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한가한 극장

영화) 김종욱 찾기 : 조금 일찍 보고왔습니다-!

도희(dh) 2010. 12. 2. 08:17

 

영화 <김종욱 찾기>를 보고왔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통해서 알게된 분이 시사회티켓을 주셔서 관람했다. 물론 배우의 무대인사는 없었다. 그리고 나는 '숨은 김종욱(카메오) 찾기'를 위해 본 영화인지라 그리 아쉽지는 않았더랬다. 솔직한 말로 나는 공유씨의 매력을 잘 모르는 숨은 1人이다. 어디가서 이런 말 잘 못한다. 주변엔 죄다 공유씨를 좋아해서. 싫은 건 아니다. 나는 싫어하는 배우가 극히 드물다. 다섯명도 안될껄? 그냥 좋아하진 않는다는 말이다. 그리고 나도 안다. 이 사람도 나를 좋아하진 않을 거란 걸..(ㅋ)

지금 생각해보는데, 이 영화가 <김종욱 찾기>가 아니었다면 나는 과연 이 영화를 봤을까? 모르겠다. 솔직히 캐스팅 소식에 굉장히 시큰둥했고 그저 이 영화가 내가 좋아하는 장유정 작/연출의 영화감독 데뷔작이자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영화화라서 근 1년 가까운 시간을 기다린 끝에 개봉한 영화이기에 이리 관람한 것이었고, 역시 좋았다.

관람 후, 공유 귀여워, 라며 꺄꺄거리는데 동참해주지 못해서 못내 미안하지만 나는 없는 감정 끄집어내서 장단맞춰주는 건 체질에 맞지가 않다. 공유가 귀여운지는 모르겠지만, 한기준이란 캐릭터가 은근 설레임을 주는 매력을 지녔다는 건 사실이다. 완벽주의자가 망가지는 순간의 설레임이라고 해야할까? 하하. 나는 공유가 아닌 한기준을 봤고, 한기준이란 캐릭터는 매력있었고 때때로 귀여웠던 건 사실이다.

그리고 나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서 모든 여성들이 꿈꾸는 첫사랑의 결정체인 '김종욱' 보다 소심한 로맨티스트인 '그'를 더 좋아하는 편이다. 운명은 멀리있는 게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이 운명으로 다가오는 것이라고 하지않는가.. 그리고 한기준은 '로맨티스트'는 아니었으나, 참 좋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지우의 마음 속에 반짝이며 간직된 김종욱보다 그녀의 앞에서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를 찾아주는 '한기준'이 좋았다.

또한 나는 그랬다. 숨은 우리의 김종욱들, 카메오 열전에 더 꺄꺄거리고 설레였고 훈훈하고 즐거웠달까나?  근래 눈이 즐거워서 봤던 드라마 '꽃남-성스-매리'보다 더 훈훈하고 즐거웠다.  지극히 개인의 취향이니 지금 손에 쥔 돌은 살포시 거기 발 아래 내려놓아주길 바란다..(삐질;)

누가 나왔고 어떤 캐릭터로 연기했는지는 조금만 검색해보면 다 나오겠지만 일단 나는 밝힐 생각이 전혀 없다. 특히, 대망의 김종욱은 누구였는가, 는 더더욱! 나야 뭐, 보기 전에 스포지뢰를 자진해서 찾아 다 알고 갔지만.


사실, 리뷰를 네시간정도 쓰다가 지우다가를 반복하다 일단 포기했다. 원작을 너무 좋아하는 입장인지라 비교를 하게되고, 영화의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 을 자꾸 말하고 싶었던 것도 같다. 스포는 안써야하는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어 근질거리기도 하고. 그 모든 것이 복잡하게 섞이며 뒤죽박죽. 결국은 미루기로고 하고 조금 잡담을 쓰려다가 또 이러고 있다. 하하.

그리고 지금 이건 영화 잡담이다. 진짜 리뷰는 예정대로라면 내일 써서 올릴거다. 이러다 안쓰게되면 이게 진짜리뷰가 되어버리는 거고;; 이러다 매일 잡담할지도 모르겠고. 허허... 인생 별거 없으니까?

영화는 예뻤다. 섬세하고 깔끔했다. 유쾌하고 재밌었다. 숨은 김종욱들로 인해서 종합선물세트같았다. 팬서비스가 참 좋은 영화,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이 영화가 개봉하면 또 보러갈 생각이다. 우리 숨은 김종욱들을 만나기 위해서. (예매권이 있어서 부담도 안간다-ㅎ)

그리고 조금은 아쉬웠다. 그 것은 원작에 대한 내 애정도의 문제이기에 여기서는 말을 아끼기로 하고.
예쁘고 섬세하고 깔끔했지만, 감정이 깊이 들어가지 않는 듯 했다. 원작에서 그들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씬의 영상화된 장면은, 스륵 흘러갔다. 뭐랄까, 갈등부분이 스르륵 흘러가며 결말로 향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보는 순간 그랬다. 언제부터? 라고. 분명 거기서부터, 라는 건 알면서도 그랬다. 그 깊이가 아쉬웠다.

그러나 그녀의 변화의 결정적인 장면은 꽤 좋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잘만 하면 이런 장르의 영화가 만들어질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오래 전에 그런 영화는 이미 나왔고,  흥행성적이 저조했지만 잘 만들어졌다, 라는 말은 들었다.  하지만 흥행실패여서 또 나올 가능성도 희박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아직 안봤다.  언젠가 보게되면 보겠으나 아직은 그닥 모르겠다.  (이거 뭘까요~?  이렇게 써놓으면 나중에 나조차도 못알아 볼 가능성 99%)

하지만, 내가 그녀 선택의 이유를 깨닫는데 2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과 달리, 영화에서는 조금 더 친절했다. 캐릭터 설정을 통해서 그녀 선택의 이유를 알려줬고, 또한 그녀 가슴에 새겨진 반짝거리는 그 순간의 기억들을 통해서도 그녀 선택의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줬다. 문득 생각해버렸다. 나 또한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막연히, 그랬다. 그래서 달랐다. 뮤지컬 속 그녀와 영화 속 그녀는 같은 듯, 다른 사람이었다.

김종욱은 결국 운명을 말한다. 운명은 멀리 있지 않다. 곁에있는 사람이 운명이 되곤 한다. 운명은 기다린다고 오는 게 아니라 인연을 붙잡으면 운명이 된다고도 한다. (대충 이런 의미) ... 나의 김종욱은 어디있을까? 나는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것도 없는데;;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그리고 이 영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머릿 속에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 OST가.. 마음은 두근두근 뮤지컬이 보고싶어 어쩔 줄 몰라했다. 2007년부터 총 9번을 관람한 뮤지컬이다. 그리고 그 열번째가 그리 멀지 않을 것도 같다. 보고싶다.


+) 이건 리뷰가 아니다. 잡담이다;


+) 인도가 참 이쁘고 몽환적으로 그려졌다. 인도여서 그런 것이 아니라 여주인공의 가장 반짝이는 순간이 박제되어 있는 곳이기에, 그리고 여주인공의 기억으로 재현된 것이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 영화 <김종욱 찾기> OST... 공유씨가 부른 <두번째 첫사랑>은, 극 중 한기준의 고백이다. 처음 들었을 땐 흘렸는데, 새삼 가사를 귀기울이니 그렇더라. 마치, 뮤지컬에서 극중 '그'가 '그녀'에게하는 고백송인 <좋은 사람>의 새로운 버젼같기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