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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청담/해외 드라마 시청담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회) 12년의 원한을 꿰뚫다

by 도희. 2016. 2. 19.

 

 

역시나 황후의 병은 월귀비와 무관한 거였어.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회 / 매장소 -

 

 


 

 

 

 

결론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네. 황후가 제례에 불참한다고 얻게 될 이익이 뭘까...

어쩌면 정말 황후가 단순히 아픈 것일 수도 있겠지. 

(중략)

느낌이 좋지 않아. 뭔가 깊은 내막이 있는 것 같단 말이지. 

내가 뭘 놓친 게 있는 건가?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회 / 매장소 -

 

연말 제례를 앞두고 황후가 쓰러졌다. 마침 예왕이 매장소의 병문안을 와있던 중에 들려온 소식이라 매장소는 예왕이 허둥대던 모습을 생생히 보았다. 그리고, 들려온 소식. 황후의 병환은 처음엔 꽤 심각해 보였으나 사실은 그리 위중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매장소는 갑작스런 황후의 병환이 수상했기에 조사를 하기로 한다. 그렇게 려강과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매장소는 어떤 문제가 있으면 혼자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의 '대화'를 통해 상황을 되짚고 생각을 정리하며 결론에 다다르는 타입인 듯 싶었다. 물론, 시청자에게 '설명'을 해주기 위해 이런 형식을 취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매장소는 이 문제 - 갑작스런 황후의 병환 - 에 관해 려강과 대화를 하는데, 려강은 만약 누군가 황후를 노린다면 월귀비와 태자가 아니겠느냐는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뻔한 답안을 내놓았고, 매장소는 월귀비의 권세가 한창일 때도 감히 황후를 어쩌지 못했는데 기세가 꺽인 현재 어찌 그러할 것이며, 만약 그들의 짓이라면 일을 확실하게 처리했을 것이기에 그들이 아니라는 것에 무게를 둔다. 

 

황후가 제례에 불참한다고 얻게 될 이익은 뭘까. 황후는 정말 단순히 아픈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뭔가 깊은 내막이 있을 것 같은 촉이 온 매장소는 어쩐지 느낌이 좋지 않았고, 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가, 에 대한 생각을 시작한다. 머리를 쓰는 것도 노동이라면 노동라고 하시던 의원님 말씀이 문득 떠오른다. 그 말에 매장소는 생각이 멈추고 싶다고 멈출 수 있느냐, 는 대답을 했었고. ...그래서, 훗날 의원님은 종주님을 그냥 몇날며칠을 재워버렸던 걸지도 모르겠다. 생각조차 차단하기 위해; 

 

 

 

결정적인 건 예진이 가져온 귤이었습니다. 

섣달그믐날조차 가족과 보내지 않던 분이 새해라고 특별히 귤을 주문하시다니요. 

그게 화약을들여오기 위함이 아니면 뭐겠습니까.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회 / 매장소 -

 

매장소가 아파서 두문불출한다는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다는 예진은 병문안 선물로 영남에서 올라온 신선한 귤을 잔뜩 챙겨, 경예를 이끌고 소택에 방문을 한다. 그리고 매장소에게서 귤을 건네받은 비류는 귤의 냄새를 맡더니 입도 안대고 던져놓은 채 토라진 듯 나가버린다. 비류는 과일은 좋아하는데, 귤도 상당히 좋아함. 

 

 

11회, 귤 먹는 비류. 귀여움

 

 

