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아무말 대잔치

근황) 제 4회 딤프 1주차 관람기!

도희(dh) 2010. 6. 22. 06:13

지난 토요일부터 저만의 딤프투어가 시작되었답니다. 사실, 프린지나 기타 여러 부대행사에도 참여했음 좋겠지만 공연만 보러다니는 것도 바빠서 뮤지컬 전시회 외엔 가질 못할 것 같아요. 아, 스타데이트도 급 당첨되어 오늘 급히 나가야하고-ㅎㅎ 오늘 거기 가는김에 전시회 둘러볼 에정;;; (일찍 가야쥐이이~ㅎㅎ)

딤프는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의 약자로, 벌써4회째를 맞이하고 있는 '아시아 유일의 뮤지컬 페스티벌' 이라고 합니다. 저는 2회 때부터 참여하며 슬렁슬렁 관람을 했어요. 꽤 많은 공연이 올라오는데 작년부터는 다 보자, 라는 심산으로 다니는 중이구요. 그래도 패키지도 있고 이래저래 할인혜택이 해마다 늘어서 제 기준으로는 나름 저렴하게 관람하는 편이랍니다. 단, 몬테를 크게 지르는 덕에 약간의 ... 아니아니, 큰 출혈이 생겼지만;

7월 4일까지 공연이 올라오고 7월 5일은 폐막식 겸 어워즈도 하니, 대구나 근처에 사시는 분들은 한번 와서 함께 즐겨주세요. 작년의 기억은 잘 안나지만, 이번 주말에 공연보러 갔다가 외국인이 약간 있어서 흠칫! 아, 아시아 유일의 뮤지컬 페스티벌이지, 라며 나름 생각 정리도 했더랍니다;

오늘은 지난 주말에 관람했던 공연들에 관해서 약간 이야기를 해볼게요. 사실 정리해서 따로 올려야하는데 약간 정신이 없어서 일단 이곳에 간략하게 메모해놓을 겸사겸사 포스팅이랍니다. 그리고 이왕 이렇게된 거 일주일에 한번씩 정리하기도 할게요-;








앙주 2010년 06월 19일 3시공연 관람

국내에선 익숙치않은 멕시코 뮤지컬로, 16세기 프랑스 종교전쟁을 배경으로 역사 속의 실존인물들을 현대적인 멕시고 팝 오페라로 풀어낸 공포 스릴러 뮤지컬이랍니다. 사실, 프랑스 역사는 <베르사유의 장미> 즈음 외엔 모르기에 "프랑스에도 종교전쟁이?" 라는 무식한 말을 내뱉을 뻔도 했어요. 다행히 아무 말도 안하면 중간은 간다는 걸 알기에 침묵. 그런데, 공연을 보다보니 이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도 나고;

이 뮤지컬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인간의 그릇된 집착과 욕망이 만들어내는 비극을 그리고 있었어요. 주인공 카탈리나 여왕이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 하나 둘 비극적인 사건을 만들어내면서 자식들을 죽이거나 이용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모습. 그런 그녀가 결국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자식까지 파멸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비극적인 뮤지컬이기도 하답니다.

이 뮤지컬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재밌었다고 흥분하며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1막의 오프닝과 엔딩, 2막의 엔딩을 다시한번 느끼고 싶어서 한번 더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물론, 기회는 사라졌기에 그러지 못했지만.

오프닝 넘버 때는 좀비 떼들이 막 앞으로 다가와서 빤히 쳐다보며 노래를 부르는데 너무 놀라 어쩔 줄 몰랐었고 - 첫줄에 앉았음요; -  1막 엔딩에서는 카탈리나 여왕의 음모, 그 반전에 너무 놀라 섬뜩해져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일 뻔도 했었고, 2막 엔딩에서도 그녀의 끊임없는 탐욕을 채우기위한 결과의 비극에 멍해지고 그렇더라구요. 저는 이 세개의 씬만으로도 이 공연을 볼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하기에 추천하고 싶지만, 이미 막이 내렸습니다.

