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브레인 16회) 화려한 복귀, 이강훈의 승승장구!

도희(dh) 2012. 1. 4. 14:16

드라마 : 브레인 16회

무려 조교수가 되어 화려하게 천하대로 복귀한 이강훈. 15회 엔딩에서 멋지게 복귀선언을 했었는데 그건 엔딩을 위한 훼이크였나보다. 16회 회의씬에서 고재학 과장의 소개를 받고 위풍당당하게 등장한 강훈이를 보며 모두들 놀란 걸 보면 말이다. (고재학 과장의 휘파람 소리에 맞춰 등장하기 위해 문 밖에서 휘파람 소리에 귀 쫑긋하고 서 있었을 강훈이를 상상한 건 나 뿐일까?)

아무튼, 병원장과 고재학 과장을 등에 업은 강훈이의 위세는 높아져만 갔고, 한동안 고난과 시련으로 인해서 잠시나마 잊혀졌던 과거의 솔직하고 거침없으며 때론 단순한 듯 유치한 강훈이가 돌아왔다. 그게 왠지 반갑고 너무 귀여웠다나 뭐라나; 그토록 원하던 조교수가 되어 그 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또 얼마나 가볍고 사뿐하던지! 절로 웃음이 났다;

일부러 이러시는 거죠? 왜요? 제가 저번에 이제 정신차리겠다고 해서요?
승만이는 선생님 안계시는 동안 서준석 선생님이랑 친하게 지내서 그렇구요.
저희한테 지금 보복하시는 거에요?

어!

- 지혜 & 강훈 -

 

병원장을 등에 업고 천하대 병원 신경외과의 실질적 실세가 되어버린 강훈이의 유치한 복수가 시작되었다. 바로, 이제 자신을 그만 좋아하겠다는 지혜와 자신을 배신하고 서준석의 사람이 되어버린 승만이를 자신의 수술에서 제외시켜버리는 것. 그 것을 지적하자 어색한 연기신이 강림하여 그들을 살살 골려주고 자리를 떠나기까지 했다나 뭐라나.

반면, 봉구에게 기회를 주는 걸 보니, 혹시 여동생이 오빠에게 언질을 준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강훈이는 은근 가족을 챙기는 편인데다가, 이제 하나남은 혈육인 여동생인지라 알게모르게 여동생바보 노릇을 해줄 듯 싶어서 말이다. 어쩌면, 승만이랑 지혜 골리려고 잠자는 봉구까지 끌어들인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타이까지 시킨 걸 보면 뭔가 신경써주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부당함을 참지못해서 따지는 지혜가 정곡을 찌르자 회피한다기 보다는 당당하게 '어!'라고 대답하고 가는 건 또 뭐란말인가...; 그런데 그 행동들이 너무 이강훈다워서 절로 웃음이 났다. 그러고보니, 1회인가 2회에서도 지혜가 강훈이의 행동에 대한 부당함을 따졌을 때 참 쉽게 인정했던 것이 떠오르긴 한다. 잊고지내서 그렇지 강훈이는 그런 애였어... 싶기도 했고.

승만아, 나한테 한번 뻗대보지 그랬어? 멋지게.
너 따위가 나를 어떻게 대하든 나는 나다.
니 까짓게 날 아무리 짓밟아 뭉게도 난 비굴해지지 않는다.
난 굽히지 않는다. 나는 나니까.
이렇게 말이야. 그랬다면 내가 너한테 미안해졌을텐데.

