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적도의 남자 9회) 벼랑 끝으로 내몰린 그의 등에 솟아난 날개,

도희(dh) 2012. 4. 19. 15:47

지금까지의 김선우는 잊어라. 죽었다고 생각해.
넌 이제 새롭게 태어날 거야.

- 적도의 남자 9회 / 문태주 -

 


 

선우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을 원하는 건 바로 나라고... 내 옆에 있어 달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기다려 줘요, 기다려 주세요. 당신 곁으로 다시 돌아올게요. 언제가되든 꼭 돌아옵니다.
 

『그가 말했다. 벼랑 끝으로 오라. 그들이 대답했다. 우린 두렵습니다. 그가 다시 말했다. 벼랑 끝으로 오라. 그들이 왔다. 그는 그들을 밀어버렸다. 그리하여 그들은, 날아갔다.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몬 건 우리가 날개를 가진 존재란 걸 깨닫게하기 위해서다.』

절망의 끝에서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 구원의 빛이 그를 찾아왔다. 그 빛은 자신을 그의 아버지라 했다. 돌아가신 경필아빠의 친구이고 경필아빠가 죽기 전 부탁했기에 이렇게 찾아왔노라, 그는 말했다. 그 사고 이후로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은, 세상을 경계하며 살아야만 했던 선우는 역시나 경계모드. 그러나 결국, 선우가 살아가야만 하는 유일한 이유 - 경필아빠 죽음을 밝히는 것 - 로 인해 그가 내민 손을 잡고 그 빛을 따라가기로 했다.

24시간. 떠나기 전 선우에게 주어진 시간. 그 시간 속에서 선우는 지원과 재회했다. 다행히도. 그날 밤이 끝이 아닐까, 라며 얼마나 조마조마 했던지. 하지만, 나의 안도와 달리 선우는 이제 곧 떠나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 때문인지 너무나 차갑게 그녀를 대하며 가시돋힌 말들로 그녀를 그리고 그 자신을 상처주고 있었다. 나를 기달려 달라는 마음 속의 말은 차마 꺼내지 못한 채.

그렇게 선우는 전해질지 어떨지 모를 편지 한 장을 남겨두고 떠났다. 선우는 정말 그 편지를 남기고 싶었을까, 혹은 그렇게 썼지만 그 또한 남겨선 안된다고 생각했을까? 책상 위에 널부러진 책과 종이들. 선우의 부탁대로 선우가 미처 챙기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까 훑어보던 태주는 그 편지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놓아두고 선우와 함께 떠났다. 한 여자를 오랜 세월 홀로 사랑해왔고 그 여자로 인해 절친한 선배에게 배신당하고 그 복수를 위해 살아왔을 태주에게, 선우의 사랑이란 무엇으로 다가왔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선우가 떠나는 날, 그를 찾은 금줄에게만 작별인사를 한 채. 그 누구에게도 오늘 자신을 봤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말을 남긴 채. 그리고, 금줄이는 의리의 사나이답게 그 약속을 지켰다. (짜식!) 선우는 정말 금줄이에게 잘해야 한다. 돌아올 때는 정말 '금줄' 사와서 선물로 꼭! 줘야하고. 오늘, 10회에서 금줄이한테 금줄 주나 안주나 두고볼 것임.

 

