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적도의 남자 8회) 그 끝에서 마주한 현실, 너를 위해 떠나보낸다.

도희(dh) 2012. 4. 16. 07:00

아버지, 나 그냥 눈감고 살게 나 바보로 만들어줘.
아버지도 장일이도 다 지워줘.
나 그냥 멍청하게 살게 그냥 제발 도와줘!


- 적도의 남자 8회 / 선우 -

 


 

장일아, 난 죽을 수도 있었는데 왜 눈만 멀어서 살아났을까?
차라리 죽어 없어지는 게 낫지.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보이지 않고,
그런데도 숨은 붙어있어 먹고싶은 것도 있고 손잡고 싶은 여자도 있어.

나는 왜 이런 벌을 받는 걸까.

- 선우 -


지원과 함께하며 사고 후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선우는 자신이 안마해 준 사람이 진노식인 걸 확인하며 불안감에 휩쌓이게 된다. 그 불안감은 결국 혹시나 모를 위기상황에서 언제나 그러했듯이 지원이 자신을 지키려다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떠올리게 만들고, 그렇게 선우 자신이 지원을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그녀와의 이별을 선택했다. 차갑고 모진 말로. 어려운 용기를 낸 그녀의 고백조차 외면한 채.

선우의 선택은 지원을 많이 좋아하게 되면 될 수록 잃게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차곡차곡 쌓여왔고 (공연장의 약속, 의류매장 앞의 싸움, 해줄 게 없다는 말) 그 것이 진노식의 등장으로 폭발해버린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게, 지원의 옆에 있는 게 행복하고 또 두려운 선우는 그녀를 만나기 이전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고 싶지않은 길. 그렇게, 다시, 이제, 깊은 터널에 갇혀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간을 홀로 견뎌내야만 했다. 그러나, 이미 깨닫게 된 사랑, 그 것이 주는 따스한 행복, 그 모든 것을 알아버린 지금은 더이상 이전과 같을 수가 없었고, 더이상 내 인생이 이게 끝이 아니라는 그 믿음 하나 조차 그에게 삶의 의지를 불어 넣어주지 못하는 듯 했다.

지원을 지켜줄 수 없기에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던, 그녀가 그리워 망부석처럼 하루종일 그녀를 기다렸던 어느 밤, 갑작스런 사고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비관하며, 선우는 깊은 슬픔 그리고 커다란 괴로움에 휩쌓이게 되었다. 늘 밝고 어디서나 기죽지 않았던 선우는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비참한 현실과 마주한 순간의 슬픔과 괴로움이 너무 컸고, 그렇게 벼랑 끝에 몰린 순간, 이제 모든 것을 다 지우고 그냥 멍청하게 살아갈 수 있게, 그냥 바보로 만들어 달라고, 경필아빠를 향해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슬픔에 더 큰 슬픔을 부어 넣어야 넘쳐 흘러 덜어진다는, 가득찬 물잔에 물을 더 부으면 넘쳐 흐르듯이 그러듯이 이 괴로움은 더 큰 저 괴로움이 치유하고 열풍은 더 큰 열풍을 잠재운다는 그 어느 날, 이어폰에서 흘러나온 그 말처럼... 그 슬픔과 괴로움이 차고 넘쳐 흘렀는지, 그의 앞에 구원의 손길이 나타났다. 벼랑 끝에서 떠밀려버린 순간 그에게 날개가 생겼다. 가슴에 깊이 패여버린 슬픔과 괴로움을 치유할 수는 없을지라도 열풍을 잠재울 수 있는 더 큰 열풍이 선우의 앞에 등장했다.

그렇게, 선우는 이제 이 깊은 어둠이 내려앉은 터널의 끝을 향해 나아가겠지. 그 끝에 있는 빛을 향해.
지원을 가슴에 새긴 채, 맺힌 채, 그렇게. 가는 길. 지독하게 외로운 길을.

