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로맨스 타운 5회)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money

도희(dh) 2011. 5. 26. 17:11

드라마 로맨스 타운 5회.


볼 때는 생각없이 큭큭큭 웃어대며 보지만, 보고나서 한참 뒤엔 뭔가모를 씁쓸함이 남는 드라마.   분명 볼 때는, 이제 막 시작되는 1번가의 로맨스였는데 리뷰를 쓰려고 살펴보니 돈에 휘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먼저 떠오르는 드라마. 로맨스타운은 제게 그런 드라마인 듯 해요.

노순금양과 두 남자 사이에 은근한 로맨스가 싹트는 듯 했던, 그 로맨스 속에서도 '돈'이란 것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던, '로맨스타운' 5회 였습니다.







1.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과 편견;


춘작할머니를 봤다는 제보에 얼씨구나 백화점으로 달려 온 건우는, 화려한 메이크업에 값비싼 옷을 입은 순금과 마주치게 되지만 그녀가 누구인지 전혀 알아보지 못한 채, 찝쩍(;)거리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런 건우를 보는 순금은, 그런 상황이 재미있었는지 그를 상대해주게 되죠. 그렇게 대화까지 나누고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보기도 하지만 건우는 순금의 존재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해요.   그 것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어딜 보나 노순금이었지만, 건우의 눈에 그녀는 1800만원짜리 옷을 걸친 럭셔리한 여자일 뿐이었달까? 건우 뿐만 아니라 육쪽마늘 언니들 또한 순금을 알아보지 못했고.

이 비슷한 사건은 1번가의 또다른 곳에서도 일어났어요. 바로, 건우의 계모인 트로피와 현주가 고교동창이었다는 것. 현주네 두 싸모님의 추측대로 트로피가 얼굴을 죄다 갈아엎어서 현주가 못알아 본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현주 기억 속의 트로피는 감히 1번가의 사모님이 될 수 없는 사람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렇기에 트로피가 자신의 고교동창이란 것을 작은사모에게 듣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고, 그 사실을 듣는 순간 말도 안된다는 듯 놀랐을지도 모르죠. 물론, 고교 졸업하고 한참이 지났기에 못알아 볼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요;

돈으로 한껏 치장한 후 복수를 위해 등장했던 몬테크리스토를 전혀 알아보지 못한 과거의 절친 몬데고 외 여러 사람들처럼, 이 사건들은 어쩐지 돈으로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사람의 편견으로 인해 일어난 일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저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라는 편견. 그 것이 정답이라고 여기는 순간, 내 눈 앞에 보이는 진실은 그 순간부터 진실이 아니게 되는 것이라고 해야하나?

그렇기에 건우는, 육쪽식모 언니 중 한명인 뚜의 '순금언니랑 목소리가 닮았다' 라는 말을 시작으로 조금씩 수근거리는 순간 '닮긴 어디가 닮았냐!'라며 완전한 부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런지;   사실, 이 부분에서 '혹시 건우가 알고있는건?' 스러웠는데, 그 사실을 알고있었다면 1800만원의 돈을 척척쓰는 순금을 그렇게 황홀한 듯 바라보진 못했을 듯 해서.. 패쑤.





 2. 노순금의 이중생활, 딱 걸렸어!


세상의 편견없이, 1번가의 모든 것을 평등하게 대하는 듯한 영희.  그런 영희의 자상함에 살짝 설레였던 순금의 마음을 영희는 제대로 짓밟게 되더군요. 너무나 솔직한 그는, 현재 그의 눈에 보이는 순금에게 '만원도 안되보인다' 라는 말로 자존심을 제대로 짓밟았으니 말이죠. 순금이 입고있는 옷들이 정말 만원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영희가 바라본 순금의 가치는 '건우네 집 주방 쪽방에서 살아가는 식모 노순금'이라는 현실을 고스란히 그녀에게 되돌려준 것일테니까요. 영희의 눈에 보인 돈을 기준으로 한 순금의 가치라고 해야하나?

그렇게 순금에게 만원도 안되보인다는 가치를 매겨 준 영희는, 자신의 15억짜리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순금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말았어요. 겉으로는 만원의 가치도 안되보이던 노순금이 현금부자라는 진실을 알게되었달까? 1번가 근처에서 140억의 로또당첨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있는 영희는 그렇게 나름 머리를 굴린 후 순금이 그 로또당첨자라는 것을 추측해내게 될 듯 싶어요. 그리고, 이젠 궁금해서 지켜보고 캐내겠죠. 그런데 왜 여전히 1번가에 있는지. 그 구박을 받으면서 건우네 식모살이를 하는 건지;

새삼 궁금해지네요. 이제 영희에게 순금의 가치는 얼마인지.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 건지. 여전히 만원도 안되보이는 가치를 가진 여자인지, 15억 이상의 가치를 지닌 여자인지.   전자라면 참 일관성있고, 후자라면 영희 또한 어쩔 수 없는 1번가 사람이 아닌가, 싶을 듯 해요.

