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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전설의 고향 3화 계집종) 어설픈 어정관리가 부른 비참한 최후.

도희(dh) 2009. 8. 19. 16:32

드라마 2009 전설의 고향 3화, 계집종.

전설의 고향 1화, 혈귀로 인해서 기대치가 폭삭 내려앉아서 그런건가는 잘 모르겠지만... 나름 재미나게 봤습니다. 중간중간 현재와 과거의 교차편집으로 산만한 면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았고 말이죠.

전설의 고향 3화, 계집종은... 어장관리를 잘못하면 큰 변을 당한다, 라는 걸 느껴버렸습니다.
이랑이야 '이상주의자'답게(?) 식솔들에게 허물없이 대한 것이 죄냐고 묻겠으나, 그 허물없음이 되려 '혹시나'하는 마음에 착각을 하게된 듯 하니 말이죠. 무튼, 이랑의 주변에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서 그가 죽지않으면 답이 없겠다, 란 생각을 하며 봤는데... 정말.. 죽어버리더군요..;;



1. 이랑은 그저, 스스럼없이 대했을 뿐인데...

이랑 역의 배우를 보고 처음엔 '김정현'씨가 떠오르더군요. 그 분은 요즘 미실이 아들로 열심히 이리저리 머리굴리느라 단막극에 출연할 여가도 없으실텐데 말이죠. 근데, 수염을 또 떼시니 다른 분. 낯은 익은데... 대체 뉘신지 모르겠습니다.

이랑은 '조광조가 가장 아끼는 제자'라고 하더군요. 시대는 중종 때이고, 조광조가 막 모함을 받을 그 시점의 이야기인 듯 했습니다. 이랑을 '조광조의 제자'라는 신분을 주며, 이상을 꿈꾸는 선비라는 이미지를 넣어준 것은... 그가 수진에게 살갑고 스스럼없이 대하고 수진이 그 덕에 오해할 수 있는 건덕지를 주기위함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무튼, 그의 어설픈 어장관리는 결국 '도련님을 나를 사랑해'라는 수진의 오해와 더불어 한까지 심어주게 되어버렸습니다. 처음엔, 이랑의 엄마로 인해서 수진이 죽고 ... 수진이 그 복수를 위해서 맴도는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내내 피하기보다는 수진이와 맞부딪혀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를 바라기도 했으니 말이죠. 혼에서 류는, 귀신이 자꾸 보이는 것은 뭔가 하고픈 이야기가 있어서이다, 라고 했었잖아요...? (2회까지만 봤음..;)

그런데, 수진이 도련님을 괴롭히는 것은... 그런 원한을 풀기위한 그 어떤 것이 아니었습니다. 질투였죠. 기생집에 가는 도련님을 질투하고, 어린 하녀를 이뻐라하는 도련님을 질투하는. 그러니까... 도련님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파 하는 혹은 그 사랑을 받고싶어 하는 욕심이 원귀가 되어 맴도는 것 같더군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라는 그 말을 내내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던 수진은, 도련님에 대한 사랑이 죽어서도 원귀가되어 따라다니고 질투할 만큼 간절했나봐요.

사실, 살아생전 수진이 그냥 도련님의 호의를 오해하고 먼저 설레발 친 것도 그렇지만, 극을 쭈욱 따라가다보니 수진보다는 그런 오해할 거덕지를 준 이랑에게 더욱 눈초리가 매섭게 가더군요.

그 자신은 단 한번도 수진에게 마음을 준 적 없이 '미림'만을 사랑해왔고, 수진은 누이같이 아끼던 아이라고 말할테지만... 그의 행동은 수진으로선 '도련님이 날 좋아해, 아니 사랑해'라고 설레발치며 혼자 난리 부르스를 칠 수도 있겠다, 싶었거든요. 수진이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볼 때, 정말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껄... 싶긴하지만, 수진은 아마 절대로 이랑의 말을 듣진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말 듣지도 않았었고.

이랑은 '수진'의 원귀가 아니었어도, 좀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살짝 우유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또 자신의 이상, 자신이 가고자하는 길에 대해서만은 꽤나 곧은 심지를 가진 그런 사람이었거든요. '주초위왕'사건으로 '조광조'에게 역모죄를 뒤집어씌우려는 쪽에서 이랑을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하지만, 그는 요지부동이더군요. 사랑하는 미림이 그리 간절히 애원하는데도 말이죠.

아마, 그는... 수진의 원귀가 아니었어도 어떻게든 죽은 목숨, 이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수진의 원귀로 인해서 이래저래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져서 오해받기 딱 좋은 상황에 몰린 이랑을 보며, 저 상황에서.. 양반의 자존심으로서는 죽는 거 말곤 답도 없겠다, 싶은 상황까지 몰리고나니 그는 정말 마지막 결심을 하게되더군요. 음, 그 결심에는 어짜피 살아도 죽게될 것, 이란 마음에 더 독하게 마음을 먹게된 것은 아닐런지.