뮤지컬 <앙주>는 후덥지근한 오후, 공연을 보는 그 순간동안 서늘하게 만들어줬던 공포 뮤지컬이었답니다.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뮤지컬을 본 게 너무 좋았어요. 게다가 개막작이 좋았다는 이유 단 하나로, 이번 딤프공연은 작년과 달리 어느정도 신뢰가 생기기도 했고 말이죠!

끝으로...

- 역시 해외뮤지컬은 힘들어요. 이유는 단 하나, 자막보며 보기 너무 버겁달까? 특히 <앙주> 의상이나 세트가 크게 화려하진 않지만, 배우들을 하나하나 세세히 살펴보는 재미와 퍼포먼스가 나름 즐거워서 자막을 보는 사이에 뭔가를 놓칠까봐 두근두근했어요. (좀비떼들이 뭐라뭐라하며 똑바로 쳐다보면 자막볼 정신도 놓침;)

-  멕시코 여자들 너무 매력적이었음~+.+!!! 하나같이 이쁜얼굴에 진심 부러운 몸매!!! (좀비양은 무섭;)
(남자들은 그닥...; 아, 가운데 좀비씨와 아이돌군 + 일본배우군 - 실명공개 못함! 팬님들께 테러당할까봐; - 2% 닮은 군은 초큼! 독약먹고 미쳐버린 둘째 왕님은 미쳐가는 연기가 정말 섬뜩섬뜩-! 피쏟는데 정말..두근두근!)

- 정작 남주라 할만한 셋째 왕자는 좀 무매력. 얼굴도 별로. 차라리 공주남편이 외모는 그냥저냥이라도 캐릭터 자체의 매력은 초큼! 아, 그래서 그분이 반전의 삼각관계의 중심에... 두둥!

- 노래실력은 우리나라 기준과 다른 것일까, 막공 전전 공연이라 기운이 빠진 것일까. 음이 잘 안올라가고 갈라져서 급당황. 원래 그런건데 우리나라의 고음기준이 너무 과한걸까? 아님, 내 기준이 까탈시려운가?




헨젤과 그레텔 2010년 6월 19일 7시 공연 관람.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밑바탕에 깔아놓고 하나 둘 이야기를 쌓아가며 완성시켜가는 뮤지컬이었어요. 낮에 본 <앙주>와 같이 뮤지컬 장르에는 그리 흔치않다고 생각되는 공포스릴러 장르였답니다.

각 세개의 흐름 - 동화의 재해석, 강식이야기, 살인사건 - 으로 이어지는 이 뮤지컬은 결국 하나의 공간에서 합쳐지며 완성되는 이야기였어요. 동화의 재해석은 몽환적인 분위기, 강식의 이야기는 평범함 뒤의 섬뜩함, 그리고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어느 사건. 그렇게 이야기는 정년퇴임을 한 형사가 20년 전에 있었던 어느 비극적인 살인사건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되요.

어느 낡은 식당에 한 여자가 의자에 묶여 불에 타서 죽어있었고, 그 앞에는 정신지체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또 다른 의자에 묶여있었어요. 그리고 여자는 숨이 붙은 채 몸이 타서 죽었다는 잔혹한 사건. 그리고 그 어떤 증거도 남아있지 않은 사건. 이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되었어요.

<헨젤과 그레텔>이란 동화의 잔혹버젼. 사실, 이 동화는 동화 그 자체가 잔혹하기에 동화는 크게 비틀어지지 않았답니다. 중간과 엔딩에 아이들의 생각이 동화 속 아이들과 조금 다를 뿐. 그런데 그 것만으로도 동화는 정말 섬뜩하게 다가왔어요. 아마, 현실의 이야기와 어울어져서 그런 결과가 나타난 것이란 생각도 들지만. 그리고, 이 동화는 그대로 현실로 옮겨져 사건이 발생하고 결국 진실은 밝혀지는 그런.

