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다시 함께하자고 하네요.
사실 제 생각엔 좀 아닌 것 같아요.
그 사람은 능력도 있고, 주변에 쫓아다니는 사람도 많아서,
더 좋은 여자도 만날 수 있거든요.
너무 오랫동안 헤어져 있어서 서로... 낯선 것 투성이에요.
만약 그 사람과 다시 사귀면 여러 가지 일로 부딪치다가조만간,
그 사람이 저에게 실망할거에요.
예전에도 자주 그랬거든요.
- 마이 선샤인 12회 / 자오모성 -
만약 그 사람이랑 한 번 더 헤어지면
진짜 어떻게 될지 상상이 안 돼요.
- 마이 선샤인 12회 / 자오모성 -
7년 이라는 세월을 한결같이 그리워하던 사랑에도 자존심이 있었던 걸까? 이천은 7년 만에 재회한 그리운 이에게 그간 마음으로 몇 번이나 삭혔을 간절한 고백을 입 밖으로 꺼내게 된다. 그러나, 그의 고백에는 그녀를 향한 절절한 그리움과 간절한 마음이 아닌,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들킬새라 꽁꽁 감춰둔, 허세만 있었다. 그 것이 정말 자존심이었는지, 두려움이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 같은 마음으로 그를 그리워했고 또 간절히 원하지만, 그를 향한 복잡미묘한 감정으로 가득찬 모성의 마음에는 닿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모성 또한 고백을 한다. 헤어진 7년의 시간, 그 속에서 달라진 자신에 관해서. 그렇게 모성은 시작도 전에 관계에 선을 긋게 된다.
그 후, 모성은 7년 전과 후, 그와의 추억이 공존하는 장소에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음을 되새기며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치밀어오르는 눈물을 참아내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천은 두 번째 실연을 아무렇지도 않은 척 버텨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듯 했다. 오래 전의 그 날처럼, 일에 파뭍혀 보기도 하고, 술독에 빠져보기도 하지만, 과거와 달리 희망이 없는 실연을 견뎌내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7년 전에는 언젠가 돌아올 그녀를 기다리겠노라는 희망이 있었으나, 7년이 흐른 현재, 돌아온 그녀는 이미 결혼을 했(었)다고 하니 돌이킬 수 없지 아니한가, 싶었을테니.
건실하구먼, 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만약, 이메이의 결심과 모성의 결단이 없었다면 이천은 정말 이대로 모성과의 관계를 끝냈을까? 라는 궁금증도 드는 중이다. 아무튼, 12회 결말에 나오는 부분이지만 뒷부분에서 굳이 언급하지 않을 듯 해서 여기서 말하자면,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를 극한까지 몰아붙히는 이천은 결국 쓰러지고 만다. 극 중에서 언급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이 당시의 이천은 어떻게든 모성을 잊기위해 일거리를 엄청나게 늘리게 되는데, 그로 인해 훗날 살짝 후회했던 것 같다. ...막상 결혼까지 하고나니 일이 너무 많아서 모성이랑 함께할 시간 부족ㅠㅠㅋㅋㅋ 그로 인해 또 나름의 시간을 만들어내며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긴 하더라만. (..스포입니다만, 뭐 이미 15회까지 방영되었고 실제로는 완결난 드라마인데 뭐...ㅋㅋ)
아무튼, 또다시 헤어진 후의 상처와 아픔과 고통이 두려워 다시 시작하는 것 조차 두려워 도망치는 모성 (물론, 다른 이유도 있겠으나 이게 제일 큰 듯). 모성이 두려워하는 '오지도 않은' 미래를 지금 이 순간의 현실 속에서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그 상처와 아픔과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이천의 모습이 그려진 회차였다. 그러게 제대로 마음을 표현하고 고백하지!!! 싶음. 약간은 자업자득 같기도...응? 아무튼, 생각해보면 나름 캐릭터에 일관성이 있는 것도 같다.
지금처럼 혼자 지내는 건 적어도 적응이 됐거든요.
저는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마세요.