행운- 일까? 여러가지 모습으로 찾아오는 행운 중 하나일까... 이 것은.
어떤 모습의 행운이든, 행운이 필요한 선우는, 그 행운- 을 댓가로 무엇을 치르게 될까?

선우의 처절하지만 통쾌한 복수극을 기대하면서도,
그 복수로 인해 자신의 마음까지 황폐해질 선우가, 걱정되기도 한다.

진미회관 앞에서 자동차 유리 깬 여학생 기억나요? 그게 바로 나에요.
그 눈동자가 마음에 남아있었어요.

이름도, 사는 곳도 모르지만 잘 지내기를, 그리고 언젠가 다시 볼 수 있기를,
나도 모르게 기대하고 있었어요.

선우씨 내 첫사랑이에요.

- 지원 -

 

선우와 함께하는 시간이 깊어질 수록 지원의 가슴 속에 선우가 맺히고 있었다. 그리고, 선우의 가슴 속에도 맺히고 싶었다. 그렇게, 좋아하게 되었고 그가 '곁에 있어달라'고 말한다면 언제까지나 그의 곁에 있고 싶은 그녀였다. 마음에 남아버린 깨진 유리창 너머로 보이던 눈동자는 이제 지원 자신을 볼 수 없지만, 지원 자신이 그의 눈이 되어 그와 함께 그 깊은 터널을 함께 걸어 그 끝을 볼 수 있길 바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어느 날, 싸늘한 모습을 보이던 그는 얼굴 조차 보여주지 않은 채, 슬픔이 가득 담긴 뒷모습만 보이며, 차갑고 모진 말로 지원을 밀어냈다. 왜 그러는지 알 것도 같은데, 그래서 겨우 용기내어 고백까지 했는데, 선우는 그저 차갑게 외면할 뿐이었다.

갑작스런 선우의 태도변화를 그녀는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당장은 마음의 눈까지 닫힌 사람이었냐고, 내가 착각하고 있었나보다, 라며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지만... 결국은, 어렴풋이 알고있었던 그 것을 곱씹게 되지않을까 싶었다. 그 것이 지원 자신을 위한 선택이라는 것을. 선우가 지키고자 하는 위험은 모르지만, 시각장애인인 자신이 지원에게 결국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 (의류매장 +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말) 을 내내 하고 있었을 것이고 그 생각 끝의 결론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될지도 모르겠다.

선우와의 연결고리를 끊듯 봉사활동을 관뒀지만, 스카프는 여전히 하고 있는 지원. 그 것은 또 어쩌면 선우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단순한 봉사활동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결단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은 아닐까, 라는 뭐 그런 생각. 그러나, 어쩐지 그 날 밤이 그들의 마지막일 것만 같았다. 태주가 내민 손을 결국 잡게될 선우는 떠날 것이고, 지원이 선우를 찾았을 때 그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가 될 것만 같았다. 그 어떤 이별의 말조차 없이.

만약, 저에 대한 당신의 마음이 변하신다면 그건 당신에게 더 잘된 일이 될 거라고 믿어요. 그럼 저는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면 되겠죠. 그러나, 만약 당신이 변하지 않으신다면 제가 처음 가졌던 사랑으로 당신을 지켜드리겠어요. 당신이 명하지 않는다면 난 결코 곁눈질 하지 않을 거에요.... 라는, 5회 지원이 낭독했던 구절. 그 때는 어렴풋이, 그리고 지금은 확신에 가깝게... 13년이란 세월동안 원망과 그리움 그리고 지워내지 못한 사랑으로 가슴 속에 맺힌 그를 향한 지원의 마음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기다림만 배우면 반은 안 것이나 다름없는 삶 속에서 태어나서부터 뭔가를 기다리는 인생. 받아들이기 위해서 죽음까지도 기다리는, 떠날 땐 돌아오기를, 오늘은 내일을, 넘어져서는 일어나기를 기다리듯이, 지원은 선우를 기다리며 살아가려나?