세개의 흐름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이 어두운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것인지 지나치게 웃음코드를 넣어서 약간 불편했었어요. 이런 잔가지들을 쳐내고, 몽환적이면서도 어둡고 가라앉은 분위기로 극을 좀 간결하면서 촘촘하게 그려낸다면, 한번 더 보고싶기도 해요. 그러나, 공연시간이 100분이래놓고 130분이나 공연하며 극이 늘어진 것이 첫번째 단점. 억지 웃음코드가 두번째 단점. 그리고 시놉시스가 스포라는 것이 가장 큰 단점!!!

하지만, 몇몇개의 경쾌한 음악 속에 잔혹한 노랫말의 조화는 좋았어요. 노랫말의 섬뜩함을 보일 듯 보여지지 않게 사람을 긴장시키는 듯 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구성, 그 연출도 나름 신선했고. 진짜 영화의 구성같다는 생각도 약간 들었거든요.

그래서일까? 보는내내, 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왠지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제대로 다듬어서 서울에서 올려졌음 좋겠어요! (라고 해봤자 현실은 얼마나 가능성이 있을까...;;)

... 이렇게 말하니까 뭔가 꼬투리를 잡는 것 같은데, 재밌었어요. 각 씬과 씬은 참 좋았는데 연결이 어설펐을 뿐. 몇몇 씬에서는 뒷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에 흠칫거리기도 했고! 여름에 어울리는 공포스릴러물이었답니다.



스페셜레터 2010년 6월 20일 6시 공연 관람.

작년 3회 딤프 창작뮤지컬로 올려졌던 뮤지컬로, 당시 딤프어워즈 '창작뮤지컬상'을 시작으로, 한뮤대 '극본상'과 어워즈 '소극장 뮤지컬상'을 수상한 작품이랍니다. 그리고 곧 뉴욕 뮤지컬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갈 예정이구요. 작년엔 이 페스티벌에 <마이 스케어리 걸>이 초청되어 갔는데 여주인공 미나를 연기한 방진의씨가 여우주연상을 타기도 했었어요.

<스페셜레터>는 군대이야기를 그린 뮤지컬이에요.

은희는 오래도록 좋아한 후배 순규가 있는데 고백도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다가 막 고백하려는 찰나-!!! 영장을 받게되며 머뭇거리다가 조금씩 어긋나는 어느 날... 27살의 늦은 나이로 입대한 절친 철재가 군생활 편히 하기위해서 김병장에게 여자를 소개시켜주기로 하고선, 여자 이름을 가진 은희를 소개시켜주며 벌어지는 이야기에요. 아, 은희는 남자고 순규는 여자랍니다! 이게 극의 포인트 중 하나; 은희가 남자라는 것!

보는 내내 유쾌한 웃음과 함께, 은희와 순규의 로맨스에 약간 설레임도 주는 뮤지컬이랍니다.
참,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하는 모습도 보여주는!!! (물론, 군대쓰리가에 맞춘 안무로 이루어진 것이지만 이씬은 정말 재밌음!)

서울공연도 모두 종료되었기에 보러가세요, 라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정말 잘만들어진 뮤지컬이니까 언젠가 다시 무대에 오르면 관람하시길~!!! 제 옆의 관객은 군대다녀온 남친 손잡고 공연보러와서 '정말 저런 게 있어' 등등의 질문을;;; 부럽다기보다는 귀여웠어요-ㅋㅋ





글구 신발 장만했어요-ㅎㅎ 고무신! 왕창 편해서 발이 행복하답니다. 올 여름은 이 녀석으로 견딜거에요! 그런데, 꽃이 너무 큰데다가 가운데 달 것을 괜히 끝에 달았다며 홀로 속상해하는 중이랍니다. 끼우기도 겨우 끼워서 뽑아낼 도리가 없달끄나-? ...; (라고 해봤자, 끼우는 건 엄마가 해주셨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