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한가한 극장

영화) 쩨쩨한 로맨스 : 조금 야한 그들의 연애!

도희(dh) 2010. 12. 19. 17:27

~ 쩨쩨한 로맨스 ~

2010. 10. 18. Pm. 22:20

CGV
 

0. 두탕.

새벽에 뜬금없이 나에게 지름신이 강림하야 연극 <트루웨스트>를 질러버렸다.  물론, 요즘 금전적으로 그리 풍요롭지 못해서 상대적으로 꽤나 저렴한 '시야방해석'으로! 좌석은 의외로 괜찮았으며 석브라더스(오만석+조정석)의 공연은 지난 번에 봤던 꽃미남 브라더스(김태향+이율)의 공연과는 느낌이 색달랐고, 퇴근길을 기다려야하나 마나 고민하다가 저지른 나의 뻘짓 덕에 만짱 대신 그의 밴만 봤으며,  정석군 싸인을 매우 간만에 받아서 그런가 은근 설레였다는 말은 굳이 여기서 할 필요가 없으니 패쑤; 그리고 정석군(이라고 하지만 나보다 나이 많음;)은 정말 진심으로 사진+화면빨 안받는다는 걸 새삼 깨달아버렸다. 그리고 나는, 이걸 기뻐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모르는 오묘한 기분이다.

동생이 전날인가 영화 <김종욱 찾기>를 보고싶다, 라고 해서 영화예매권을 가지고 나갔었다. 그리고 동생 퇴근길에 연락해 극장 앞에서 만나 영화를 봤다. 난 사실 <김종욱 찾기> 또 봐도 괜찮은데 (카메오들이 좋아서~+.+) 동생은 좀 미안시러웠던 것 같다. 게다가 <김종욱 찾기>를 보려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고. 그래서 <쩨쩨한 로맨스>를 보게되었다. 난 <해리포터>를 봐도 괜찮았는데 판타지라면 질색팔색하는 동생인지라; (난 좋아함+.+)

참, <쩨쩨한 로맨스>는 영화정보프로의 홍보영상을 보며 '재밌을 것 같다' 라며 은근 기대했던 영화이고, 시사회에 다녀 온 후배가 '웃기긴한데 마무리가 아쉽다' 라고 해서 기대는 반쯤 접고 관람했다. 그리고 나 또한, 웃기고 재밌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던, 그러나 최강희가 너무 이뻐서 즐거웠던 영화~! 라고 하고싶다.



1. 색다른 포장지, 흔한 알멩이

보통 로코물들은 그러하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고 서로 티격태격 으르렁거리지만 함께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어느 순간 상대가 남자 혹은 여자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때때로 질투도 하며 그렇게 사랑을 하게 된다는.  그리고, 이 영화 <쩨쩨한 로맨스>도 그 과정을 따라가고 있었다. 정배와 다림이 만나 티격태격 으르렁 거리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서로의 매력을 느끼며 남자 혹은 여자로 보게되며 사랑을 하게 된다는.

그런 흔한 알멩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 영화과 눈길을 끈 것은 [19금 로맨스]라는 포장지가 꽤나 그럴싸해서가 아닌가, 싶다. 두 사람이 함께하는 성인만화작업으로 인한 대화나 그런 대화의 장소로 인해서 생기는 주변의 상황도 꽤 웃겼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만화작업으로 인해 극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도 극의 재미를 높여줬고. 그리고 그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이 영화가 조금 더 특별한 이유이자 매력이 아닐까, 싶다.



2. 최강귀염 최강희 + 달달까칠 이선균

이선균씨와 최강희씨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를 통해서 만남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그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를 2회까지 보다가 안봤던 것 같다. 왜 안봤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꽤나 추천하는 드라마인지라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라며 미뤄두는 중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배와 다림은 안어울릴 듯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다림. 경험은 없으나 이론으론 빠삭한 허세작렬 섹스칼럼리스트. 최강희, 하면 떠오르는 엉뚱하지만 귀여운 매력이 가득 살아난 영화가 아니었나, 싶었다. 보는 내내 너무 귀엽고 이뻐서 정신없이 봤던 것 같다. 원래 이쁘고 귀여웠지만 새삼 '최강희가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웠나?' 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정배. 그림은 정말 잘그리지만 너무나 진지한 뒤끝작렬 만화가. 부드럽고 달달한 이미지의 그가 언제부턴가 까칠하지만 사랑에 빠지면 은근 달달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난 개인적으로 이 분의 단막극들을 거의 안봐서 뭐라 평하긴 어렵고, 커프의 이미지만 떠올리며 그런 부드러운 이미지 외엔 어렵지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나의 잘못된 편견이란 걸 제대로 깨주시는 듯도 싶었다. 달달한 목소리의 한계를 연기력으로 넘어서는 듯한 배우이기도 하고. 갠적으론 만짱 절친이라 좋아한다. (ㅋ)



3. 마무리가 아쉽;

마무리가 좀 아쉬웠다. 만화작업을 위해서 만났고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은 꽤나 충돌을 했지만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작업을 잘 해나갔고 그렇게 서로의 매력을 느끼며 사랑을 했고 질투도 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들에겐 나름의 고민이 있었고 그 것이 극의 갈등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그 갈등이 좀 갸웃거려졌다. 정배는 왜 다림에게 솔직하게 말을 못하는 것일까, 라며. 그리고 다림이는 정말 '자신의 길'을 알았기에 그 것을 포기한 것인지, '정배와의 시간'이 좋아서 그 시간을 포기하기 싫어서 포기한 것인지. (후자인 듯;)

무튼, 극의 갈등 및 마무리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할 정도로 다림을 사랑하는 정배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곤 하지만 역시나; 보면서 "왜 말을 못해!!!" 라고 마음 속으로 외쳐댔다. 아무래도 사랑의 과정만으로도 많은 시간을 들였기에 다소 급하게 마무리를 지었다는 인상이 남았지만,  쩨쩨한 그들이 만나고 사랑을 하는 과정을 담은 그 포장이 나쁘지 않았기에 그럭저럭 재미있는, 영화라고 기억하게 될 듯 싶다. 그 뒤엔 항상 마무리가 좀 아쉬워, 라는 마음도?



4. 그리고..

+)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빗속 키스씬. 저 와중에 생각했다. 다림이 노트북 가방 방수겠지????????? (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