선우는 그냥 그 자리에 서있기만 하면 자신이 알아보겠노라던 지원. 그러나, 지원은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던 선우를 알아보지 못한 채 그냥 스쳐버렸다. 그 기다림 끝에 돌아올 선우를 지원은 알아볼 수 있을까? 또 다시 알아보지 못한 채 스쳐버리는 것은 아닐까? 알아볼 것이다. 이번엔 알아볼 차례니까. 지원은, 앞을 보며 뒤를 보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늘, 한 번 스치더라도 결국 돌아봤고 그렇게 알아봐줬었으니까. 복지관에서 재회했을 때도, 공연장에서도.

누구 좋아하는데 이유가 없지. 아니, 어쩌면 모든 게 다 이유지.
그 사람이 거기 있어주는 거. 그 사람이 날 보고 웃어주는 거.

그 사람도 나처럼 이럴까. 좋아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는데 있건 말건 귀찮고 싫을까.
제발 내 옆에서 꺼져, 이러고 싶을까.

- 장일 -


점점 무뎌져 결국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우가 깨어났고 시력을 잃었고 기억을 잃은 채 장일의 주변을 맴돌게 되었다. 아버지처럼 대놓고 거부하지 못한 채 '그럼 우리 벌받아요' 라는 말과 함께 친구의 가면을 쓰고 선우를 대했다. 그리고, 선우가 언제 기억을 되찾을지 모른다는 공포와 두려움에 휩쌓인 장일은 결국, 그 사건 이후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보며 연습한 것처럼 또 다시 연습을 했다.(장일코패스의 귀환) 만약을 대비해서. 장일의 공포와 두려움이 극한을 찍어 다시금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자기합리화를 하는 듯 했다.

선우를 향한 장일의 마음은 미묘했고 또한 복잡했다. 왜 너는 죽지않고 살아 돌아와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걸까, 왜 너는 내 주변을 맴돌며 날 괴롭히는 것일까, 왜 하필 네가 지원의 그 사람일까, 왜 두사람은 재회했고 또 사랑하게 된 것일까, 왜 내가 아니라 선우여야 했을까... 그녀는 하고많은 남자 중에서 왜 하필 선우여야 했을까... 등등.

질투와 죄책감과 두려움 속에서 갈등하는 장일이랄까? 지원이 바라보는 상대가 선우여서 그의 앞에서 드러내놓고 질투조차 못하는 장일이었고, 지원이 그어놓은 선이 너무나 확고해서 밀려난 이후 다시금 다가갈 용기조차 내지못하는 장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원과 선우의 갈등을 알게되었고, 지원의 눈물을 봤다. 어떤 기분이었을까? 다행이라고 생각했을까, 감히 니가- 라는 분노와 원망 비스므리한 감정이 앞섰을까. 혹은, 그 둘 다?

그렇게, 장일은 위로랍시고 선우를 자극했다. 선우의 절망과 고통 가득한 현재가 누구로 인해 시작되었는지 모른다는 듯이, 뻔뻔하게, 난 이제 마인드 컨트롤도 끝냈으니까 '니 친구로서' 충고하는 것 뿐이야라는 듯이. 그런 장일을 보며 난 육성으로 X장일을 외쳐댔고, 선우도 그런 마음이었는지 내내 절제의 미를 보여주던 감정을 폭발시키며 왕년의 싸움짱 실력을 가감없이 보여주셨더랬다. (...) 선우의 폭력 앞에 깨갱- 거리는 장일의 표정은 정말 공포에 휩쌓인 듯 했는데 그 전에 자신이 팬 것이 있어서 더 공포에 휩쌓인 것은 아닐까, 선우의 폭력은 그 전에 장일이 술취해서 자신을 패던 그 때가 떠오르며 더 욱해서 막 팬 건 아닐까... 라는 건 나의 망상.