그런 비류의 행동을 놓치지 않은 매장소는 귤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되며, 자연스럽게 그 귤에 관한 이야기를 화제에 올린다. 그리고 예진은 영남에서 난 귤이 싱싱하게 금릉까지 오게된 과정을 설명하며, 이 귀한 귤을 어떻게 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즐겁게 이야기를 한다. 예진이 가져온 귤은 영남에서 관선을 통해 빠르게 금릉에 도착했고 신선한 귤인 만큼 인기가 많아 10척 분량의 귤이 순식간에 팔렸다고 한다. 그리고 예진은 그의 아버지 언궐이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맛이라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 후, 매장소는 황후의 병환에 대해 예진에게 넌지시 물었는데 예진은 그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 언예진의 아버지 언궐은 황후의 오라비이고, 언예진은 황후의 조카이다. 그러니 황후가 아프면 그가 아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예진은 그 소식을 전혀 모를 뿐더러 그의 아버지이자 황후의 오라비인 언궐은 현재 금릉에 없음이 확인되었다. 그렇게 매장소가 슬쩍 떠보는 것으로 언예진은 황후와 언궐의 사이가 소원한 것, 그리고 아버지의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만큼 예진이 소형을 좋아한다는 의미겠지.

 

이런저런 대화 끝에 새해를 어찌 보내는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흘러가는데, 그 이야기 속에서 예진은 언제나 혼자 신년을 보내는 적적함과 울쩍함을 토로하게 된다. 언제나 밝고 쾌활한 모습으로 극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언예진의 마음 한 켠에 쓸쓸함이 있다는 것은 12회부터 조금씩 그려지는데, 아마도 이번 에피소드를 위한 떡밥이 아니었나, 싶었다. 더불어 귤이 자주 등장한다 싶더니 결국 이 귤이 한건 하는 것도 재미있었음ㅋ.

 

 

그리고, 소형(=소철=매장소)이 아프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와 쪼르르 앉는 언예진. 귀여워

 

 

 

정왕    황후가 갑자기 몸져누운 이유가 궁금하지 않소?

매장소    뭘 알아내신 겁니까.

정왕    황후는 연혜초에 중독된 거요.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회 -

 

황후의 갑작스런 병환에 의혹을 품은 것은 비단 매장소만이 아니었다. 매장소 못지 않은 혜안과 지략을 지녔으나 때를 기다리며 자신의 재능을 감춰온 정빈은, 황후의 병세를 직접 보게 되었는데 그것이 미심쩍어 전직 의녀의 촉과 눈썰미와 후각으로서 병의 원인을 찾아낸다. 그리고, 마침 방문한 아들 정왕에게 자신이 알게된 것을 알려준다. 아마, 정빈이 황후의 병환에 의혹을 품고 그것을 밝히고자 조심스럽지만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정왕이 가고자 하는 길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그에 도움을 주기위한 행보가 아니었나, 싶었다. 아마, 정왕이 가고자 하는 길을 몰랐거나, 정왕이 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호기심으로 알아만 봤을지도 모르고,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

 

황후는 연혜초에 중독된 것이었다. 연혜초를 복용하면 몸이 나른해지고 식욕이 사라지지만, 약효는 기껏해야 일주일. 약효가 며칠 가지도 않는 약초로 황후를 중독시켜, 결국 황후가 제례에 불참하게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왕은 예왕이 조사하고 있으니 곧 밝혀지지 않겠느냐, 말했고 매장소는 내궁은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니 예왕에게 맡겨두라며 말한다. 

 

못찾아도 상관없습니다. 기껏해야 황후가 제례에 불참하는 것밖에 더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미 황후의 연말 제례 불참으로 누가 무엇을 얻게될 것인가, 에 대한 생각에 잠긴 매장소는 정왕을 안심시키는 말을 했지만 끊임없이 이 사건에 숨겨진 내막이 무엇인지, 자신이 놓친 것이 무엇인지, 를 생각 또 생각하는 듯 했다.

 

 

뭔가를 골똘히 생각할 때 늘 이렇게 뭔가를 만지작거리시오?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회 / 정왕 -

 

그리고, 무언가 생각할 때 나오는 매장소의 습관. 정왕은 그 습관을 보게 되며 그리운 누군가를 떠올리게 된다. 생각에 잠긴 매장소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고. 결국 정왕이 그에게 먼저 그의 습관에 관해 물었고, 당황한 매장소는 그 감정을 숨긴 채, 누구에게나 있는 흔하디 흔한 습관으로 얼버무리며 넘긴다. 우리의 정왕은 아, 그렇구나- 라며 넘어가주고. 

