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20

호구의 사랑 12회) 나는 호구, 도호구다

알았어. 미안해, 금동아. 엄마가 정신차릴게. 근데 엄마한테 너무 뭐라 그러지마. 엄마도 참을만큼 참았단 말이야. 정말 티 안내려구. 근데 형아가... 엄마한텐 첫사랑인데... - 도도희 / 호구의 사랑 12회 - 장장 12회가 방송되도록 아주 약간의 힌트만 남긴 채 꼭꼭 숨겨왔던 도도희의 감정선이 12회 말미가 되어서야 드러나게 된다. 강호구와 도도희의 관계에 대한 감정선은 내내 호구를 중심으로 그려졌기에 오롯이 호구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된 것이 사실이었고, 그래서 도희의 입장이라는 것을 제대로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다. 그저 막연히 힘들겠구나, 정도로 바라봤던 것 같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도도희는 강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그 강한 겉모..

나인 19회) 기회이자 저주. 구원일 수도 파멸일 수도 있는 향은 바로 나였어.

4월 24일, 다섯번째 메세지. 내가 왜 돌아갈 수 없는지 이제 알 것 같다. 향이 바로 나였어. 향이 내 운명을 조롱한다고, 싸워서 이기겠다고 했었지? 그런데, 내가 바로 향이었어. 향을 피운 순간부터 내가 다른 사람들 인생의 선악과였던 거야. 기회이자 저주. 구원일 수도 파멸일 수도 있는 향은 바로 나였어. 향을 다 썼으니 내 역할도 다 끝난 거겠지. 난 영원히 못돌아 갈거야. 그걸 이제 알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죽음도 억울할 것도 없어. 감히 신 행세 했다는 죄책감도 갖지 않기로 했다. 결국 내가 아닌 그들 선택에 달린 거였으니까. 그래서 새삼 감사하게 된다. 되풀이되는 생에도 변함없이 내 옆을 지켜준 사람들. 그 운명을 선택해준 사람들에게. 매번 매 생애마다 한결같이 내 가장 진실한 친구가 되어준..

나인 18회) 모두가 행복해지는 희망의 완성 속에서 과거에 갇히다

살아계셔서 기뻐요. 나도 기쁘다. 내가 전처럼 불행하지 않아서. 마지막 향. 남은 시간은 25분. 20년 전의 시간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난 선우는, 어린 자신을 구해주며 그의 손에 사건의 진실이 담겨있는 증거물을 들려 오철민에게 보냈고, 어린 정우에게는 본인 스스로 인생을 구원할 수 있는 선택권을 쥐어줬다. 그리고, 젊은 오철민의 정의와 어린 정우의 선택은 현재를 또 한 번 뒤틀리게 하며 커다란 변화를 만들었다. 성공의 끄트머리에도 닿지 못한 최진철의 인생은 구질구질했고, 3년형을 구형받은 정우는 출소 후 속죄의 마음으로 전 세계에 의료봉사를 다니며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으로 불행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주민영으로 돌아온 민영은 선우와의 결혼식을 앞두고 가슴 벅찬 행복에 어쩔 줄 몰라하며..

나인 16회) 넌 신의 선의를 믿어? 난 인간의 악의가 더 믿긴다

결국, 정우는 죽었다. 정우의 죽음에 이성을 잃은 선우는 최진철을 죽이겠노라 박차고 나갔고, 그런 선우가 걱정된 영훈은 선우의 향을 빼앗아 없애버리려는 순간... 향은 사라진다. 이 괴이한 상황에 대해 영훈은 '신의 선의'라며 애써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보지만, 향으로 인해 인생과 정신이 피폐해진 선우는 '인간의 악의'라 말했다. 20년 전의 선우에게서 20년 후의 선우에게로 향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중간에 누군가가 가져간 것이라며. 정우를 자수시키기 위해 넘긴 비디오 테이프. 그 정체를 밝히기위한 최진철의 집요함은 결국 향을 손에 넣었다.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것은 향의 의지가 아니었을까, 라는. 영훈에 의해 사라질 위기에 처해진 향이 현재 자신을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이에게 스스로 간 것은 ..

나인 15회) 굶주린 하이에나는 무엇을 잃고 있는지도 모른 채 이를 드러낸다

향으로 인해 직업과 사랑을 동시에 잃은 후 폐인이 되어 두문불출 하게된 선우는, 정우가 가족여행에 함께가지 않았다는 소식에 왠지모를 불길함에 휩쌓이게 된다. 그렇게 병원으로 달려간 선우가 정우의 진료실에서 본 것은... 그동안 스스로를 지탱해오던 약물로 자살기도를 한 채 축 늘어진 정우였다. 누군가를 짓밟고 태어난 비루한 출생에 대한 부끄러움과 죄책감은 일생동안 그를 짓밟았고, 그런 자신으로 인해 자신이 소중히 여겼던 가족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절망은, 불안하고 위태롭게나마 현실을 살아가던 그가 더이상 현실을 살아낼 의욕을 잃게 만들었다. 정우는 그런 부끄러움과 절망이 담겨있는 편지를 선우에게 남긴 채, 또다시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었다. 20년 전과 같이, 그러나 전혀 ..

