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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단전) 향단과 몽룡의 절절한 로맨스를 그린 고전짬뽕극!

도희(dh) 2011. 9. 13. 07:00


~ 향단전 ~
<< 향단과 몽룡의 절절한 로맨스를 그린 고전짬뽕극! >>





0. 작품정보

- 제목 : 향단전 (총 2부작)
- 극본 : 명창현, 김지완
- 연출 : 김상호
- 출연 : 서지혜, 최시원 外
- 방영 : 2007년 9월 3일 ~ 4일





1. 절절한 로맨스의 심향단과 이몽룡-.

- 들이대는 몽룡이와 대략난감한 향단이 -


화적패 우두머리와 죽마고우인 몽룡은 그 우두머리의 화적질을 돕다가 도망치는 중에 월매네 집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춘향의 새옷을 입고있던 향단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몽룡은 당연히 월매의 딸 춘향이라고 생각했으나 뒤늦게 춘향의 몸종인 향단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지만, 그녀의 고운 외모와 마음씨에 반한 몽룡은 그 마음을 쉽사리 접지못한 채 들이대고 있는 중이었다.

향단 또한 몽룡이 그저 의적이라 여기던 순간부터 첫눈에 반한 상태였기에 그가 자신에게 들이대는 것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그리 싫지만은 않은 듯 했다. 그래서 웃는 모습이 이쁘다는 몽룡의 말에 개울물에 비춰지는 자신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웃는 연습을 해보니 말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거둬 준 월매모녀의 은혜에 대한 보답과 멀리서나마 몽룡을 평생 모시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춘향과 몽룡의 오작교 노릇을 자처하게 되는 향단이었다.

향단이란 이름은 평생 춘향을 모시라는 의미로 월매가 지어 준 이름이라고 하는데, 그렇기에 향단은 춘향과 몽룡이 이어지면 평생 춘향을 모시며 몽룡을 모실 수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 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고 해야할까?  게다가 향단은 몽룡과 달리 나름 현실적인 편에 속하기도 했다. 그렇게, 굳게 맘을 다잡고 또 다잡았음에도 몽룡에 대한 그 마음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어쩔 줄 몰라하긴 했지만;


- 서로를 그리워하며 찾은 대나무 숲에서의 만남, 꽤 설레였던 씬 -


자신의 딸 춘향을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는 눈치백단의 월매로 인해서  향단은 이런저런 고난과 시련의 길을 걷게되는 듯 했다. 오작교 노릇과 방자와의 혼례는 몽룡의 깽판(;)으로 무산되었지만, 향단을 위해서 장원급제하러 몽룡이 떠난 사이에 부임한 신임사또의 수청을 거부할 엄두가 나지않았던 춘향을 위해 월매는 그 자리에 향단을 내보내며 또다시 향단에게 시련을 주고 말았다.

다행히도 사랑의 힘으로 인해 '장원급제-암행어사'의 탄탄대로를 걷는 몽룡 덕에 향단이는 살아나고 잠시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지만, 몽룡이가 춘향이의 정인이라 마음에 안드는데 그 몸종과 양다리를 걸친다는 것이 눈엣가시인 몽룡이를 잡기위한 변학도의 덫에 걸려든 향단이와 자신으로 인해 덫에 걸려든 향단이를 구해줄 방법이 없었던 몽룡은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버릴 각오를 내비치며 또다시 애절한 사랑을 나눈다나 뭐라나;


- 사랑을 확인한 향단과 몽룡 그리고 어릴 때 약 잘못먹은 몽룡 죽마고우 홍길동; -  


결국, 감방동기 석호순의 동생 석호필 덕에 탈옥한 향단은,  공양미 삼백석에 인신재물을 산다는 청나라 상인을 찾아가 '심청'이란 가명을 쓰고 인당수에 뛰어들지만, 이미 그 소식을 알고있던 몽룡은 배에 잠입해서 향단이가 뛰어들자마자 따라 뛰어내려 그녀를 구하게되며, 몽룡이와 향단이는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백년해로했다는 아주 아름답고도 절절한 로맨스가 되겠다.





2. 고전짬뽕극-.
 - 봉사 심학규의 딸 심향단 -


태어난지 7일만에 모친을 잃고 봉사인 아버지 심학규가 동냥젖으로 키운 향단. 향단이란 이름은 월매가 지어준 이름인데 그 이름에는 '평생 춘향을 모시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아마도 월매가 어린 향단이에게 동냥젖을 먹이며 철이 들면 자신의 귀한 딸 춘향의 몸종으로 데려다 부릴 생각으로 지어준 이름이 아닐까, 싶었다.

어찌되었든, 봉사인 아버지를 봉양해야만 했던 향단은 춘향의 몸종으로 일하며 아버지를 모시며 그렇게 살고있었다. 그리고, 조선제일의 명의 허준의원에서 눈을 치료받던 아버지는 돈만 있으면 눈을 뜰 수 있다고 하고, 향단은 그런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해주고싶은 간절한 마음에 결국 공양미 삼백석에 자신을 팔아 인당수에 몸을 던지게된다. 그리고, 탈옥한 죄인의 신분을 숨기기위해 '청'이란 이름을 급조하게 되었는데... 이 것이 훗날 많은 사람들에게 '효녀 심청'이라는 이야기로 알려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이 드라마에서는.