 

 

제가 알던 녀석도 비슷한 습관이 있었지요.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회 / 정왕 -

 

매장소와의 대화에 집중하다가도 어느 순간,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는 그의 손에 저도 모르게 시선이 가고, 그렇게 그리운 표정을 짓다가 멈칫하는. 이 순간 순간 정왕이 보이는 이 일련의 표정이 좋았다. 그렇게 정왕은 또다시 매장소와의 만남에서 임수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낸다. 

 

 

 

매장소    관선을 움직일 수 있고 호부와 화약방으로 눈가림을 하다니 절대 평범한 인물은 아니다. 

려강    대체 놈이 노리는 게 뭘까요? 올해 금릉에 눈에 띌만한 행사라도 있습니까?

매장소    연말 제례! 역시나 황후의 병은 월귀비와 무관한 거였어.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회 -

 

정왕이 가지고 온 정보. 황후는 연혜초에 중독되었다. 매장소는 그간 수집한 정보들을 조각삼아 퍼즐판을 채워나갔다. 그가 품은 의혹의 시작은 예년보다 초과된 화약의 양. 자칫 화약방의 밀반입에 눈이 가려질 수 있었지만, 매장소는 관선을 통해 밀반입되는 화약의 양이 예년보다 두 척이 늘었으며 그 두 척이 화약방으로 간 것이 아니고 중간에 사라진 점에 주의했다. 

 

금릉 어딘가에 화약이 숨겨져 있는데 어디에 있는지, 무슨 용도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 매장소는 화약의 용도에 대한 생각에 이어 관선을 움직일 수 있고 호부와 화약방으로 눈가림을 할 수 있는 배후가 결코 평범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나를 의논 상대로 삼은 종주님께 어떻게든 도움이 되겠노라는 의지를 보이는 려강의 고심이 깊은 순수한 질문. 대체 놈이 노리는 게 뭘까요? 올해 금릉에 눈에 띌만한 행사라도 있습니까?

 

그 질문을 통해 매장소는 숨겨진 마지막 퍼즐 조각을 찾게 된다. 그것은 언예진이 가지고 왔던 귤. 관선을 통해 들여왔으며 비류가 먹지 않았던 귤. 그렇게 매장소의 머리를 어지럽혔던 퍼즐은 완성되었다. 역시나 황후의 병은 월귀비와 무관한 거였어. 이 말을 하는 매장소가 어쩐지 뿌듯하고 기뻐보인 것은 착각일지도. 아무튼, 정보가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간 축적된 정보를 되짚으며 추측을 했고, 그 추측이 맞았음에 기뻐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과 마주한 매장소가 빠른 정보습득과 두뇌회전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고 진실에 접근해가는 과정을 그려준 회차였다. 그렇게, 매장소는 이 사건의 설계자가 가진 12년의 원한을 꿰뚫게 되는데, 그 또한 매장소가 가진 정보력 덕분이 아닐런지. 12년 전, 임씨 일가는 언궐과도 친분이 두터웠을테니까.

 

 

 

시기를 참 잘 맞추셨습니다. 

호부의 화약과 같이 들여오면 누군가 눈치채더라도 태자의 화약방을 의심할 테니.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회 / 매장소 -

 

이번 사건의 설계자는 황후의 오라비이자 국구 언궐. 매장소는 이 사건의 배후에 언궐이 있음을 깨닫게 되며 그를 찾게된다. 아마, 그에게 방문하기전 사람을 통해 몽통령에게 언질을 줬던 듯 하다. 아무튼, 어찌저찌 언궐과 만나게 된 매장소는 사건이 사건인만큼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의 용건을 말하며 언궐을 당황케 한다. 그렇게 자신이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게 된 경위를 설명해주며 언궐의 계략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알린 매장소는 이제, 그의 범행 동기를 묻게 된다. 물론, 어느정도 파악은 하고 있었겠지만 좀 더 정확히 알고 싶었으리라. 그가 가고자 하는 길, 그 길 위에서의 싸움은 정보력, 즉 아는 것이 힘이니까. 

