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2009 전설의 고향 5화, 씨받이.
사실, [씨받이]를 보고난 후의 첫 느낌은... 여자가 한을 품으면 집안이 망하는 것이야~" 라는 것이었습니다. 괜히,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생겼겠어요...? 하얀소복 까만 긴머리에 하얀얼굴의 붉은 피를 흘리는 여자귀신이 무서운 것도 그래서인 것 같고. 그냥 하는 말입니다.
무튼, 그래서 그렇게 쓰려고했는데... 대부분 어미의 피맺힌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여서 팔랑귀인 저도 분위기에 살짝 휩쓸려서 소제목을 지어봤습니다. 물론, 소제목과 본문의 내용이 일치할 것이라는 편견은 버려주세요^^;
[씨받이]이야기는 전통 [전설의 고향]의 이야기들 중 하나입니다. 아니라고 하시면 할 말은 없지만, 옛날 [전설의 고향]에서도 [씨받이]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서 말이죠. 그리고, 이번 [2009 전설의 고향 - 씨받이]까지 보고나서 느낀 건... 귀신들이 좀 더 강해졌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더이상, 착한 귀신은 없었어요.
은근, 고전의 맛이 느껴졌고~ 또 은근 무서울 뻔 했던 [2009 전설의 고향 - 씨받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버금가지는 않지만... 어찌되었든 이룰 수 없는 절절한 사랑과 가문을 중시하는 잘난 옹주마마와 작은마님의 남편을 빼앗긴 질투심이 불러 온 귀신의 한이 그려진 이야기였습니다.
1. 전설의 고향의 '어머님'들은 왜들 하나같이 독하신건지...;
이번 [2009 전설의 고향 - 씨받이]의 어머님은 '옹주마마'셨습니다.
그러니까, 중전마마의 소생이 아닌 후궁의 소생을 말하는 것이죠. 그리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무튼, 옹주마마는 자신의 가문을 위해서 씨받이를 들이고, 또한 그 씨받이가 자신의 귀하디 귀한 아들과 정분난 것을 못참고는 잔혹한 죽음을 선물하기까지 합니다.
전설의 고향에 등장하는 어머님들은 왜들 하나같이 그리들 독하신 건지... 이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치않는 것인 듯 합니다. 1회 혈귀의 어머님도 꽤나 못됐었고, 3회 계집종의 어머니는 올가미에 버금가는 악독하다 못해 무서운 분이셨고, 4회의 목각귀의 어머님도 진절머리나게 카랑카랑하신 분이셨으니 말이죠. 물론, 계집종과 목각귀의 어머님들에 비하면.. 옹주마마는 좀 나은 편이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쫌...;
어찌되었든, 무서운 어머님들 아래는 맘여린 아드님들이 계시고~ 그런 맘여린 아드님을 지켜야하는 무서운 어머님들은 귀신의 한을 만들어내는 1등 공신이기도 하십니다. 그러다가 그 한을 가진 분들의 손에 의해서 저승길을 가게 되기도 하고.
한 가지 궁금한 건, 귀신 손에 당한 어머님들은... 한맺힌 귀신으로 다시 등장하시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옹주마마야 무당할매가 잘 보내주신 듯 하지만, 다른 두 어머님은 왠지 원귀가 되어 나타나셔도 놀랍지도 않을 성격의 소유자들이셨는데... 저승사자들이 잘 데려가신 건가...? 싶기도 하고.
2.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어.
옛 말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습니다.
어쩐지... 전설의 고향은 그런 여인들의 한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보여주는 드라마인 듯 합니다.
계집종도 그랬고, 이번 씨받이도 그렇고 말이죠. 그러고보면 여자귀신들이 많은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나봅니다. .. 그려.
아, 제가 말하고자하는 그 한품은 여인네는 귀신이 아닌 작은마님이에요.
다소곳하고 정갈하고 착하고 아름다운 작은마님의 실체.