지원

그러나, 만약 당신이 변하지 않으신다면 제가 처음 가졌던 사랑으로 당신을 지켜드리겠어요. 당신이 명하지 않는다면 난 결코 곁눈질하지 않을거에요. 나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녀는 이대로 끝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를 만나야만 했다. 그리고, 만났다. 대담한 방법으로. 하지만 여전히 차가운 모습으로 가시돋힌 말만 내뱉는 그를 보며, 그녀는 그의 아픔도 함께 보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 것이 그의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가 모를 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교지에 실린 그의 사진을 통해 그의 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달려갔지만, 그는 사라졌다. 전하지 못한 그의 마음 한 자락을 남겨둔 채. 그렇게, 그의 물건을 정리하며 그 하나 하나에 쌓인 추억들을 떠올리던 그녀는, 그날 밤, 어둠 속에서 읽어주던 그 책의 내용이, 사실은 그의 고백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렇게, 그녀는 뒤늦게 그의 고백을 듣게 되었고 남겨진 그의 마음 한 자락이 그녀의 마음에 맺혔다. 그가 다시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지원이가 선우의 방을 정리하며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을 보며 약간 초조했었다. 그 장면들을 보며 아련해지고 먹먹해지긴 했지만, 지원이가 선우가 남겨두고 간 그 마음 한 자락을 발견하지 못할까봐. 그래서 '편지! 편지! 편지!'를 외쳐가며 봤더랬다. (하아;) 그리고, 다행히도 발견했다. (휴) 사실, 예고 나온 후로 지원이가 그 편지 못읽을까봐 너무 조마조마 해서 말이다. 이제, 정말로 지원이는 선우의 고백과 그 마음 한 자락에 의지해서 13년을 기다리는 걸까?

아, 그리고 장일이랑도 절교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13년 후 선우와 재회하는 것은 물론이요, 장일이랑도 재회하게 될텐데... 선우와 장일의 관계를 지원이 알게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미, 세 명이서 한 공간에 있었던 적이 있었고, 그 날 장일이는 선우를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했는데, 후에 두 사람의 관계(친구)를 알게되면 혼란스러울 듯!!! 이 장면도 무척 기대되는 중이다. 우선은, 선우와 지원의 재회가 가장 기대되고!!!

 

장일

선우야, 나 반드시 성공할거야. 그래서...
 

어느 날, 선우가 사라졌다. 그 소식을 처음 들은 것은 지원을 통해서 였다. 그러나, 크게 귀담아 듣진 않은 듯 했다. 그저  그 날의 일도 있었고 선우가 지원이를 피하려나보다,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도 마음 아파하는 지원이에게 질투섞인 퉁명스러운 말을 내뱉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결국 절교당하고;

그 후, 다시 보고싶지 않은 수미가 찾아왔다. 이 날, 수미를 대하는 장일의 태도는 오래 전, 수미와 해미리에 가기로 약속해놓고 바람맞힌 후 약국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을 때의 반응과 겹쳐졌었다. 수미의 반응도. 아무튼, 수미를 통해 선우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을 장일은 알게되었다. 그리고, 찾아갔다. 선우는 정말로 없었다. 깨어진 거울만 남겨진 채.

돌아오는 길, 다리 위에서 장일은 뒤를 돌아봤다. 내일을 위해 살아가기에 어제를 돌아보지 않는, 그렇게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는 그는, 뒤를 돌아봤다. 과거 가장 행복했던 순간, 처음으로 세상엔 경쟁자 말고 친구가 있다는 걸 느꼈던 그 날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장일을 위해 뭐든지 하려는 선우, 선우를 위해 뭐든지 하고 싶었던 장일, 가장 반짝거리 시절, 그 돌이킬 수 없기에 더욱 빛나는 그립고 또 그리운 시절.

그 순간을 떠올린 후의 장일의 표정은, 환한 미소를 짓던 어린 장일의 모습과 겹쳐진다고 여겨지는 순간, 슬픔과 기쁨이 섞인 복합적인 표정으로 일그러졌다. 그 모습이 되돌릴 수 없는 그 날에 대한 그리움과 선우가 사라짐으로서 겨우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후련함이 느껴졌다. 눈 앞에 있는 선우는 공포와 두려움을 안겨주지만, 내 눈 앞에서 사라진 선우는 그저 그립고 그리운 존재라는 듯이.

그렇게, 다시 길을 걷는 장일의 모습은, 이제 모든 게 끝났다, 라고 말하는 듯도 싶었다. 그렇게, 선우의 등장으로 과거에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나는 다시금 내가 설계한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노라 말하는 듯 했달까?