 

그렇게, 황제 시해를 위해 이번 사건을 계략했던 언궐의 구구절절한 옛 이야기와 그로 인해 쌓인 한에 관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런데 잠깐, 그가 오랜 세월 현청사에 들어가 도에 빠져 수련을 한다는 것은 결국, 오직 이 날을 위함이었던건가? 대단한 의지다. 그러니 매장소가 재발방지를 위해 공을 들인 걸지도.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2회 중 -

 

아, 황후가 연혜초에 중독된 것은 아무리 사이가 소원해도 핏줄이기에 죽일 수 없어, 살리기 위해 언궐이 그러한 것이었다. 그리고, 아마 언궐의 명을 맏고 황후를 중독시킨 자는 만든 것은 위에, 정빈이 황후의 다기를 세심하게 살펴보는 모습에 신경이 쓰인다는 듯 지켜보는 저 궁녀인 듯. 

 

 

 

그러니까 오랜 세월 심혈을 기울인 게

황제 하나 죽이기 위해서였다고요?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회 -

 

소선과 언궐과 임섭은 어려서 부터 함께 글공부와 무예를 익히며 자란 죽마고우. 커서는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우정을 다졌으나 목숨을 걸고 소선을 황위에 올렸더니 우정은 사라지고 남은건 군신관계 뿐. 설상가상 소선은 황제 2년차에 언궐의 여친 임악요(임섭의 누이)를 뺏어갔고, 그후  악요가 아들(기왕/소경우)을 낳고 신비에 책봉이 되자 언궐은 그녀만 행복하면 됐지 싶어서 모두 내려놓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적염군 사건으로 기왕은 사약을 받고, 신비는 자결했으며, 임섭 일가는 풍비박산이 나며 그는 세속을 버리고 초야에 묻히게 되었는데, 그의 판단으로는 아마 자신이 그러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목숨도 무사하지 않았을 것이라 했다. 

 

그렇게 그는 자신들이 애써 세웠던 이상은 찾아보기 힘든 지금의 조정에 개탄하며 입섭 마저 없는 현재, 이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황위에 올린 매정한 황제를 죽이고자 한 것이었다. 매장소는 고작 황제 하나 죽이기 위해 그 오랜 세월 심혈을 기울였다는 그에게 말한다. 황제가 죽은 후에 올 대혼란. 그리고, 12년 전 억울하게 죽어야만 했던 이들은 그저 억울한 채로 역사에 남아야만 하는 현실에 대해서. 그리고 말했다. 이건  복수가 아닌 어리석은 화풀이일 뿐이라고.

 

임수라고 어찌 그 단순한 복수의 유혹이 없었을까. 그러나, 그는 매장소이다. 7만 적염군의 염원을 어깨에 짊어진 매장소의 복수는 그리 단순하고 쉬울 수 없었다. 그는, 고작 황제 하나 죽이는 복수가 아닌,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어야만 했던 기왕과 임씨 일가와 신비의 명예를 회복하고 역사를 바로잡아야만 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황제는 결코 지금 죽어선 안되는 것이었다. 후에 나오는 이야기지만, 매장소는 정당성을 위해 황제 소선의 제위기간 내에 이 모든 일을 바로 잡으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황제 스스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게 만들고 역사를 바로잡고자 하는 것. 그렇기에 그는 언궐의 계획을 막아야만 했다. 언궐의 복수는 황제 하나가 아닌 7만 적염군의 염원으로 살아났고 살아가는 매장소의 삶을 죽이는 것이기도 했으니까. 

 

그렇게, 이번 회차는 같은 상대를 향한 복수심, 그러나 다른 길을 걷는 두 사람을 보여주며, 매장소가 가고자 하는 길, 그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복수의 의미를 전달해주는 회차이기도 했다. 이 드라마는 종종 비슷한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의 다른 선택과 그 결과를 보여주는데, 그것이 어쩐지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 거울은 같은 것을 비추지만 결국 정반대, 다른 선택의 의미로 보일 수도 있는 듯 하다. - 을 들게 만들기도 한다. 이번 회차에서는 언궐과 매장소가 그렇게 느껴졌다.