사실, 모르고 봤으면 저또한 '허거걱'거리며 작은마님의 실체에 놀라서 뒤로 넘어갈 뻔 했겠으나... 공홈의 인물소개란에서 이미 읽어버린 상태여서... 그 것이 반전인지도 몰랐습니다. 아니, 반전이라면 비밀로 부쳐야지 공홈에 왜 그리 당당히도 올려놨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작은마님이 무서운 분인 걸 알고 시작했단 말입니다..;
무튼, 환생하셔서는 솔약국집 첫째아들의 참한 색시감으로 갖은 호감을 다 받고계신 작은마님.
그 단아한 모습 뒤에 숨겨진 그 사악함이 나름의 반전이었다던...;
작은마님은 전생에는 씨받이 천것(!)에게 남편의 사랑을 빼앗기더니,
환생해서는 한창 괜찮게 만나는 남자가 다른 여자를 잊지못해 끙끙거리고 있는 것이군요. 무신 팔자가...;
// 탐나는도다 보니라고 솔약국 안본지 3주정도 되어서, "진풍-수진-가정쌤" 러브라인이 어케 되어가는 가는 인터넷 기사들로 대충 알아가고 있습니다...; //
자식을 낳을 수 없는 것도 아니었고, 자식이 늦게 생긴다고하여 맞아들인 씨받이가 남편의 첫 정인이었고, 죽은 후에도 그 사랑을 온전히 가져간 것에 대한 원망이 그 여인의 아이에게까지 미친다는 것은... 알 듯하면서도 그녀의 그런 원망이 그 집안을 완전이 풍비박산 내버린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니... 한을 품은 두 여인네가 부딪히니, 집안이 무너져내리는 건... 당연한 건가...?
3. 좀 더 삭막해진 전설의 고향...;
삭막해졌다, 라고 하는 말이 옳은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가끔 재방해주는 옛날의 전설의 고향과 달리, 요즘의 전설의 고향은 잔혹하고 상막해져버린 듯 합니다. 기존의 '전설의 고향'에서 보여주던 용서와 화해의 결말이 아닌, 피맺힌 원한으로 인해서 관련된 모든 이들을 다 죽이고 가문을 무너뜨리고서야 그 피맺힌 원한을 겨우겨우 풀어내는 귀신들의 모습에서... 잔혹하다라는 생각과 더불어 정이 없는 삭막한 현실이 전설의 고향에도 미치게된 듯 느껴지더군요.
물론, 용서와 화해로 그들의 악행을 다 감싸줄 수는 없겠으나...
그런 용서와 화해라는 것이 무조건 옳은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예전 '전설의 고향'에서 귀신들이 모두를 죽이려고 하지만 결국엔 용서하고 조용히 떠나가는 모습에서 살짝 답답함을 느낀 적도 있었으나... 이번 [씨받이]는, 옛날 느낌이 많이 나서인지 마무리도 옛날처럼 그렇게 마무리가 될 거라 믿었던 부분이 있어서 더 놀라웠습니다. 모두 다 죽을 줄은 정말로 몰랐거든요.
사실, [전설의 고향] 자체는 그렇게 무섭거나 하진 않습니다.
언젠가 말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현대공포물은 내 옆에서 일어날 것 같은 스산함이 있어서 은근 무서워하는 편이지만... 전설의 고향 류의 옛날 사극공포는 무서워하질 않아요. 그냥 무더운 여름 날 듣는 옛이야기 정도로만 바라보고 있어서 말이죠..; 어설픈 그래픽, 그리고 무섭지않은 분장과 타이밍 맞춰서 나오는 공포분위기 조성등등은 그냥 웃으며 넘어갔지만... 용서와 화해가 없는 잔혹한 결말은.. 어쩐지 무섭다는 느낌이 들어버리네요. 공포를 느끼는 부분이 드라마를 만드신 분들의 의도와는 조금 어긋난 것일지는 모르겠으나, 그래요.
