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상속자들 11회) 차은상한테 전해라, 내가 좋아하는 거 같다고.

도희(dh) 2013. 11. 14. 13:37

너 얘한테 꽤 진심인가보다. 그럼 내 진심도 전해줄래?

차은상한테 전해라. 내가 좋아하는 거 같다고.내가 말하니까 안믿는 눈치다.

니가 말하면 믿겠지. 속상하게. 

 

- 상속자들 11회, 최영도 - 


애초에 최영도에게 관심이 갔던 이유는 배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그의 작품을 꼬박 꼬박 챙겨본 적은 없지만 여전히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미친 미르'를 연기하던 당시에 받았던 강렬한 인상이 남아 있었기에. 처음 이 드라마를 시작할 때, 즉 공홈의 간략한 소개만 보고 꽂혔던 캐릭터는 '김원'이었다. 하지만, 11회차까지 방영된 현재까지 김원에 대한 약간의 힌트만 흘릴 뿐 극의 중심에 들어서질 않아서 그런지 ... 처음의 기대만큼 김원에 대한 매력은 전혀 느껴지지 않은 채.. 말썽꾸러기 초딩의 첫사랑을 보여주는 최영도에게 꽂혀가고 있는 중이다.

초반, 학교폭력씬을 통해 그가 얼마나 망나니인지 보여주며 제국고의 공포를 담당하던 그가, 은상에게 흥미를 느끼게 되며 관심있게 지켜보다가 결국은 은상이를 좋아하는 과정, 그리고 그로인해 그녀 앞에서 초딩짓을 하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 평소의 행실로 인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모습이라던지, 그의 가족사로 인한 지독한 외로움이라던지를 보여주며 .. 서서히, 비호감과 공포의 대상인 최영도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현실에서는 결코 만나고 싶지 않지만 극 속에서는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 라고 해야하나...? 사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캐릭터 중에서 현실에서 만나고 싶은 캐릭터가 얼마나 되겠냐만은!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기 시작한 영도는 은상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와 '대화'를 해보고자 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거부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가장 최영도스러운 방식으로 그녀에게 접근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화(...)를 하며 관심을 표현하는 중이다. 그러나, 은상이는 그런 영도가 그저 무섭고 두려운 공포의 존재일 뿐이라는 것이 참 안타까울 따름. 하지만, 탄이 없는 캠프에서 영도와 은상이 함께할 시간은 자연스레 늘어났고 은상은 알 수 없는 그가 여전히 두렵지만 전만큼 무섭지는 않은 듯 했다. 되려, 표면적인 모습 뒤에 감춰진 그의 진심과 외로움에 대해서 느끼게 되며 동정 혹은 연민을 느끼게 되어가는 듯 하니 말이다. 그렇게 동정 혹은 연민으로 시작된 은상의 위로는 영도에게는 난생 처음 느껴보는 따뜻함이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영도는 또 한번 은상에게 반해가는 중.. 이랄까?
 
영도와 은상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이 관계는 영도의 슬픈 첫사랑으로 마무리 지어지겠지. 왜냐하면 영도는 주인공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는 아마 은상이를 좋아하는 과정을 통해 제 상처만 아파서 타인의 상처에 무심한, 그래서 내가 아프기 싫어서 타인에게 생채기를 내는 철없고 이기적인 열여덟에서 타인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위로하며 스스로의 아픔을 극복할 줄 아는 모습으로 한단계 성장할지도 모르겠다. 부디, 그러길 바란다. 그런 와중에 .. 어장관리라도 좋으니 은상이랑 영도의 다정한 한때가 보고싶다는 뭐 그런 생각도 해보지만 생각만 하는 것이다. 그러다 진짜 은상이가 어장관리해서 희망고문하면 욕하면서 볼 거 같으니까. 은상이 캐릭터나 작가를 보면 그럴 것 같지도 않지만! (...;)