 

일단, 몽지를 통해 언궐의 계획은 막았다. 그러나 그의 마음 속에 복수심이 들끓는 한 매장소의 시야 밖에서 얼마든지 또다시 계략을 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매장소는 그가 복수를 완전히 포기할 수 있도록 설득을 해야했고, 그 설득을 위해 그의 하나 뿐인 아들 예진 카드를 꺼내든다. 만약 계획이 성공했다고 치고 현경사는 결국 사건의 진상을 밝혀낼텐데, 그때 당신은 생에 미련이 없다고 치더라도 예진이 인생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처음에는 자신의 아들로 태어난 것이 제 팔자라던 언궐. 매장소는 언궐의 마음 한 켠에 간직하고 있는 예진에 대한 애정과 미안함을 끌어내어 그의 복수심을 잠재우게 된다.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1회 중 -

 

이 부분은 예진에게도 마찬가지. 태어난지 얼마 안되어 엄마를 여읜 예진은 홀로 쓸쓸하게 자랐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고 쾌활하게 자란 언예진. 아마 그 쓸쓸함 덕분에 더 밝은 모습을 보이며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그 밝고 쾌활한 모습으로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하더라도 언제나 아버지의 정이 고팠을 예진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섭섭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 부분은 12회에서 오랜 만에 집에 온 아버지를 반기는 예진의 모습이라던가, 바로 나가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표정이라던가, 그 아버지에 대한 걱정이 담긴 마음, 등등에서 보여졌다. 

 

또한, 13회에서 그가 귤을 잔뜩 들고 소택을 찾은 것은 매장소에 대한 걱정도 있겠으나 자랑도 하고싶었을 것이다. 우리 아버지가 귤을 이만큼이나 주문해주셨다, 라는. 그것이 아버지가 자신에게 보인 애정이라는 듯이, 그 기쁨을 알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런지. 게다가 12회에서 오랜 만에 집에 돌아온 후 다시 집을 나서며 자신을 걱정하는 아들에게 냉랭하게 대하다가도 문득, 홀로 남겨둔 아들이 신경쓰이는지 용돈은 부족하지 않나 묻는 언궐의 모습에서도 표현이 서툰 그의 애정이 보이는 듯 했고, 그런 아버지에게 있노라 대답하는 언예진의 표정에서는 찌르르한 뭔가가 느껴졌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용돈이 아니라 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이라는 듯이. ...쓰다보니 언부자는 또 왜 이렇게 짠하고 애틋한게냐;

 

아무튼, 언궐에게서 감춰진 예진에 대한 애정을 끌어낸 매장소는, 예진에게는 그의 아버지 언궐의 과거 활약상을 소개해주며, 그가 아버지를 존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그렇게, 언궐이 오래도록 소원했던 아들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그 아들이 기꺼이 그 손을 잡아줄 수 있도록. 그렇게 매장소는 서로에 대한 애정은 있으나 오랜 세월 소원해지며 어색해진 부자의 오작교(...?)가 되어주었다. 부자父子. 아버지와 아들. 아들은 아버지를 한없이 존경하고 아버지는 아들을 끝없는 사랑으로 이끌어주는, 매장소에게는 참으로 그립고도 그리운 관계가 아닐런지. 그의 꿈 속에서는 항상 매령의 불바다, 그 절벽 끝에서, 자신의 손을 놓으며 적염군을 위해서라도 살아남으라 말하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 반복되고 있으니까.

 

 

 

황제가 죽으면 그들의 오명을 벗길 기회도 사라집니다. 

