 장일. 선우의 메트로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메트로놈의 소리를 통해서 흐트러진 마음을 정돈하고 페이스를 잃지않는 연습을 하는 듯한 선우처럼, 장일 또한 그 순간 그 탁-탁-탁 거리는 소리를 통해 휘청이는 마음을 다잡고 페이스를 유지하고자 애쓰는 듯 했달까?

8>
늘 최종보스의 분위기만 풍기며 저 뒤에 앉아있던 진회장도 드디어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주시기 시작했다. 선우와 진회장, 장일과 진회장, 모두 완전 두근두근, 후덜덜했다. 선우는 진회장 앞에서 여유롭게 구는 반면, 장일은 온갖 힘을 다 짜내며 발악하는 듯한 모습. 두 사람이 처한 지금의 상황을 보여주는 듯도 했다.

9>
청률이 15% 찍었다. 1위 굳히기. 대견해. 대견해. 이렇게 청률이 궁금해하며 보는 드라마는 '바람의 나라' 이후로 처음인 듯. (ㅋ) 차근차근 단계밟아 올라가는데 왜이렇게 뿌듯하고 대견한가 모르겠다. (...) 그래도, 연장은 아니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