장일이의 고뇌와 갈등은 대부분 '다리'에서 이루어지는 듯 했다. 아슬아슬함을 표현하려는 걸까, 이 곳과 저 곳을 연결짓는 거기 어디 즈음, 그 곳에서의 선택, 뭐 그런 걸 말하는 건가. 등등... 이런저런 막연함. 잘 모르겠다.


수미

내가 다시 돌아올 때는 니가 그렇게 함부러 무시해도 되는 사람 아닐꺼야

 

 

극 중 중요한 열쇠란 열쇠는 죄다 쥐고있는 수미는, 선우가 사실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되었다. 그러나,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은 채 자신의 마음 속에 깊이 숨겨두고 있었다. 수미에게 진실은 밝혀야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 수미를 무시하는 장일을 옭아매기 위해 필요한 그 무엇.

수미는 유학을 가게되었다. 극사실주의 화가가 되겠노라 했다. 그 것은, 또한, 수미가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 필요한 것. 지금 알고있는 진실과 그림으로 어떻게 장일을 옭아매게 될지는 대충 짐작은 하지만 넘어가기로 하고, 수미는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장일이 자신을 함부러 무시할 수 없는 때를. 그런 사람이 되기위한 시간을 공들여 쌓는 중이라고 해야할까?

수미의 빛은 장일이다. 그 어슴푸레하고 눅눅하지만 그렇기에 수미에게 어울리는 빛. 빛은 곧 욕망. 그림을 통해 신분상승을 하는 것이 그녀에게 1순위였던 시절은 분명 있었겠지. 하지만, 현재의 수미는 그 어슴푸레하고 눅눅한 빛을 위해 신분상승을 부수적인 요소로 만드는 듯한 그녀에게 그림은, 그를 얻기위한 도구 중 하나라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그보다, 선우의 집에 갔더니 집이 엉망이더라는 수미의 말에 '응?' 거렸다. 왜냐하면 그 전에 지원이가 가서 싹- 정리하고 왔기에. 게다가, 장일이한테 화가난다고 길에다 쓰레기를 그냥 버렸;;; 그럼 안돼요, 당신!

 
13년 후

어느 날 갑자기, 선우가 사라지고 1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장일이는 스타 검사가 되었고, 수미는 극사실주의 화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으며, 지원이는 호텔에서 과장급 매니저로 일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선우가 돌아왔다. 그가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장일부자를 만나는 것이었다. 13년 만에 연락 온 선우. 장일부자는 두려웠다. 선우의 등장 자체가 그들이 애써 만들어 온 평화로운 세상을 무너뜨리게 될테니 말이지.

13년이 흘렀다. 장일은 누구보다 정의롭고 반듯며 청렴결백한 가면을 쓴 채 더 높은 이상을 위해서 살아가고 있었다. 13년의 시간동안 죄책감은 무뎌질대로 무뎌졌다. 언제나 원망가득한 눈길로 바라보던 아버지를 향해 어린 시절과 같은 미소를 지을 수도 있게 되었다. 그만큼, 장일부자에게 그 일은 그저 흘러간 시간 속에서 희미해진 어떤 기억일 뿐이었다. 아니, 그래야만 했기에 애써 지워냈을 것이다. 그런데, 선우가 나타났다.

흘러간 시간 속에서 희미해져 이젠 지워져야만 하는 과거는 현재가 되어 또렷해졌다. 아무리 흘려보내도 결코 희미해지지 않는다는 듯이.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는 듯이. 그렇게, 장일부자는 선우 앞에 섰다. 전과는 너무나 달라진, 그러나 여전히 앞을 못보는 선우 앞에. 죄책감이나 미안함이란 감정보다는 못마땅함을 가득 담은 채로. 보이지 않는 사람 앞이라고 함부러 행동하며.