기왕은 여전히 불효자고 임씨 일가는 여전히 역도일 것이며

신비마마 역시 위패도 품계도, 무덤도 없이 구천을 떠돌아야 합니다.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고 얻는 게 뭡니까? 사람 하나 죽인 것밖에 더 됩니까?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회 / 매장소 -

 

이제 겨우 복수의 밑밥을 뿌리는 단계에서 황제가 죽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매장소는 언궐의 계획을 저지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그를 설득했다. 세상에 미련이 없다면 그간 외면했던 아들을 바라보고 주지 못했던 애정을 주며 살아가라고. 그리고, 그렇게 아버지가 손을 내밀었을 때 아들이 기꺼이 그 손을 잡을 수 있도록 아들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을 심어놓는다. 물론, 언예진은 이미 아버지의 정이 고팠고, 아버지를 많이 사랑하고 있었기에 존경심이 증폭된 것일 수도 있지만. 

 

재발 방지. 그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 언예진의 마음에 드리운 그늘을 지워주는 것. 그것은 그 과정에서 필요한 무엇이자, 어쩌면 매장소가 예진에게 주는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렇게 매장소에게 은혜를 입고 빚을 진 그들은, 훗날 매장소가 정왕을 앞세워 가고자 하는 길에서 조력자가 된다. 물론 고작 이정도 빚으로 이들 부자가 위험할지도 모를 길의 조력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날이 있었기에 그날이 다가올 수 있었으리라. 불혹이 되기 전에 작호를 받은 최고의 영웅이었던 언궐의 명성이 괜한 것이 아니듯, 이 유쾌하게만 보이는 청년 언예진이 괜히 언궐의 아들이 아님은 극이 진행되며 차차 그려진다. 

 

그리고 문득, 궁금해졌다. 수많은 정보를 쥐고 있는 매장소는 현재의 언궐에 관해서 들어 알고는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보았던, 그가 기억하는, 12년 전, 마지막으로 보았던 언궐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 당시 임수가 보았던 언궐이 있기에 현재의 매장소는 그를 설득할 수 있었고, 훗날 그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리고-.

 

1> 언궐. 저 밝고 쾌활한 예진을 쓸쓸하게 만드는 무정한 아버지. 게다가 무모한 복수심에 불타올라 가문과 아들을 나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가장. 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였으나... 극이 진행될 수록 상당히 멋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매장소가 들려줬던, 그의 젊은 시절이 새삼 떠오르며... 이 양반, 참 멋있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달까. 게다가 훗날 언궐의 말에 의하면 예진은 자신을 닮았노라 했다. 그러며 젊은 시절만 닮고 자신이 나이가 되었을 때는 지금의 자신과 같은 모습이 아니었으면 좋겠노라 했었다. 지금도 멋진 캐릭터이지만 젊은 날의 언궐은 꽤나 밝고 쾌활하고 패기 넘치는 영리한 젊은이가 아니었을까. 좀 많이 멋있었을 듯. 부모님 세대의 프리퀄이 고프다ㅠ.

 

2> 사실, 언궐의 복수심은 어리석고 무모한 화풀이일지라도, 아무런 희망이 없는 현실 속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복수였을지도 모르겠다. 이 혼란스러운 세상, 매장소에게는 정왕이라는 희망이 존재했으나 언궐에게는 그저 아득한 암흑천지였을테니까. 그 암흑 속에서 매장소는 늘 곁에 있어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언예진이란 빛을 밝혀주었고, 언궐은 그렇게 언예진을 바라보며 살아가게 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버지로 살기로 한 그에게 예진은 희망이자 빛이며 삶의 의미가 되었을지도 모르니까. 그렇기에 녕국후 사건 때 아들을 찾기 위해 오래 전 그날 처럼 홀로 적진 앞에 설 수 있었을테고. 그러던 어느 날, 매장소는 정왕이라는 새로운 빛을 가지고 다시 찾아오게 되는데... 두둥? ...그나저나, 위에서도 말했지만, 쓰다보니 언부자 너무 애틋하고 짠하다.