물론, 계집종은 다 죽지 않으면 마무리가 되지 않을 듯한 분위기로 흘러갔고, 씨받이또한 '작은마님의 반전'으로 인해서 모두 죽지않으면 그녀의 한이 절대로 풀리지않을 듯한 상황으로 몰아가긴 했지만 말입니다.
4. 씨받이의 아픔보다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이 주된 내용이었던.
일단, [씨받이] 중반까지 보면서 느낀 또 하나는... 역시 남자는 제 자식 낳아주는 여자가 최고인가? 였습니다. 모든 남자들이 다 그런지, 전설의 고향의 남자들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제 자식 낳아준 첫 정인 개똥이에 대한 연정이 본처의 임신으로 인해서 조금씩 사그라들고, 거들떠도 안보던 본처를 애지중지하는 걸 보며 그리 느꼈습니다. 그런 알콩달콩한 부부의 모습을 병풍 뒤에서 바라보며 피눈물 흘리는 개똥이의 마음도 어쩐지 이해가 되고.
그냥 모르는 여인네라도 매일 매일 얼굴보고 살 섞으면 없던 정도 생길텐데, 어린시절의 첫 정을 줬던 아이인데다가 얼굴도 곱고 이쁘니 ~ 서방님은 홀랑 개똥이에게 넘어가셨습니다. 그렇게 알콩달콩 신혼살림 차려서 일년 가까이의 시간을 함께하며 아기도 갖고 그리 행복하게 지내던 두 사람. 그 두 사람은 출산 후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안쓰고 서로 알콩달콩 지내고 있더군요. 뭔가, 수가 있는겐가~ 하며 바라봤었습니다만, 딱히 그런 건 없었나보더군요. 암만봐도 서방님~ 너무 힘이 없으십니다...;
오래 전에 봤던 씨받이에서는,
본처를 너무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씨받이를 받아들인 남자가 그 씨받이에게도 정을 주었고,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안쓰러운 본처의 이야기도 덩달아서 함께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본처는 뱃 속에 바가지 같은 것을 넣어서 진짜 임신한 양 기뻐하는 모습도 나왔었고 말이죠.
그런데, 2009 씨받이는 그런 것을 뒤집어 엎는. 그런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본처의 모습만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씨받이의 아픔. 본처의 서러움 보다는... 씨받이와 서방님의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였던 것 같기도 했고, 본처의 서러움은 질투가 되어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무튼, 그리 생떼같은 자식 떼어놓고 쫒겨난 개똥이를 그냥 두었으면... 개똥이는 힘겹지만 어찌저찌 살았을텐데, 사랑하는 개똥이를 잊지못한 서방님 덕에... 짧은 행복을 넘어 큰 비극이 기다리게 된 것이기도 한 듯. 옹주마마의 손에 그리 비참하게 죽는 개똥이를 보면서... 지켜주지 못할 사랑을 맹세한 남자로 인해서 맞이한 비극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냥 두지 왜 찾아와서는... 이란 생각과 더불어.
씨받이의 아픔보다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이 중심이 놓여있었던 [2009 전설의 고향 - 씨받이] 였기에...
사랑으로 인한 결말이 그려진 듯 했습니다. 남자는 어찌되었든, 진짜로 개똥일 사랑했었으니 말이죠.
사랑이 죄인가보네요~; (..;)
*
얼마 전에 본 '화피'에서 요괴에게 내내 흔들리다가도 결국엔 본처만을 사랑한다던 믿어지지않는 사랑을 보여 준 남주에게 놀라고 얼마지나지 않아서인지... 나중엔 거짓부렁으로 밝혀졌지만 개똥이에게 모진 말 하면서 '널 사랑한 적 없다'라던 서방님의 말에... '나쁜넘..ㅡ.ㅡ+' 요러고 봤습니다. 결론은, 서방님은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녀의 한을 풀어주고 싶을 만큼 개똥일 너무너무 사랑한다, 였지만 말이죠~:
5. 아들에 대한 씨받이 어미의 피맺힌 사랑.
