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사랑비 5~7회) 사랑은 비를 타고

도희(dh) 2012. 4. 17. 06:00

드라마 : 사랑비 5 ~7회


어쩌다보니 보게되었고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내친김에 현대부분만 찾아서 보게 되었다. 여전히 과거편은 끌리지가 않아서; 아무튼, 엄청난 흡입력으로 초집중하게 만드는 드라마는 아니었으나 간간히 코멘트 달아가며 가볍게 볼만한 드라마인 듯 했다. 이러다가 엄청 절절한 사랑으로 넘어가서도 가볍게- 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은 비를 타고?

하나의 핸드폰이 어쩌다보니 준의 주머니 속에 들어가게 되며 인연을 맺게된 두 사람. 자신의 감정을 서투르게 숨기던 준과 그런 준의 말에 상처를 입은 하나는 통성명 조차 하지않은 채 찝찝한 마음으로 헤어졌다. 이제 두 번 다시 볼 일은 없을 거라는 듯이.  

그렇게, 3개월 후. 포토그래퍼인 준은 하나를 통해 알게된 장소에서 광고촬영을 하게되며 소위 대박을 치게되며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었고, 대학졸업 후 한국으로 귀국한 하나는 대학원을 다니게되며 서울의 학교근처에 집을 구하는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에 자신의 얼굴이 박혀있는 것을 알게된 하나는 준을 찾아가 따지게되고(준의 조수에게 받은 명함이 있었음), 이번 일만 해결하면 완전히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두 사람의 인연은 광고주가 하나를 마음에 들어하게 되며 계속해서 이어지게 되었다.  

현재, 태어나 한 번도 누군가에게 두근거린 적이 없다던 준은 하나의 3초 마법에 걸려 그녀에게 두근거리게 되며 자신의 손까지 뿌리친 하나를 괘씸하게 여기면서도 어쩐지 자꾸 신경쓰여서 안하던 행동까지 하는 상황이었고, 하나는 짝사랑하는 선배에게 사실은 약혼녀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며 저 홀로 실연의 상처에 허덕이는 와중에 솔직하게 말하고 또 부탁(태도는 부탁하는 태도가 아니었지만;) 하는 준의 사정이 안됐는지 그를 도우려고 하는 중이었다.

솔직하지 못해서 내내 가시돋힌 말을 내뱉는 준과 그런 준의 말에 상처를 받는 하나. 그렇게 내내 어긋나는 두 사람은,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로 인해 한 공간에 들어서게 되었다. 조금은 어색하고, 조금은 뻘쭘하게. 그리고, 그 속에서 준은 고백을 하게 되는 듯 했다. 아, 사랑고백, 뭐 이런 게 아니라 함께 일을 하자는 제의-, 하나에게 잘 하겠다는 그런 약속- 같은 것. 더 큰 자존심을 지키기위해 작은 자존심을 굽힌다는 듯 하면서도, 그렇게라도 인연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그 라이벌이란 사진작가에게서 하나를 지키기위한 의지, 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

사랑은 비를 타고!

인하와 윤희는 재회하게 되었다.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와 함께. 오래 전, 미국에서 죽은 줄 알았던 윤희를,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우연히 스쳐지나가는 순간 한 눈에 알아본 인하는 그렇게 윤희의 뒤를 따랐고 결국 따라잡고 그녀와 만났다. 이 장면이 왠지 모르게 설레이고 그랬었다. 그러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그녀, 두번 볼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그. 어떤 기분일까. 저 순간, 두 사람은 어떤 기분일까, 어떤 마음일까... 뭐 그런. 그나저나, 준의 모친이자 인하의 마눌님은 윤희가 살아있는 걸 알면서도 숨긴 듯 싶었다. 그 소식을 듣는 순간의 반응과 그 후의 행동과 말들이.

첫사랑을 잊지 못해 가족에게 상처를 주게된 인하와 첫사랑의 추억으로 쭈욱 행복했다는 윤희. 첫사랑에 연연하는 인하로 인해 그의 아들인 준은 사랑에 냉소적인 사람이 되었고, 첫사랑을 간직한 윤희로 인해 그녀의 딸인 하나는 사랑을 동경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 두 사람의 재회와 다시 시작될 그 사랑이라는 것은, 준과 하나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왠지, 준은 하나를 사랑하게되고 아버지의 사랑을 지켜보며 결국 그토록 이해할 수 없고 밉기까지 한 아버지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될 것 같았고, 하나는 그토록 아름답게 보이기에 동경하게 된 어머니가 간직한 그 사랑이란 것에 대한 환상같은 것이 깨지게 되는 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한 발 앞으로, 한 발 뒤로, 너무나 다르기에 멀기만 한 두 사람의 사랑을 향한 시선은 그렇게 현실 가장 가까이에 서게 될 것도 같았다.