어찌되었든, 어설픈 어장관리가 비참한 최후를 부르는구나, 싶었던 이랑이었습니다.
이번 전설의 고향 3화의 교훈은, 어설프게 어장관리 하지말자인가? 싶기도 했고.







2. 착각은 자유, 나홀로 도련님과 연애에 빠졌던 ... 수진.

사실, 수진의 죽음에 아들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신 이랑의 어머니가 연관되어 있을 것이란 생각은 들었지만... 생각보다 그 관여도가 꽤나 잔혹하더군요. 이랑의 어머니가 사주해서 죽게만든 것이 아닌, 내 생각으론 그 보다도 좀 더 강도높은 잔혹함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깜짝 놀라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덕에 죽음을 선택한 수진.

 

언제는 스포 안흘렸냐만은, 이 부분은 글로는 어쩐지 쓰기가 싫네요.

그냥, 궁금하시면 재방 찾아서 보세요~;

수진은 착하고 명랑하고 맑은, 그런 계집아이는 아니었던 듯 합니다. 이랑의 눈에는 그렇게 비춰졌을 것 같지만, 사랑에 눈이 멀어버린 수진은 도를 넘어서고 있었죠.  사랑, 그 것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그 것. 그 독한 모습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변치않는 진실.

걸음마 배울 때부터 종으로 살아오며... 따뜻한 밥 배불리 먹고, 매 덜맞고, 따뜻한데서 잠자는 것이 간절했던 계집종에게 '이상'이란 것을 가르쳐 준 도련님. 그리고 그 도련님이 너무나 다정하고 살갑게 대해주시니, 너무 다정한 미소를 지어주니... 이 도련님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 틀림없어. 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겠다, 싶기도 했고 말이죠. 수진의 도를 넘는 행동들에 대해서, 이랑이 순간순간이라도 제대로 잡아줬음 좋았을껄... 싶기도 하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라던 이랑의 말.
죽어 원귀가 되어서도 이랑의 스토커 짓을 하는 수진은, 먹고 자는 것 외에 처음으로 간절히 원하는 것을 만들었고... 그 원하는 것을 갖기위해서 갖은 애를 다쓴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그녀의 그런 사랑더러 '그것이 어찌 사랑이더냐'라고 묻고싶지만, 그렇다고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라고는 또 말을 못하겠더군요. 그리고 마냥 수진만 나무랄 수도 없는 것 같고. 수진이 저리 지독한 스토커 귀신이 된 것도 어찌보면, 처신 제대로 안한 이랑 때문이기도 하니 말이죠.

어찌되었든, 이랑은 수진과 어머니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스스로 죽음을 택했지만...
이랑은 죽어서도 수진이 스토커질하며 쫒아다녀서 내내 힘들 것 같다,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찌되었든, 수진도 자살한 귀신. 이랑도 자살한 귀신. 내내 같이 세상을 빙빙 돌며 살아가려나?







4. 기타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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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고향의 기본적인 엔딩은, 귀신들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저 세상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것인데... 요즘 전설의 고향에선 그런 착한 귀신들은 볼 수가 없는 듯 합니다. 물론, '계집종'의 경우는 보는내내 '다 죽어야 마무리가 될 듯 하다'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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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나래이션에서 '이 비극이 한 여인만의 과오로 비롯된 것인지 우리로 하여금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이러는데 고개가 끄덕끄덕 거려지더군요. 어장관리, 함부로 했다가는 몸과 마음을 다 다치게 된다는 것을 정말 잘 가르쳐 준 에피소드.... 어장관리 하시는 분들, 조심하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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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쥐들 찍찍 거리며 이랑이 몸을 막 파고드는 씬들 보면서... '파라오의 연인'에서 박사 몸에 바퀴벌레였던가? 벌레들이 파고드는 그 장면이 생각나버리더군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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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전설의 고향'의 엄마들은 왜 그렇게 아들을 사랑하고 또 집착하나 모르겠어요.
물론, 망한 집안, 유일하게 집안을 일으킬 수 있으리라 믿고 또 믿는 아들. 그런 아들에 대한 집착과 사랑.
그 것이... 아들과 집안과 자신을 모조리 망가뜨리는데 말이죠.

*
어찌되었든, 수진이는 정말 독한 계집아이임에는 틀림없는 듯.
그것이... 살아서나, 죽어서나... 말이죠.






>> 월욜에 갑자기 인터넷이 끊겨버려서, 오늘에서야 기사 불러서 여차저차 했습니다.
기사아저씨, 내 돌침대를 은근 탐내시더라능...ㅋㅋ
그 말 듣고, 엄마께선... 젊은 아가씨 방에 돌침대 있는 거 보고 웃었겠다, 이러셨습니다.
아니... 엄마 쓴다고 사놓고 내 방에 들여다 놓으신 분은 누구신뎅...!!! // 돌침대 좋아요..ㅋㅋ


>> 묘한 어제와 오늘.
뉴스의 반쪽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에 슬퍼하고, 또 반쪽은 '나로호 발사'로 들떠하는.
묘한 어제와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