 

3> 모두가 잊고 있던, 혹은 나만 잊고 있던, 기방 살인 사건의 현재 진행 상황. 황제의 아우인 기왕야가 목격자임이 드러나며 하문신은 형부에 수감되어 있는 상황. 그러나 아직 판결을 내리지는 않은 채 유야무야 시간만 흘려보는 중인 듯 했다. 그리고, 아들이 수감된 후 시름시름 앓게된 이부상서는 급기야 출근도 못하게 되며 업무마비가 왔다고 한다. 그 소식이 예왕에게 전해지며 더이상 자신의 사람을 잃을 수 없는 예왕은 고민에 빠지게 되고, 모사 진반약은 꾀를 내게 되는데...

 

4> 예법논쟁 이후 풀이 죽은 월귀비. 풀이 죽은 것인지, 몸을 낮춘 것인지, 아무튼. 황후가 쓰러진 후 황제를 찾은 월귀비는 풀이 죽은 모습으로 황제의 마음을 끌게되고, 황제는 예법을 지켜야 함에는 동의하지만, 그런 논쟁을 일으킨 예왕에 대한 불쾌함을 숨기지 않는다. 그리고, 황후가 후궁들 모아놓고 아침조회(?)할 때, 혜비 표정ㅋㅋ. 이 마마는 황후한테 당한게 많아서 그런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팍팍 내시더라.

 

 

 

 

5> 비류의 뒷모습. 아, 이 장면, 그림이 너무 이쁨-. 맛있는 귤에서 화약냄새가 나서 토라진 비류. 새해에 소택 식솔들만으로 적적하지 않느냐는 소경예의 질문에 '안그래'라고 대답하는 비류가 귀엽기도 했다. (ㅋ) 근데, 비류 은근히 매장소 닮았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 중이다. 물론, 나만 그럴지도 모르지만. 다음엔 아들로 나와보는 것도 어떨... 아, 보통은 아역 혹은 혈연관계로 나와보면 어떨까, 라고 해야하는 건가?ㅋㅋ.

 

6> 정왕의 공을 가로챈 예왕에 대해 불합리함을 토로했던 채전에 이어, 여전히 일개 군왕에 불과한 정왕의 신분에 안타까움을 토로한 심추. 그렇게 정왕이 당하는 부당함을 안타까워 해주는 관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극에서는 대표로 채전과 심추만 등장하지만, 그들과 어울리는 관리들은 가끔 이런 대화를 주제로 놓고 대화도 하고 토론도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게 정왕은 스스로 세력을 만들지 않았으나, 매장소가 추천한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그의 사람들을 조금씩 만들어가는 중이었다. 

 

7> 그러고보니 13회 내용 중 중요한 그것을 빼놓았는데, 그건 넣을 타이밍을 놓쳐서 따로 정리하도록 하겠다. 현재로선 구구절절 적을 생각은 크지 않아서 밑줄긋기 식으로 대사만 정리하려고 하는데, 또 모르지-. 지금 이것도 처음엔 뭐라 말을 시작해야 할지 아득해 가만히 바라보다가 정신차리니 이렇게 주절주절 거리고 있는 참인지라. 

 

8> 14회도 소소하니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걱정이다. 꼼지락거릴게 많아서. 덕질의 강제종료일은 다가오는데 갈 길은 멀고. 종료일 전까지 적어도 21회까지 이야기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 속도라면 절대 불가능으로 보입니다만ㅠ. 그후 한동안은 정신도 없고 적응기간을 거쳐야겠지만, 뭐 다시 여유가 생기면 쉬엄쉬엄 하나하나 쓸 수 있지 않을런지. 덕심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말이다. 

 

 

9> 돌아보는 모습이 멋있어서 움짤을 만들었는데, 그 후 분노의 콧바람이 용가리처럼 뿜어져 나와서 웃겼던 장면ㅠ. 그래서 콧바람 전까지 자른 것도 있지만 지금 이건 콧바람이 포인트인지라ㅋㅋ. 진심, 결코 예민하지 않는 나는, 이런 입김 콧김을 보면 종종 몰입이 깨진다. 국내 드라마의 경우는 동시녹음이라 소음 때문에 난방을 못켜서 입김방지를 위해 입에 얼음을 물었다가 대사를 친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는데, 대륙은 후시녹음이니 난방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았나요, 라는 생각을 종종 했더랬지. 