아무튼, 장일은 과일을 사들고 선우의 집을 찾아왔었다. 평생 피하고 싶었을 선우를 찾는 이유는 뭐였을까. 그래도, 걱정되는 마음이 조금은 있었던 것일까... 라고 보던 당시엔 생각했는데, 그런 마음 조금, 나머지는 떠보기 위함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기억에 대한, 그리고 지원에 대한. 또 어쩌면, 마인드 컨트롤을 끝냈으니 실행에 옮기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고. 나는 니 친구다, 에 대한.

또 그리고, 망부석처럼 학교에 앉아있는 선우를 발견한 장일은 차마 다가가지 못한 채 (또 맞을까봐?) 먼 발치에서 그의 걸음에 맞췄다. 난 이 장면을 보며 무의식 속에서 장일이 선우를 걱정해주는 그런 마음, 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어둠 속을 걷는 선우의 걸음에 맞춰 어둠 속을 걷는 장일. 그러다 문득- 정신이 들어버린 듯 그 걸음을 멈췄지만, 그저 앞을 걸어가는 선우. 장일이 만약, 문득- 정신이 들었더라도 아닌 척 걸음을 맞춰 그를 따랐다면 어땠을까? 그랬어도 그런 사고가 났을까? 외면했을까, 도와줬을까.. 등등...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나쁜시키가 틀림없는데, 이 아이에 대한 생각을 곱씹다보면 또 왠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선택과 삶이 가여워지고. 그러다가 또 문득 정신을 차리게되면 X장일! 이 나쁜 시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그런 미묘함. 연민과 미움이 동시에 드는 녀석이다.

13년의 세월이 흐를 것이다. 2년이란 세월만큼 무뎌졌으나 그 죄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마저 완전히 무뎌지게 할 수 없었던 장일은, 13년 후, 다시 지워내다 못해 파내고 싶은 과거의 죄와 마주한 순간...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이제는 완전히 무뎌져 사라졌다고 여겼을 그 공포와 두려움과 마주하는 순간, 장일코패스 3탄이 나오겠지? 아무튼, 죄에서 달아나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또 포장할, 그러다 결국 내가 나인지도 모를 거짓 속에서 무너질 장일이, 궁금하다. 언제나 차가운 가면 속에 표정을 그려넣는 이 나쁜시키가 1회에서 보여준 세상이 다 무너져내린 듯한 깊은 절망과 슬픔이 가득한 표정- 으로 가는 과정이.

난 니가 불쌍해. 나랑 비슷해서.
우린 닮았어. 촌스럽게 말하면 신분상승. 미치도록 원하잖아?
너는 공부로, 난 그림으로.

- 수미 -

 

수미는 꽤 많은 패를 쥐고있는 인물이다. 아직 모르는 부분도 있지만 그 부분은 아버지인 광춘과 힘을 합하면 완성될 듯! 아무튼, 쥐고있는 패가 아직 완성 전이기에 결정적인 무언가를 찾아내기위해 그들을 관찰하고 때론 떠보기도 하는 그녀는, 그러면서도 방관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은 오로지 이장일 때문에. 너무 없어보여서 슬펐고, 그 모습이 나와 비슷해서 불쌍했던, 그렇게 촌스럽게 말하면 미치도록 신분상승을 원하는 모습에서 나를 들여다보는 듯 했던 수미는, 그를 좋아하고 있었다.

수미가 알게된 것들 중에는, 선우와 지원과 장일의 관계도 있다. 장일은 알지만 선우와 지원은 모르는 세 사람의 얽혀있는 관계. 그리고, 수미는 금줄의 부탁을 받고 지원을 만나러가며 선우의 그녀가 바로 장일의 그녀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선우에 대한 이야기를 지원에게 들려주며 선우를 좀 더 사랑해달라고 부탁하는 수미의 말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것은 선우가 아닌 수미 자신을 위한 부탁. 그렇게, 이제 그만 장일에게서 떨어져 달라는, 그런 부탁.

