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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호구의 사랑 12회) 나는 호구, 도호구다

by 도희. 2015. 3. 18.

 

알았어. 미안해, 금동아. 엄마가 정신차릴게.

근데 엄마한테 너무 뭐라 그러지마.

엄마도 참을만큼 참았단 말이야. 정말 티 안내려구.

근데 형아가... 엄마한텐 첫사랑인데...

 

- 도도희 / 호구의 사랑 12회 -

 

 

장장 12회가 방송되도록 아주 약간의 힌트만 남긴 채 꼭꼭 숨겨왔던 도도희의 감정선이 12회 말미가 되어서야 드러나게 된다. 강호구와 도도희의 관계에 대한 감정선은 내내 호구를 중심으로 그려졌기에 오롯이 호구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된 것이 사실이었고, 그래서 도희의 입장이라는 것을 제대로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다. 그저 막연히 힘들겠구나, 정도로 바라봤던 것 같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도도희는 강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그 강한 겉모습에 속아 지금의 현실을 선택하고 살아갈 이 아이가 얼마나 힘들까, 에 대한 생각을 미처 못했던 것도 같다. 그리고, 11회가 되어서야 새롭게 드러난 과거의 일부를 통해 도희가 어쩌면 아주 오래 전부터 호구에게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라는 추측을 할 수 있었다. 현재의 도희가 호구에게 마음이 있음은 그녀의 모습에서 잘 드러나고 있었고.

 

그러던 중, 겉으로나마 강하고 씩씩한 도희는 감당하기 벅찬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 것은 아직 제대로 밝혀지진 않았으나 도희의 반응을 보아하니 아이 아빠의 진실과 연관되어 있는 듯 했다. 그렇게 힘든 하루 끝에서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그저 꼭 안아주는 것으로, 그렇게 수고했다, 라는 한 마디로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호구에게 도희는 저도 모르게 꾹 참아온 마음 한 켠을 드러내고 만다.

 

그렇게 호구가 돌아간 후, 아기와 도희, 단 둘만의 공간에서, 도희는 그동안 국꾹 눌러담아 겨우 참아왔던 감정들을 다 쏟아내듯 눈물을 흘리고 급기야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그리고 그 모습과 교차되며 그간 호구의 입장에서 바라봤던 에피소드들이 도희의 시선으로 촤르르 펼쳐지는 순간들... 그 울음 끝에 내뱉은 도희의 숨겨진 진심. 사실은 도도희에게도 강호구는 첫사랑이었으며, 여전히 그를 좋아하고 그가 말하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자신이 처한 현실을 알기에 그를 향한 마음을 애써 참아내며 그의 마음을 부러 외면하고 그렇게 마음을 꼭꼭 걸어잠그고 있음을... 드러내게 된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워진 장면을 통해 아기 아빠의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나는 호구. 도호구다.

 

- 도도희 / 호구의 사랑 12회 -

 

 

도희의 눈물과 울음과 회상과 고백.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특히 호구에게는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진실이란 이름의 상처. 이 모든 부분들이 드러난 후, 도희의 보물들과, 도희의 내레이션이 마음 한 켠을 꽉 틀어막은 듯 갑갑하고 먹먹하고 아파왔다. 그래서 한참 동안이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감당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학창시절 한 순간의 오해로 엇갈린 첫사랑과의 재회하게 된 도희는 여전히 변함없이 맑고 따뜻한 호구와 다시 잘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련의 상황을 겪은 후 아기를 낳기로 결심하게 되며 그 마음을 꼭꼭 걸어잠그게 된다. 그러나, 우연한 재회를 통해 어떻게든 숨기려고 했던 자신의 사정을 알게되며 헌신적으로 자신과 아이를 지켜주고 돌봐주는 첫사랑, 그 첫사랑을 여전히 좋아하지만 자신의 처지로 인해, 결코 다가가지 못한 채 그저 감정을 추스리고 또 추스려야만 했던 도희는, 마음이 지치고 힘든 순간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그저 안아주며 '수고했어'라는 한마디와 함께 토닥여주는 그 첫사랑에게 저도 모르게 마음을 보이게 된다.

 

그 후, 무너지듯, 감정을 추스리지 못한 채, 아기 앞에서 홀로 울음을 터뜨리고, 그렇게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다잡으며 엄마의 모습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그녀의 상황이, 그리고, 그간 자신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퍼주던 호구의 모습을 보며, 그 사랑이 고맙고 소중하기에 누구보다 원하고 받고 싶지만 애써 마음을 걸어 잠그고 밀어내야만 했던 그녀의 찢어졌을 마음이, 가슴을 꽉 막히게 한다. 

