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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비 8회) 사랑은 노력으로는 안되는 일이다

도희(dh) 2012. 4. 18. 15:00

사랑이란게
노력으로는 안되는 일이란 걸 알았어.

- 사랑비 8회 / 인하 -

 


 

재회

딸을 만나러 가던 윤희와 아들을 만나러 가던 인하는, 우연인지 운명인지 그 비오는 거리에서 재회하게 되었다. 정확히 몇 년 만인지는 모르겠는데 인하의 아들 준의 나이가 29세로 설정된 걸 보면 대충 삼 십여년 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 가끔 기사나 잡지 등등에서 들려오는 인하의 소식을 들으며 추억 속의 사람으로 남겨두고 살아가는 윤희와 그녀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그녀에 대한 기억을 붙들고 아파하며 살아왔던 인하는 재회했고, 애써 말을 돌리면서도 그동안의 그리움이 벅차오르는 듯 했다.

인하는 이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겠다는 듯이, 또 다시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듯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졌지만 윤희는 그런 인하를 애써 밀어내는 중이었다. 그녀 역시 그와의 재회가 설레였고, 그렇기에 오래 전의 일기장을 꺼내어 추억을 되새긴 듯 했으니까. 아마도, 윤희가 인하를 밀어내는 것은 그녀가 지금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인 듯 했다. 아직, 어떤 병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닌 듯 했다. 그래서, 인하에게 두 번 상처줄 수 없다는 그런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감추고 그를 밀어내는 것은 아닐런지.

어른들의 과거편을 보지 않은 나로서는 사실, 어른들의 로맨스가 아이들의 사랑에 장애물일 뿐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두사람의 재회와 그리움이 벅차오르는 듯한, 그 설레임을 보며 아이들의 사랑이 오랜 세월 서로를 가슴에만 품고 살아왔을 두 사람에게 장애물이 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버렸다. 그리고, 주고받는 대화와 사소한 손짓에서 혹시 과거와 연관된 무엇이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며 안끌려서 보지않았던 1~4회를 한번쯤 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하가 윤희를 찾아와 끌어어안을 때, 윤희가 토닥토닥해주는 것이 인상깊었다. 그 부분에서 과거편이 궁금해졌음.

그나저나, 윤희의 병이라니. 난 이 설정이 왠지 조금 그렇다. 원래 몸이 약했다는 설정이 있는 것 같기는 했지만 (결핵이 완치되었어도 이미 약해질대로 약해졌다던가, 등등) 그렇다 하더라도 이 설정은 왠지, 두 아이들을 이어주기 위한 장치 처럼 느껴졌달까?

윤희의 등장으로 불안해진 현정이 인하에게 과도한 집착을 하다가 결국 윤희가 사별한 사실까지 말해버렸고, 애써 윤희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려던 인하는 다시 불붙어서 윤희를 찾아가게 되었다. 여기서 네명이 마주하나 싶었는데, 그러면 전개가 너무 폭풍이고... 따로 엇갈려서 만나게 되는 듯 했다. 예고를 보니 윤희는 역시나 인하를 밀어내는 듯 한데, 인하는 어쩌다보니 윤희의 병을 알게되며 곁을 떠나지 못하는... 그런 전개를 예상하는 중이다. 아니리라 믿으며. 작가님께서는 부디 내 머리 위에서 놀아야 합니다!

아무튼, 어르신들의 로맨스가 생각보다 설레여서 두근거리며 봤지만 자꾸만 '크눈올'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병걸린 설정까지 비슷하니 말이지. 뭐, 그래도 이쪽은 적어도 불륜은 아니니까.