 

 

매장소    급한 용무라도 있으십니까.

 

 

정왕    난 병문안도 못 오오?

 

 

매장소

...

 

0> 순간 설레였을, 아니 당황했을 종주님으로 마무리. 이 장면 웃겼음ㅋㅋ. 정왕, 용건이 생겼으니 병문안 겸사겸사 온 것인지, 병문안이 오고 싶었는데 마침 용건이 생겨서 겸사겸사 온 것인지 알 수는 없음. 그나저나, 몽통령은 소택에 몰래 올 때 날아서 온다는 것 같은데... 정왕은? ...별 쓸데없는 것이 궁금해졌더랬다.

 

 

 

 

 

 

이건 복수가 아닙니다. 어리석은 화풀이일 뿐.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회 / 매장소 -

 

 

댓글4

  • 존재와시간 2016.02.23 20:50

    보통 복수극하면 원수를 직접 응징하거나, 조금 더 점잖게(?) 복수하더라도 법의 심판에 맡기는 정도지요.
    그런데 매장소의 복수는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명예회복이라는 것 때문에, 좀 더 동양적(?)이고 우아한 느낌입니다. ^^

    그리고 좀 뜬금없는 소리인데, 저 위의 짤에 작게 나온 진양장공주의 자결씬...
    진양장공주는 칼로 목을 베어 자결하는 장면으로 밖에 안 나오던데, 그 한 장면의 임팩트가 매우 강렬합니다...!
    이 드라마 PD가 탐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지, 자결씬조차 너무 멋지게(!) 찍어내신...
    진양장공주의 몸이 빙그르 돌 때 긴 소매와 치맛자락이 펄럭이는 장면이 너무 멋지더군요... (남이 자살하는 것 보면서 이런 생각이나 하다니...ㅠㅠㅠㅠ)

    용가리 콧바람이라니요...!
    우리 정왕 전하께 그러시면 안 됩니다... ㅋㅋㅋㅋㅋ
    답글

    • 도희. 2016.02.24 07:44 신고

      매장소가 보이는 복수라는 것이 기존에 봐왔던 그것들과 달라서 색다르면서 매력적이에요. 그게 이 드라마의 매력이기도 하구요. 또한, 진양장공주의 자결씬, 뭔가 아름답고 멋있어서 몇번 돌려봤던 것 같아요. 말씀대로 자결씬인데 이런 생각을 해도 괜찮나 싶지만, 연출이 그런 걸 노리지 않았으려나요ㅋ.

      이 드라마에 몇없는 아쉬움 중 하나인 입김과 콧김.. 처음 봤을 때는 거기에 자꾸 신경이 쓰여서 자막도 제대로 못읽고 내용을 놓쳤더랬죠. 여전히 적응이 안되지만 그래도 처음만큼은 아니라 다행인가 싶습니다. ...그리고,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지만, 저 정왕덴샤 좋아합니다. 그 멍뭉미에 서서히 빠져들고 있달까요ㅋㅋ.

  • 랑야방 2016.04.25 23:37

    용가리 콧바람 ㅋㅋㅋㅋ
    저두 이부분 거슬리긴 한데,
    54회 보고 나니 모든걸 용인해줄 수 있을만큼 멋진 작품이네요
    장면장면 너무 해석을 잘해주셔서 읽으면서 몇번을 울컥울컥했어요
    잘 읽고 갑니다~~
    답글

    • 도희. 2016.07.04 02:31 신고

      입김과 콧바람은 옥의 티죠. 그러나 님의 말씀처럼 54회까지 다 보고나면 이 아쉬움이 별거 아닌 아주 멋진 작품이에요. 제 이야기를 좋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작품인데 여건상 못하는 것이 너무 속상하고 아쉽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