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더 뮤지컬 4회) 꿈에 대한 예의-.

도희(dh) 2011. 9. 25. 00:15

드라마 : 더 뮤지컬 4회

매우 간만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며 청률이도 가출했지만, 누가 뭐라든 나만 좋으면 그만! 인 작품을 만나게 된 듯 싶어서 저는 저 나름대로 신났습니다. 지금까지 방영된 회차만큼의 설레임과 반짝거림을 유지해준다면 남들이 너에게 주지않는 관심과 사랑을 나만이라도 잔뜩 줄게, 가 될지도 모르겠구요! (요즘 애청드라마 '공주의 남자' 같은 경우는 넌 참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 속에 있으니 굳이 나까지; 라는 마음으로 먼 발치에서 좋아라하며 지켜보며 환호하는 입장;)

 

남들한테 좋자고 내가 불편해지는 거, 그거 바보 아닌가? 
 - 재이 -

 

<청담동 구미호>에서 한국(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본 진은 그 작품의 작곡가가 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좋은 조건으로 투자제안을 하게되지만, 오로지 고은비의 도화('청담동 구미호'의 여주인공)를 보고싶은 재이는 진의 투자를 받게되면 <청담동 구미호>의 여주인공은 배강희여야 할 것을 알기에 아주 당연스럽게 거절하고 말아요. 그렇게 남들 좋자고 자기가 불편해지는 것이 싫은 재이는 절대 그 고집을 꺽지않는 상황이었답니다.

그리고 재이의 고집 중심에 있는 은비는 재이를 잡아야만 하는 진의 제안으로 자신이 존경하는 배강희와 더블캐스팅 제안을 받게되며 굉장히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되요. 그냥 이 기회를 덥썩 물어버리기엔 체할 것 같고 그렇다고 평생 단 한번일지도 모를 이번 기회를 놓쳐버리기엔 은비 자신의 꿈이 너무나 간절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은비는, 자신이 이번 기회를 덥썩 물어도 체하지 않고 잘 소화할 수 있는가, 에 대해 공정한 평가를 받으면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재이의 고집을 꺽을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입에 넣어줘도 삼키지 못한 채 머뭇거리며 결국 어려운 길로 둘러가려는 은비의 행동을 답답해 하면서도 그 모습에서 그녀가 반짝거리는 이유를 조금씩 알아가는 재이는, 그렇게 고은비라는 아이에게 더더욱 반해가는 듯 싶었어요. 저 또한 배강희가 고은비를 닮아야한다고 했던, 재이의 발언이 조금은 알 것도 같았고 말이죠.

고은비가 좋고, 고은비가 가진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이 기대가 되고, 그런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 고은비여서 좋은, 그런데 그걸 분리하라 그러고 그걸 분리해서 말하라 그러는, 그 것이 다 거짓말이라 생각하기에 분리하지 않겠다는 자유로운 영혼의 홍재이 슨생은, 자신의 마음에 정직한 것이 공정이기에 그렇게 공정하게 은비의 오디션을 심사하겠노라 하더랍니다-;

 무임승차, 낙하산.. 뭐, 이런 말 등에업고 무대에서 서면 창피할 것 같아요.
- 은비 -
 

뮤지컬 배우로 가는 길 위에서 재이가 주는 기회는 덥썩덥썩 잘도 물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길 위에서 주겠노라는 재이의 물질적 지원은 단호히 거절하는 아이. 갈 길이 멀고 또 막막한 뮤지컬 배우로의 꿈과 그 막연한 꿈을 위해 집과 인연을 끊은 채 홀로 현실에 부딪혀 살아가는 은비의 길은, 둘 다 그리 안정적이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도움을 받아도 될 것과 받아선 안되는 것, 자존심을 내세워야 할 것과 내세우지 않아도 될 것을 나누는, 고은비란 아이를 보고있노라면 진짜 자존심이란 것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뮤지컬 배우로의 꿈, 뮤지컬 무대로 가는 길에서 은비는 자존심을 세우지 않는다고 해요. 그렇기에 자신에게 주어지는 모든 기회와 가르침과 충고를 그저 감사히 받아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려고 하죠.  그렇게 조금씩 꿈을 향해 다가가는 은비는 자신이 소화시키기엔 너무 큰 기회를 얻게되요.  그 것을 꿀꺽- 삼킨다면 소화는 커녕 체할 것 같고, 그렇다고 뱉어내기엔 살며 다시 또 오지않을 그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 못내 아쉽고.