- 마이 선샤인 12회 / 자오모성 -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오랜 만에 고향을 찾은 모성. 고향에 도착한 모성은 가장 먼저 이천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역에서의 회상 부분은 꽤 자주 나온 부분인데, 이천의 시선에서 그 순간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더랬다. 아무튼, 그 추억 속에서 걷던 모성은, 어머니 홀로 지내는 집으로 갔으나 마침 어머니가 여행을 떠난 덕분에 만나지는 못했다. 그리고, 어머니와의 기억을 떠올리는 모성.
모성의 아버지가 모성에게 다정다감한 친구같은 아버지였던 것에 반해, 모성의 어머니는 모성에게 무관심하고 냉랭한 여자였다. 계모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지만 그런 뉘앙스도 없고, 원작에서도 그런 말은 없었으니 아닌 것 같다. 아무튼, 어머니에게 외면받은 만큼 아버지에게 큰 사랑을 받은 덕분에 티없이 밝고 맑게 자랄 수 있었던 모성이었다. 그리고, 마침 등장한 이웃집 아줌마 덕분에 아버지의 묘지를 알 수 있었고, 그렇게 7년 만에 아버지와 만나게 되었다.
미국에서의 7년이란 시간 동안 추억에 사로잡혀 과거를 걷던 모성. 중국으로 돌아온 후, 이천을 만나며 조금씩 현실을 걷기 시작했던 모성은, 아버지를 만나는 것으로 현실 위에 오롯이 설 수 있게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7년 만에 다른 모습이 되어버린 아버지와 만난 모성은, 언제나와 같이 아버지에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속내를 털어놓게 된다. 왜 이천을 밀어내야만 했는가, 에 대한. 하지만 그 속내는, 절반의 진심과 절반의 핑계가 섞여있는 것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결국, 가장 큰 이유는 그와의 사랑으로 인해 또다시 다치고 싶지 않아, 라는 것이었던 것 같다.
결국, 그와 다시 시작할 수 없는 이유들은, 그녀에게는 그의 사랑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었으니까. 확신도 없는 것에 과거처럼 사랑에 관한 무모한 용기를 내기에 모성의 마음은, 너무 많이 다쳤고 또 지쳐버린 것이 아닐런지. 스스로를 작은 울타리에 가둬두고 홀로 지내는 것에 적응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괜찮다,며 다독일 정도로. 혹시, 이천은 현재의 모성에게서 과거의 모성이 보여준 무모한 용기를 기대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주 작은 마음의 틈만 보여도 끝없이 밀고 들어와 어느새 그 마음을 가득 채워버렸던. 그래서, 그 나름의 틈을 보였으나, 모성은 그 틈에 지레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천이 보여준 틈과 모성이 받아들이 틈은 달랐을테니.
너무 오랫동안 헤어져 있어서 서로 낯선 것 투성이라며, 만약 그 사람과 다시 사귀면 여러가지일로 부딪히다가 조만간 그가 자신에게 실망할 것이다, 라던 모성의 말. 모성과 이천은 짧게 사랑하고 길게 이별을 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게 된다면 짧게 반짝였던 과거의 시간이 아닌, 잃어버린 7년의 시간에 연연해하는 것이 아닌, 이제 막 시작된 현재, 그리고 앞으로 남은 길고 긴 미래로 삶을 채워 넣는 것이 당연할텐데... 그리고 서로 맞지 않아 여러가지 일로 부딪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맞춰가며 그렇게 살며 사랑하는 것일텐데, 모성은 ....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에 겁을 먹었구나, 그래서 과거를 걷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그 사람이랑...
아니, 친구랑 여기서 서로 잃어버린 적이 있거든요.
한참 지나서야 겨우 찾았어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더이상 찾지 못할 것 같아서 무대 위로 올라가려고 했다고요.
(왜요?)
그 친구도 그렇게 물었어요.
그래서 대답했죠.
'내가 널 찾지 못하더라도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어야 네가 날 쉽게 찾지.'
- 마이 선샤인 12회 / 자오모성 -
회사의 프로젝트를 위해 이천과의 인터뷰를 하고자 하는 새로운 직장동료 이징. 그러나, 모성과의 일로 상처를 받은 이천은 모성과 관련된 그 무엇에도 관심을 갖지 않으려고 하며 이징이 제안한 인터뷰를 거절하게 된다. 자존심이 상한 이징은 인맥을 동원해 어떻게든 허이천과의 인터뷰를 성사시키고자 동분서주하게 되고, 카메라 담당으로 파트너가 된 모성은 그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차마, 그녀와 이천의 관계를 밝히지 못한 채.