그리고, 선우가 가진 비밀의 열쇠 중 하나를 가지고 있음에도 아직 알지못하는 중이다. 나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선우가 쓴 점자종이를 하나 슬쩍해서 그 것을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 점자에 씌여진 내용이 무엇인지 세상에 밝혀지는 날... 그리 조용하지만은 않을 듯 했달까?

장일이 선우에게 엄청나게 얻어맞은 날, 수미는 장일의 집을 방문했다. 그리고 이런저런 상황 끝에 강제키스 및 잠자리까지 함께하게 된 두 사람.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시다는 듯 잠에서 깬 수미는 그 햇살을 고스란히 받아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 장면이 인상깊었던 것은, 수미에게 장일은 그런 빛- 과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듯 해서였다. 수미의 텅 비어버린 마음 속에 사랑을 채워줄 수 있는 인물도 장일이고, 그렇기에 장일과의 하룻밤은 수미의 마음 속에 사랑을 가득 채워넣었다는 만족, 나도 사랑을 받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행복으로 만들어진 그런 빛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잠꼬대로 지원을 부르는 순간, 그 사랑은 소리없이 사라졌고 또 다시 수미의 마음은 텅- 비어버린 듯 했다. 그렇게 나왔을 때 눈부시게 빛나던 햇살은 어느 새 사라졌고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수미의 마음처럼. 그 마음에 그래도 조금은 남아있던 사랑의 찌꺼기마저 씻어내리는 듯이. 그렇게, 수미는 차갑게 쏟아지는 빗줄기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 장면, 왠지 인상깊었다. 수미의 마음, 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뭐랄까... 이제 나는 더이상 너에게 사랑을 애걸하지 않을 거야, 날 이렇게 대한 거 후회하게 만들어 줄거야, 이런 느낌이랄까? 박수무당의 딸인 수미에게 쏟아지는 차갑고 서늘한 세상의 시선과 닮은 차갑게 쏟아지는 빗줄기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은 그렇게 날 무시하고 아프게하는 세상과 이장일에게 맞서겠노라는 뭐 그런 의지처럼 느껴지고 했다. 음, 너무 많이 갔나?

이랬든 저랬든, 이 날의 일은 수미가 장일에게 집착하고 옭아맬 어떤 계기가 되어줄 것 같았다.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지.
눈 맑은 연어가 말했다.

나도 그래. 뭔가 가슴에 자꾸 사무치는 것 같아.
<은빛 연어는 목이 메인다.

사무친다는 게 뭐지?
아마, 내가 너의 가슴 속에 맺히고 싶다는 뜻일 거야.

- 지원 / 낭독 -



1) 의류매장씬. 아, 그 남자 진짜 짜증났다. 그래도, 그 씬으로 선우가 자신의 무기력함을 느끼고 진노식이 자신의 주시하는 걸 깨닫게되며 지원을 밀어낼 수 밖에 없는 이유, 를 위해 필요한 씬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선우와 지원의 마음이랄까, 그런 것도 새삼 확인하게 된 씬이기도 했고 말이다. 지원의 강인한 성격도. 그보다, 왕년의 싸움짱 선우의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ㅋ)

2) 선우가 밤늦게까지 지원이 기다리는 모습을 보는 장일. 그 때, 장일이 건물에서 나올 때 걷는 모습, 뭔가 되게 다소곳하고 조신한 느낌이 들었다. 아, 뭐라고 해야하지? 아무튼!

3) 근데, 장일이는 그 촌스러운 신분상승을 원하는 건 아니었을까? 개천에서 용이 되려고 하는 것. 그래서, 수미에게 접근했다가 팽했고, 지원이에게 접근했던 거 아닌가? 결국, 한지원이란 한 여자에게 반해버려서 가슴앓이를 하는 중이지만. 

4) 8회 너무 맘아프고 또 정말 재밌었다. 다 보고 혼자 대박!!!을 외치고 있었다나 뭐라나. 이번 주에 드디어 2차 타임워프를 한다고하니 그저 기대될 뿐이다. 아마 중후반에 하지 않을까, 싶다. 