그래서 은비는 결심해요. 자신이 이 엄청난 기회를 넙죽 받아도 되는지, 삼킬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받기로. 그 것은 고은비란 아이에게 뮤지컬 배우로의 꿈이 얼마나 간절한지 말해주는 듯도 싶더랍니다.

어쩐지, 그랬어요. 그렇게 느껴졌어요. 소화시킬 수 있는 것과 소화시킬 수 없는 것을 잘 아는, 간절한 꿈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감사히 받지만 오로지 그 것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것으로 만드려는 노력, 그렇게 결국 자신의 두 발로 일어서서 나아가는 것이 그 간절한 꿈에 대한 예의라는 듯한.

언젠가 그런 말을 했었어요.  꿈을 꾸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반짝거림을 좋아한다고. 그래서 그런가 저는 고은비라는 이 아이가 참 좋아요. 이뻐요. 아마도 그 건, 이 아이가 꿈을 향해 달려가며 만들어내는 반짝거림 때문이 아닐런지... 꿈만 꾸는 사람이 아닌 꿈을 꾸는 사람, 고은비. 저도 그런 사람이 되는 2011년이 되고자 했는데, 석달도 채 안남은 지금, 저는 꿈이 뭔지도 모르겠네요. 길을 잃은 기분-. (울쩍;)

그리고 그런 은비의 결정을 받아들인 진과 현성은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인해 그저 좋을 수만은 없었던 시선에서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그녀를 보게된 듯 싶더랍니다.   자신의 실력과 상관없이 누군가를 뒷배경으로 이용해 성공하려는 터무니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락이 옳아, 발라드가 옳아? 다른 거야. 달라야 되는거야.
누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그 역할에 맞느냐,
누구 목소리가 이 노래에 맞느냐의 문제라고.
- 재이 -

 

처음부터 고은비만을 위해 쓰여진 곡, 그렇기에 도화 역에 맞춤형 배우인 은비는 준비된 배우였어요.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는 것이라고 배강희는 말했었고, 은비는 그 준비된 자였으니 이번 기회를 덥썩 물어도 괜찮았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지난 공모전 시연회 때 배강희로 인해 한계에 부딪힌 은비는 그 자신감을 많이 잃은 상태이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만약-을 생각하는 은비에게 재이는 말하죠. 락이 옳은가, 발라드가 옳은가에 대하여-. 그런 재이의 말을 들으며 저는 완전 공감하며 '맞아맞아!'를 외쳤어요, 전. 지난 회차를 보고난 후에 내내 하고싶었지만 뭐라 풀어내야할지 몰라서 막혀하던 것들 중 하나였거든요. 아무튼, 배강희로 인해 실력의 한계에 부딪혔던 은비는 땡깡스럽지만 설득력이 있는 재이의 말을 통해서 용기를 얻고 스스로를 빛낼 수 있게된 듯 싶더랍니다.

그렇게, 이 기회를 체하지않고 자신이 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인정받아야하는 은비는, 그 어떤 편법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서 오디션 전까지 관계자와의 접촉을 하지않은 채, 재이의 가르침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되새기며 연습했고, 그렇게 도화가 되어 도화의 사랑을 이해하고 해석하며 도화의 노래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킴으로서 그녀의 실력에 불신을 가진 사람들에게 깊은 여운- 을 남기며 인정받게 되었어요.

그렇게 은비는 오디션에 합격하게되요. 어떤 이유에서든 결국, 배강희는 은비에게 마지막 한 표를 던졌을테니까요. 그래야 이야기가 전개되고, 추정원역의 쏘냐씨는 특별출연이었으니까요; ...아무튼, 그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어찌되었든간에 고은비는 다른 참가자들과는 출발선이 달랐으니까요. 오로지 고은비에게 맞춰서 쓰였고, 그렇게 처음 곡이 나온 순간부터 작곡가에게 직접 트레이닝받으며 오랜 시간동안 도화라는 캐릭터를 해석하며 골백번은 더 불렀을 노래인데... 당연히, 잘 해야하는 거 아닌가, 싶었달까?