그런 과정에서 과거 이천이 TV프로에 나갔던 이유를 듣게된 모성은, 그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기에 조금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 것은, 이천이 모성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나는 더이상 너를 찾을 수 없느니 니가 나를 쉽게 찾아달라,는. 아마, 모성은 묘한 기분에 휩쌓이게 되며, 이제는 정리가 되었다고 생각한 고요한 마음에 물결이 치며 또 하나의 혼란이 잔잔하게 물결치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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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뷰를 쓰려다가 생각한 건데, 어떻게보면 감정의 반복인 것 같아서 묶어서 몰아서 쓰는게 더 나으려나, 싶기도 했다. 어쩐 마음인지 밀린거 후다닥 정리를 해야겠다 싶어서 어떻게든 빨리 끝내고 싶어져서 말이지. 그런데, 또 쓰다보니 반복 같으면서도 그 마음은 찬찬히 단계를 밟아가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더라. 차곡차곡 쌓이는 감정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과정, 그 과정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정말, 이렇게 감정선에 충실하고 섬세한 드라마는 너무 오랜 만이라 마음이 설레인다. 특히, 10회부터 시작된 여주인공의 감정선이 정말 섬세하고 좋다.
2> 이천이 TV출연한 이유, 모성이 거리에서 과거를 떠올리는 장면. 이 장면 꽤 좋다. 숨겨진 이천의 진심, 그 진심을 홀로 알아채는 모성. 그렇게 겨우 정리된 마음이 또다시 흔들리게 되는 모성. 이 장면은 아마 원작에서도 꽤 인상깊게 읽었던 것 같다. 모성의 발상이 너무 사랑스러웠고, 그런 모성의 발상을 기억하며 스스로 나를 찾아달라며 행동에 옮기는 이천의 절박함이 마음에 닿았달까. 그리고, 거리에서 엇갈린 두 사람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서 과거 회상으로 나왔으면 했으나... 대사로 끝. 뭔가 모성을 잃어버린 이천의 절박한 표정이 보고 싶고, 겨우 만난 그의 앞에서 저런 말을 하며 해맑게 미소짓는 모성의 모습이 보고 싶어서 말이다.
3> 응휘는 모성을 쟁취하기 위해 중국행을 결정하지만,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서 보류. ...그 보류로 인해 타이밍을 완전히 놓치게 되는데, 내가 응휘를 싫어하는 것과 별개로 서브남의 비애구나, 싶기도 했다. 훗날, 돌아오는 타이밍도ㅋㅋㅋ 아, 15회까지 보고나니 좀 헷갈리는데, 응휘가 모성과의 이혼서류를 접수안하고 결혼을 유지하기로 한 회차가 언젠지는 모르겠으나... 그 문제는, 이천이 알아서 잘 해결할 것으로 믿음. 이천은 능력있는 변호사니까♡
4>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건가, 싶은 부분들이 종종 있다. 아, 그랬군... 그랬어? 등등의. 물론, 드라마를 이해하며 본다기 보다는 그냥 보는지라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보통 인상깊은 장면 제외하곤 기억을 못하는 경우도 있고. 아무튼, 주변 인물 몇몇의 이야기도 따로 해보고 싶기도 한데 귀찮음이 더 큼. 쥔공들 스토리와 감정선 따라가기도 바쁘달까...;
5> 13회 리뷰 이어서 하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읽다만 책이 있어서 조만간. 계획은 이번 주 내로 밀린 거 다 털어내자, 인데.. 주말 전에 제대로 보고 리뷰쓰고 싶은 드라마도 있고, 블로그 월례행사(?)도 있는 주라 가능할지 모르겠다.
2년 전이었는데..
내가 특별 게스트로 초대하고 싶다니까
갑자기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더라고.
'사람들의 눈에 잘 띌 수 있을까?'
- 마이 선샤인 12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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