그나저나, 내가 드라마 보는 철칙 중 하나는 절대 서브한테 꽂히지 말자, 인데 .. 난 또 어쩌다가. 사실, 서브한테 꽂히면 그 드라마를 접어버리기까지 하는 나인지라!(...꽃라면이 그러했다.) 그래도 그냥 접어버리지는 않을 듯 싶다. 무난하게 볼만한 드라마인지라. 활용도면에서 아쉽기는 하지만 조연 캐릭터들도 꽤 마음에 들고. 아무튼, 이왕지사 이렇게 된거 최영도란 캐릭터가 후반부에 가서 망가지고 무너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삼각관계의 결말은 대부분 서브 캐릭터가 제대로 망가지는 편인지라. 김작은 서브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그나마 파연정도 떠오르는데 .. 난 파연의 서브남을 굉장히 무서워하며 봤었다. 이 안에 너 있다, 때 부터. 스토커 같아서. 그러고보면 내가 서브남 캐릭터를 별로 안좋아하는 것도 그런 면 때문인 것 같다. (근데 조토커는 또 좋다? 왜??ㅋㅋㅋ)



&..

1> 그런데 말이다. 솔직히 말하지면 그 누구도 은상이를 건들지 말고 내버려뒀으면 싶기도 하다. 오늘보다 딱 10원어치 나은 내일을 바라는 은상이에게 그들은 너무 버거운 불행, 이니 말이다. 은상이는 그 와중에 탄이의 존재를 불행 중 다행, 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런데 말이다. 극 중의 대부분이 모르는 진실. 탄이가 은상이에게 그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 그래서 그들의 관계가 가까워지지 않았다면.. 은상이는 수많은 불행 중에서 제국고라는 불행은 피해갈 수 있었다는 것. 그래서 그런지, 극을 보는 내내 나는 탄이가 은상이의 현실을 배려하고 그만 좀 놔줬으면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드라마가 진행이 안되겠지. 그렇다면, 탄이는 어떻게 자기 자신 그리고 은상이를 지킬 방법을 찾게될까? 

2> 찬영의 부친, 캐릭터가 꽤 눈길을 끈다. 그는 제국고에서 말하는 '사회배려자'들의 미래이다. 그리고, 보나와 귀여운 연애를 하는 찬영의 미래이기도 하다. 극 초반부터 그가 꽤나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보나에게서 거리를 두려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마도 그런 이유인 듯 싶었다. 100명의 입을 통해서 두 사람이 안되는 이유를 들어야 할 찬영에 대한 걱정.. 이었을지도. 그런 그는 요즘, 원과 탄 형제로 인해 '불행' 속에서 버텨내고 있는 현주와 은상을 통해, 또 한번 자신이 아닌 정략혼을 선택한 첫사랑의 결혼발표를 통해, 그 씁쓸한 현실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3> 처음엔 라헬이 캐릭터가 그저 매력있는 악녀, 정도로만 보였는데 .. 회가 거듭될 수록 뭔가 짠하고 안쓰럽다. 그나저나 라헬이도 케미 여신인지 .. 원, 탄, 영도 그리고 홍삼선배까지 죄다 어울린다.

4> 원과 현주의 러브라인에 꽤나 흥미를 가졌었는데 분량도 적고 그 적은 분량에 나오는 청승분위기도 그렇고, 역시나 초반의 기대보다는 흥미가 떨어지는 중이다. 분량이 늘고 캐릭터에 힘을 실어주면 매력이 발산될지 어떨지도 모르겠고. 일단, 현주가 제국고에 부임하고 원의 각성 및 홍삼선배와의 삼각라인이 드러나면... 아, 여기도 삼각;

5> 극이 절반을 넘었겠다.. 은상이 탄이네 집이랑 제국고 탈출해서 하나의 불행에서라도 벗어나길 바라는 중이다. 그러면 극 전개가 안되는 건가? (...)

6> 그런데 말이다. 영도. 영상에서 볼 때는 꽤나 그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멋있게도 보이고 짠하게도 보이고 그랬는데, 캡쳐 해놓으면 왜 이렇게 ... 무섭지? ㅋㅋㅋ(ㅠ) 그래서 영도와 은상이 합성이미지 몇개 더 만들고 싶었는데.. 관뒀다. 오랜만에 하려니 귀찮기도 하고 .. 뭔가 무섭기도 하고. 아, 간만에 손가락 근질거려서 신나게 시작했다가 이게 뭐람? 뭐 이러다가 내키면 또 만들고 있겠지만; (...) 

7> 리뷰라 쓰고 잡담이라 읽는 감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