나인 14회) 잊고있었던 타인의 의지로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잃다

나? 나라면 끝까지 해보겠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서. 운명이라는게 번번히 나의 의지를 조롱하고 희망을 비웃지만 아직 완전히 졌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나라면 향을 쓰겠어. 목숨을 걸었던 30분의 시간여행의 결과는 변함없는 그대로였다. 주민영은 여전히 박정우의 딸이자 박선우의 조카 박민영이었다. 잊고있었던 최진철의 의지는 선우가 미처 예상할 틈도 없이 너무나 많이 그리고 깊숙히 자리잡고 있었다. 범죄은닉에 대한 집요함은 경찰까지 매수했고 힘들게 용기를 집어먹고 자수를 한 정우에게 더 깊은 공포를 심어줬다. 이제, 20년의 세월을 고통 속에서 살아온 정우가 속죄할 기회와 뒤틀린 시간 속에서 선우가 잃어버린 온전한 주민영을 되찾을 기회도 사라져버렸다. 한편, 선우와 민영이 뒤틀린 시..

나인 12회) 악마의 유혹 속에서 또 한번 선악과에 손을 대다

처음에는 내가 향을 찾았고 내가 선택해서 쓰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쯤되니까 향이 나를 찾았고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뭔가 할일이 더 남아서 향이 나를 찾아온 거 아닌가 싶다구. 그래서 난 이렇게 해석하기로 했어. 내가 비틀어 놓은 걸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기회를 마지막으로 준 거라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몰라. 또 뒷통수를 맞을 수도 있지. 근데, 난 죽었다가도 살아난 사람이야. 형도 마찮가지로. 우리에게 뭐 더 큰 일이 있겠어. 조금씩 조금씩,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운 감정으로 가득한 존재하지 않는 기억들을 떠올린 민영, 레코드판 속에 남긴 주민영의 메시지는 변수가 되어 민영의 의지로 스스로 기억을 찾게 되었다. 그로인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힘든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민영에게.. 선..

나인 9회) 너를 살리고 싶다, 간절함이 만든 기적

1> 1992년 12월 31일, 선우없이 여행을 다녀온 영훈은 연락이 되질않는 선우를 찾아 그의 집으로 향했고 그 곳에서 선우에게 닥친 불행을 알게된다. 그런 선우의 불행이 제 것인양 함께 아파해주던 영훈은, 선우가 하는 알 수 없는 말을 믿어주며 그의 부탁을 들어줬다. 그리고, 선우는 미래의 자신과의 만남 그리고 그 직후에 일어난 비극과, 깨져버린 약속에 대한 이런저런 고민 끝에 미래의 자신이 전하고자 했던 말의 일부를 알아냈고, 영훈은 선우의 방에서 미래의 그가 남긴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2002년 12월 31일, 시간여행의 부작용인지, 한달 사이 선우의 뇌종양은 엄청난 진행속도를 보였고, 매일 매 시간마다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어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

나인 8회) 비밀을 비밀로 남겨둔 채, 모든 기억을 가슴에 묻다

가족들이 행복했던 그 순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던, 그래서 아버지의 죽음을 막고 그 진실을 파헤치고자 했던 선우는, 뜻밖의 상황과 마주했고 그로 인해 결국, 아버지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그렇게,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고, 몰랐어도 될 진실, 끝끝내 몰랐어야 할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제서야, 선우는 깨닫게 되었다. 향은 선물이 아니라 저주였고, 선악과는 애초에 먹지 말았어야 했고, 비밀은 비밀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고, 죽은 자를 살리는 건 감히 인간이 해선 안되는 일이고, 그걸 꼭 부딪히고 깨지고 내 눈으로 확인해야 깨달으니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에 대해서. 그렇지만, 그게 선우 자신인 걸 어쩌겠냐고 조용한 자책을 해본다. 결국, 그토록 알고싶었고 또 밝히고 싶었던 진실이라는 것이 산산히 부숴..

나인 7회) 아버지의 죽음 속에 감춰진 아득한 진실

1. 존재하지 않는 기억 속에서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다던 정우. 그 것을 위해 평생을 방랑한 끝에 신비한 향의 존재를 알게된 정우는 마지막 여행길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시한부 판정을 받은 선우는 홀로 남을 어머니를 위해 형을 찾다가 형의 죽음과 향의 존재를 알게되며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오로지, 형을 위한 여행. 형이 되돌리고 싶은 과거를 위한 여행이 그의 첫번째 목적이었다. 그리고, 나를 살리기 위한 여행. 그리고, 그 여행을 위한 사전답사에서 우연히 만난 과거의 형을 통해 자신이 몰랐던 형의 슬픈 사랑을 알게되고, 드넓은 오지랖으로 형과 유진의 큐피트 노릇을 해주게 된다. 그 결과, 형은 살았지만.. 선우가 사랑하는 준영은 자신의 조카가 되어버리는 지독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