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미남이시네요 9회 - 소중해져버린 생일, 가장 받고싶었던 선물

도희(dh) 2009. 11. 5. 04:12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9회.

이번 회는 보면서 이미지 많이~ 글 적게, 로 구상해서 마구마구 이미지 편집해놓고나니 이건 좀 아니다 싶더라구요. 그래서 "또" 총 2회에 걸쳐서 이야기하도록 할게요. 사실, 하나에 다 넣을 수도 있는데 읽는 분들 귀찮으실까봐. 저 요즘 은근 배려심이 생겨버린 것 같아요. 그래도 꽤나 길 것 같지만-;

미남이시네요 9-1은,
태경의 생일에 일어난 이야기에요.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괴로웠던 날이 가장 행복하고 따뜻한 순간으로 바뀌는 돼지토끼의 마법, 태경군은 거기에 걸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젬마는 태경의 비밀을 알아버렸습니다.
그냥 어쩌다가 볼 일이 있어서 태경을 찾아왔다가 그 곳에서 태경과 모화란의 대화를 다 들어버리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소리없이 숨죽여서 울음을 삼키는 모습까지... 젬마는 태경의 가장 어두운 상처, 그 곳을 들여다보게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리 둔한 젬마라도 그 것을 건들어선 안된다는 건 잘 알고있었어요. 그래서 태경에게 아는 척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일단 덮어두기로 하더군요. 하지만, 생일... 그 축복받은 날에 힘들어하는 태경을 보며 스스로 뭔가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버린 젬마는, 태경의 주위에서 몰래, 태경이 원하는 것을 알고서 챙겨주는 길을 선택했어요.

그가 목이 마를 것 같으면 달려가서 생수를 사오고 (생수 PPL맞죠-? 물을 너무 자셔...ㅋㅋㅋ)
형광등이 다 되면 냉큼 사와서 형광등을 갈아넣는 (어쩜 저리도 빨리, 나는 예전에 한 번 갈아봤는데...) 등등, 태경보다 한 발 앞서서 무언가를 하며 그의 손발이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싶어하는 듯 하더군요.

하지만, 예민하고 눈치빠른 태경이 모를리가 없었어요. 첨엔 물 다마셔놓고 또 물이 가득차있는 것에 아무런 반감없이 홀짝홀짝거리는 걸 보고 '설마, 모르는 거니?'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정적으로 형광등에서 딱 걸려버린거죠. 물은 몰라도 형광등은 너무 티가 났거든요-;젬마의 머릿 속에서 나온 젬마다운 발상이 귀엽더라구요. 설마 정말 안들킬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등등등.


그럼 그렇지. 또 사고치고 용서구하러 오신겁니까?
이번엔 말로만 안떼우고 뇌물도 쓰나? 발전했다.

그리고 그런 젬마의 행동이 이상한 태경은 그녀가 뭔가를 본건 아닐까, 라는 생각에 그녀를 떠보지만 젬마는 '태경부의 생일선물'건으로 사죄드리기 위해서 왔노라며 자신이 봤던 그 것들을 함구하게 되더군요. 그리 길지않은 시간이지만 태경의 가장 가까이서 이런저런 그의 모든 것을 봐버린 젬마여서, 태경이 상처받지않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의 자존심이 다치지않는 선에서 그의 곁에 있어주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아버린 듯 하더라구요.

그리고 태경은, 작업실에서 내내 아프고 슬픈 마음을 혼자 위로하다가 젬마가 나타나서 어쩐지 기분이 한결 풀려버린 듯도 했고 말이죠. 가장 힘든 순간에 혼자가 아닌 누군가가 곁에서 있어준다는, 그 존재만으로 마음이 푸근해지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그나저나, 태경이... 젬마 구박하는 재미에 사는 거 맞으면서 아닌 척 하는 거보면서 '너 그래ㅡ.ㅡ;' 이러면서 봤어요. 게다가, 젬마 골려주려고 (나는 그렇게 봤음) '뜨거운 커피'사오래놓고 되레 자신이 당하는 태경의 모습에... 넌 역시...; 싶더라구요.


아무튼, 이제 몇시간 남지않은 태경의 생일에 '생일축하'를 해주고싶은 젬마는 스스로의 힘으로 나름의 아이디어를 짜내게 되더군요. 생일날 먹어야하는 미역국을 챙겨주고 (물론, 태경의 알레르기 덕에 태경인 생일 날 죽을 뻔한 사람이 되었지만) 생일선물도 사주기위해서 선물가게에 들어가고, 은근 태경이 골려주면서 딱지날리기 (이런 것도 있구나) 도 하면서 정신없고 산만하지만 나름의 즐거운 시간을 가지더라구요.

이런 일이 전에도 있었는데, 그 때도 태경이가 모화란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은 후였던 것 같아요. 너무 괴로워하던 순간에 거짓말처럼 젬마가 나타났고, 젬마 덕에 하루꼬박 정신없이 보내느라 그날의 그 괴로운 감정을 다 지워낼 수 있었으니 말이죠. 아무것도 모른 채로, 모든 것을 알면서도 모른 채로, 젬마는 그렇게 태경이 가장 힘든 순간에 마음 깊은 곳에서 보듬어주고 있었어요. 이렇게 두 아이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힘겨운 순간에 힘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니가 태어난 오늘은 정말 소중한 날이란다.
태어나줘서 ... 고맙다.


모두에게 알리지않는 그 비밀스러운 날, 자신조차 잊고싶은 그 날, 어쩌면 1년 중 태경에게 가장 힘겨울 그 날, 태경은 자신의생모로 인해서 다시한번 상처를 받게 되었습니다. 니가 태어나서 내 인생을 망쳤다 (대충 이런 뜻)는 생모의 말에 충격이란 충격, 상처란 상처를 다 받았을 태경이... 가장 듣고싶었던 그 말...

젬마는, 태경이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 어쩌면 그가 살아오는 내내 가장 듣고싶었던 말을 해줌으로서 그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위로해주게 되었어요. 엄마를 찾을 수 없다는 소식에 무너져내린 젬마를 안아주던 태경처럼 말이죠. 


원장수녀님, 제 생일마다 받았던 그 따듯한 위로를...
지금 이 사람에게 모두 주고싶어요.

이 사람을... 위로해주세요.


젬마또한 고아로 자라면서 생일이 그저 즐겁지만은 않은 아이였을 거에요.
그래서 항상 힘겨웠을테고, 그녀를 아껴주는 엄마같은 존재인 원장수녀님은 항상 젬마의 생일에 그녀가 힘겹지않게, 상처받지않게, 그녀가 이렇게 이쁜 마음으로 자라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을 매년 이렇게 줬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젬마는 그렇게 자신이 받은 따뜻한 위로를 ... 아무 것도 모르는 척, 태경에게 전해주게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는 고미남이 꽤 쓸모가 있네.

그렇게 젬마의 따뜻한 위로, 세상에서 가장 듣고싶었던 그 말, 그 소중한 생일 선물을 받은 태경은 기분좋게 미소지으며 '기나긴 생일' 그 하루를 기분좋게 마무리했습니다. 그가 살아오는내내 이렇게 다사다난한 생일은 처음이 아닐까 싶으면서도...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덧) 써놓고나니 같은 말 반복하는 기분. 이미 이렇게 써놨으니 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