 - 남의 고을에 놀러와 원한 풀 궁리하는 자매, 장화 홍련 -


이몽룡은 성춘향이 아닌 심향단과 절절한 사랑을 나누게된다는 고전비틀기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여주인공 심향단의 아버지는 다름아닌 심학규이며  심학규의 주치의는 허준이다.  남주인공 이몽룡의 아버지 이사또는 밤마다 꿈자리가 뒤숭숭한데 그 원인은 자신들의 원한을 풀고자하는 장화와 홍련 자매가 등장했기 때문이며, 근래 이 땅에서 문제가 되는 화적단의 두목은 어린 시절 약을 잘못먹어 급 삭아버린 홍길동이며 홍길동과 이몽룡은 죽마고우라고 한다. 게다가 홍길동과 이몽룡이 죽마고우인 것은 훗날 이몽룡이 일지매가 되는 작은 시초라고도 할 수 있을 듯 싶었다.

게다가 향단이를 탈옥시켜 준 것은 자신의 누나를 감옥에서 탈옥시키기위해서 위장잠입한 석호필의 온 몸에 그려진 지도의 도움이었으며, 이왕 죽을 몸 아버지 눈이라도 뜨게해주고 죽자는 마음에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던지던 향단은 심청이라는 가명을 쓰게되고,  오로지 춘향이의 마음을 얻고싶었던 순정남 변학도는 몇날 몇일동안 그림을 그려서 결국 '니가 이래 늙어도 내는 니를 사랑한다' 라는 내용의 그림 프러포즈를 통해 춘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이 아름답고도 눈물겹도록 웃긴 고전짬뽕극.





3. 그리고-.


궁금한 것은 향단이는 자신의 정체를 들켜선 안되기에 '심청'이라는 급조된 가명까지쓰고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이 일이 어떻게 변학도의 귀에까지 흘러들어갔느냐, 라는 것이다. 몽룡이는 뭐 절친 홍길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쳐도 말이지.  아무래도 극이 전환되는 사건이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노래 세자매의 입방정 탓이라고 생각; 뭐, 그 세자매 덕에 향단이는 살아날 수 있었겠지만!

그러고보면 변학도는 비리는 저질렀지만 나름 순정남이었던 듯 싶다. 변학도가 몽룡이를 함정에 빠지게 하고싶은 이유는 자신을 잡으려는 몽룡에 대한 역공도 있겠지만 사랑하는 춘향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한 복수심, 이렇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게다가 몇날몇일 정성껏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라니!  그러나, 그닥 현명하지않은 철없는 춘향이와 이루어지며 변학도의 비리는 더 심해질 것 같다는 불안감도 들고 말이다.

뭔가 참 어이없는데 나름의 개연성을 가지고서 차곡차곡 그려나가는 듯 했다. 

처음부터 책과는 사이가 안좋고 그저 말타고 노는 걸 좋아하며 화적단의 우두머리와 죽마고우인 몽룡의 캐릭터가 향단에 의해서 급 장원급제까지 하긴했으나 결과적으로 일지매 노릇을 하는 걸 보면 얘가 원래 이쪽 계열의 아이였다고 말하는 듯 해서 '흠, 니가 일지매란 말이지;' 즈음으로 생각하고 말았던 것도 같고. 게다가, 향단이는 의적에 대한 환상같은 걸 가지고 있는 아이이기도 했다는 것도 잊어선 안될 사실!

향단이와 몽룡이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더이상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상황. 그렇지만 제 목숨을 걸 정도로 효심이 깊은 향단이가 그저 낭군님과 오손도손 살진 않을 듯 싶고, 방자도 나중에 몽룡의 행방에 미묘한 표정을 지은 걸 보면 이들의 행방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비밀을 지켜주는 듯도 싶었다.   아무래도 향단의 아버지 심학규는 눈을 뜨고나서 뺑덕어멈(;)과 오손도손 살거나 방자가 중간다리 역할을 하며 살아가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향단과 몰래 만나가며 말이지.

이런저런 고전과 영화와 드라마의 패러디를 통해서 그저 진지한 주인공들의 나름 절절한 멜로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드라마를 가볍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주기도 하며 고전비틀기를 넘어 고전짬뽕극으로 그려낸 이 드라마는 나름의 재미가 있어서 유쾌하게 볼 수 있었다.



덧1) 그보다, 향단을 향해 그토록 베풀어주는 사랑을 했거늘... 가여운 것이 방자로구나;
덧2) 어차히 춘향이도 기생딸. 향단이나 춘향이나 양반신분인 몽룡이에게 가당키나 한가, 싶었더랬다.
덧3) 몽룡이는 참 ... 단순한 녀석인 듯 싶었다. 그러니 여자 말에 장원급제까지 할 수 있었던 건가?
덧4) 춘향이보다 향단이가 더 이뻤던... 그러니 향단이가 주인공인건가?
덧5) 월매는 참 무서운 아줌씨;
덧6) 대나무숲에서의 재회씬 외에도 1회 후반의 각시탈-도령탈 쓰고 서로 바라보는 씬도 나름 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