그건 아직 조금은 훗날의 일이고, 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 시작된 윤희와 인하의 사랑을 또 어떻게 그려낼지도 궁금해진다. 사실, 드라마 시작 전부터 가장 걸리던 부분이 이 부분이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이 두사람의 사랑은 자식세대에게 크나큰 걸림돌이 될테니 말이지. 남편의 사랑을 고파하며 아들에게 은근한 집착을 하는 듯 하던 준의 엄마는 하나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도 같았다. (...)

그리고

1) 눈에 확 띄던 준의 핑크빛 의상들. 혹시, 일본에서 하나가 빌려준 그 핑크색 옷이 맘에 들었던 걸까, 준은? 그냥, 뻘생각으로... 하나를 생각하는 마음? 요러고 있기도 했다. (긁적)

2) 난 왠지 선배(김영광)가 하나를 좋아할 것도 같다. 집안에서 정해준 약혼녀는 약혼녀고 사실은 널 좋아한다, 이런게 아닐까... 등등. 어찌되었든, 하나는 애써 괜찮은 척 제 할 말만 하고 갔다. 상대방의 말은 들어보지도 않은 채. 선배가 어떤 변명을 할지는 모르겠으나, 안들었기에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갖고 결국 준에게 마음을 열게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3) 어리버리 의사선생(김시후)도 하나를 좋아하게 되는 듯 한데... 이 드라마 서브남이 둘인건가?

4) 눈밭에서 자기 귀한 몸이라며 하나에게 옷 달라는 준을 보니 왠지 태경이가 생각났다. 고미남이었다면 '예, 형님'하고 겉옷을 벗어줬겠지? 등등. 암튼, 왜 저렇게 말본새가 안이쁜지. 얘는 정말 지 애비는 확실히 안닮은 것 같다. 흠, 아버지같은 남자는 되고싶지 않아, 라며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이렇게 된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흠, 이러다가 결국 하나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결국은 아버지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등등. 그러고보면, 성격은 다르지만 결국 '솔직하지 못한 것'은 닮은 것 같기도 하다. 그 솔직하지 못한 것 때문에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것 조차도.

5) 부모님 세대 - 자식 세대를 다룬 과거와 현재가 아니라, 전생과 현생이었으면 어떨까.. 라는 또 다른 뻘망상. 요즘 전생-환생으로 이어지는 그런 드라마는 안나오려나? '8월의 신부' 같은. 이거 진짜 좋아했는데!

6) 아무튼 난 정말, 이 부분이 너무 걸린다. 부모님 세대의 못이룬 사랑이 현재에 다시 이어지고, 그 자식들도 사랑하게 된다는. 나중에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갈등이 될텐데 어떻게 풀어낼런지.. 작가의 능력을 믿으며! 이상하게 꼬면 진짜 안볼 것 같다. 내가 왜 크눈올을 그렇게 좋아라하며 보다가 중반 이후로 접었는데;;;

7) 아, 이 드라마를 보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인하가 윤희 쫓아갈 때, 윤희가 지나쳤던 만두가게. 만두국용 생만두 40개 만원이라는 그 현수막. ...고백하자면, 내가 만두를 좀 많이 좋아한다. (ㅋ)

8) 8회에서 어린수미도 나온다! 오오!! 어린 수미, 이번엔 좀 밝고 명랑한 캐릭터인 듯 싶다.

9) 사실, 그런 생각도 들었다. 선배(김영광)가 윤희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라는. 윤희 역의 이미숙씨가 어쩐지 연하랑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가?

11) 중년 인하가 스치듯 하나를 봤을 때, 그리고 중년 윤희가 우연히 준을 봤을 때, 왠지 조금은 두근거리고 긴장되고 그랬었다. 그들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하나와 준을 제대로 보게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 내 첫사랑과 닮았구나.. 라며 그저 추억에 잠길까?

12) 그.. 근데, 그러고보니 나 4회까지 안봐놓고 뭔가 아는 듯한 뉘앙스. 보진 않았는데 기사나 리뷰는 가끔 읽게되서 안봐도 왠지 대충 본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 중이다. (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