5) 지원이 사진과 그 뒷면에 적힌 고백편지. 선우는 이 것을 언제쯤 보게될까? 정신없어서 그 책을 안챙겨갈까, 아니면 그럼에도 챙겨가서 눈 뜨자마자 확인할까.. 왠지, 난 안챙겨갔다가 나중에 확인해서 알아봤음 싶다. 두 사람의 13년 후 재회가 왤케 기대되는지.. 이 드라마 복수극인데 멜로에 정말 낚였나보다. (ㅋ)

6) 이상하게 8회는 복습을 못하겠다. 넘 맘이 아파서. 다른 회차는 거의 두세번씩 보곤했는데;

7) 문태주의 등장. 내가 니 애비다. 두둥!!! 태주가 불꺼진 방에서 비서와 기다리다가 선우의 감정이 극한으로 치고 올랐을 때 존재를 밝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선우가 바닥을 치길 기다린 후에 구원의 손길을 내민 듯한. 그렇게 열풍을 더 큰 열풍으로 잠재우겠노라는 듯. 그런데, 선우가 그렇게 극한의 감정으로 치닫게 될 줄 알고 그런 건지, 아니면 깜짝 이벤트 하려고 기다리다가 선우의 절규를 듣고 지켜보고, 그러다 이대로 두면 안된다는 생각에 존재를 드러낸건지는.. 알 길이 없다. 그저, 태주 간만에 안웃겼다. (...)

8) 선우를 바라보는 진노식의 시선은 참 미묘하다. 내가 사랑하는 여인의 아들, 나를 배신한 놈의 아들, 이라는 것에 대한. 어쩌면 내 아들일지도 모른다, 라는 가정은 그에게 없는 걸까? 그리고, 문태주가 바라보는 선우 또한 그런 의미겠지? 문태주가 만약 진노식을 향한 복수를 위해 선우를 이용하게 된다면... 왠지 복수를 위해 희수를 이용하는 그분이 생각나기도 한다. 문태주도 그분처럼 깊은 고뇌와 갈등을 할까...(는, 부활)

9) 선우에게 맞는 장일이는 진심으로 공포에 질린 듯 했다. 아니, 선우가 친히 싸움의 기술을 전수했으면 공부만큼 노력을 해서 익혔어야지! 아무튼, 선우의 공격에 왕년의 싸움짱이라는 선우의 능력을 알아서인지, 그런 녀석을 술김애 팼던 기억이 떠올라서인지, ...엄청난 공포에 덜덜떨던 이장일 되시겠다.

10) 눈치빠른 지원이. 미모와 눈치와 머리와 마음씨까지 어디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는 지원이였다. 수미의 이상한 태도에 바로 말바꾸기 신공. 역시, 내가 오해했나보다, 선우를. 선우는 지원에 한해서만은 아무것도 감추지 않는 가보다. 짜식-, 오해해서 미안하다! (...)

11) 7회랑 8회에서 지원이가 선우 못알아보고 스쳐가는 거 보며 '보이는 니가 알아봐야지!' 라며 울컥- 거리기도 했었다. 뭐, 결국 알아봐주리라 믿으며... 지원이는 정말 마음이 건강한 아이인 듯. 선우를 편견없이 같은 위치에서 같은 시선에서 그저 한 남자로 바라보는 것도 너무 좋았다. 그렇게 선우의 시선을 의식하며 설레여하는 것도. 수미와 금줄이는 그런 거 없음. 그리고, 장일이는... 얘는 불안+초조+두려움+공포, 뭐 요딴 감정으로 인해 때때로 선우가 보이는데 연기한다고 생각하며 그 시선 하나에 엄청 긴장하는 녀석이니...;;; 이런 거 빼면, 수미-금줄과 별다를 바는 없다.

12) 하아-, 예고는 언제 뜨려나? 지난 주를 생각하면... 내일 쯤 뜨려나? 두근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