- 강훈 -

 

지혜가 강훈이의 행동에 부당함을 외치며 나는 나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승만이는 바로 강훈이에게 고개를 숙이며 자신을 용서해달라며 빌고있었다. 그리고, 강훈이는 그런 승만이의 모습에서 고재학과 김상철의 눈에 들고자 애쓰던 과거의 자신을 보게되었고. 이 장면, 왠지 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승만이에게 하는 강훈의 충고는, 자신을 닮은 승만이를 향한, 그리고 자신을 향한 말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강훈이는 그런 승만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나 같기 때문에. 그리고, 강훈이의 욕망을 알기에 그 것을 이용하는 고재학 과장과 달리 아무리 강훈이가 노력해도 강훈이의 욕망을 알기에 결코 그를 인정해주지 않는 김상철 교수와 같은 상황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흠,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강훈이는 김상철과란 말인가? 스럽기도 했고. 혹은, 이 것이 전과 같은 듯 그러나 조금은 달라진 강훈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가, 싶기도 했다. 아, 나는 동승만이 강훈이를 배신한 회차는 아직 보지 못했다.

이 장면을 보고나서 생각한 건데, 그래서 강훈이가 자신의 잘못된 점을 콕콕 찝어주며 뻣대는 지혜를 좋아하는가보다, 싶기도 했다. 지혜는 참 대책없이 당당하니 말이다. 물론, 최근들어 강훈이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대책이 좀 생기고 있는 듯도 싶지만; 그보다, 강훈이는 이런 타입의 여자를 좋아했구나. 그래서 유진이가 그렇게 들이대도 꿈쩍도 안했지;;

니가 그랬지? 나는 고고하게 앉아서 떨어진 열매나 넙죽 받아먹는 운좋은 놈이라고.
근데, 나도 잘난 우리 형들한테 뒤쳐지지 않으려고,
자식들 중에 나를 제일 못난 놈이라고 생각하는 아버지 마음에 들려고,
그리고, 병원에선 너한테...

- 준석 -

 

언제나 승승장구하던 준석의 첫번째 시련. 환자의 죽음에 대한 과도한 죄책감으로 준석은 수술에 대한 두려움같은 것이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언제나 비열해보이던 준석은 왠일인지 술취해 비틀거리는 자신을 부축해주는 강훈에게 취중진담을 흘려버렸다. 너만 치열했던 것이 아니다, 나도 알고보면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위해 꽤나 치열하게 살아왔다, 라며. 그렇게 술의 힘을 빌려 어렵게 마음 속에 있던 말을 뱉어냈것만 돌아온 것은, 후배의사들의 부축 뿐이었다.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고, 누구나 살기위해 치열해지고, 누구의 인생도 거저 오는 것이 없다, 라는 것을 말해주는 건가 싶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강훈이는 늘 못마땅했고 그렇기에 무시했던 준석이가 보여주지 않았던 외로움이라거나 힘겨움이라거나 그 나름을 치열함을 조금은 엿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사람은 겉만 보고 모른다는 것도 새삼 깨닳았을지도 모르겠고.

17회 예고를 보니, 병원장과 김상철 교수의 말을 엿듣게되며 김상철 교수의 상처도 알게되는 듯 한데, 강훈이는 그 후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해지는 중이다. 아, 근데 이 것도 훼이크면 어쩌지;; 아무튼, 드라마 시작하고 처음으로 준석이가 조금은 인간다워 보였다. 거짓없는 온전한 모습이라 그런가?

...취중진담, 이라... 나는 암만 술을 마셔도 그러진 못하겠던데. (...)

아직도 잃어버린 조각들을 못찾으셨나 보군요.

- 병원장 -

 

준석이의 취중진담을 보며 '누구에게나 아픔은 있다' 라는 걸 봤다면, 병원장과 김상철 교수의 대화를 보며 '누구에게나 욕망은 있다' 라는 걸 봐버린 듯 했다. 김상철 교수의 배경에 있으며 사람좋은 병원장 코스프레를 하던 병원장은 드디어 본심을 드러내게 되었다. 뭐, 첫 등장부터 배우의 포스때문인지 그냥 사람만 좋은 병원장은 아닐 꺼라는 생각이 들었고, 임상실험 에피소드가 시작되며 은근히 김상철 교수의 뜻을 수긍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여지며 이 사람은 김상철 교수와는 다른 부류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말이다. 고재학 교수과이지만 김상철 교수과인 것같이 코스프레 하는 듯한 느낌이었달까?