집 안에 해괴한 일들이 일어나면서 서방님은 이 일이 혹시 '개똥이'의 짓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러다가, 설마... 제 자식이 있는 집에 그런 해괴한 일을 할까~ 라는 생각에 고개를 가로젓게 되더군요. 그때 저는... 개똥이 맞아..ㅡ.ㅡ; 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피맺힌 원한.
갓 태어난 아기 젖 한번 못 물리고 떼어낸, 한번 안아주지도 못한 어미의 아픔. 그리고, 비참하게 죽은 그 원한. 그녀는 그런 원한과 아픔을 다 묻고 이승을 떠나려고 했으나, 자신의 아기가 작은마님으로 인해서 서서히 죽어감을 알게되면서 그 집을 떠나지도 못한 채 그리 아기 곁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기 곁에 머물면서, 아기가 죽어가는데도 아기를 잘 키워주겠다던 집안사람들 그 누구도 원인을 찾지않고 손놓고 있음에 분노하여 그 원한을 풀어내기 시작한 것은 아닐런지.
그러고보면, 개똥이 귀신은 3년의 시간동안 그들이 자신의 아이를 어찌 돌보고 또 한 지켜주는지를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던 것이 되더군요. 그들이 자신의 아이를 잘 돌봐주고 지켜주면 그 한을 모두 눌러담고 그냥 떠나려고 했을텐데... 서서히 죽어가는 아이의 생명을 조금씩 연장시켜주는 것 말곤 아무것도 못하는 개똥이귀신은, 죽던 당시의 고통과 아픔보다 죽은 후에 그 한을 더 품고 품다가, 결국 그 분노를 뿜어내는 듯 하더군요.
죽어가는 아이의 숨을 제 손으로 끊어버리는 비정할 수 밖에 없는 어미의 슬픔이 고스란히 다가오기 보다는... 사실, 그러지마~ 라는 생각이 더 먼저 들었습니다. 숨이막혀 발버둥치는 아이의 발길질이 너무 아프게 느껴졋거든요.
아마 그녀는, 아이의 숨을 끊기로 결심한 순간...
그래도 아이 때문에 살려둔 작은마님과 서방님마저 해치려고 결심했을지도.
하얀 얼굴에 작은 눈동자 피눈물 흘리는 엄마귀신. 무서웠습니다.
분장도 은근 무서웠지만, 그 피맺힌 원한이 느껴져서 더 그랬던 것일 수도.
아이는... 3년을 그리 밤마다 보듬어주었던 어미이기에 그리 무서워하는 것 같진 않았습니다만.
*
옛날 씨받이에서는, 귀신이 자신의 아이를 데려가려고 했으나.. 본처와 시어미와 남편이 제발 아이를 돌려달라고 울구불구 난리를 쳐서 아이두고 한풀고 그냥 떠나는 걸로 마무리가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개똥이가 한을 품은 건 100% 작은마님 덕이었군요. 역시... 여자의 질투란..;;;
*
2009 전설의 고향 6화는 '금서'입니다.
왠지 기대 중...ㅎㅎ
*
전설의 고향 끝나고 막 채널 돌렸을 때, 비담이랑 미실이랑 만나는거 보고 혼자 꺄~ 거렸어요.
쟤가 니 에미다~ 이러면서..;
그나저나, 선덕여왕도 '대국민 사기극'을 준비하고 있다더군요. 오호라~;
자명이가 자명고 만들고서 '대국민 사기극' 시작하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덕만이도..;
백성이란, 그런 존재인가보네요...ㅡ.ㅡ?
*
옛날에 걸귀 이야기도 슬프고 또 나름 괜찮았었는데.
씨받이 처럼 옛날에 했던 이야기도 리메이크해서 좀 해줬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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