돈으로 치장해 모든 사람들의 눈을 가려버린 몬테크리스토의 정체를 단 한번에 알아챈 존재는 옛 연인 메르세데스였어요. 메르세데스가 몬테크리스토가 자신의 옛 연인 에드몬드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던 것은, 그녀 만은 돈에 눈이 멀지않은 사람. 온전히 에드몬드 그 자체를 사랑했기에 그의 돈을 덕지덕지 바른 겉모습 속에 감춰져있는 진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었어요. (그래도 난 뮤지컬 속 메르는 진짜 별로; 차메르의 연기력에 이해해주 듯 가여워는 했지만;)

그리고, 순금에게도 몬테처럼 어떤 옷을 걸치고 있더라도 단번에 알아봐 줄 수 있는 존재.  어떤 겉모습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알아봐 줄 메르같은 존재가 나타나겠죠?   1800만원의 옷을 걸친 럭셔리녀 순금과 현금부자 식모 순금. 그런 각기 다른 순금을 바라보는 두 남자. 이런 순금 속에서 진짜 순금의 가치를 찾는 사람은 아마, 건우겠죠. 좀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1800만원의 옷을 걸친 럭셔리녀도 현금부자도 아닌, 구질구질하지만 당찬 식모 노순금 속에서 그녀의 가치를 별견해주지 않을까, 싶거든요. 물론, 영희의 경우에는 순금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100억이 있음에도 식모살이를 하는 이유'를 알게되며 무언가를 얻게되고 알게될지도 모르고.






3. 그리고..

1) 어쩐지 건우의 성장담인 것도 같아요. 돈 무서운 줄 모르던 이 녀석이 바닥까지 굴러서 돈의 무서움을 알게되는 과정. 그렇게 성장한 건우에게 아버지 강사장은 돈을 물려주려고 하는 것은 아닐런지; 자신처럼 살겠노라는 아들에게 철저하게 자신의 인생을 물려주려고 하는 듯 하달까;

2) 트로피와 용사장. 야릇한 분위기는 흘렀지만 용사장이 이렇게 나올 줄이야;;; 이건 로맨스가 아니에요! 라고 해봤자, 그런거죠.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3) 용사장네 유기농 텃밭. 거기에 앉아 오이 먹는 용사장을 보며... 그거 뚜가 약뿌린 거에요(ㅠ)

4) 갠적으론 노메이크업 순금이 더 이뻤어요. 화장한 순금은 왠지 순금이 아닌 것 같고, 덜 이쁜 것 같은;

5) 다겸이의 순금을 향한 견제는 시작되는 듯. 그보다, 다겸이는 왠지 눈치 살짝 챌 것도 같고! 옷과 어울리지않는 구두와 양말이라니..;;

6) 현주네 집주인 아저씨. 능글능글 진짜 변*스러움. 현주의 환심을 사고자 참 노력하는구나, 스럽기도 하고!

7) 1회 이후로 그냥저냥이었던 건우는 간만에 귀여워서 웃고말았어요. 돈없는 찌질함이 왤케 귀여운지; 그보다... 여자 앞에서 잘 보이겠다고 어린 동생을 그렇게 막 때릴 땐, 불끈! 뒷통수 때리고 싶었음! 그래서 건우한테 따박따박 대드는 순금 화이팅을 속으로 외쳤다능;

8) 4회까진 그럭저럭 볼만한, 보고나면 재밌는, 즈음이었는데.. 5회부턴 좀 웃기기도하고. 좋았어요. 그래도 전 역시 독고진을 놓을 수가 없어요...+.+

9) 건우, 춘작할머니 제보소식 듣고 '할... 머.니?' 이럴 때 완전 오글오글. 전에 버럭연기도 '미다한 때보단 나아졌으나 여전히 오글;' 모드였는데 여기선 정말 '저...저기요;' 스러웠다고 해야하나?   뭐, '미다한' 때 완전 중요한 감정씬에서 헐-거려졌던 거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라고 생각. 갠적으론 '닥터챔프'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건우 역의 정겨운씨는.

0) 춘작할머니는 건우네 연락 피하는 군요. 그보다, 살빠진 건우를 한 눈에 알아보다니! 운전기사를 알아보고 도망친건지, 건우를 알아보고 도망친 건지는 모르겠지만.... 후자라면 ... 할머니 짱!!!!!!!!!!!!!!

*** 그보다, 본방은 찐~을 외치며 두근두근 모드로 '최고의 사랑'을 보면서... 왜 항상 리뷰는 이 드라마를 쓰는 건지는... 나도 잘;;; '최고의 사랑'은 보고나면 '완전 재밌어~ㅋㅋㅋ' 모드라면 '로맨스 타운'은 보고나면 '뭔가 이야기하고싶어..손가락이 근질근질' 모드라서 그런 것도 같아요...^^;
 




 '로맨스 타운' 리뷰 더보기

 2011/05/18 - 로맨스 타운 1,2회) 그렇게, 그들은, 1번가에서 만났다!
 2011/05/19 - 로맨스 타운 3회) 사람 위에 돈, 돈 위에 사람.
 2011/05/20 - 로맨스 타운 4회) 무서운 것이, 돈!
 2011/05/26 - 로맨스 타운 5회)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money
 2011/05/27 - 로맨스 타운 6회) 노순금의 이중생활, 군밤에도 싹이 날까?
 2011/06/02 - 로맨스 타운 7회) 들통난 순금의 이중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