물론, 김상철 교수가 어떤 부류의 인간형이라고 확정짓긴 좀 그렇다. 과거의 조각을 다 찾지 못한 김상철 교수는 굉장히 불안정해 보였으니 말이다. 자신이 과거의 조각을 잃어버렸다는 것 자체를 몰랐을 때와는 너무나 다른 상태라고 해야할까?

게다가, 김신우 박사의 죽음으로 잃어버린 과거의 조각을 찾을 수 있는 열쇠를 가진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고 여겨지던 순간, 병원장 또한 그 열쇠를 가지고 있음을 대놓고 알려주며 김상철 교수는 또다시 혼란에 빠져든 듯 싶었다. 그런데, 요근래 김성철 교수의 감정의 기복이 굉장히 심해지는 중이다. 몸상태도 안좋아지고. 아마도 마지막 즈음엔 김상철 교수의 병에 관한 그런 내용이려나 스럽기도 하다.

그럼, 강훈이는 김상철 교수를 수술해주는 것으로 그에 대한 묵은 원한을 씻어내고 과거를 용서해주는, 뭐 그딴 훈훈한 엔딩은 아니겠지?

그리고,

1) 고난과 시련이 있었지만 참 한결같은 이강훈이다. 물론, 아주 미세하게나마 변화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강훈이란 캐릭터 자체가 그리 크게 변화하지 않고 한결같다는 것이 난 좋다.

2) 인간의 욕망에 관한 드라마라는 생각도 문득 든다. 절대 선같은 윤지혜도 어쩌보면 이강훈을 변화시키고 싶어하는 욕망을 실현시키지 못해서 관두는 건 아닐까, 라는 뻘 생각을 잠시. 사랑으로 상대를 변화시키느냐,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느냐에서 윤지혜는 변화시키는 사랑을 택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나로 인해 이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는 조금 변했으나)에 대한 실망, 처럼 보였으니까.

3)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강훈이가 유진이와 잘 되었으면 싶다. 이건 초반부터 지금까지 쭈욱 고수해오는 생각. 일단, 윤지혜란 캐릭터가 지나치게 정의로워서 나에겐 거부감이 드는 상황이니 말이다. 그런데, 여타 드라마라면 당근 성공을 위해서 유진이를 잡았을텐데 강훈이는 절대 그러지는 않는 중이긴 하다.

4) 곧죽어도 미안하다, 잘못했다, 그런 소리는 안하는 이강훈이란 사람.

5) 너무나 승승장구하는 브레인 16회. 보는 내내 조마조마 했더랬다. 그러나, 이 승승장구도 그리 오래가진 않을 듯 싶다. 막판에 뻣대서 환자 위험하게 만든 상황으로 인해서, 왠지 환자 잘못되면 이강훈 탓으로 돌아갈 듯도 싶고...;

6) 김상철 교수는 참 올곧은 듯 정의로운 듯 싶었으나, 알고보니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인 사람이었다. 속에 담아두는 타입; 그보다, 적대적 멘토-멘티관계는 생각해보지 않아서 새롭고 흥미롭긴 하다. 솔직히, 강훈이가 지킬모드 김성철과가 되지않아서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강훈이가 맨발로 클라리넷 부는 모습이라거나, 그것에 맞춰서 춤추는 모습이라니.. 생각만해도ㅡ.ㅡ

7)

고재학 과장

부원장 피아노, 김상철 교수 클라리넷, 윤지혜 춤추며 '천하대 병원 음악회'라도 열어야하는 건 아닐까, 라는 뻘생각.

8) 정신외과과 배경이라 그런가, 주요인물 주변인물들은 죄다 뇌에 이상이 있다. 강훈이 부모님에, 유진이 딸 루비, 김신우 박사는 알츠하이머였고... 왠지 김상철 교수의 브레인도 정상적인 기능은 하지않을 듯 싶으니 말이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