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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별에서 온 그대 1회) 별에서 온 남자와 별이 되어 사는 여자

by 도희. 2013.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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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준. 현재 그의 직업은 어느 대학의 강사이다. 그리고, 그의 정체는 외계인이다. 그는 400년 전 지구에 왔고 사고로 인해 바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리고 400년이 흘렀다. 그 400년 동안 그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고 인간의 삶을 살아가되 인간의 삶에 개입하지 않은 채, 세상을 살아가되 그 속에 자신의 존재와 흔적을 감춘 채 그저 홀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3개월 뒤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 즈음, 그는 옆집으로 이사온 한 여자를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천송이. 그녀의 직업은 연예인이었고 별이 되어 살아가고 있었다. 세상은 모두 그녀를 알고 있으나 그 누구도 그녀를 몰랐고, 수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있으나 언제나 혼자였다. 그렇게 그녀는 끊임없는 외로움 그리고, 그로인한 조울증을 달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천송이'를 모르는 한 남자와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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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후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도민준은 떠나기 전 꼭 다시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 아이는 400년 전 처음 인연을 맺었고 그에게 처음으로 선물을 준 아이였다. 그리고 그 아이는 죽었다. 인간은 원래 죽는 것이겠으나 아마도 그 아이는 채 자라기도 전에 죽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죽음이 도민준이 겪은 첫번째 이별이고 또한 아픔이며 결국 그가 인간과 관계를 맺지 않은 채 스스로를 고립시킨 채 살아가는 어쩌면 수많을지 모를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가 당시 경기도 한 병원에서 외과의로 있던 12년 전 겨울 크리스마스 이브... 그는 400년 전 그 아이와 같은 얼굴을 한 아이의 죽음을 예지豫知 하게 된다. 그렇게 달려간 곳에는 정말 400년 전의 그 아이가 있었고 그는 그 아이를 또 구해주게 된다. 400년 전 그 아이와 처음 만났을 때, 처럼. 그리고 그 아이는 400년 전과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나으리는 진정 저승사자 이십니까?" "... 아니면, 저승사자 같은건가?"

그는 그날 밤 일의 일에 대해서 여전히 의문이다. 과연 꿈이었을까. 그렇게 닮은 사람이 존재할까.
만약 꿈이 아니라면 떠나기 전에 꼭 다시 만나고 싶은데.. 안되겠지... 라는 작지만 간절한 바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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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천송이는 교통사고를 당할 뻔 했다. 그리고 그 순간 한 남자가 그녀를 구해줬다. 천송이는 분명 그 남자를 봤지만 도무지 그 남자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와 어린시절부터 배우활동을 해온 동료이자 친구인 세미는 그를 그녀의 '첫사랑'이라고 했고, 그녀는 첫사랑은 좀 오버라 둘러대며.. 언젠가 한번 만나보고 싶다, 고 한다. 그리고 살려줘서 고마웠다, 근데 왜 나를 살려줬냐고, 물어보고 싶다고 한다..

천송이는 어째서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그는 인간의 기억마저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래서 그 기억을 지운 걸까? ... 뭐, 시간을 멈추는 능력이 있는 그이기에 가능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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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를 시청하게 된 이유는 사이코패스인 휘경의 형 재경이 저지른 살인사건으로 인해 언제나 가장 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별로 살아갈 것 같은 천송이의 추락 및 세상 속에 자신을 감춘 도민준의 존재가 드러나게 되며 전개되는 이야기에 대한 흥미였다. (아마, 기사에서 대충 이런 내용을 읽었던 듯) 현재, 인간의 삶에 개입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며 인간과 세상에 대한 무관심으로 그저 살아가는 도민준은 그 사건을 통해서 인간의 삶에 개입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 과정에서 천송이의 정체를 알게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고.

천송이 또한 그 사건을 통해 가장 높은 별에서 아래로 끝이 없을 것 같은 추락을 하게되지만 결국 세상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SNS 에서 벗어나 세상과의 진짜 소통을 통해 SNS 친구가 아닌 진짜 사람 친구를 만들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현재, 이 드라마 속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400년 전의 그와 그녀의 사연이다. 그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기에 그와 그녀가 운명이라는 끝으로 연결되어 400년의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만날 수 밖에 없이 되어버렸는가, 에 대한. 어쨌든, 400년 전이나 후나 그와 그녀는 세상과의 단절, 그로 인한 외로움 속에서 만나게 되고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단 하나의 존재이자 소통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400년 전의 그 아이 또한 세상에 나아갈 처지는 못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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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를 보며 마음이 쓸쓸해지며 안타까웠던 것은 홀로 400년을 살아왔고 또한 살아가는 도민준의 고독과 쓸쓸함, 그리고 외로움이었다. 현재, 다행히도 그에게 '친구'가 있었으나 그래도 채워지지 못하는 그 무엇이 있을테니까. 그 것은. 그가 살아왔을 수많은 시간이 채워져 있는 그의 서재에서 였다. 뭐랄까.. 그는 저 만큼의 시간을 홀로 살아냈구나, 라는 안타까움이 크게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앞으로 그에게 남은 시간은 3개월. 그는 지난 400년과 같은 지루하고도 고독한 시간이라 생각하며 그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 보내고자 하겠으나 아마도, 그 3개월은 그가 살아온 400년의 시간 중 그 어느 시간보다 치열할 것이고 또한 절박해지며 결국 그는 그 시간을 붙들고 싶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결국, 이 드라마는 후반부에서 신파가 보여질 수 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도 살짝. 해피와 새드의 경계에서 그 끝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고, 일단은 즐기며 봐야하려나...?

아,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엔딩 후에 보여진 도민준의 숨겨진 과거였다. 군대에피에서 웃음이 터졌달까? 매 회마다 이런 에피소드가 담겨있길 바라며...

그냥 생각난 건데, 그가 시니컬한 외계인이어서 다행인 것도 같다. 인간의 삶에 개입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세상과 단절한 채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시간을 조종할 수 있는 그가 마음만 먹었다면 지구정복은 못해도 대한민국쯤은 정복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아니, 어쩌면 그 또한 처음에는 그랬을까? 그러다 결국 그 모든 것이 부질없고 무의미함을 깨닫게 된 계기가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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