 

도희의 보물 1호는 아기 금동이. 보물 2호는 호구가 준 스케치북(도희를 주인공으로 그린 만화가 담긴). 도희에게 금동이는 이제 자신의 인생과 사랑의 장애물이자 상처의 흔적이 아닌,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보물이었고 (어쩌면 홀로 남은 세상에 유일한 그녀의 가족이자 상처투성이인 그녀가 더욱 강해져야만 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호구와의 추억과 그를 향한 사랑은 금동이를 향한 사랑보다 더 클 수 없다고 하는 듯 했다. 사랑 앞에서는 도희 또한 호구였다.

 

상처투성이 도희가 부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한번도 너에게 하지 못한 말너의 곁에 서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 니가 내 이름을 불러준다면 中 -

 

 

1> 세상에 홀로 남겨진 후 오롯히 혼자만의 노력으로 현재의 위치에 오게 되었을, 그래서 현재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했고, 그래서 감당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처럼 강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스스로를 포장해 그 모든 상처를 홀로 꿋꿋히 이겨내고자 했던 도희는, 호구로 인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홀로 세상을 살아가던 그녀는 조금씩 조금씩 그에게 의지하게 되어가는 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내내 참아왔던 감정을 한 번 쏟아낸 도희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선을 긋고 다가오는 호구를 밀어내려고 하는 건 아닐런지. 어쨌든 그녀는, 직간접적으로 호구를 가장 사랑하는 두 여자에게 경고를 받은 것도 있어서 그와는 절대 안된다, 라는 각오가 있을테니까.

 

2> 금동이의 존재와 그에 얽힌 비밀을 알게된 에이전시의 행보는 어떨까? 상업적인 가치보다 위험요소가 더 크다고 판단하며 그녀를 버릴까, 그런 그녀를 끌어안고 함께 갈까. 전자일 가능성이 크게 느껴지지만 후자이길 바라는 중이다. 아무래도 도희를 유명인사로 설정한 것은 이런 극적인 상황을 만들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도희의 상황은 결국 세상에 공개될 것 같다. 현재, 도희의 비밀을 아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지라 현재까지 감춰진게 더 이상할 지경. 물론, 찌라시로 돌고있기는 하지만.

 

3> 호구의 사랑. 그 것은 남자 주인공 강호구의 사랑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호구를 비롯한 호경과 강철과 도희, 각자의 사랑이기도 하다.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엇갈린 첫사랑의 인연. 그 인연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만들어가는 그들의 사랑. 사랑하는 이들은 모두 호구, 라는 의미가 아닐가... 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 앞에서는 호구 뿐만 아니라, 도희도, 호경도, 강철도.. 그저 호구니까. 그리고 결국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들의 부모에게도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싶어진다. 특히, 호구의 부모님. 그들은 결국 자식을 향한 사랑으로 호구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으로 품어주지 않을까, 싶어지기도 한다. 어쩐지 현재까지 그려진 호구의 부모님은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서. 

 

4> 내내 꽤 괜찮게 보다가 8회 엔딩에서 어쩐지 이 드라마가 많이 좋아질 것 같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12회 엔딩을 통해 남은 4회차동안 지금까지 처럼 잘 만든다면 굉장히 애정하는 드라마 목록에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오랜 만이다. 이렇게 여운에 젖어 한참 동안이나 가슴이 먹먹해져서 순간 순간 울컥해지는 것은. 그렇게 먹먹한 마음을 달래보려고 주절거려 본다.

 

5> 변강철은 회를 거듭할 수록 매력적인 캐릭터로 완성되어 가는 중이다. 첫 등장부터 약간의 똘끼가 느껴지기는 했으나, 강호구에게 휘말린 후로는 걷잡을 수 없이 허술해지기 시작했다고 해야하나? 단 하루의 만남, 그 만남 속의 오해로 인해 시작된 감정이 점점 더 커졌고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오래 전 그 날이 사실은 니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라고 한다고 해서.. 엉뚱한 방향으로 끝없이 뻗어나갔던 마음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어떻게 끝내도 납득가능하게 마무리를 지었으면 싶다. 

 

6> 강호구, 도도희, 강호경, 변강철. 넷 다 캐릭터들이 개성있고 매력적이다. 12회차에서는 넷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게되며 서로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도희와 강철이 호경의 변신 전 모습을 볼 날도 오려나?ㅋㅋ 아무튼, 강철과 호경의 관계는 어떤 의미로든 한 단계 발전할 것 같고, 도희와 호구 또한 어떤 의미로든 관계에 변화가 올 것 같다. 결론은, 내도록 있었던 예고가 없어서 ... 속상하다는 것ㅠ 극적인 엔딩을 위해 부러 안넣은 건지, 드디어 예고마저 넣을 수 없는 초생방이라 그런건지...ㅠㅠ 전자라면 성공적이기는 하다. 예고가 없었기에 엔딩의 여운에 더 오래, 더 깊이, 휩쌓였던 것도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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