하지만, 출발선이 다르다고 해도 공모전 시연회에서 배강희의 발언을 통해 풍부한 성량의 중요성을 그렇게밑줄 쫙- 별표 다섯개를 그려넣으며 강조를 했으니, 낮은 음역대의 한계를 가진 고은비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강희와 더블캐스팅이 될 자격이 있는가-, 에 대한. 그 전에 추정원이라는 엄청난 실력의 참가자를 제치고 아직 데뷔도 못한 뮤지컬배우 지망생 고은비가 합격하는 것이 옳은가, 에 대한 설득이 필요했고, 은비는 캐릭터와 곡에 대한 적절한 해석과 표현력을 통해

누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닌 누가 그 역할에 맞는가, 누구 목소리가 이 노래에 맞는가의 문제,라던 재이의 이야기를 자신의 해석, 그 노력의 결과를 통해 설득했고 그렇게 인정받은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3회에서는 풍부한 성량과 고음을 강조하며 그 중요성(혹은 편견)을 말했다면, 4회에서는 뮤지컬 배우란 노래'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통해 '이야기'를 관객에게 얼마나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에 대한. 그리고, 타 장르의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처럼 뮤지컬이란 장르에도 캐릭터에 따라 어울리는 연기와 개성과 음색이 다르다는 것에 대한-.

남들보다 조금 앞선 출발선에서 시작해서 결국 오디션에서 합격한 고은비의 뮤지컬 배우로의 꿈은 이제부터 제대로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이제 배강희과 같은 출발선에서 똑같이 곡을 받아 해석하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켜서 그렇게 결국 무대 위에 올라야만 하니까요. 그 과정도 쉽진않을 것이고, 무대에 올라온 후에도 관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관건-.

특히, 배강희와 전혀 다른 음색과 성량으로 더블캐스팅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모험일테니까요. 많이 비교도 당할 것이고. 배강희의 도화와 고은비의 도화, 전혀 다른 색의 두 도화가 모두 인정을 받을지, 어느 한 도화에게만 환호가 갈지는 그들의 노력과 관객의 취향에 따라 갈리겠지만... 궁금하네요. 고은비의 도화는 어떨까, 그리고 극 중 관객에게서 어떤 평을 끌어내게 될까에 대한. 그 전에 이 뮤지컬 내용 및 도화란 캐릭터는 과연 어떤가가 더-. (...인간이 되기위해 999년간 사랑을 하지 않던 구미호가 마지막 1년을 남겨두고 사랑에 빠지며 인간이 되지못한다, 그런 내용이려나, 설마?)

그보다, 그 곡 하나로만 끝내는 건 아니겠죠?
...사실, 거의 외워서 흥얼거리는 수준이 되어버렸;; 주입식 교육(?)의 효과란 말이죠... 이건;;

그리고

1) 그러고보니, 어느 뮤지컬에서도 트리플 캐스팅된 여배우 중 한 분의 음색이 기존의 두 여배우의 음색과 전혀 달랐던 적이 있어요. 결과는 모릅니다. 초연 때 한 번보고 큰 관심을 안가졌거든요; 그래도 뭐, 팬층은 두꺼웠던 뮤지컬로 기억. 아무튼, 그 전혀 다른 음색을 가진 여배우분, 다른 공연에서 봤을 때는... 무슨 꾀꼬리가 꾀꼴꾀꼴 거리는 듯 넘 이쁜 음색이라 반했던 기억이 새삼+.+ ...그래서 그 캐릭터와 어울렸을까, 새삼 궁금해지기도;

2)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런 경우가 꽤 있군요. 남자배우를 예로 들어도, 전혀 다른 음색과 성량과 개성을 가졌는데 같은 캐릭터에 캐스팅되어 극과 극의 매력을 보여주던 경우가-. 때때로 기존의 이미지와 음색, 그리고 성량에서 그 캐릭터와 전혀 안어울릴 것 같은데 탁월한 해석력과 소화력으로 싱크로율 120%를 보여주시기도 하는 게, 배우란 것이라고 새삼 생각.

3) 뮤지컬 배우는 노래'만'하는 게 아니라 노래로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렇게 노래로 연기를 하는 분들이니까요. 그저 고음만 내지른다고 관객에게 감동을 주진 않아요. 가수도 그렇듯이.