화기애애한 재회는 아니었다. 겉으론 분명 화기애애한 듯 하지만 날 선 신경전으로 가득한 공간 속에서, 장일은 선우의 겉모습을 훑어보며 그의 현재를 판단했고 그렇게 의심병이 돋았다. 선우 또한, 그들과의 재회가 반가운 듯 행동하지만 그 속에서 소심한 복수(...)를 하며 그들을 쥐락펴락하며 시험하는 중이었고. 그리고, 장일은 보기좋게 그 시험에 통과하지 못했다. 예나 지금이나, 그는 '나만' 아는 사람이었으니까.

선우와 헤어진 후 돌아가는 길, 장일이 뒷모습은 그 날의 장일과 닮았고, 행동 하나하나가 그 날과 겹쳐졌다. 그 것은, 현재의 장일과 과거의 장일을 이어주는 장치이자, 선우를 만난 순간 그는 다시 과거와 마주했노라 말하는 듯 했다. 그리고, 머뭇거리는 발걸음. 그 머뭇거리는 발걸음 속에 무엇이 담겨져 있었을까. 그 순간, 장일이 발걸음을 돌렸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그 것은, 장일의 마지막 양심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냥 길을 걷는 순간, 더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린 듯 했고.

그리고...
선우는 시력을 회복했다.

그리고

1) 선우가 지원을 기다리던 그 벤치에 앉아, 선우를 그리워하는 지원. 이 장면, 좋았다. 장일이넘이 등장하기 전까지.

2) 정말 초조해하며 봤다. 끝날까봐. 다행인지 불행인지 핸펀을 곁에두지 않아서 마지막까지 시간은 안봤는데, 내내 안절부절. 끝나면 안돼!!! 라며. 삼자대면 즈음이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했기에 더 조마조마.

3) 삼자대면씬과 그 후 어린 장일과 겹쳐지는 연출이 좋아서 '후아'거리며 보는데, 선우의 시력회복하는 씬에서 허덕. 정말 멍때리느라 예고도 눈에 안들어왔다. 그러다 퍼뜩. 아, 예고는 왜 이렇게 짧은 건가요.. 라며, 어찌 하루를 기다리나요... 라며 좌절.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적시도 다가온다. 이제, 6시간 좀 더 남았나? (ㅋ)

4) 본격적으로 등장할 눈뜬 선우가 너무 기대된다. 공홈에 올라온 사진보고 혼자 허걱- 거리며 정줄놓고 봤다는 건 비밀로 하고... 요즘 캡쳐하는 재미가 쏠쏠한데 더 할 것 같다. 수트간지 대결할 CEO 선우와 검사 장일이 너무너무 기대된달까? 에잇.. 이런, 본격 비주얼 드라마 같으니라구! (ㅋ)

5) 진노식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않는 선우. 문태주는 그런 선우를 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6) 이상, 뭔가 할 말이 많았는데 전혀 기억은 안나고. 10회까지 보고나서 또 쓰도록 해야겠다, 뭐. 예고도 올려야하고. (이거 왠지 의무화 되었음. 아무도 안기다리는데 나 혼자서ㅋ) 그나저나, 벌써 10회다. 벌써. 벌써. 벌써. 엄포스 캐스팅 소식듣고 환호하던 게 엊그제같건만. 2달전 완주한 '부활'이 또 땡기는데... 한번 더 달릴까 어쩔까, 고민되는 중이다. (어이;)

7) 아, 청률이 1위!!! 꺄! 사실, 1-2-3위 청률이 차이도 거의 없고 그래서 언제 뒤집힐지 모를 불안감도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1위 했다는 그 자체가 너무 기쁘다. 야금야금 올라서 결국 1위해먹는 걸 보니 뿌듯하달까? 그저, 많은 것도 바라지않고 청률이 딱 두자리만 찍었으면 하던 시절이 엊그제같건만!

8)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