리셋

현재 준은 하나에게 두근거리고 또 신경 쓰이는 자신의 감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 감정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하나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했고 앞으로 잘해주겠노라며 자신의 곁에 있도록 했다. 그리고, 하나는 준의 고백 - 니가 신경 쓰인다 - 에 역시나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 듯 싶었다. 여기서 하나도 궁금하고 나도 궁금한 것은, 도대체 뭘 한 것이 있다고 자꾸 끝이니 시작이니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 부분은, 지나친 자기애와 자신감으로 가득찬 준의 정신세계에 관련된 부분이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리셋, 끝내고 다시 시작하자는 준의 고백은, 악연으로 시작된 과거를 끝내고 새롭게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자는 그런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만날 때마다 보여주는 신기하고 새로운 모습의 하나에게 자꾸만 빠져드는 준은, 특히, 카메라 앵글 속에 잡힌 하나에게 빠져버린 듯 했다. 그 순간, 준에게 하나는 굉장히 특별한 존재가 되어 그를 설레이게 하는 듯 했달까? 그 마음을 꽤 오래 감출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이르게 하나에게 고백하는 준과 아마도 아직은 태성선배를 잊지못한 하나는 그런 준의 마음을 받아주진 않을 듯 했다. 근자감 가득한 준은 그래서 또 자존심에 상처를 입겠지. 그래도 '신경쓰인다'는 말만으로도 함께 신경을 썼는데,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았으니 아주 조금은 더 신경을 쓰지 않을까, 스럽기도 하다.

그나저나, 자존심 강하고 자신감 충만해서 저 잘난 맛에 살아가는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기준에 정말 별거 없는 듯한 여자 주인공에 대한 사랑을 자각하기 위해서 '환영' 혹은 '환청'을 듣는 것은 로맨스물의 필수가 된 듯 싶다. 올해로 벌써 세 번째. (아, 한번은 뮤지컬이구나. 드라마 원작의;) 준이가 하나 환영볼 때 정말 오글거렸는데, 저 상황에서 진짜 하나가 등장해야 더 웃길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의사쌤이 하나 데리고 올 줄 알고 기대했는데...(긁적)

그리고

1) 영상미 하나는 정말 끝내준다. 보면서 내내 감탄하는 중. 마지막까지 이래주리라 굳게 믿고 있음.
2) 음악은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 뮤직드라마인가? 분위기아 안맞는 선곡도 있고. (나만 그런가;)
3) 혜정이는 알면서 속였다고 생각했는데, 8회를 보니 아리송하다. 진짜 몰랐을지도.
4) 인하는 윤희네 집 어떻게 알았을까? 살아있는 걸 알았으니 어디에 사는지 찾는 건 쉽다는 건가?
5) 어리버리 의사 선생 귀여우심.

6) 어린수미냔, 이름은 미호. 준이 앞에서만 귀엽고 사랑스럽지 평소엔 한 성격하는 듯 싶다. 반응이; 하나 투명인간 취급하던 미호가 오빠와 준이 모두 하나에게 관심갖는 걸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 암튼, 난 일단 미호 좋음!

7) 의사쌤과 하나. 대낮부터 거리에서 낮술이라니! 하긴, 맥주는 술이 아니지. 그저 음료일 뿐. (...)

8) 느린 듯 빠른 전개에 홀로 환호성. 이렇게 빨리 고백할 줄이야. 그러나, 그 후로 또 끌겠지. 아무튼, 7회는 좀 지루하게 봤다면 8회는 꽤 몰입해서 봐버렸다. 9회도 기대. 이렇게 월화수목- 라인이 채워지는구나. (ㅋ) '골든타임' 전까지 월화는 진짜 볼 거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9) 엔딩부분에 진심 사자대면을 기대했는데... 벌써 나오면 안되니 꽤 뒤로 밀리려나? 하나 엄마 = 아빠 첫사랑이라는 걸 알면 준이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새삼 궁금하다. 얘는 첫사랑을 못잊는 아빠와 그런 아빠에게 집착하는 엄마에게 상처가 큰 듯 하던데.

10) 소제목 의미. 인하와 윤희와 준의 모습에서 사랑이 하고자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듯, 사랑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그런 말을 하고 싶었는데.. 깜박했다. 지금 세 사람은 그런 상황에 처했고 결국 준과 인하는 그 것을 깨닫고 인정했지만 윤희는 아직까지 밀어내려고 노력하는 듯 했다. 다 쓰고나니 생각났음. 이 부분을 어디에 넣어야할지도 모르겠다. 나 오늘 아무리 컨디션 바닥이라고 칭얼거렸기로서니, 정신줄 이렇게 놓치네; 소제목 바꿀 것도 없으니 밀고나가기로. 내가 언제 본문과 제목이 일치했다고 새삼;;

11) 이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