4) 저음불가의 배강희와 고음불가의 고은비라............................................;

5) 크리스틴 싸는 간간히 명언을 날려주시죠. 어쩜 그리 공감가는 이야기들을~ 싶을 때도 있고 말이죠. 크리스틴 싸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사라졌어요. 특히, 3회에서 홀로 은비 감싸줄 때 '크리스틴 싸~~~!' 거리며 살짝 호감모드로 돌아서기도 했고-. 앞으로도 은비에게 잘하거라... 미스 싸!

6) 이번 회차는 '오만과 편견'에 '이성과 감성'인가, 라며..... 전혀 다른 이야기를; 어찌 풀어낼까, 생각하다가 시간 잡아먹고 원래 계획대로 쓰는데... 뭔가 생각보다 엉켜서 에라 모르겠다-, 모드.

7) 고은비는 크리스틴이 될 수 있을 것인가-!!!

8) <청담동 구미호> TV 공개오디션이라고 해서 생각났는데, 뮤지컬 TV오디션은 오래 전에 두 번 있었어요. 케이블에서 했었는데, 시간이 될 때마다 간간히 챙겨봤었죠. 하나는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의 여주인공을 뽑는 오디션이었는데 합숙도 하고 막 그랬었어요. 최종 합격자는 현재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에 멘토로 출연하시는 임혜영씨랍니다. 또 하나는 뮤지컬 <헤드윅>의 10대 헤드윅을 뽑는 오디션이었는데 매 주 5분 분량으로 간간히 보여줬었고 최종 합격자는 이주광 배우. 풋풋하고 설익은 헤드윅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9) 은비가 TV에서 보며 춤을 따라하던 뮤지컬은 <시카고>랍니다. 극 중 배강희로 출연하는 옥주현씨가 록시 하트로 출연했던 뮤지컬로... 몇년 전에 봤는데,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흠... 영화는 재미있었는데 말이죠;

10) 재이와 진, 꽤 재밌어요. 이성이 앞서는 냉철한 투자자와 감성이 앞서는 자유로운 영혼의 음악가의 만남- 기대 이상입니다. 그보다, 진이는 왠지 말로 사람도 죽일 기세! 첫 회의 사촌 형과의 대화에서 눈치는 챘지만... 나날이 그 내공이 높아져만 가는 듯 싶더랍니다.

11) 진과 라경, 둘이 함께있음 어찌나 다정하고 포근포근한지; 우리 착하고 이쁜 라경이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이쁜 은비에게 호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인데 진이가 은비에게 흔들리면 정말... 속상할 것만 같아요.  라경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말입니다.

12) 주 2회였다면 더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이 새삼 남네요. 2회차가 한세트인 듯한 느낌이랄까? 아쉽지만, 오래 볼 수 있는 드라마라는데 위안을 느끼며... 12회차, 12주 남았습니다!

13) 오디션을 심사하는 홍재이 슨생의 자세-. 첫번째 오디션 참가자의 탈락이유는 "너무 예쁘게 부르네.. 뷁!...", 추정원 오디션 내내 진심으로 감탄하는 듯한 표정을 보이더니 오디션 직후엔 엄청난 박수세례(너 심사위원이야;), 고은비 오디션 내내 정말 사랑스럽다는 표정으로 다리까지 가슴에 끌어모아 감상하는데... 와, 정말- 퍽이나 공정하겠더랍니다. 홍재이 자신의 마음에 정직한 공정함이 무엇인가를 확실히 보여줬다고 해야할까?

14) 숨은 배우 찾기의 쏠쏠함. 몇명 찾았어요. 그보다, 쏘냐 배우 못알아봤습니다. 혹시? 요랬을 뿐; 그러면서 그저, 와+.+ 요런 눈빛? 그대의 공연을 본 적이 없어서, 라면 핑계겠죠? 작년 '지킬 앤 하이드' 쇼케이스 다녀왔었다는 걸 방금 기억;;; ...사람을 잘 못알아본다고 넘어가요;

15) 설마했는데... 은비가 정성으로 우유배달하는 집은, 배강희네 집!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나보다, 싶더랬어요;

16) 말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에헴-. 끝!